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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1.04 17:29:4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 전기에는 금화도감(禁火都監)이라는 곳에서 방화업무를 담당했다. 금화도감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인접한 가옥과 가옥 사이에 방화장(防火墻)을 쌓고, 또 요소마다 우물을 파 방화기기(防火器機) 등을 설치토록 하는 등의 행정적인 조치를 취했다.

조선시대에는 오늘날 소방대원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멸화군(滅火軍)이 존재했다. 이 조직에 대해서는 군인의 일부다, 아니다의 논란이 있으나 소방업무를 담당했던 것 만큼은 분명하다. 실록에 멸화군에 대한 표현으로 다음 내용이 나온다.

'불을 끄는 사목(事目)을 도총부·병조·공조·한성부에 내려 주었는데, 그 사목에 이르기를, "1. 문서가 있고 전곡(錢穀)이 있는 여러 관사는 방화장을 쌓을 것. 1. 불을 끄는 군사 50인을 정하여 도끼 20개, 철구(鐵鉤) 15개, 숙마긍(熟麻실사변+瓦) 5개를 주고, 종루에 올라가서 망을 보게 할 것(…)'-<세조실록>

본문 중 '철구'는 쇠로 만든 갈고리를 뜻한다. '숙마긍'은 국어사전에 등장하지 않으나 이때의 '긍'은 밧줄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황상 마를 질기게 꼰 밧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철구와 숙마긍만 생각해도 불끄는 장면이 절로 연상되고 있다.

이것 말고 본문 중에 '전곡(錢穀)이 있는 여러 관사는 방화장을 쌓을 것'이라는 표현이 보인다. 이중 '전곡' 할 때의 '곡'(穀)은 세금으로 걷은 곡식, 즉 세곡을 의미하고 있다. 당시 국가의 재정을 생각할 때 세곡은 무척 중요했다.

조선시대 때 세곡은 이른바 조창(漕倉)으로 모여져 바다나 내륙 물길을 경유해 한성의 경창(京倉)으로 집하됐다. 조선시대 전기인 태종~세조 때 충주에는 금천창(金遷倉)이라는 조창이 50여년간 존재한 적이 있다. 여기서도 화재가 자주 일어났던 모양이다.

'충주 금천창 10여 간이 불탔다.'-<태종실록> '충주의 금천창에 불이 났다. 임금이 전교하기를, "불이라는 것은 저절로 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고의로 불을 낸 자가 있을 것이니, 그 도의 관찰사로 하여금 추국해서 아뢰게 하라" 하였다.'-<세조실록>

화재가 자주 발생하자 김순명(金順命·1435~1487)이라는 인물이 세곡 수납처를 인근 가흥창으로 옮길 것을 건의한다. 본문에 등장하는 오도경차관은 수시로 특수임무를 띠고 각도에 파견되던 임식 벼슬직을 말한다. 대체로 3~5품관 사이에서 선출됐다.

'호조에서 5도경차관(五道敬差官) 김순명의 계본에 의거하여 아뢰기를, "충주 금천 신창의 조세를 수납는 곳을, 청컨대 가흥역리(可興驛里)에 옮기게 하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세조실록>

전회에 파도에 의한 해난 사고가 잦자, 경상도 세곡을 내륙 충주에 저장하기 위해 가흥창이라는 창고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가 있다. 당시 주인공은 충청도관찰사 이세응(李世應·1473∼1528)이었다. 그렇다면 금천창 기능이 인근 가흥창으로 옮겨진 것은 그 직후가 된다.

이와는 별개로 실록에는 김지(金漬)이라는 인물이 금천창의 면포와 종이를 슬쩍했다가 교형(絞刑)을 당했다는 기록도 등장한다. 충주 금천창은 국가 재정 운용상 그만큼 중요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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