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0.07.07 21:39:0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주

남녀평등으로 시대의 흐름이 바뀌면서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충북도내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다양한 삶과 지혜를 엿본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지난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대한민국의 산하제한 정책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표어들이다.

산하제한 정책이 실시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이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해 다양한 출산장려 정책을 내놓으며 아이 낳기 운동을 권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문제는 직종의 변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여 개의 조산원이 있다.

조산원은 아기를 낳을 때 산파 역할을 하는 조산사가 있는 곳이다. 요즘은 거의 사라진 직업으로 중세 유럽의 조산사들은 임신부와 산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오늘날 산부인과 의사에 버금가는 전문 직업인이었다.

현재 국내 임산부들의 99%이상이 병원에서 출산을 하고 있고 제왕절개 비율도 세계으뜸이라는 통계가 있다.

임산부의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는 출산 방법과 장소 등에 대한 선택권이 있어야 하지만 집 근처에 조산원이 없어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김수미 기자
전라남·북도와 충청남·북도를 통틀어 유일한 조산원이 청주시 상당구 내덕1동에 있다.

30여년 경력의 조산사인 엄순자(여·56·사진) 원장이 운영하는 '엄 조산원'이 그곳이다.

최근 조산원은 가정적인 환경에서 아기를 낳으려는 임산부들이 늘면서 또다시 각광받는 추세다.

이미 전국적으로 사라져버린 조산원이지만 서울과 경기, 부산 일원에서 명맥을 이어오면서 원정 출산을 준비하는 임산부들도 증가추세에 있다.

엄 조산원도 이용자의 대부분이 타 지역에서 원정 출산을 오는 산모들이다.

"간호사들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독립해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 되지 않는데 그 중에서 나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조산사예요. 조산사 일을 하면서 병원에서 아기를 받던 때와 달리 생명탄생의 신비도 느끼고 그러면서 이것이 천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지금까지 이 일을 하고 있어요"

엄 원장은 30여년 간 보조도 없이 혼자 아기를 받으면서 이 바닥에서는 정평이 난 베테랑 조산사다.

최근 조산원에서 르봐이예분만과 수중분만을 실시하면서 이용객의 발길도 늘었다.

다소 생소한 '르봐이예분만'은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인 르봐이예가 만들어낸 분만법으로 산모의 고통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아기의 시각, 청각, 촉각, 감정을 존중하는데 초점을 맞춰 엄마 뱃속과 비슷한 환경에서 아기를 받아내자는데서 착안된 방법이다.

엄 원장은 "르봐이예 분만의 경우 탯줄을 바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아기의 안정을 위해 엄마 배 위에 5~6분 정도 엎어 두었다가 탯줄의 박동이 그친 뒤 자르는 방법"이라며 "르봐이예 분만법은 분만의 방법이기에 앞서 출산시 엄마에게 집중된 관심을 아기의 입장에서 고려했다는 점에서 출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한 분만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순자 원장이 최근 산모들로부터 각광받는 수중분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김수미 기자
조산원이 각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조산사의 대부분이 여자이기 때문에 산모가 편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임신 말기에 하는 내진은 물론 임산부의 심리상태를 잘 포착해 임산부의 편의를 최대한 도모해 준다는데 있다.

조산원은 아기 낳고 1박 2일정도 입원하면 30만 원선으로 적은 출산비용으로 아기와 산모 모두가 편안한 상태에서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엄 원장은 얼마 전 친딸의 아기를 직접 받아 예쁜 손녀와 마주하는 감격의 순간도 경험했다.

그녀는 "현재 조산사가 없어 조산원이 줄어들고 있고 가정분만 역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기회가 되는 한 조산사의 길을 걷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산원이 성수기였던 시절 하루 7~8명의 아기를 받아내던 엄 원장은 지금까지 6천여 명의 아기를 받아냈다. 조산원 유지도 빠듯한 요즘 적자에도 아랑곳없이 씩씩하게 조산원의 맥을 이어가는 그녀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천직을 실감하게 된다.

/ 김수미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