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잊혀져가는 충북 민속예술의 뿌리를 찾아서 - 청원민요

담백하고 청아한 충북인…'淸風明月'

  • 웹출고시간2011.10.16 19:20: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충북인은 예로부터 자연친화적인 정서를 중시했고 인간적인 욕심보다는 이상 세계에 대한 염원과 동경이 강했다. 담백하고 청아한 충북인의 기질은 전국 팔도인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으로 우리는 충청인을 통틀어 '청풍명월'이라 상징했다.
충북의 정서는 민속예술에 잘 녹아 있는데 민중의 소리인 '민요', 민중의 몸짓과 표정인 '민속놀이'는 그 자체가 과거의 삶이자 내적 심성을 외부로 토해내는 그 시대의 한숨이기도 했다. 그러나 근대화, 도시화, 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급속도로 농경사회가 해체되면서 우리의 정신적 고향이었고 일체감의 든든한 울타리였던 민속 문화가 서서히 사라지게 됐다.
사라져가는 우리 민속문화를 복원시키고 신명나는 삶의 양식으로 되돌려 놓는 것은 이제 충북정신, 나아가 민족정신을 꽃피우는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넘치는 해학과 번득이는 재치가 담긴 충북의 '민요'와 '민속놀이'를 통해 그 속에 투영된 충북인의 정서와 생활모습을 들여다본다.
# 충북의 민속예술


민요는 노래로 된 구비전승의 산물이다. 비전문적인 민중의 노래로 특수한 집단의 노래도 아니고 판소리처럼 일정한 수련을 거쳐야만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순해서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노래로 그들의 생활, 감정, 사상을 솔직하게 나타내는 국민적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민요에서 가장 잘 발달돼 있고 세분화 된 것이 노동요인데 작업의 노역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농업노동요, 어업노동요, 벌채노동요, 길쌈노동요, 잡역노동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충북 지역은 주로 농업을 생업으로 삼아 왔기 때문에 농업노동요가 잘 발달돼 있다.

먼저 충북의 민속예술로 청원지역 민요를 살펴보면 낭성산판소리, 동평들노래, 미호천방축노래, 현도두레농요, 화당길쌈놀이가 대표적이다.

◇청원민요

△낭성산판소리

-청원군 낭성면서 불리고 있는 노래

낭성은 청주 상당산의 동쪽에 있는 속칭 '산안'으로 산이 많고 큰 나무가 많아 인근 고을에 집 지을 재목이나 청주읍내의 땔감을 공급 또는 조달하던 곳이다.

산판소리는 옛날 산에 있는 풀이나 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게 말리는 말림갓에서 관청의 허가를 받아 나무를 베거나 나르는 산판에서 일꾼들이 부르는 벌목노동요에 속한다.

낭성산판소리는 산판업자들이 허가를 받고 일꾼을 모아 나무나 풀을 베었는데 위험하고 힘든 일이지만 품삯이 좋아 낭성 미원 가덕과 청천의 장정들이 모여들어 벌초와 벌목을 하던 모습이 담겨있다.

"가세가세 어서가세 산에올라 나무해서/ 방뜨시게 불을때면 우리살림 활짝피네/ 나무베서 불을때면 방뜨거워서 부모좋아/ 나도좋아 부인도좋아 자식도좋아 잘살아보세(이하 생략)-<나무 베러가는 노래 중>"

이처럼 노래는 '나무 베러가는 노래'를 시작으로 '꼴베는 총각', '톱질하는 노래', '나무꾼 노래', '목도소리'로 구성돼 있다.

△동평들노래

-청원군 동평리서 불리는 노래

동평들노래는 옛날 농사두레에서 소리꾼이 풍장을 치면서 부르던 '두레소리' 즉 모찌는소리, 모시는소리, 논매는소리, 논뜯는소리를 엮어 연희하면서 부르는 남성노동요다.

노래는 모찌기를 연희하며 선후창으로 부르는 '모찌는 노래', 모심기를 연희하며 선후창으로 부르는 '모심는 노래', 논매기를 연희하며 선후창으로 부르는 '논매는 노래'로 구성돼 있다.

