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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읽기 - 민은숙(충북 괴산 동인초등학교 사서교사)

  • 웹출고시간2011.04.05 17:30: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배움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풀빛

표지를 보았을 때의 느낌이 지금도 기억난다. 둥그런 얼굴의 아저씨. 입고 있는 것은 청소부 옷 같다. 청록색 작업복과 솔, 사다리를 쥐고 있는 아저씨의 표정은 참 편안해 보인다. 아저씨의 딸기코는 귀엽기까지 하다.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 양복을 입은 멋진 아저씨가 아닌, 평범하고 소박한 청소부 아저씨가 이 책의 주인공인 것 같다. 이 아저씨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그것이 궁금했다.

책을 읽었다. 동화책이고, 내용이 얇으니 금방 읽었다. 하지만 읽고 난 뒤에 여운이 강하게 남는 이야기였다. 부자는 아니지만 현재에 만족하면서 예술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사는 아저씨가 너무나 부럽고 행복해 보인다. 평범한 아저씨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다. 별다른 사건도 내용도 없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물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행복'이 있다. 너무나 잔잔해서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일상의 '행복' 이야기다.

어린이보다는 반복되는 삶에 지친 어른을 위한 동화이다. 성취을 위한 공부가 아닌 내가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예술을 공부하는 아저씨가 부러운 이야기이다. 마지막까지도 아저씨는 자기가 행복한, 소박한 삶을 선택하기에 끝까지 행복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나도 그런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실천하고 노력해야겠다. '좀 더 일찍 책을 읽을 걸 그랬어.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놓친 것은 아니야.' 라는 아저씨의 말처럼.

'책벌레' 여우가 책 먹게된 사연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주니어 김영사

소금(인지 후추인지는 모르겠지만)을 맛있게 뿌리는 여우의 얼굴이 참 묘한 책이다. 너무너무 좋은 나머지 히죽~웃어서 음흉해 보이기까지 한 얼굴이라니. 여우 아저씨 표정 관리 좀 하셔야겠어요. 라고 여우 아저씨한테 말해 본다. 명색이 주인공인데.

영어 단어를 외울 때마다 사전을 찢어먹는다는 괴담 이야기도 있긴 했지만, 이처럼 책을 '먹는' 이야기는 처음인 것 같다. 소금과 후추도 쳐서 먹는다. 여러 가지의 책이 여러 가지의 맛이 난다는 발상이 재미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해봤음직한 상상 아닌가. 그 상상이 책 먹는 여우 아저씨를 통해 이루어졌다. 본의 아닌 다이어트로 인해 홀쭉해진 여우 아저씨라던가,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복면을 쓰고 강도가 되어 책을 훔쳐 집으로 와서는 신나게 책을 먹은 여우 아저씨라니(일곱 권밖에 먹지 못한 아저씨에게 잠시 위로를...). 도서관에서 기대했던 신간을 대출해서 집으로 왔던 내 모습이라던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대박! 책을 만나서 히죽거리면서(남들 앞에서는 절대 못 보이는 표정인데, 표지에서 그 표정을 보인 여우 아저씨는 참 대단하다.) 신나게 읽던 내 모습과 겹치는 책이다.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그런 책의 날에 아이와 함께 여우 아저씨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소금과 후추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맛있는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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