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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1.07 17:42:0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상사였던 남곤이 북경에서 병을 얻어 거의 위태하였는데, 공이 애써 약으로 구료(救療)하였다. 서장관 한충이 공에게 귀엣말로, "저놈이 반드시 사류(士流)를 적지(赤地)로 만들 것이오" 하였다. 공은 정색하고 말리면서 오히려 보호하기를 더하였다'.--<기묘록보유>

전회에 등장했던 내용으로, 본문 중 '공'은 이자(李 耕의 井대신 子·1480~1533)이다. 정황상 이때 두 가지 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째, 남곤이 병을 얻어 위험에 빠지자 이자가 정성어린 간호를 했다. 둘째, 사림파인 한충이 욕설을 써가며 훈구파인 남곤을 비난했다.

북경에서 일어났던 이때의 일은 두 사람 개인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한충은 이때 남곤과 맺은 악연으로 결국 35살 젊은 나이에 석연치 않은 옥사를 당한다고 전회에 밝힌 바 있다. 당시 사람들은 석연치 않은 죽음에 남곤이 관여된 것으로 의심했다.

'장차 심리하려던 밤에 옥중에서 죽었는데, 음경(陰莖)이 한 자 넘게 빠져나와 있었다. 액살(縊殺·목졸려 죽음)당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기묘록보유>

기묘록보유(己卯錄補遺)는 안로(安王+路)가 편찬한 필사본으로, 기묘사화 때 화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또 다른 당사자였던 이자는 이때 맺은 남곤과의 인연이 선의적으로 작용, 목숨을 잃지 않게 된다. 1519년(중종 14) 기묘사화가 발생했다. 조광조는 능주(綾州·지금의 전남 화순)로 귀양가서 한달만에 사사되고, 김정(金淨) ·기준 ·한충 ·김식 등은 귀양갔다가 사형되었다.

김구 등 수십명도 역시 유배되고, 이들을 두둔했거나 친분이 있던 김안국(金安國) ·이자 등은 파직되었다. 평소 이자는 등 사림파에 동조하는 발언을 자주 했다. 따라서 이자의 파직은 당시 정황으로 보면 이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었다. 그 뒤에는 남곤의 배려가 있었다.

'북문(北門) 신무문(神武門)의 화(禍)가 일어나서, 조정암(趙靜庵)ㆍ김충암(金·菴) 제공(諸公)과 같이 옥에 갇히게 되었으나 대신이 구원하여 최후에 석방되었는데, 남곤이 연경(燕京)에서 병구완 받은 것을 잊지 않은 데에 힘입은 것이었다'.-<기묘록보유>

본문에 등장하는 신무문은 경복궁 4개 문중 북쪽문을 일컫고 있다. 조선의 법궁인 경북궁에는 동쪽 건춘문, 서쪽 영추문, 남쪽 광화문, 북쪽 신무문 등이 존재했다. 당시 공조판서 김전, 예조판서 남곤, 우찬성 이장곤, 호조판서 고형산, 심정 등이 밀의하여 밤에 신무문(神武門)을 통하여 비밀리에 왕을 만나 조광조 일파가 당파를 조직, 조정을 문란하게 하고 있다고 탄핵한 바 있다.

파직된 이자는 수주팔봉으로 유명한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로 낙향했다. 그는 이곳에서 독서와 시문 등으로 소일했다. 그리고 가끔 음성 생극도 오가며 김세필 등과 학문을 토론하며 여생을 마쳤다.

'음성에서 달천 상류 토계(兎溪)로 옮겨 살았는데 산이 깊고 물이 더욱 맑은데 인적은 쓸은 듯이 없으며 물가의 새, 숲 속의 짐승이 다니면서도 놀라지 않았다'.-<해동잡록>

수주팔봉 인근에는 그의 위패를 봉안한 팔봉서원이 선조 15년(1582)에 세워졌다. 그의 유언은 주자가례를 실천하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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