동평리 주민이 후렴구는 부른 '모심기노래'를 들어보면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 여보시오 농부님네 모심기노래를 하여보세/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 오늘날은 여기서놀고 내일날은 어디가노나/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이하 생략)-<모심기 노래 중>"처럼 후렴구마다 "에헤야에 에헤헤야 상사디어"가 들어가 따라 부르기 쉬운 장단으로 농사일의 수고를 덜었다.

△미호천방축노래

-청원군 강서지동·고락동에서 불리는 노래

방축은 홍수의 범람을 방지하기 위해 또는 물을 저장하기위해 흙으로 둑을 쌓는 일을 말한다. 이 때 부르는 방축노래는 주로 가래질, 즉 한 사람이 가래자루를 잡고 두 사람이 가랫줄을 잡아 당겨 흙을 모으거나 옮기면서 부르기 때문에 일명 '가래질 노래'라 하는 남성노동요다. 그러나 미호천방축노래는 가래질노래와 함께 돌이나 나무통을 묶어 여럿이 들었다놓았다를 반복하면서 땅을 다지는 땅다지기 노래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물을 차려놓고 제사를 지내고 음복하는 모습의 '보제지내기', 가재질을 하면서 노래를 하는 '가래질노래', 땅을 다지며 노래를 부르는 '땅지기노래'로 구성돼 있다.

"천지현황 생긴후에/ 에-일성 가래야/ 신농씨 본을 받아/ 에-일성 가래야/ 이농사를 지을적에/ 에-일성 가래야(이하 생략)-<가래질 노래 중>"


△현도두레농요

-청원군 현도면에서 불리는 노래

현도 두레농요

현도 두레농요는 옛날 농사두레엣 소리꾼이 풍장을 치면서 부르던 두레소리(모찌는 소리·모심는 소리·논내는 소리·논뜯는 소리)에 '물푸기' '물까불기' '논두렁밟기' '종달호' 등을 첨가한 농사소리로 엮어 연희(演戱:말과 동작으로 재주를 부림)하면서 노래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도두레농요보존회가 부른 모찌기노래를 들어보면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내말쌈 들어보오/ 뭉치세 정치세 어헤야 이모자리 뭉치세// 천하근본 이농사를 한첨두첨 뭉쳐주오/ 뭉치세 정치세 에헤야 이모자리 뭉치세// 여기도뜯고 저기도뜯고 세주먹자리로 뭉쳐주게/ 뭉치세 정치세 에헤야 이모자리 뭉치세//(이하 생략)-<모찌는 노래 중>"라고 부른다.

현도 풍물팀이 보여준 청원 물다리기.

노래 구성은 모찌기 연희를 하면서 노래하는 '모찌기', 모심기를 연희하며 부르는 '모심기'에서 점심참으로 넘어간다. 점심참에서는 물푸기를 연희하며 부르는 '물품기', 초듭매기를 연희하며 노래하는 '초듭매기', 물까불기를 연희하며 노래하는 '물까불기'가 있다.

논두렁밟기로 넘어가면 이듭매기를 연희하며 노래하는 '이듭매기', 노래를 부르는 '종달호', 춤을 추면서 부르는 '신명풀이'등으로 구성돼 있다.
△화당길쌈놀이

-청원군 남일면 화당리에서 불리는 노래

"이내손목 씨아들은 뱅뱅뱅뱅 잘도는데/ 이사람의 사주팔자 어떻게나 생겼길래/ 우리집에 저멍청이 나안고서 못돌아가네/ 안방에는 시어머니 눈만뜨면 잔소리요/ 어린새끼 눈치없이 칭얼칭얼 젓달라고(이하 생략-<씨아노래 중>)"

길쌈은 동식물의 섬유를 가공해 피륙을 짜는 일로 이때 부르는 길쌈노래는 여성요를 대표하는 내방문학의 하나다. 화당길쌈놀이는 길쌈을 연희하면서 목화씨를 빼는 씨아질을 하면서 부르는 씨아노래, 고치로 실을 뽑는 물레질을 하면서 부르는 물레질 노래, 베틀에서 피륙을 짜면서 부르는 베틀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노래구성은 씨아질을 하면서 부르는 '씨아노래', 물레질을 하면서 부르는 '물레질노래', 베틀에 앉아 베를 짜면서 부르는 '베틀노래'로 돼 있다.

/ 김수미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