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1.05.03 17:20: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독창적 그림읽기로 그림과 사귀기

교수대 위의 까치

진중권/휴머니스트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거나, 화첩을 통해 그림을 본다 해도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거나 작가의 의도를 상상해 보지는 않았다. 내가 느끼는 감성에 혼자 만족해하며 즐길 뿐 이였다. 그림 읽는 법을 소개해주는 많은 책을 읽을 때에도 이해는 되지 않았다. 예술품은 작가가 어떤 의미로 만들었나 보다는 감상자의 소감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며 스스로 위안 삼았다. 그래서였는지는 몰라도 그림은 참 어렵다. 옆에 두고 친구처럼 의지하고 속내를 보이고 싶어도 만날 때마다 처음 만난 사람인양 낯설어 얼굴 붉히고 서먹해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여타의 그림을 설명해주는 다른 책과는 달리 그림 선정 자체도 저자인 진중권의 마음을 사로잡은 열두 점의 그림을 선택하더니 자신만의 해석으로 작품 감상을 풀어 놓았다. 그러면서 그림에 대하여 롤랑 바르트의 사진의 의미를 접목 시킨다. 해석의 일반성을 의미하는 "스투디움"과 혼자만이 느끼는 개별적인 효과 "푼크툼"을 이야기 하면서 작품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과 감성이 무엇보다 그림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저자는 각각의 그림에 대하여 보편적인 해석보다는 자신의 견해에 대하여 풀어 놓는다.

이제 나는 그림을 마주할 때 조금 자신감 있게 다가설 작정이다. 나만의 느낌으로 이야기를 건낼 것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그림과 이야기 하다 보면 언젠가는 작가의 의도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혹은 알 수 없다 한들 크게 개의치는 않을 것이다. 나의 푼크툼으로 그림이 좋으면 그 뿐이다. 내게 그림과 쉽게 사귀기는 법을 알려준 이 책은 어쩌면 그림과 친구하기 교본서 인 것이다.

씁쓸한 맛을 봐야 단맛도 안다

생강

천운영/창비

새콤한 김장 김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뱉고 싶다고 느낀 다면 단연, 생강을 씹은 것이다. 입맛이 사라지고, 꼭 생강을 이렇게 넣어야 했나하며 엄마를 원망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난 생강이 참 싫다. 당최 냄새도, 맛도 익숙해지질 않는다. 칼칼해진 목에 생강차가 그렇게 좋다고 한들, 나는 알싸한 향기가 나면 코를 막는다.

이렇게 생강은 친해질 수 없는 존재인데, 천운영작가가 이 제목을 가지고 찾아왔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소재로 삼았다 한다. 그가 11년 동안 집 천장에 갇혀 송장처럼 살았다라는 말을 바탕으로 쓰여 진 이 책은 전기고문으로 소위 빨갱이들을 일망타진하며 애국을 하던 아버지가 어느 순간 다락방으로 숨어들었다. 아버지의 딸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버지는 애국자이며, 자랑스러운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민주화 물결이 요동치는 대학가에서 첫사랑에게서 아버지는 악마라는 소리를 들은 딸은 깨닫는다. 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는지 말이다. 그렇게 딸은 세상을, 진실을 알아간다. 그리고 이 사회에 없는 듯이 살며 아버지가 낸 생채기를 보듬는다.

천운영은 이 작품을 쓰면서, 다락방에 숨어든 자에게 잡혀 먹힐까봐, 그를 죽일까봐 또는 그를 위해 변명을 늘어놓을까봐 겁이 났다고 한다. 책장을 덮은 나도 어쩌면 그도 이런 사회에 태어나서 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하며 나름 변명거리를 만들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다른 일을 했다면 딸에게 밝은 미래를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 나는 이미 생각 한 조각을 먹어버린 것이다. 씁쓸하다고 뱉을 수도 없고, 혀에 밴 맛까지 닦아낼 수도 없다. 이제 나는 달콤한 맛을 제대로 느낄 차례다. 딸에게도 다락방 악마에게도 희망을 빛을 주고 싶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