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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호르몬' 전하는 청원군보건소

건강관리 받으며 민원처리까지 한번에~
생필품 구매대행 등 '방문민원처리 서비스'
관리사별 담당 기구 과다…정규직 전환 및 인력충원 시급

  • 웹출고시간2012.11.29 19:40: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29일 청원군 내수읍 구성리 허원회 할아버지 댁을 방문한 김은영 관리사가 노부부에게 부탁받은 생필품을 건네며 정담을 나누고 있다.

ⓒ 김태훈기자
볕이 좋다. 그러나 간간히 지나가는 바람 속에서 잠시 잊었던 초겨울을 느낀다. 29일 오후 2시 청원군 내수읍 구성리 최관옥(74) 할머니 앞마당에 따뜻한 볕이 활짝 폈다.

최 할머니는 오랜만에 2평 남짓한 눅눅한 방에서 나와 마당 한구석에 쪼그리고 앉았다. 따뜻한 볕에 눈꺼풀이 무거워 진다. 허원회(77) 할아버지는 그런 최 할머니의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올 때가 됐는데…", "곧 오겠지 감기 걸리지 말고 (방에)들어가서 자"

동네 초입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엔진소리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최 할머니를 깨운다. "왔구먼"

할머니는 좀 전 재래시장에서 사온 냄비를 들고 대문을 들어서는 청원군보건소 김은영 방문관리사를 반갑게 맞았다.

"할머니 안녕하셨어요. 부탁하신 냄비 사왔어요. 몸은 좀 어떠세요"

노부부는 부탁한 새 냄비보다 김은영 관리사가 더 반갑다. 깡마른 체구에 부축 없이는 거동이 불편해 보이는 최 할머니는 정신지체 3급의 장애인이다. 1년 전부터는 만성신부전증까지 생겨 일주일에 세 번 청주에 나가 신장투석을 받고 있다.

할아버지 역시 시각장애 4급이다. 6·25때 폭탄 파편을 맞아 오른쪽 다리까지 불편하다. 두 노부부는 이렇게 서로 의지하며 힘든 나날을 살고 있다. 아들 둘은 서울과 청주에서 노동일과 택시기사를 하며 근근이 살고 있다. 일이 바빠 자주 노부부를 찾아보지 못한다고 한다.

정부에서 매달 나오는 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 등을 합친 26만여원이 노부부의 한 달 생활비다. 살고 있는 집은 지인이 관리해주는 조건으로 잠시 맡겼다. 유류비가 비싸 기름보일러를 사용할 수 없다. 차가운 방에서 서로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김은영 관리사는 노부부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건강관리를 체크해 준다. "혈압이 조금 높긴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네요. 다른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

할머니의 신부전증은 김은영씨가 발견했다. 지난해 4월9일 할머니의 얼굴빛이 좋지 않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혈액검사를 한 것이 병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됐다.

김은영 관리사 덕분이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그녀만 보면 얼굴이 환해진다.

청원군보건소엔 다른 지역 보건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복지서비스가 있다. '방문민원처리 행복배달부'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종윤 청원군수의 공약이다. 지난 2010년 취임과 함께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군보건소 소속 방문건강관리사(간호사 13명, 물리치료사 1명)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직접 찾아 건강관리 서비스는 물론 각종 심부름까지 해주는 제도다.

공과금 수납부터 생필품까지 어르신들이 부탁하면 대행 구매해 전달해 주고 있다. 청원군에 등록관리가구만 8천543가구에 달한다. 내수읍을 담당하고 있는 김은영 관리사는 500가구를 혼자 관리하고 있다. 인력충원이 시급하다. 더불어 정규직 전환도 절실하다.

보건소 관계자는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돼 각종 편의 제공과 심부름을 대신할 때면 어르신이 따뜻한 손으로 감싸며 반겨주셔서 보람을 느낀다"며 "어르신들을 부모님처럼 보살피는 보건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원/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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