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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히말라야 오지마을 체험기 - 촘롱에서 도반까지 강행군

눈에 우박까지…해발 2천m 국수맛 일품
일행들 저녁마다 일기쓰고 발표 '값진 하루'

  • 웹출고시간2012.01.31 20:01: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체험단원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히말라야 롯지를 향해 눈을 헤치고 걷고 있다.

31일 오후 5시30분을 기해 충북 옥천과 영동에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이 시각 현재 청주에 1.5cm의 눈이 쌓였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다. 엄청나게 내리는 눈을 보고는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히말라야에서는 이 정도 눈은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전날 산드룩(Sandruk Primary School) 학교에서 가슴 뭉클한 봉사의 의미를 맛본 우리 일행들은 도보행진 사흘째인 12일 아침 일찍 일어나 다음 종착지를 향해 등산화끈을 질끈 동여맸다. 가볍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큰소리로 '나눔의 행복, 소통의 즐거움, 우리는 하나'라는 복창과 함께 촘롱(Chomrong·2천170m)으로 출발.

체험단 일행들이 촘롱을 향해 눈을 맞으며 돌계단으로 만든 길을 내려오고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박연수 대장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란드룩에서의 눈은 처음이라며 박 대장도 놀라워했다. 이상기후는 신들의 영역인 히말라야라고 빗겨가지 않았다. 눈은 금세 새끼손톱만한 우박으로 변했다. 우박에 놀라 뉴브릿지(New Bridge)를 지나 지누단다(Jinu Danda)를 어떻게 도착했는지 몰랐던 우리일행들은 현지요리사의 깜짝 점심메뉴(멸치국수)에 다시한번 놀랐다. 해발 2천m에서 맛보는 멸치국수라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있겠는가. 우리나라 원정대와의 오랜 인연 때문인지 현지 요리사의 솜씨는 정말이지 '데레이 미토차'(네팔어로 너무 맛있어요)였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일찌감치 촘롱에 도착한 우리일행은 매일 저녁식사 이후 해왔던 의식처럼 그날의 느낌을 일기장에 적어 돌아가며 발표했다.

천안에서 온 김기남(㈜엠아이대표) 단원이 큰 맘(?) 먹고 한턱낸 염소고기(1만루피·한화 약14만원)와 그의 조카 유지헌(천안두정중 2년)군과 함께 보여준 KBS간판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를 패러디한 깜짝 공연은 모든 단원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안겨주었다.

다음날 촘롱을 출발한 우리 일행은 걷기모드로 또다시 돌입했다. 아주 천천히 걷는다지만 평소 숨쉬기 운동만 한 나로서는 하루평균 6~7시간의 산악도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숨이 목까지 차오를 때면 머릿속에선 어느 책에서 본 듯한 글귀가 생각나곤 했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하는 거야" "고생을 사서 할 나이는 지난 거 아니야?"

이러는 와중에 해발 2천600m 도반(Doban)에 도착, 나흘간의 일정을 아무 탈없이 소화해 낼 수 있었다.

14일 고도적응 때문인지 박연수 대장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오늘부터는 내일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목적지까지 짧은 코스를 걷는다는 것이다.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새벽 6시에 기상한 우리일행들은 Dovan Guest House 출발해 히말라야 호텔(Himalaya Hotel)에 도착, 간식으로 삶은 마와 계란을 먹었다.

옆에서 우리일행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5살쯤 돼 보이는 네팔소년이 '라마스떼'를 외치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예상대로 '스위트'(Sweet)하며 두 손을 벌려 보였다.

사탕이나 초콜릿을 달라는 얘기다. 벌써 소개했어야 하는 얘기지만 트레킹을 시작하면서 심심치 않게 만난 이곳 어린이들은 외국인을 볼 때마다 본능적으로 스위트를 외쳤다.

먹을 것이 풍부하지 않은 이곳 주민들에게 외국인들의 음식은 당연 별미다. 그러나 불쌍한 마음에 선뜻 먹을거리나 돈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게 박 대장의 설명이다. 자칫 선의의 행동이 이들에게 구걸을 종용하는 잘못된 행동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대장의 설명을 듣고부터 함께 사진촬영을 응해줄 때만 초콜릿이나 사탕을 한 두 개씩 주었다.

내일은 드디어 우리의 최종목적지인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와 ABC를 정복(?)하는 날이다.

/최대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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