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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1.02 14:06: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명쾌하게 정의가 무엇인지 답하기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김영사

나는 살인자에 쫓기고 있는 친구를 숨겨주고 있다. 살인자가 찾아왔다. 나는 살인자에게 무엇이라 답해야 정의로운 걸까· "친구는 우리 집에 있지 않아요!", 라는 대답은 칸트의 이론으로 설명하면 정의롭지 못한 대답이다.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칸트는 선의의 거짓말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정의를 지키기 위해 사실대로 말했다면, 친구는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도덕적 딜레마를 느낄 것이다. 정의로운 삶을 사느냐와 친구의 목숨을 저울질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많은 예시를 제시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도덕적 정의를 무참히 깨버린다. 내가 선택했던 도덕적 정의는 논리적으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매 순간 일관성 없이 감정에 치우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외치는 정의란 무엇인가· 우리의 행동에 명확한 근거를 댈 수는 있는 것일까?

이 책을 읽은 후에야 혼란스러워도 정의라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고, 사고하고, 이야기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암묵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라 여기는 사안들에는 소수자들의 인권이 묵살되고, 힘 있는 자의 논리에 치우치게 되고, 자유경제 논리에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받고 있기 때문에 정의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각도로 이해하고 질문을 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논리에 입각한 공리주의적 사고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워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하여 고민한다.

우연한 죽음은 없다!

설계자들

김언수/문학동네

책을 읽다 보면 숨겨두고 싶은 작가가 있다. 나만 알고 내 방에 앉아 키득거리며 혼자만 느꼈으면 하는 작가와 작품들. 김언수라는 작가가 그랬다. 담백하고 깔끔한 문장, 예상할 수 없는 전개 그리고 처음 접하는 소재들로 가득 찬 그의 작품들은 더욱 꽁꽁 숨겨두고 내 놓고 싶지 않게 만든다. 『설계자들』무엇을 설계한다는 말인가. "어서오세요. 고객님. 어떻게 죽여드릴까요·"라는 표지의 문장이 눈에 띄인다. 이 책은 죽음을 설계하는 그들의 이야기 인 것이다.

설계자들의 설계에 맞게 일을 대행하는 킬러인 래생(來生)은 설계에 대한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으며, 그들을 궁금해 하지도 않는 충직한 킬러다. 그의 동료인 추와 정인의 죽음과 죽음의 칼날이 본인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시점부터 그는 의자에 앉아 지시하는 자들을 알고 싶어 한다. 왜 그들은 사람을 죽여야 하며, 누군가의 설계된 것에 의해 조종되어야 하는 가를 반문하며 해답을 찾아간다.

이 책은 내가 컨베이어 밸트에서 양산되는 물건 중에 포장단계 쯤 진행되는 삶을 사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누구의 의지에 의해서 들어왔건 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뛰어내릴 수가 없다.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는 삶인양 고민하지도 않는다 "도망을 가는 것도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거야...."라고 래생에게 말해주는 너구리 영감의 말처럼 나는 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도망가 내 인생을 새로이 설계한다. 나를 위한 맞춤식 설계를.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모두가 그러기를 바란다. 누군가를 위해 살고, 짜맞추어진 시스템이 아닌 자기만의 삶을 설계하기를..

하은아/충북학생문화원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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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