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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02 10:22: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실록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생 이름이 등장한다. 장중경(掌中輕), 세류지(細柳枝), 내한매(耐寒梅), 일타련(一朶蓮), 적선아(謫仙兒), 계궁선(桂宮仙), 승양비(勝楊妃).

장중경은 손바닥 안에서 춤을 출 정도로 가려리다, 세류지는 버들가지처럼 하늘거리는 허리, 내한매는 추운 겨울을 견뎌낸 매화, 일타련은 진흙속의 한 송이 연꽃, 적선아는 죄를 지어 인간세계로 귀양온 선녀, 계궁선은 달나라 궁궐에 사는 선녀를 각각 일컫고 있다.

여러 기생 이름중 압권은 아무래도 승양비(勝楊妃)인 것처럼 보인다. 미모로 양귀비를 뺨친다는 뜻이다. 기생과 관련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낸 왕은 연산군이었다. 그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건 말건 자기 욕심부터 채웠다. 여기에도 승양비, 내한매의 이름이 등장한다.

'기녀(妓女) 승양비(勝陽妃)·내한매(耐寒梅)는 자색(姿色)이 있었는데, 계성군(桂成君) 이순(李恂)이 가까이하는 바였으므로, 비록 감히 원(院)에 뽑아 들이지는 못하였으나, 왕이 자주 비밀히 불러다가 간음하였다.'-<연산군일기>

조선시대 기생 이름 중 영자, 순희 식으로 흔한 이름은 '홍일점'(紅一點) 또는 '일점홍'(一點紅)이었다. 두 단어는 같은 뜻으로, 글자 그대로 푸른 잎 가운데 핀 한 송이의 붉은 꽃을 의미한다. 비유하면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한 명의 여자 정도가 된다.

그러나 홍일점은 토산이 아닌 수입된 표현이다. 송대의 문장가이자 학자인 왕안석(王安石)은 영석류시(詠石榴詩)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온통 새파란 덤불 속에 핀 붉은 꽃 한 송이(萬綠叢中紅一點) /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봄의 색깔은 굳이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動人春色不須多)'.

조선초기 왕족 중에 기생 일점홍과 놀다가 혼쭐이 난 인물이 있다. 경녕군(敬寧君·?∼1458)이다. 그는 태종(이방원)의 제 1 서자로 2차 왕자의 난 때 공을 세웠다. 조선시대에는 왕족이라도 국상 중에 바람을 피우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가 이를 어겼던 모양이다. 사헌부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사헌부에서 계하기를, "경녕군 비가 일찍이 선지(宣旨)로 본정역이 된 기생 일점홍(一點紅)에게, 태종이 빈소에 계시던 처음부터, 여러 번 식량과 신물(信物)을 보냈고, 국상(國喪) 기간 내에 영인(伶人)을 광효전에 불러다 재우면서 가만히 서로 모의하여 일점홍을 집으로 불러다가…'-<세종실록>

결국 세종은 경녕군에 대해 궁궐출입 금지를 명령하나, 1년만에 바로 해제한다. 세종과 경녕군은 이복형제 사이였다. '경녕군(敬寧君) 이비에게 출입(出入)하는 것을 허가하고, 구사(驅史)를 돌려주도록 명하였다.'-<세종실록> 구사는 말부리는 하인을 말한다.

경녕군의 묘가 우리고장 충주시 주덕읍 사락리 음동 마을에 위치한다. 일설에는 세조가 집권하자 이곳으로 피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문헌으로는 관련 내용이 발견되지 않는다. 세조는 도리어 삼촌뻘인 그에게 후한 부의를 내린다.

'경녕군 이비가 졸하니, 조회와 저자를 3일 동안 정지하고, 부의(賻儀)로 쌀·콩 아울러 1백 석과 종이 2백 권, 정포 40필, 백저포 3필을 하사하였다.'-<세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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