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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0.05 17:36: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 법률 제정은 검상조례사( 檢詳條例司)라는 곳에서 전담했다. 조선 최초의 법전인 경제육전(經濟六典·태조 6년)도 검상조례사에서 편찬했다. 그 책임자를 검상(檢詳)이라고 불렀다. 검상은 비록 정5품의 관직이었지만 의정부의 모든 실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상피법이 적용되는 등 이조전랑과 함께 요직 중의 요직으로 인식됐다.

1455년 수양대군이 보위에 오르면서 첫 검상으로 임명한 인물이 이극감(李克堪·1427∼1465)이다. 그는 시와 서에 모두 밝았다. 다음은 세조 등극에 도움을 준 인물들에게 내린 공신 교서의 내용이다. 본문 중의 '경'은 이극감을 말한다. '생각건대, 경은 시·서의 명가(名家)에 대대로 높은 벼슬을 지낸 후예로서, 강개하여 경국제세하려는 뜻이 있었고 마음이 활달하여 조그만 일에 얽매이지 않는 재주가 있었다'.-<세조실록>

동문선(東文選)은 조선 성종 때 왕명을 받아, 양성지· 서거정 등이 우리나라 역대 명시를 책으로 엮은 시문집을 말한다. 이극감의 한시가 동문선에 비교적 많이 수록돼 있다.

'강가에 눈이 녹아 강물이 많아졌는데(江上雪消江水多) / 밤이 되어 들리는 죽지가 소리(夜來聞唱竹枝歌) / 그대와 이별한 뒤 무한한 생각(與君一別思何盡) / 천리의 봄 마음을 푸른 물결에 보내네(千里春心送碧波)'-<동문선>

'창업'과 '수성'은 당나라 정관정요(貞觀政要)에 나오는 표현이다. 이극감은 이 표현을 빌어 세조에게 명군이 될 것을 축원한다. 이는 이극감이 세조의 최측근의 한 명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창업(創業)이 힘든다고 하나 / 소신은 수성(守成)이 어렵다고 이릅니다 / 원컨대 고이고이 끝까지 보전하시어 / 변방의 우격(羽檄)을 한가롭게 하소서'-<세조실록> 본문중 '우격'은 국가가 위급할 때 발하던 격문을 의미한다.

이극감의 아버지는 광주가 본관인 인손(仁孫·1395~1463)으로, 벼슬이 우의정까지 올랐다. 그는 이극배, 이극감, 이극증, 이극돈, 이극균 등 5명의 아들을 뒀고, 이들 중에 2정승 3당상관(장관급)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명가를 이뤘다. 그러나 연산군대 두차례 사화를 겪으며, 오랜 기간 중인의 길을 걷게 된다.

무오사화를 말할 때 유자광과 함께 이극돈의 이름이 고자질 라인에 등장한다. 그러나 엄밀히 얘기하면 당시 사관이었던 그는 무오사화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사화 직후 유자광의 보고를 다시 상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되레 파직당한다.

이극감의 맏아들은 세좌(世佐·1445∼1504)이다. 인수대비가 며느리 폐비윤씨(연산군 생모)에게 사약을 내렸고, 이때 사약을 전달한 인물이 이세좌다. 연산군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그는 거제도로 유배지를 옮기던 중 곤양군(지금의 경남 사천) 양포역에 이르러 자살 명령을 받고 스스로 목을 매야 했다.

이극감의 후손들은 이후 중인으로 전락, 호구지책을 위해 주로 약업(藥業)에 종사하게 된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한때 '전국민의 상비약'으로 불렀던 '이명래 고약'이다. 작고한 이명래(1890~1952)는 본관이 광주다. 이극감은 우리고장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의 묘가 충주시 동량면 대전리에, 사당 광성사는 괴산 불정면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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