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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16 23:38:4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 세곡(稅穀) 운송은 사고가 적지 않았다. 특히 바닷길로의 수송은 거친 파도가 항상 문제가 됐다. 태종3년(1403)에 경상도에서 거둔 세곡을 싣고 남해안을 따라 운항하던 34척의 배가 거친 파도에 모두 침몰했다. 이날 사고로 1천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실록은 쓰고 있다. 조선시대 인구수를 감안하면 초대형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경상도의 조운선(漕運船) 34척이 해중(海中)에서 침몰되어, 죽은 사람이 대단히 많았다. 만호(萬戶)가 사람을 시켜 수색하니, 섬(島)에 의지하여 살아난 한 사람이 이를 보고 도망하였다. 쫓아가서 붙잡아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도망하여 머리를 깎고, 이 고생스러운 일에서 떠나려고 한다 " 하였다.'-<태종실록>

태종은 이날 "바람 기운이 대단히 심하여 행선(行船)할 날이 아닌데, 바람이 심한 것을 알면서 배를 출발시켰으니, 이것은 실로 백성을 몰아서 사지(死地)로 나가게 한 것이다"이라는 말로, 자신을 크게 책망했다. 그리고 해로가 아닌 육로로 운반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우대언(右代言) 이응(李膺)이 말하기를, "육로(陸路)로 운반하면 어려움이 더 심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육로로 운반하는 것의 어려움은 우마(牛馬)의 수고뿐이니,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태종실록>

이후 경상도 세곡은 문경 새재를 넘어 충주 가흥창으로 운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흥창에 창고시설이 존재하지 않으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야기됐다. 특히 세곡을 노린 도둑이 들끓었다. 그러나 창고를 바로 세우지 못한 이유도 있었다.

'실상 양곡을 저장하는 간살(間架)도 없이 강변 언덕에 노적(露積)하였었으므로 깔고 덮는 비용에 백성의 힘이 크게 곤핍하였다. 또 도둑 맞기가 쉬워 주야로 감수(監守)하여도 능히 모실(耗失)의 우환을 막지 못하여 조정의 논의도 창고를 지으려고 한 것이 여러 번이었으나, 곁에 사는 사람들이 해마다 노적하는 도구로 후한 이익을 보아 백방으로 저지하여 필경 행하지 못하였던 것이다.'-<연려실기술>

충주 가흥창 문제를 해결한 인물은 당시 충청도관찰사였던 이세응(李世應·1473∼1528)이었다. 그는 같은 시기 경상도관찰사로 와 있던 김안국(金安國·1478~1543)과 이 문제를 논의, 남한강변에 수납용 창고를 신축했다.

'이세응이 충청 감사가 됨에 경상감사 김안국과 함께 (…) 창고를 설치하는 편리와 설치하지 않는 해를 조목조목 열거하여 즉각 계문하여 윤허를 얻고, 일이 천연되거나 혹 중지함이 있을까 염려하여 여러 고을을 독려하여 기한을 정하고 건축함으로써 드디어 만세의 이(利)가 되게 하였다.'-<연려실기술>

이세응은 이후 평안도관찰사로 나갔다가 과로로 숨을 거뒀다. 생전에 효성이 뛰어나고 청렴결백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가 순직하자 친구 이행(李荇·1478∼1534)이 시를 바쳤다.

'운명이로다 이 사람이여(命矣斯人) / 공의 상여가 돌아와서(靈·載返) / 이 성문 앞에서 멈춰 섰도다(阻玆城·) / 한 번 곡하고 영결하노니(一哭永訣) / 나의 심정 어이 다 말하랴(我懷曷陳)-<용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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