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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서 첫 추석 맞는 식약청 안만호 서기관

"아직 좀 불편해도 가족을 얻었죠"

  • 웹출고시간2011.09.08 18:31: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식약청 안만호 서기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비롯해 6대 국책기관이 오송으로 이전을 했다.

국책기관 이전은 사실 일대 사건이나 다름없었다.

광범위한 업무를 감안하면 오송으로 옮긴다는 것 자체가 큰 뉴스였다.

기관들이 내려오면서 그 곳에 속한 직원들도 함께 처음으로 오송 땅을 밟았다.

어떤이는 KTX를 타고 출퇴근을 시작했고 어떤이는 통근버스를 탔다.

또 일부는 아예 오송에서 아파트나 원룸을 구해 새 둥지를 틀기도 했다.

어쨌든 오송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 이전 후 첫 추석이 다가왔다.

식약청에 근무하는 안만호(39·서기관·사진)씨도 오송으로 이사온 후 처음으로 추석을 맞았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대학을 서울로 가면서부터 줄곧 서울 생활만 했다.

친구들도 서울에 있고 직장을 다니며 알게 된 지인들도 역시 서울에 모두 있다.

그래서인지 오송으로 간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역시나 오송으로 온 후부터는 인간관계가 단절된 느낌입니다. 그런면에서 씁쓸하죠."

오송 이전 소식을 들은 직후 지난해 6월 아파트를 찾아 다녔다.

안씨의 부인은 남편의 이사 결정에 흔쾌히 승락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아들이 세살밖에 안돼 큰 고민이 안됐다.

하지만 이사 후의 생활이 녹록지는 않았다.

당장 장을 보러 나가도 마땅치 않아 대전이나 청주까지 가게 된다.

쇼핑을 즐기려해도 오송에서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오송에 정착한 대부분 직원들은 서울이나 천안, 대전, 청주의 백화점이나 마트를 찾습니다."

살기는 오송에 살아도 소비는 외지에서 하게 된다는 말이다.

아직 아들 나이가 어려 학원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 물론 다른 직원들은 불만스런 표정이다.

"학원이 조금씩 들어오긴 했지만, 서울 생활에 익숙한 직원들에게는 마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송은 지금도 병원이 많지 않고 세탁소도 적다. 학교도 이들 마음에는 안들어 보인다.

"전반적인 생활 터전의 여건이 안돼 집을 이사와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불편한 진실들'은 여전히 오송을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좋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서울에서는 통근 시간이 최소 1시간 걸렸고 가족들이 나들이를 하려해도 이동 시간이 많이 길었습니다."

오송에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통근 시간은 차로 5분, 나들이는 아파트 문을 열고 나서면 주변이 다 뛰어 놀 장소다.

또 친구들을 못만나는 대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더 많아졌다.

"인간 관계가 끊어진 점은 아쉽지만 아내와 아들과 단란한 시간이 늘어나게 된 점은 좋다고 봅니다."

추석을 맞아 대전에 계신 어머니를 찾아 가는 시간도 무척 짧아졌다.

"서울에서는 명절이면 전쟁을 치릅니다. 거리도 그렇고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지요."

안씨뿐 아니라 오송으로 이사 온 국책기관 직원들은 이번 추석에 고향까지 가는 시간이 단축돼 여유가 있어졌다.

"식약청만해도 부산, 대구, 여수 등 고향이 먼 직원들이 많습니다. 오송에서는 차도 덜막히고 고향가는 시간도 1~2시간은 줄어들게 됐습니다."

차량이 아니더라도 오송에는 KTX를 탈 수 있는 역이 있다. 열차를 타려는 직원들은 일찌감치 예매를 마쳤다.

서울 생활이 익숙했던 국책기관 직원들이 이제는 오송 사람이 됐다.

첫 추석을 맞는 직원들은 고향에 도착해 아마도 오송 생활 이야기를 한껏 풀어 놓을 것이다.

귀향길 채비를 하던 안씨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졌다.

"고향에 계신 어머님께 오송 주민으로 사는 것을 자랑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길 바랍니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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