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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2.05 17:53:3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흔히 조광조, 정광필, 안당, 이장곤, 김정, 김식, 기준, 신명인 등을 기묘사화의 희생자들이라고 해서 기묘팔현(己卯八賢)이라고 일컫고 있다. 이중 조광조, 안당, 김정, 김식, 기준 등은 처형이나 자살 등에 의해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팔현 중에도 충북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 적지 않다. 김정, 김식 등은 각각 우리고장 보은, 청풍인이고 정광필은 충남 회덕 사람이다. 신명인(申命仁·1492∼?)은 적어도 사료상으로는 충북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자살한 김식(金湜)의 시신을 맞은 사람이 신명인이라고 전회에 밝힌 바 있다. 그는 김식의 수제자였다.

'경진년에 김식이 화에 걸려 죽자 그 시체를 영남으로부터 운반하여 올라오는데, 김식의 부인 이씨가 충주(忠州)로 가서 시체를 맞아 염습하고 관에 넣어서 임시로 그곳에 매장하였다.'-<기묘록보유>

'공(신명인)은 멀리서도 시체가 충주에 도착하는 날짜를 헤아리더니 감개하고 애도하여 마침내 송옥(宋玉)을 조상하는 글을 지어 대성(大成·김식 지칭)의 부득이한 뜻을 밝히고…'-<〃>

본문 중 '송옥'(宋玉·BC ?~BC ?)은 중국 고대 문장가로, 충성을 의심받아 쫓겨나는 신하의 심정을 가을의 서글픔에 많이 비유했다. 따라서 신명인을 언급한 글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더러 등장한다.

'송옥을 조상하는 글에 애달프다, 송옥이 가을을 슬퍼함이여. 그 까닭을 생각해 보니, 그것은 가을에 대한 슬픔의 처절함이 아니라 그 스승에 대하여 품은 시름이었다.'-<기묘록보유>
 
신명인은 이후로는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 대신 전원에서 창작생활에 몰두한다. 산인(山人), 즉 중 월간(月澗)이라는 인물이 그에게 시를 부탁했던 모양이다. 그러자 그는 즉석에서 다음의 시를 지었다.

'소나무 창은 적막하여 해 저물기 더디고(松窓岑寂日西遲) / 세상길의 풍파는 절로 알지 못하네( 世路風波不自知) / 한 골짜기 맑은 시내 소리 귀에 울어 지나고(一壑淸川鳴歷耳) / 부들방석에 달이 밝을 때까지 앉았노라(蒲團坐到月明時)'-<해동잡록>

월간이 이 시를 유배 중에 있는 김정에게 보여줬다. 그러자 김정은 이 시를 높이 평가, 다음과 같은 답시를 남긴 것으로 사료는 적고 있다. 이때 김정은 절명시를 남기기 전이다.
 
'문장으론 당세에 응당 비길 이 없으리(文章當世定無前) / 고귀함을 믿고 어진 이를 공경하지 않는 것이 부끄럽네(挾遺還羞不下賢) / 고구의 재명으로 가진만을 알았으니(蠱九才名知可鎭) / 필경은 우물에서 하늘 본 것 사과할 것일세(會須謝也井觀天)'-<기묘록보유>
 
본문 중 '가진'은 우리고장 보은에서 은거한 최수성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부분은 '최수성만 문재(文才)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우물에서 하늘을 본 것으로, 미안하다' 정도의 뜻을 지니고 있다. 안로는 기묘록보유 신명인전(申命仁傳)에서 스승 김식과 그 제자 신명인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아, 선생의 슬퍼하고 답답함이여, 어찌 그 심정이 다른 데 있었으랴(…) 슬프도다. 원유(遠遊)의 애절한 충혼(忠魂)이여. 가을 하늘의 푸르고 아득함을 향하네. 옛사람의 슬픔을 오직 쓰르라미의 울음소리에 부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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