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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6.23 14:54:2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표현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는 거꾸로 얘기하면 장인과 사위 관계는 장모와 사위에 이르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시집보낸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 장모를 그렇게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전기는 이같은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당시의 사대부들은 사위도 친아들처럼 여겼다. 따라서 장인은 자신의 집 근처에 서옥(胥屋·사위의 집)을 마련해주고 노비와 토지까지 보태주기도 했다. 조선전기 선비들이 유난히 처가살이를 많이 한데는 이런 시대적 배경이 존재한다.

흔하지 않지만 사위가 장인에게서 글을 배운 사례도 있다. 장가가서 글을 배웠다는 것은 학문의 시작이 크게 늦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사위에게 글을 가르쳐준 장인은 그 마음씨가 더 아름다워 보인다.

조선전기 경북 김천에 김시창(金始昌·1472∼1558)이라는 인물이 생존했다. 그는 벼슬은 하지 않았으나 효행이 지극했는지 조선왕조실록에 이름이 두번 등장한다.

'경상도 관찰사 김안국(金安國)이 다음과 같이 천거하였다. 유학 김시창(金始昌)은 금산(金山, 김천 지칭)에 사는 사람으로 효행이 있고 젊어서부터 독실한 뜻으로 힘써 행하며 행동에는 옛사람을 본받았습니다. 여러번 과거에 떨어지므로 사환(仕宦)에 뜻을 두지 아니하고 청렴한 지조로 처신하며, 마음가짐이 구차하지 아니하고…"'-<중종실록>

중종대는 이른바 추천에 의해 고위관료를 뽑는 현량과(賢良科) 제도가 막 실시되던 시절이다. 효행이 소문났는지 그도 현량과 추천을 받았다. 김종직의 제자였다는 사실이 감안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

'젊을 적에 김종직(金宗直)의 문하(門下)에 종유(從遊)하면서 대략 대의를 들었으므로, 거상(居喪)에 예(禮)를 다하였고 성묘(成廟)를 위하여 복(服)을 입었었다. 이때에 이르러 사람들에 의해 추천이 되었으나 문을 닫고 나아가지 않았으니, 명리(名利)에 초연함이 칭찬할 만하였다.'-<〃>

김시창의 사위가 우리고장 영동 사람인 삼괴당(三槐堂) 남지언((南知言·1507∼·)이다. 그는 벼슬이 김천도찰방에 불과했다. 따라서 실록에 그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가 그가 장인에게서 글을 배웠다고 기술해 놓고 있다.

'남인(南寅)의 아들로 영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였다. 장인 김시창에게 배워 학행이 높아 향시에 합격했으나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명종 때 효행(孝行)으로 천거되어 김천도찰방에 임명되어 잠시 나갔다가 사임하고 돌아와…'

고향 영동으로 되돌아온 그는 삼괴당(三槐堂)이라는 강학당을 짓고 후진양성에 매진하다가 졸했다. 그의 위패는 매곡 수원리에 있던 송계서원에 배향되었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 남인과 아들 남경효 등도 효행이 남다른 것으로 여겨지면서, 3대를 뜻하는 삼효각이라는 정려(旌閭)도 세워졌으나 현존하지는 않는다.

이들의 묘소가 영동군 상촌면 임산리에 위치한다. 묘 주변에는 일제재(一祭齋·도기념물 제 142호)라는 재실도 존재한다. 이쯤되면 남지언 친·처가 모두는 효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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