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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 NEW - 안무가 류석훈, 김평호씨

인생이 된 춤… 심장이 뛰는 한 무대위 '나빌레라'

  • 웹출고시간2011.08.15 23:25: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관람객을 맞이하는 공연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그 중에서도 춤 공연만큼 관람객에게 감동을 주기 어려운 장르도 드물다. 몸동작 하나로 모든 것을 표현해 내야 하는 춤 공연은 안무가의 곡 해석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세부 결정에 따라 황홀한 공연과 지루한 공연이 갈라진다. 안무가는 단원들이 각자의 재능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무용과 음악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전설적인 안무가로 남는다.
올해 청주시립무용단이 창단이래 처음으로 남자 안무가 겸 예술감독으로 김평호(47)씨를 선정했다. 또 오랜시간 청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레퍼토리의 현대무용을 선보이고 있는 베테랑 안무가 류석훈(42)씨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각기 다른 장르에서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본다.
OLD - 류석훈 댄스컴퍼니(Dance Company) 더 바디(The Body) 대표

△어떤 계기로 무용을 시작했나

"고3때 무용가인 누나 류명옥씨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당시 누나가 무용학원을 하고 있었는데 건물 4층이라 수압이 낮은 관계로 매일 물을 채워다 주었거든요. 동생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그때 저를 본 누나가 "너도 무용 한 번 해봐라"라는 말에 운명처럼 무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군대를 제대하고 서울에서 처음 공연을 시작하면서 10년 정도가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무작정 무용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여러 공연을 다니며 춤을 배워야 했으니까요. 당시엔 잠도 연습실에서 자고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 3군데씩 공연연습을 다니기도 했어요. 또 큰 가방을 들고 후배 집을 전전하는 생활도 5년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포기하지 않고 무대에 선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받는 무용수가 돼 행복합니다. 더불어 최고의 무용수를 만나 결혼한 일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운명이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때 자기가 원하는 일들이 이뤄지는 것인가 봅니다. 결혼 후 2002년 4회 'Japan International Ballet and Modern Dance Competition'에 나가 그랑프리와 안무상을 받으면서 일본에서 화제가 됐었어요. 그 다음해에도 초청을 받아 최고의 대우를 받았고요. 최근에는 저의 공연을 보고 전문가와 관객들이 현대무용에 감동을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저의 아내 이윤경씨는 무용수 경력이 43년입니다. 저는 이제 25년 정도지만 아직 부족하고 배울게 많은 저에게 관객들이 감동을 받을 때마다 행복의 크기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 또는 철학

"제가 사지를 움직이며 뼈를 깎는 고통 안에서 내 자신을 성찰할 수 있고, 삶에 대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 춤에 감사해요. 춤이란 일반인들에게 집중력과 지구력, 건강을 가꾸는 역할을 하지만 저에게 춤은 세상에서 가장 힘은 일이면서 가장 행복한 직업입니다. 춤으로 인해 제 인생이 바뀐 만큼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큰 편입니다. 제 춤에 대한 철학은 순수함입니다. 힘든 일이지만 본인 스스로가 춤에 대한 마음이 순수해야 그 노력과 땀, 그리고 열정이 관객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춤은 제 삶의 작은 철학이자 종교와도 같은 존재 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현재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댄스컴퍼니 'The Body' 라는 무용단을 운영해 후학을 양성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춤을 추고 싶어 하는 이들이나, 무용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좀 더 경제적인 형편이 따라 주면 좋겠지만 후배들을 지원해 줄 여력이 부족해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앞으로는 고향인 청주에서 현대무용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고 지역 현대무용단을 통해 후배양성과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나

"춤이라는 것은 몸의 미학적 이미지의 템포와 강약, 호흡과 땀, 그리고 순수한 열정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을 마흔을 넘기면서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겸손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 오래도록 춤을 추고 싶습니다. 항상 사람들의 머릿속에 현대무용계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무용수로 남고 싶고, 무용하는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예술가로 살아 가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 류석훈 프로필

-현 Dance Company The Body 대표, 한국 현대 무용 진흥회 이사, 청주시 무용협회 이사
-청주대학교 졸업 및 경희대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 무용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5 전국 대학생 무용 경연대회 대상 수상
-2001 최고 무용가상 수상(현대무용 진흥회)
-2002년 제4회 Japan International Ballet & Modern Dance Competition '안무상' 수상
-2002년 제4회 Japan International Ballet & Modern Dance Competition '금상' 수상
-2009 충청북도 무용대상 '예술상' 수상 (충북무용협회)
-2010 제1회 올해 최고의 전문 무용인상 수상 (공연과 리뷰)
NEW - 김평호 청주시립무용단 안무가 겸 예술감독

