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백화점 역사 첫 여성점장' 이민숙 영플라자 청주점장 인터뷰

"상고 졸업 후 입사…자존심 지키기 위해 23년 노력의 시간"

  • 웹출고시간2011.09.28 20:12:4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1906년,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등장한 이래 105년만에 처음으로 여성 점장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5일자로 롯데 영플라자 청주점으로 부임한 이민숙(41·사진) 점장이다.

이 점장은 지난 1979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롯데백화점의 32년 역사에서도 첫 여성점장이다.

이 점장은 롯데백화점의 첫 여성점장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남다른 인생 경로를 걸어온 것도 관심의 대상이다.

그는 고졸 사원으로 입사해 일하며 대학을 마치고 두 자녀를 성실히 키웠고 게다가 각종 자격증도 7개나 된다.

이 점장의 지나온 삶과 청주점장으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백화점 최초의 여성점장이 된 소감은.

"기쁜 마음은 당연하겠지만, 사실 상당히 부담스럽다. 많은 여성 직원들이 모두 바라본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정부에서 특성화고 등 고졸 사원들의 기업 채용을 독려하고 있다. 모델 케이스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떤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세의 어린 나이에 입사했다. 와이셔츠 코너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2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 자신을 위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시간이었다.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

-대학을 진학하려는 마음음 왜 갖게 됐는지 궁금하다.

"단지 좀더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대리 승진 후 33세가 되던 해 한양여대를 입학했다. 전공은 보육과 서비스였다. 1년의 공백기를 갖고 다시 경희대 경영학과를 편입했다. 경영학을 공부했다. 그런 다음 회사에서 서강대와 함께하는 유통대학원 1년과정을 수료했다. 무려 8년이 넘는 시간이었다."

-유통업체 특성상 분주한 스케줄을 소화해야할텐데 공부할 시간이 있었는가.

"도서관에 갈 틈이 없어 새벽 2~3시까지 회사에 남아 공부했다. 시험기간에는 한숨도 잠을 잘 수 없었다. 그 때 피곤한 몸때문에 생긴 쌍커플은 공짜로 얻은 선물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일과 학업 말고도 자녀 육아에 살림까지 해야하지 않았나.

"평상시 갖고 있는 소신이 엄마가 일한다고 자녀에게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아이 소풍, 운동회, 급식, 녹색어머니회 활동까지 빠져 본 일이 없다. 맞며느리기 때문에 제사음식도 챙겨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어느 것 하나 등한시 하기 싫었다."

-자격증도 한두개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사실인가.

"보육교사 1급 자격증, 방과 후 아동지도사 자격증, 생활예절지도 자격증, CS강사 자격증, 스쿠버 자격증 등 7~8개 되는 것 같다. 다 기억하지 못한다. 보육교사 자격증은 노후 대비용이었다. 24시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다. 다른 자격증은 그 때마다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에서 취득하게 됐다."

-지금까지의 삶의 과정을 남일처럼 말하는데, 솔직히 힘들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나.

"물론 있었다.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다. 첫째를 형제집에 맡기고 올인원을 입고 출근했다. 7개월이 될 때가지 상사들이 눈치를 못챘다. 임신해서 일 못한다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지금 돌아보면, 둘째에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든다."

-원래 성격이 그렇게 완벽을 추구하는가.

"대학원 과정에서 심리테스트(MBTI)를 했는데 '완벽주의자'로 나왔다. 교수님이 놀렸던 기억이 난다. 아마 타고난 성품같다."

-청주는 처음일텐데, 내년이면 경쟁해야 할 백화점이 오픈한다. 녹록지 않아 보이는데, 어떤 각오인가.

"평상시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것이 사람이다. 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사람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면 실패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백화점 내 매니저들을 비롯한 직원들과 백화점 밖에 있는 고객들에게 진심을 보이려 한다. 진심과 진실은 언제가 승리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끝으로 소망이 있다면 들려달라.

"우리 사회가 성숙해졌고 롯데를 비롯 기업들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여성이라도 노력하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삶도 언제나 '진행형'일 것이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