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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7.12 18:29: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고려후기 문신으로 이정(李挺·1297∼1361)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특히 공민왕의 각별한 총애를 입어 내불당 짓는 일을 감독했고, 친제어필 '탄상하교문(嘆賞下敎文)'을 하사받기도 했다. 공민왕은 송설체(일명 조맹부체)를 잘 쓴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네명의 아들을 두었다. 1남은 유신(由信), 2남은 거인(居仁·?~1402), 3남은 거의(居義), 4남은 거이(居易·1348~1412)다. 이들 4명의 형제는 여말선초라는 격변기 만큼이나 각기 다른 인생항로를 걷는다.

1남 유신은 고려가 망하자 두문동에 들어갔고, 임종을 앞두고 두 아들 덕윤, 부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문중야사는 쓰고 있다. "나라는 망친 것은 그 책임이 누대에 벼슬한 집에 있다. 내가 충성심이 부족하여 이 지경이 되었으니 이 죄를 면할 길이 없다".

2남 거인은 공양왕 때 김저 옥사사건에 연루돼 유배된다. 이 사건은 전회에 소개한 바와 같이 최영의 생질인 김저(金佇·?~1389)가 이성계를 제거하려다가 사전에 발각돼 옥사한 사건을 말한다. 거인은 처음에는 지조를 지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배에서 풀려난 뒤로는 이성계에게 적극 협조한다.

3남 거의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다만 공조전서에 올랐다고 사서는 밝히고 있다. 이는 정3품의 벼슬로, 지금의 장관직에 해당한다. 4남 거이는 전회에 상세히 소개한 바 있다. 왕자의 난과 태종직위 직후 정사·좌명공신에 올랐으나 사병혁파에 반대하다 유배를 갔다.

진천읍과 문백면 일대에 청주이씨 세거지가 위치한다. 언급한 인물들이 모두 청주이씨 후손으로, 고려 개국공신 이능희(李能希)를 시조로 모신다. 그러나 진천, 문백 일대에 이들 4형제의 묘가 모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유독 이정, 이거이, 이거이 후손의 묘만 존재한다.

이거이의 두 아들인 이저와 이백강이 어떤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저는 태조의 맏딸 경신공주, 이백강은 태종의 맏딸 정순공주와 결혼했다. 가문이 피어나자 이저가 할아버지 이정에게 시호를 내려 줄 것을 요청한다. 이정이 죽은지 40여년 후의 일로, 가문의 적통을 가져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저(李佇)가 그 할아비 정(挺)을 위하여 시호를 청하니, 임금이 예조에 명하고, 또 말하기를, "정(挺)은 선비이니, 마땅히 '문(文)' 자(字)로 시호를 주어야 한다" 하였다. 사간원에서 상소하였는데, 그 대략은 이러하였다. "지금 이정이 죽은 지가 이미 오래고, 또 전대의 신하이며, 벼슬이 형부 상서(刑部尙書)에 그치었으니, 지금 추증하고자 하는 것은 예전 제도에 합하지 않았습니다"'.-<태종실록>

결국 이정에게는 '문간'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그러나 억지춘향적인 면이 있다. 역시 세간의 평은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저(佇)가 다시 임금께 칭하여 문간(文簡)으로 시호를 얻으니, 사람들이 그르게 여기었다'.-<태종실록>

이정의 묘와 묘표석(충북도기념물 제 94호)은 진천 문백, 이거이의 묘(〃 제 95호)는 진천읍, 이저의 묘는 진천서 가까운 용인, 이백강의 묘는 용인서 또 가까운 남양주에 각각 위치한다. 그러나 이거이의 나머지 3형제 묘는 잘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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