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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보모? 유아용 비디오 믿다 큰코 다쳐요

영상물 노출 잦으면 언어, 사회성 발달에 악영향

  • 웹출고시간2008.02.25 11:09: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주부 이모(30) 씨는 요즘 두살배기 아들의 TV 시청 때문에 고민이다. 틈틈이 유아 프로그램을 본 아이가 TV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참 사물에 호기심이 많을 때라 그러려니 생각하기도 한다. 게다가 주위에서는 또래의 아이들 교육에 좋다며 각종 유아용 교육 비디오까지 보여 준다고 한다.

교육용 비디오가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너무 빨리 보여 주는 것이 괜찮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어느 분야 없이 조기 교육 열풍이 거센 요즘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교육용 비디오나 TV를 많이 보여 주는 것에 문제는 없을까.

너무 빠르면 역효과 지적 많아

비주얼과 디지털 시대에 영상물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실제 시중에는 수많은 유아용 교육 비디오가 나와 있고 장점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너무 빨리, 지나치게 이 같은 비디오나 TV에 노출되는 것은 아이에게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세대 의대 정신과 신의진 교수팀은 50개월 미만 영유아를 정상 집단 120명과 소아정신과 진단 경험이 있는 117명으로 구분해 영상물의 조기 교육이 성장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정상집단은 생후 24개월 이전에 영상물을 보여준 비율이 10.3%인 반면 임상집단은 22.6%나 됐다. 특히 생후 12개월 이전까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영상물을 보여준 비율은 정상집단(3.2%)에 비해 임상집단(22.8%)이 크게 높았다.

또 두 집단간 영상물을 보여주는 부모 태도 등을 분석한 결과 아이 혼자 보게 한 경우가 정상집단은 25.6%였지만 임상집단 부모는 70.4%에 달해 큰 차이를 보였다.

부산대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김지훈 교수는 "이 연구는 이미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아이들을 비교 집단으로 해 과다한 영상물 노출이 질환의 원인일 수도 결과일 수도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너무 이른 시기에 아이에게 다른 언어 자극 없이 지나치게 영상물만 보여 주면 언어 발달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미국 소아과학회는 만 2세 이전에는 아이에게 TV나 비디오를 보여 주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6년 유아들의 비디오 시청 위험성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아직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 개정안은 유아 비디오 증후군의 유해성에 대한 교육 및 홍보, 영상물 제작업자의 경고문구 표기화 등을 담고 있다.

왜 조기 시청이 안좋나

전문가들은 영상물 조기 시청의 가장 큰 폐해는 정보 전달이 일방적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한창 주변 환경과 사람 등과 상호작용을 하며 발달해 간다. 하지만 영상물이 보여 주는 자극에 수동적으로만 반응하다 보니 언어나 사고의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부산대 유아교육과 조희숙 교수는 "18~24개월의 아이들은 감각운동 조작기라고 해 몸을 움직이고 다양한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지능이 올라가는 시기"라면서 "이 시기에 영상물 등 특정 자극에만 지나치게 노출되면 언어 습득이나 사회성, 신체발달 등의 적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조기에 영상물에 자주 노출된 아이들은 특히 영상물의 자극에만 반응해 다른 일에 별 흥미를 갖지 않기도 한다. 흔히 부모들은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아이가 집중력이 높아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다. 특히 일찍부터 화려하게 움직이는 동영상에 맛을 들인 아이들은 자라서 책에는 도통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한마디로 무미건조한 책이 도무지 재미가 없는 것이다.

조희숙 교수는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비디오와 달리 책은 정보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종합하는 능력을 아이에게 길러 준다"면서 "아이가 좀 더 자라 교육용 비디오나 TV 시청을 할 기회는 언제나 있으므로 부모 욕심에 너무 일찍 영상물을 접하게 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노컷뉴스(http://www.cbs.co.kr/no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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