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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여, 폭력으로부터 탈출하라 - 1366 충북센터

연중 24시간 운영되는 여성 위한 긴급전화 서비스
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등 위기상황 때 '보호망' 역할

  • 웹출고시간2012.11.11 18:28: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어두운 들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에게 하늘의 별은 때론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 폭력 앞에 삶이 무너지고 세상 그 누구도 믿지 못할 때, 친정엄마처럼 안아주고 삶을 인도하는 따뜻한 별 하나가 충북에도 떠있다. 그곳은 바로 '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 긴급피난처다.

이날 오후에도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다문화 가정의 중국 여성 한 명이 상담원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시퍼런 멍이 얼굴에 선명하게 드러났다. 폭행의 흔적이 뚜렷했다. 겁에 질린 강아지처럼 사람의 시선을 자꾸만 피했다. 머나 먼 낯선 이국(異國)에서 그녀가 의지할 곳은 없었고, 고향 중국은 너무 멀었다. 어제 밤, '여성 긴급전화 1366'을 통해 마음을 굳히고 이곳을 피난처로 삼은 것이다. '1366'이란, '위기에 처한 여성에게 1년 365일에 하루를 더하여 충분하고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연중 24시간 운영되는 여성을 위한 긴급전화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위기상황에 처한 여성들에게 긴급전화상담, 전화통화에 의한 초기상담, 긴급보호를 실시하며 전문상담기관, 보호시설, 의료기관, 교육기관, 법률기관, 검·경찰, 행정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즉각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보호망이다. 현재 여성 긴급전화 충북 1366으로 전화하면 언제든지 도움 받을 수 있다.


충북여성발전센터 박종복 소장은 "금년에는 반복적 상담이 지속되는 내담자에 대해 상담원을 지정하여 전담 관리를 할 것이다. 또한 한발 더 나아가 현장출동 상담을 확대하여 법적자문, 경찰동행, 피난처 이송 등 실질적인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현장중심의 상담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 없는 폭력, 긴급피난처로 오세요.

'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는 현재 26명(전화상담원 9명, 현장상담원 2명, 자원봉사자 15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해마다 위기 여성들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작년 12월 31일 기준으로 2011년 5,384건의 상담은 2012년 6,045건으로 약 12.3%의 증감을 보이고 있다. 1366의 특성상 낮 시간의 경우, 내담자의 전화 상담이 유관기관 연계망을 활용한 서비스 지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 상담이 전체상담의 84.2%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면접상담(내방/방문)은 전체상담의 15.3%를 차지하였으며, 긴급피난처 입소(247명)내담자에 대한 초기상담 및 후속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여 진다. 한편 사이버상담은 피해 여성이 청소년에 비해 인터넷 등 정보 활용이 어려운 환경요인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유승영 실장은"긴급피난처는 아무 준비 없이 폭력상황으로부터 탈출한 여성과 자녀들을 위해 제공된다"라고 말한다. 긴급피난처에 입소한 사유는 2012년 기준으로 볼 때, 가정폭력이 231건(93.5%)로 가장 많았고 부부갈등 6건(2.4%), 성폭력 1건, 성매매 2건 순이었다. 그만큼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의 심각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올해 긴급피난처에 입소한 247명은 총 391일 동안 1명이 평균 1.6일을 머무르며 보호를 받았다. 입소하고 있는 동안 숙식, 치료, 물품, 교통비 등 지원을 받았다. 또한 55.5%는 보호시설로 연계되어 심리적 안정 및 자립을 선택하였고, 36.0%는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상담을 받은 후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긴급피난처에 입소했던 김정숙(가명, 42)씨는"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무지 피할 장소와 방법을 알지 못할 때, 긴급피난처는 내게 구원의 장소였다. 긴급피난처에서 다시 쉼터로 이동해 마음과 몸을 추슬렀고 교육과 상담을 통해 폭력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남편과의 관계가 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당당해 졌다"라고 말한다.

'1366 여성위기센터'따뜻한 친정집

"제가 스타킹을 신고 교회를 가면 교회선생님들이 예쁘다고 해요. 그래서 여장을 하고 다니면 기분이 좋아져요."

위는 2011년 3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50여 차례 지속적으로'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로 전화를 걸어온 20대 남성이다. 상담원들 사이에서 일명'스타킹'으로 통하지만 꾸준히 응대를 해준다. 그뿐 아니다. 금천동에 사는 일명'우울녀'는 아들에게 폭력을 당했다며 수시로 고통을 호소해 오기도 한다. 심지어는"지금 죽으려고 차에 농약을 싣고 간다."라는 긴급한 전화를 받을 때도 있다. 상담원 한 명은 전화로 상황을 지연시키면서 다른 한 명은 119에 연락해 위치를 파악, 현장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때로는 경각에 달린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양병수 상담원은"이곳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주기를 원한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게 이곳은 행복한 수다창고다"라며"이곳의 주된 역할은 폭력피해 여성을 보호하고 상담하는 것이지만, 여성들의 외로움과 어려운 가정사까지도 상담해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얼마 전, 한 명의 여성이'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자원봉사모집 공고에 지원을 했다. 그녀는 과거 가정폭력 피해자로 이곳 1366 여성위기센터에서 도움을 받았던 실제 경험자였다. 그녀는"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방법을 찾지 못할 때, 1366 여성위기센터의 피난처는 따뜻한 친정집이었다. 그때의 아픔과 치유의 경험을 살려 나와 같은 폭력 피해자에게 경험을 나누며 베풀고 싶어 자원봉사 모집에 응모했다."라고 말한다. 아름다운 선순환이다.

'여성 긴급전화 1366 충북센터'/ 043)1366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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