△어떤 계기로 무용을 시작했나

"외할아버지가 전남 고흥에서 유명한 소리꾼이셨던 故 신일용 씨 였는데 그 피를 이어받아 남들 앞에 서기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고향이 전남 고흥인데 그곳엔 음악학원이나 기타교습소가 전무한 상황이었어요. 어렸을 땐 가수가 꿈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실업고에 풍물반이 생겨나 그나마 타고난 광대의 기질을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교 졸업 후 용인의 한국 민속촌에 농악단원으로 입단 해 故 탁금슬 선생님께 춤을 배우고 정인삼 선생님께 풍물을 배웠어요"

△그동안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1983년 청주대 무용과에 입학하게 됐는데 제가 집안의 장남인데다 보수적인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몇 날을 곡기를 끊고 설득해 어렵게 진학을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면서 국립무용단에 합격했는데 다양한 장르와 무대 메커니즘을 접하기 위해 서울예술단에 특채로 입단해 내 자신이 다양하게 경험했던 자산들을 원천삼아 어떤 장르와 무대,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과 도전 의식을 갖추게 됐어요. 입단 후 지금까지 국내는 물론 해외 50여 개국 100여회의 공연을 하면서 많은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우리 민족적 정서를 담은 작품들을 문화 상품화해 세계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있습니다. 또 지난 5월 청주시립무용단 안무가 겸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7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순회공연을 펼쳤는데 매번 쏟아지는 기립 박수와 환호에 청주에 오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첫 단추를 보람찬 시작으로 꿰이게 됐고 8월4일에는 첫 신고식 무대인 목요 정기공연을 통해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환호와 갈채로 성황을 이룬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 또는 철학

"살다보니 주위에 늘 사람들이 넘쳐나더라구요. 전국의 어디를 가던 무용인들은 물론 국악 연극, 뮤지컬, 음악 등 수많은 사람들과 인연이 이어져 내 자신이 사이비 교주 같이 느껴질 때가 종종 있어요. 청주는 1980년대 저와 함께 시대를 고민하며 질풍노도의 세월을 보냈던 곳이기 때문에 좀 더 호흡을 길게 갖고 차근차근 회포를 풀며 우정들도 확인해 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춤의 철학과 정신은 역사와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진정성을 담은 생명의 춤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춤의 이야기를 극대화해 인간들의 이야기들로 가득 채운 신명 나고 역동적인 춤을 추고 싶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좋은 예술가들이 많지만 신명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광대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예술가이지만 광대의 자유로움을 만끽하면서 토해낼 수 있는 기질들을 발휘하는 다양한 실험 정신과 도전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춤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부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 파악과 계획수립에 있습니다. 우선 8월28일 대구 오페라 하우스에서 대구 세계 육상 경기 대회 중 I.O.C 위원들과 국내외 VVIP를 위한 특별 공연, 직지 시상식 축하공연, 공예 비엔날레 축하 공연 등 찾아 가는 공연들이 잡혀 있습니다. 오는 10월28일 정기공연에서는 '국향'을 주제로 한 작품과, 12월 기획 공연인 크리스마스 환타지 등이 올해 가장 큰 틀을 이루고 있고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언제든지 달려가 신명나는 춤으로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내년에는 녹색 수도 슬로건에 맞춰 4월5일 '숲의 노래(가제)'라는 타이틀로 정기공연을, 5월중엔 온가족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가족 무용극 등으로 전임 감독들이 이뤄 놓은 성과에 누가 되지 않게 일관성 있는 공연과 다양한 기획공연 등을 시도할 계획입니다"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나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무대에 서 있었으면 합니다. 욕심이라면 이름을 남기기보다는 아름다운 정서를 물려주고 멋지게 늙은 벗들과 세상을 노래하며 가끔 잊지 않고 찾아오는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춤객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전 늘 나이를 빨리 먹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20대 초엔 30대 초가 궁금했었고 40대 후반인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50대의 초반이 궁금해 옵니다. 나름 인생의 시련들도 많았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보내왔고 지금은 초심을 잃지 않고 청주 무용계를 위해 작은 신화 쯤 하나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습니다."

/ 김수미기자

☞ 김평호 프로필

-현 청주시립무용단 안무가 겸 예술감독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무용학과 학사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무용전공 석사
-1983~1984년 전주 대사습놀이 농악부문 장원 (국무총리 상)
-1985년 전국 농악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
-1986년 전국 민속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지도 (강화 용두질노래)
-1997년 전국 무용제 개인 연기상 수상
-2004년 W.C.O(세계 문화 오픈) 대상 수상
-2006년 경남 무용제 대상(김평호 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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