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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21 16:26:4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는 과거 외에 유일(遺逸)이라는 제도를 통해 인재를 등용하기도 했다. 이는 초야에 묻혀 있는 선비를 시험없이 발탁하는 제도로, 학식과 인품을 갖추고 있는 이들이 대상이 됐다.

훈구와 사림파의 대결로 사화(士禍)가 자주 일어나면서 난세를 피해 초야에 은거하는 선비가 크게 늘어났다. 이에 명종은 인물난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유일을 통해 관료 일부를 임명했다. 그중에는 성제원(成悌元·1506년∼1559)이라는 인물도 포함돼 있다.

'정원에 전교하였다. "지금 청홍도 관찰사의 계본을 보니 공주에 사는 유학 성제원이 조행(操行)이 있다고 하니, 관직을 제수하라."'-<명종실록>

본문 중 '정원'은 지금이 청와대 격인 승정원을, '조행'은 태도와 행실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청홍도'(청주와 홍성)는 당시 충주에서 이홍윤 역모사건이 일어나 붙여진 행정명이다. 당시 유일이 조정의 큰 관심사였는지 사관(史官)이 이례적으로 성제원에 대한 인물평을 남겼다.

'성제원은 어려서부터 과거에 뜻을 두지 않았고, 날마다 스스로를 엄하게 다스렸으며 남 가르치기를 게을리하지 않은 사람이다. 천성이 효우(孝友)스러워 어머니의 삼년상을 한결같이 예제에 따랐고, 최질을 몸에서 벗지 않고 늘 입고 다녔으므로 이웃과 친척들이 모두 감복하였다.'-<명종실록>

본문 중 '체질'은 상중에 입는 옷, 즉 상복을 의미하고 있다. 성제원은 공주 사람이나 첫 발령지는 우리고장 보은이었다. 그에게 주어진 관직은 '보은현감'이었다. '이윤경을 형조 참의로, 박민헌을 사헌부 지평으로, 기대항을 홍문관 교리로, 성제원을 보은현감으로 삼았다.'-<명종실록>

성제원은 경험없이 곧바로 관료생활을 시작했지만 행정업무를 빼어나게 수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록은 '치평이 제일이었다'라고까지 쓰고 있다.

'제원은 사람됨이 세상 밖에 방랑하여 인간 세상을 하찮게 보는 뜻이 있었다. 스스로 술과 시에 취하고 노래하는 것을 흥취로 삼았고, 가슴속은 광달하여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았다. 나아가 보은현감이 되었을 때 정치에는 청렴 간결함을 숭상하고 교화를 급선무로 삼았으므로 치평(治平)이 제일이었다고 한다.'-<명종실록>

성제원은 그러나 관직생활을 오래 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이는 그의 애주가 스타일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앞과 비슷한 내용이 졸기에 또 다시 등장한다.

'전 보은현감 성제원이 졸(卒)하였다. 벼슬살이를 욕심없이 하면서 오직 술로써 즐기니, 교활한 아전은 위엄을 두려워하고 간사한 백성은 덕에 감복하였다.'-<명종실록> 대신 그의 곁에게는 '춘절'(春節)이라는 기생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공이 그 기생(춘철 지칭)에게 말하기를, "내가 너를 범하지 않았어도 사람들은 반드시 나와 관계가 있다 하고 너를 가까이 하지 않을 것이다. 너의 생계는 다만 이 종이에 달렸으니 이를 가지고 사람들에게 보이면 나를 잊지 않는 이가 너를 많이 도와 주리라" 하였다.'-<연려실기술>

본문중 '종이'는 그림을 의미한다. 생전의 성제원은 그림도 잘 그렸다. 따라서 기생 춘절에게 그림을 자주 건넨 것은 생계를 돕는 의미가 있었다. 그는 휴머니스트였다. 그의 위패가 보은 충현서원에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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