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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9.02 21:43: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는 크게 양안(量案), 공안(貢案), 횡간(橫看), 향안(鄕案), 입안(立案), 선원록(璿源錄), 청금록(靑衿錄) 등의 명부가 존재했다. 이중 공안과 횡간은 공물, 즉 약재, 과일, 광물, 인삼, 말 등 각 지방의 토산물 수취제도와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 조선시대 공물은 먼저 지출 내용을 정한 후 그 목록에 맞게 농민들에게 관련 공물을 징수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공안은 재정세입표, 횡간은 재정세출표를 일컫는다. 바로 전자를 횡간, 후자를 공안이라고 불렀다. 횡간의 사전적인 뜻은 가로로 그은 줄 안에 적은 표(表) 정도를 의미하고 있다.

횡간제도는 조선 개국과 함께 동시에 정착되지는 않았다. 이를 뿌리내리게 한 인물이 이극증(李克增·1431∼1494)이다. 그는 물자 절약을 하고, 또 국가 경비지출을 절감하기 위해 세조때 선보인 횡간제도를 철저히 준수했다. 이런 모습이 몸에 익지 않았는지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온다.

'성종조(成宗朝)에 이극증이 오랫동안 호조의 일을 맡아 보면서 경비를 줄이고 비로소 횡간법(橫看法)을 세우니, 사람들이 많이 원망하였다. 윤사흔(尹士昕)이 말하기를, "나는 극증(克增)이 사람의 눈 하나까지 줄일까 두렵다" 하였다'.-<연려실기술>

그러나 그의 진심이 차차 알려지고, 행정력이 침투되기 시작하면서 횡간법은 조정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사관이 이 부분을 이례적으로 호평하고 있다. 다음 내용중 등장하는 '쇄설'은 자질구레한 부스러기, '조도'는 정도에 맞는 일처리 등을 의미하고 있다.

'경인년에 자헌대부 이조판서로 임명되었는데, 국가 경비에 대한 규제가 없었으므로 이극증이 명(命)을 받고는 식례(式例)를 찬정하였다. 횡간(橫看)이나 쇄설한 사항도 반드시 그의 손을 거쳐서 작정(酌定)되었으니, 비록 까다롭고 잗단 데서 손상'되기는 하였으나 조도(調度)는 그것을 힘입어 어긋나지 않았다'.-<성종실록>

성종에게 있어 이런 이극증이 예쁘지 않을리가 없었을 것이다. 총애하는 모습이 여러 군데서 읽혀진다. 탄핵 사유가 되는 행동이 여러번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허! 웃음 정도로 넘어간다.

'이극증은 대취(大醉)하여 손뼉을 치며 몸을 으쓱거렸고,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려고 한 것이 여러 번이었다. (…) 술자리가 파하고 임금이 대주정(大晝停)에 이르자, 지평(持平) 권빈이 아뢰기를, "이극증이 배 안에서 술에 취하여 실례(失禮)하였사오니, 청컨대 국문(鞫問)하소서"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취한 사람을 죄줄 수 없다" 하였다'.-<성종실록>

대주정은 임금이 행차를 하는 도중에 잠깐 머물러서 낮수라(점심)를 드는 곳을 말한다. 당시 사관은 이극증이 졸하자 그를 '관청의 일을 집안일 같이 했다'고 평했다.

'사신은 논한다. 이극중(李克增)은 품성이 곧고 진실하여 번화한 것을 좋아하지 않고, 공무(公務) 받들기를 부지런히 하고 조심스럽게 하며 관청의 일 처리하기를 집안 일과 같이 하였다'.- <성종실록>

이극증은 우리고장과 인연을 맺고 있다. 괴산군 불정면 탑촌리에 그의 위패가 봉안된 사당 광천사(廣川祠)가 위치한다. 그는 광주이씨 광천부원군파의 종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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