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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400만원 소나무 죽인 청주시

생육환경 맞지 않아 곳곳에서 말라
"고사 땐 AS" 안일한 관리도 문제

  • 웹출고시간2012.07.17 20:25: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지역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생육 환경이 맞지 않아서다. 관리 부재도 한 원인이다.

최근엔 무려 1천400만원짜리 소나무가 죽었다. 뿌리가 제대로 내리지 못했다. 청주시가 지난해 9월 중앙로 차 없는 거리에 심은 수령 150년 조선 송이다. 향후 10년간 '생명 수' 1004만 그루를 심겠다더니, 1천400만원짜리 소나무의 생명을 앗아간 셈이다.

청주시 중앙로 차없는 거리에 식재된 소나무가 부적합한 생육환경과 관리소홀로 인해 고사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시는 이달 중 해당 나무를 베어낸 뒤 11월께 새로운 나무를 이식할 계획이다. 비용은 2년 간 무상 하자보수를 약속한 업체가 부담한다.

솔잎도 곳곳에서 말라가고 있다. 점점 아열대화 돼 가는 한반도 환경이 소나무 서식 조건에 맞지 않으면서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가뭄이 이어지면, 수분탈착 현상이 가속화돼 여름에 솔잎 마름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올해 역시 같은 패턴이다. 지구 온난화의 간접적 영향으로도 볼 수 있다.

임야도 그렇지만 가로수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매연과 분진, 급·배수 불량 같은 '외부적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나무도 밤에 잠을 자야 하는데, 가로등 탓에 정상적 생리활동마저 어려워진다. 염화칼슘 같은 제설제도 나무의 숨통을 옥죄는 요인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청주시의 소나무 사랑은 지독하다. 가로수는 아니더라도, 육거리 같은 주요 교차로엔 '조선 송'을 심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한국인의 정서엔 역시 소나무'란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관리는 뒷전이다. 뿌리 활착을 돕는 영양제를 맞히는 게 고작이다. 지난달에도 소나무 105그루에 주사했다. 1천만원이 넘는 소나무가 죽더라도 조경업체의 무상 AS를 받으면 그만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중앙로 소나무 고사도 이런 안일한 마인드에서 비롯됐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지난해와 올해 '소나무 재선충'이 발생하지 않았단 사실이다. 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 몸에 기생하다 성충이 소나무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나무에 침입, 소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일단 감염되면 100% 죽기 때문에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지난 2009년 단양과 옥천에서 발생, 산림당국을 긴장시킨 바 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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