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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순 청원군과장 '군대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설 특집 - 당신의 사연을 배달해드립니다

  • 웹출고시간2013.02.07 18:23: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권오순 여과장 가족의 단란한 모습

요 몇 일간은 눈이 오지 않아 김솔져 손바닥의 굳은 살이 좀 말랑말랑 해 졌을까?

상병 계급장을 달았다는 전화를 받고 잘 적응한 아들도 대견하지만 군대는 위대하다고 생각했다.

일 년 전 입대하던 날, 굵은 눈 발 속에 엄마 아빠를 두고 급히 막사 안으로 들어가 버린 뒤 혹시 뒤돌아 보았는데 내가 보이지 않으면 서운할까봐 꽤 한참동안 서서 기다렸었지만 부대 안에만 들어서도 군인이 되는지 그 길로 네 모습은 그냥 사라져 버려 내 아들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 놀라웠었다.

그 날 이후 신병교육대 인터넷카페를 수시로 드나들며 올려진 훈련사진 속에 아들 얼굴을 찾았고,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철모에 붙은 훈련병 번호에서 앞뒤,,좌우를 헤아려 이게 내 아들이라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었단다.

매일 아침 제 시간에 일어난 적이 한 번도 없고 잠 들면 얼굴에 그림을 그려도 모르던 녀석이 며칠이나 견딜까·, 햇빛, 찬물, 복숭아, 게알러지를 어떻게 이겨낼지, 젓가락으로 밥 알을 세 듯 먹는 습관 때문에 굶주려 사고치지 않을지 하루 하루 초조했지만, 신병교육 수료식에 나타난 이병 김광식의 모습을 보고 우리 모두는 "뭐야! 광식이 군인체질이잖아· ROTC를 했어야 했네 "라는 말에 공감했던거 기억하니·. 비니모자를 쓰고 페딩 잠바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불안한 시선과 한숨, 애써 어색하게 웃던 광식이는 군복이 너무 잘 어울리는, 베레모 아래 반짝이는 눈이 너무 멋진 김 솔져가 되어서 신병입소일에 찍어던 찌질한 표정의 사진 몇 장은 아마도 김솔져의 굴욕사진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엄마, 헬스는 군대헬스가 최고야, 헬스를 해도 늘지 않던 근육이 이렇게 커졌어" 8kg이나 늘어난 체중과 씩씩하고 節度 있는 말투, 안정된 표정이 누구라도 인정할 믿음직한 대한민국 육군 상병 김광식이다

이제서야 고백하는데 입영하기 전 1년 동안 입대를 서두르는 진짜 이유가 혹시 나 모르는 사고를 친 것이 아닌가를 의심했단다. 미안하다.

일 복 많은 공무원 엄마를 둔 덕에 저녁식사 한번을 제대로 차려 받은 적이 없었고, 중.고등학교 내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야 했던 그 6년은 나 자신도 어쩌지 못하여 "미안함"이라는 웅덩이 같은 것이 가슴 한 켠 있고 언제든지 흐를 눈물이 고여 있지만 그것도 소중한 흔적이라 애써 한꺼번에 흘려내거나 말려버릴 생각은 전혀 없단다.

이제는 네게 확실한 믿음이 간다.

신체검사를 받을 때 '나중이야 어찌 되었든 현역입영은 하지 않아도 될 등급이면 좋겠다'는 할머니 말씀에 "내가 이 다음에 어떤 사람이 될지 나도 몰라. 그래서 나는 가장 정상적이고 떳떳한 길을 가려고 해, 현영입영 지원은 그 중 하나일 뿐이야"라고 했던 그때의 마음이 지금도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복무기간이 너의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것을 얻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을 기회라고 생각하는 네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마음하나 달리 먹어 되는 일이라면 해 볼만하지 않겠니·

입대하던 날 집에 오는 차안에서 헛기침만 하던 아빠가 고속도로에 들어서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마음놓을 명분이 필요한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걱정 하지마, 우리는 광식이가 대한민국을 지키러 간다고 하지만 정작 광식이는 대한민국이 안전하게 보호할거야."

이제 곧 설 명절이고 군대에서도 명절은 나름대로 색다르겠지·

우리는 흩어져 열심히 하던 각자의 일을 잠시 내려놓고 그간에 있었던 사는 얘기를 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될거야.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는 수족같이 수발들던 너를 더 애틋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전역할 때까지 너를 위해 기도하셔야 할 분명한 목표가 있으시니 그것이 두 분께 일거리이시면서 힘이 되실거라고 믿는다.

모든 엄마가 다 그렇듯이 나도 너와 너 같은 모든 아들들을 믿고 그 덕분으로 훈훈하고 행복한 설 명절을 보내며 함께 하시는 모든 아들들이 늘 건강하고 보람된 복무기간이 되기를 늘 기도하마.

자랑스러운 아들 대한민국 육군 상병 김광식 솔져 , 잘 자라줘서 고맙다

그리고 사.랑.해.

계사년 명절을 앞 두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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