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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1.09 21:15:5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토정비결의 저자 토정 이지함(1517~1578)은 충북과도 적지 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토정은 기인의 이미지와 달리 이른바 명문가 출신이다. 북인의 영수였던 '이산해'가 그의 친조카다. 그리고 형은 이지번(李之蕃·?~1575)이다.

이지번, 지함 형제는 우정이 매우 돈독했다. 실록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아우 지함은 박학다식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본래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형 지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어려서 글을 배우지 않았었는데 그의 형 이지번의 권고를 받고 마침내 분발하여 학문에 주력하면서 밤을 새워 날이 밝도록 공부하곤 했다. 그리하여 경전을 모두 통달하고 온갖 사서(史書)와 제자백가의 책까지도 섭렵하였다.'-<선조수정실록>

수정실록은 실록이 편찬된 후 어떤 이유로 일부 내용을 고치는 것을 말한다. 선조와 경종대 등 2개의 수정실록이 존재한다. 이밖에 '개수실록'과 '보궐정오'라는 형식도 있다. 개수실록은 처음 부터 완전히 뜯어 고치는 것을, 보궐정오는 본래의 실록에서 잘못된 글자나 내용을 고친 뒤 부록처럼 붙이는 것을 말한다.

이지번의 호는 여러 개가 있다. 이중에는 구선(龜仙), 구옹(龜翁)이라는 호도 있다. 이때의 '龜'는 우리 고장 단양의 구담봉(龜潭峰)을 일컫는다. 이는 지번이 구담봉 주변에서 일정 기간 거주한 것을 의미한다. 지번이 구담으로 낙향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윤원형은 소윤의 영수로서 을사사화를 일으켰고, 그 결과 여러 유학자들이 희생됐다. 이런 윤형원이 아들 산해의 인물됨을 보고 아버지 이지번에게 사돈을 맺고자 했다. 그는 윤원형의 인간됨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단양 구담봉으로 피신을 겸한 낙향을 한다.

'아들 산해(山海)는 어릴 적에 신동으로 일컬어졌는데 윤원형이 자기의 딸을 아내로 삼아주려 하자, 지번이 즉시 벼슬을 버리고 아우 지함과 함께 단양의 구담 곁에 가 살면서 열심히 학문을 닦고 담박한 생활을 하며 만족스럽게 스스로를 즐기니, 사람들이 그를 구선(龜仙)이라 불렀다.'-<선조수정실록>

게서 만난 것이 퇴계 이황(李滉·1501~1570)이다. 둘은 바로 친구가 됐고 유교적 소양이 높았던 퇴계는 이지번에게 성리학 공부를 권유했다. 그리고 그를 청풍 군수직까지 오르게 한다.

'이황이 그와 벗하여 도학을 권면하였다. 금상 초년에 청풍 군수를 제수하여 옛날 은거하던 곳에서 가깝도록 하였는데, 이황이 강요하여 취임한 뒤 애쓰지 않고도 깨끗하게 잘 다스렸다.'-<선조수정실록>

조선시대 삼년상은 부모상 때만 존재했다. 그러나 조헌의 상소문을 보면 토정 이지함은 형 지번이 돌아갔을 때도 삼년상을 지냈다. 두 형제의 우정은 그만큼 깊었다.

'형 지번이 서울에서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보령에서 걸어 상경하면서 조금도 노고를 꺼리지 않았고, 형에게 스승의 도리가 있다 하여 삼년상을 치렀습니다.'-<선조수정실록>

이지번이 청풍을 떠난 후 현지에는 공덕비가 세워졌다는 기록이 있다. 또 풍수지리 대가답게 구담봉 부근에 묻어줄 것을 유언했다는 구전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흔적들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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