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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17 17:40:4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는 유교를 숭상하는 것에 반비례해 불교를 억압했다. 조선 개국의 설계자인 정도전은 그 정도가 더 심해 석가모니를 아예 '불씨'(佛氏)라고 불렀다.

고려말 사대부들이 불교를 줄기차게 공격한데는 이데올로기 외에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고려 후기의 전국 사찰들은 노비 외에 광범한 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사찰들은 여기서 나오는 잉여자본을 고리대금업에 재투자, 막강한 경제력을 확보했다. 고려후기를 '사원경제'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원경제를 공격해야 사대부 자신에게도 재분배된 토지가 돌아올 수 있었다.

세종대왕은 당시 대신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불교 여러 종단을 선·교종 양종만 남기고 산문 폐쇄령을 내렸다. 이때 불교 통폐합을 강력하게 건의한 인물이 당시 대사헌 하연(河演·1376∼1453)이었다.

'세종 계묘년에 대사헌 하연(河演)이 동료들과 함께 상소하기를, 부처는 임금을 버리고 작위를 사양하였는데, 역대에서 깊이 믿어서 널리 절을 짓고 전지를 시주하며 노비를 바쳐서, 중외 사찰에서 나누어 부친 밭이 1만 1백여 결이나 됩니다. 동포 백성들이 주려 죽는 판인데, 놀고 있는 중들에게 또 무슨 밭을 주어서, 그들의 생활을 넉넉하게 할 것이겠습니까." 하니'-<연려실기술>

이같은 건의에 따라 예조가 구체적인 시행안을 확정하면서 선·교종 각 18개 사찰 등 전체 36곳의 사찰만 본사로 남고 나머지는 산문을 닫아야만 했다. 태종에 이어 조선초기 가장 강력한 억불책의 하나였다.

당시 사원전은 7천760결(結), 상주승 3천600인으로 삭감·정리되었다. 이때 우리고장 충북에서 살아남은 사찰은 보은 속리사와 충주 보련사 단 2곳이었다. 두 사찰 모두 교종 소속으로 선종은 없었다. 보련사는 충주 노은면에 위치했다.

'교종에 소속된 것으로는 절이 18개소, 전지가 3천 7백 결입니다. (…) 충청도 보은 속리사(俗離寺)는 원속전이 60결인데, 이번에 1백 40결을 더 주고, 거승은 1백명이며, 충주 보련사(寶蓮寺)는 원속전이 80결인데, 이번에 70결을 더 주고, 거승은 70명입니다.'-<세종실록>

하연은 이후에도 불교에 관한한 강경한 입장을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세종은 왕비 소헌왕후, 아들 광평대군 등 가족을 잇따라 잃으면서 친불교적으로 변하게 된다. 급기야 속리산 복천암의 신미대사를 침소까지 불러들인다.

'임금의 병환이 나았는데도 정근을 파하지 않고 그대로 크게 불사(佛事)를 일으켜, 중 신미(信眉)를 불러 침실 안으로 맞아들여 법사를 베풀게 하였는데, 높은 예절로써 대우하였다.'-<세종실록>

이 부분이 신미대사 한글창제 주도설로 해석되는 부분이기는 하나, 지면 관계상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강력한 억불주의자 하연은 경남 진주 사람이다. 그러나 그와 그의 부인의 영정이 우리고장 청원군 현도면 우록리 문효영당에 존재하고 있다.

하연의 영정은 관복을 입은 전신교의좌상(全身交椅坐像)으로 가로 79㎝, 세로 134㎝이고, 부인 성산 이씨 영정 역시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정은 조선 인조 때 경남 합천 것을 이모(移模)해 왔으나, 그 정확한 내력은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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