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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12 23:36: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송자대전 (宋子大典)은 송시열의 시와 각종 글을 모아놓은 시문집으로 1787년에 간행됐다. 송자대전도 사화(士禍)의 피해상을 사례를 들어 언급하고 있다.

'사화(士禍)가 너무나 혹독하였습니다. 때문에 성수침은 기묘사화가 있을 줄 알고 성시(城市)에 숨었으며, 성운(成運)은 아우의 상을 당하여 슬픔을 안은 채 보은(報恩)에 숨었으며…'-<송자대전>

본문 중에 성운(1497∼1579)이라는 인물이 보인다. 송자대전은 성운의 은둔 이유를 '아우의 상'을 거론하고 있으나 또 다른 사료는 '형이 을사사화 때 화를 입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성운 지칭)은 나면서 아름다운 자질이 있었고 일찍이 세속의 그물을 벗어났다. 그 형 우(禹)가 을사사화에 비명으로 죽으니, 이로부터 더욱 세상에 뜻이 없고 속리산에 은거하였다. 시가 그 인품과 같아서 한가롭고 아담하여 서호처사(西胡處士)의 운치가 있으니…'-<연려실기술>"

따라서 내용은 다소 엇갈리나 형제 중에 사화 피해자가 나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성운의 보은 은거는 유유자적 그 자체였다. 특히 이동 수단으로 맹사성처럼 소를 즐겨탔던 모양이다. 맹사성은 소를 타고 피리를 즐겨 불었다. 반면 성운은 소를 타고 가서 거문고를 즐겨 뜯었다.

'성운은 산림에 고요히 살며 분요한 세상을 사절한지 40여 년이었다. 집에서 두어 마장 떨어진 곳에 산수가 좋은 곳이 있어서 작은 집을 그 사이에 짓고 한가한 날이면 소를 타고 가서 쓸쓸히 홀로 앉아 가끔 거문고를 두어 곡타며 자적(自適)할 뿐이었다.'-<석담일기>

성운이 마냥 은둔만은 고집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유고 시문집인 대곡집(大谷集)을 보면 다른 지역 문인과 시를 자주 주고 받았다. 그중에는 남명학으로 잘 알려진 조식(曺植·1501~1572)도 있다. 다음은 조식에게 보낸 한시 한 수다.

'높은 기러기 날개 치며 남쪽 향해 날아가니(冥鴻矯翼向南飛) / 때는 바야흐로 가을 바람 낙엽질 때라(正値秋風木落時) / 땅에 가득한 벼와 기장을 닭과 오리는 쫓아다니지만(滿地稻梁鷄鶩豚) / 푸른 하늘 구름 밖에서 스스로 기심을 잊네(碧天雲外自忘機)'-<해동잡록>

그는 선고(先考), 즉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소를 찾아 시를 남기기도 했다.

초옥(草屋)은 바람기운 품고(草屋含風氣) / 찬 귀뚜라미 울어서 쉬지 않네(寒·咽未休) / 은하는 하늘에 담담한데(星河天淡淡) / 다듬이 방망이는 온 밤을 울려 오네(砧杵夜悠悠) /…/'-<해동잡록>

선조는 성운의 인품을 높이 사 입궐을 여러번 권유했지만 그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 선조는 그런 그가 83살 나이로 속리산 자락에서 죽자 극히 이례적으로 제문(祭文)을 하달했다.

'저 속리산(俗離山)을 바라보니 산은 높고 물은 깊어 군자가 사는 곳이다. (…) 멀리서 보잘것없는 제수를 보내어 제를 올리지만 이것을 어찌 보답하는 나의 정성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영령(英靈)은 모르지 않을 것이니 내려와 한번 흠향하길 바란다."

영혼이 있으면 한번 내려와 제물을 받아 먹어보라는 뜻이다. 성운 묘소와 묘갈은 보은읍 성족리 산 35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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