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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1.02 19:45: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사극을 보면 죄인이 머리를 풀어 헤치고 소달구지 우리에 갖힌 채 압송되는 장면이 더러 나온다. 이는 죄인이 유배를 떠나는 장면이 아니라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이다. 이때의 소달구지를 함거(檻車)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수군통제사에서 파직된 후 서울로 압송될 때 이 함거가 사용됐다.

전회에 연산군의 생모 윤씨에게 사약을 전달한 관료가 이세좌(당시 형방승지·정3품)라고 밝힌 바 있다. 그에게 이같은 우연은 장차 가혹으로 다가왔다. 그 이전에 이미 이세좌는 연산군과 악연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궁중연회 때 어의(御衣), 즉 연산군 옷자락에 술을 엎지른 죄(?)로 남녘 무안으로 유배를 떠나야 했다. 다음은 인정전의 궁중연회 후 연산군이 곱씹어 하는 말이다. 그날 어떤 대신은 취기에 기녀에게 과일도 던졌던 모양이다.

"이계동(李季仝)이 과일을 던져 기생을 희롱한 것도 대간이 오히려 탄핵하였는데, 이세좌(李世佐)는 하사하는 술을 엎질렀으니 이는 교만 방종하여 그런 것이니, 계동의 일보다도 공손스럽지 못함이 더욱 심하다. 그런데, 지금 조정에서나 대간이 한 사람도 말하는 자가 없으니…'-<연산군일기>

이세좌의 아들 중에 수정(守貞·1477~1504)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가 아버지 귀양길을 함께 따라 나섰던 모양이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다소 이상하나, 당시 고위 관료들은 말을 타거나 노비를 동행하기도 했다. 틈을 엿보고 있던 연산군이 이 부분을 꼬투리로 삼았다.

'주서 이희보를 보내어 이세좌의 귀양길을 엿보게 하였는데, 희보가 돌아와서 아뢰기를, "신이 용진으로 달려가니, 한 사람이 초라한 차림으로 가는 것이 보였는데, 가 보니 세좌였고, 따라가는 사람은 그 아들 이수정과 손자 두 사람 뿐이요…'-<연산군일기>

연산군은 관행을 애써 외면하고 유배 동행인 이수정을 문제삼았다. 죄목은 지금 식으로 표현하면 '근무지 무단이탈' 쯤이 된다.

'의금부에서 아뢰기를, "이수정이 관직을 제 마음대로 떠났으니, 율(律)이 태 40대에 해당됩니다" 하니, 전교하기를, "정리로 말한다면, 남의 자식된 심정에 배소까지 가더라도 또한 상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 관직에 있는 이상 제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것이다" 하였다'.-<연산군일기>

이후 이세좌는 거제도로 이배되던 중 자살 명령을 받고 목매어 자결했다. 그리고 연좌법에 따라 수원(守元)·수형(守亨)·수정(守貞)·수의(守義) 등 4명의 아들도 교수형에 처해졌다.

연산군의 광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수정에게는 세걸(世傑)이라는 숙부가 있었다. 즉 세좌의 동생이다. 그는 연산군도 알고 있었던, 적선아(謫仙兒)라는 흥청(기생)을 데리고 논 것이 이유가 돼 참형됐다.

당시 사관에 이에 대해 '왕이 이씨종친이 강성한 것을 근심하여 모두 없애 종자도 남기지 않으려 하였다'고 실록에 적었다. 시대의 불운아 이수정은 우리고장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그가 문과급제 후 처음 나간 외직이 영춘현감이었다. 영춘은 지금은 면이나 1413년(태종 13) 현이 설치된 후 계속 현·군의 지위를 유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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