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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6.14 17:48:0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청주가 교육도시임을 주장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이 망선루(望仙樓)이다. 망선루는 고려시대 때 과거시험의 합격자 방이 붙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공민왕은 홍건적을 피해 청주에서 7개월 가량 머문다. 임시수도 생활이 길어지자 과거시험을 봤고, 그 합격자 명단을 망선루에 내걸었다.

근현대기의 망선루는 자주 이전했다. 지금의 중앙공원 망선루는 제일교회측이 부대건물로 사용하던 것을 청주시에 기증하면서 공원 안으로 이건(移建)됐다. 2천년 밀레니엄 때의 일이다.

'옛 이름은 취경루(聚景樓)이다. 지정(至正) 신축년에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하여, 안동으로부터 이곳에 옮겨 와 수개월 동안 머물렀었다. 도적이 평정되자 문과와 감시(監試)의 합격자 방을 붙였었는데, 훗날 사람이 그 방을 써서 누각에 게시하였다.'-<신증동국여지승람>

인용문에서 보듯 망선루의 본래 이름은 취경루로, '경치를 끌어들인다'는 뜻을 지닌다. 이 누정 이름을 망선루로 바꾼 인물이 한명회(韓明澮·1415∼1487)다.

'누각은 오랫동안 헐어 있었는데, 천순(天順) 신사년(세조 7년)에 목사 이백상(李伯常)이 새로 중수하고, 한명회(韓明澮)가 누각의 편액을 고쳐서 망선루라 하였다.'-<〃>

한명회는 청주가 본관이나 여러 정황상 청주에서 태어난 것 같지는 않다. 한명회 가문은 시골(청주)서 상경해 성공한 이른바 경화벌열(京華閥閱)이다. 따라서 한명회는 한양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명회와 관향(冠鄕) 청주와의 인연은 실록 곳곳에서 발견된다.

'상당부원군 한명회(韓明澮)를 청주에 보내어 제방을 쌓을 만한 곳을 살피게 하였다'.(遣上黨府院君韓明澮于淸州, 審堤堰可築處)-<세조실록>

한명회가 누각 이름을 왜 망선루로 고쳤는지는 분명치 않다. 앞서 인용한 '목사 이백상(李伯常)이 새로 중수하고, 한명회(韓明澮)가 누각의 편액을 고쳐서…'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사람 중 누가 더 연배가 많은지는 사료로는 잘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실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비록 선왕조에서 허통(許通)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백상의 부자는 한명회의 집에 가신(家臣)처럼 출입하였으므로, 한명회가 그 혼서(婚書)를 가지고 입계(入啓)함으로써 즉시 과거에 응시하도록 허락하였으니…'-<성종실록>

정리하면 '이백상 아들은 서자의 신분으로 과거를 볼 수 없었는데, 한명회가 과거를 볼 수 있도록 손을 써줬다' 정도가 된다. 인용문은 두 사람이 그만큼 가까웠다는 것을 암시한다. 정황상 다음의 흐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주목사 이백상이 취경루를 중수했고, 이때 평소 친분이 깊고 또 권력의 정점에 있던 한명회에게 누각의 새 이름을 부탁했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즉 '친분관계+청주목사+관향'이 삼위일체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망선루를 노래한 한시가 1편 전해진다. 조의제문으로 유명한 김종직이 지었다.

망선루 위에서 흥이 한창 무르녹으니(望仙樓上興方·) / 흰 머리털 쇠한 낯을 어찌 부끄러워하리오(白髮蒼顔肯自·) / 좋은 술로 의당 하삭의 백 잔을 기울이리니(美酒須傾河朔百) / 미인은 위성곡 삼첩을 노래하지 말아다오(佳人莫疊渭城三) /…/'-<점필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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