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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7.04 18:33: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이성계가 권력을 잡는 과정은 순탄해 보이나 꼭 그렇지는 않다. 한 차례 위기를 맞게 된다. 권좌에서 밀려나 황려(黃驪)로 유배된 고려 우왕에게 김저(金佇·?~1389)와 정득후(鄭得厚·?~1389)라는 인물이 몰래 찾아간다. 황려는 지금의 경기도 여주를 일컫는다. 김저는 최영의 생질이고, 정득후 역시 최영의 먼 인척이 된다.

'우가 울면서 말하기를, "답답하게 이곳에 있으면서 손을 묶고 앉아 죽음을 받을 수는 없다. 역사(力士) 한 사람만 얻어 이시중(李侍中)만 해친다면 내 뜻은 성취할 수 있다. 내가 평소에 예의 판서 곽충보(郭忠輔)를 좋아하였으니 네가 가서 보고 이 일을 도모하라" 하고는 칼 한 자루를 충보에게 전해 주게 하면서, "일이 이루어지면 비(妃)의 동생을 처로 삼고 부귀를 함께 누릴 것이다. 이번 팔관일(八關日)에 일을 일으키라".(연려실기술) 본문 중 '우'는 우왕, '이시중'은 이성계를 일컫는다.

두 사람은 개경으로 돌아와 밀명대로 무신 곽충보를 포섭하여 팔관회(八關會)에 참석하는 이성계를 죽이기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포섭당한 것처럼 보였던 곽충보에 의해 수포로 돌아간다. 곽충보는 두 사람 앞에서는 거짓 승낙을 하고, 뒤돌아가 이 사실을 주군 이성계에게 알렸다.

정보를 입수한 이성계는 당연히 팔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저, 정득후 두 사람은 이성계의 집으로 잠입하던 중 기다리고 있던 부하들에게 체포됐다. 정득후는 순군옥(巡軍獄)에 갇히자 그곳에서 목을 찔러 자결했다. 밀명을 내린 우왕은 강릉으로 이배돼 폐서인이 된 끝에 곧 살해됐다. 김저 역시 순금옥에서 목에 베어져 저자에 효수됐다.

학계에서는 이 사건을 '김저의 옥사'라고 부른다. 이 부분은 우왕이 곽충보를 잘못 선택한 면이 있다. 위화도 회군 후 최영을 체포할 때 행동대장으로 출동한 인물이 바로 곽충보였다. 이는 곽충보가 오래 전부터 이성계 사람이 돼 있었음을 의미한다.

'도성 사람이 소라 소리를 듣고는 모두 태조의 군사인 것을 알았다. 이에 군사가 화원(花園)을 수백 겹이나 포위하였다. 우왕은 영비와 최영과 함께 팔각전에 있었는데, 곽충보 등 3, 4인이 바로 팔각전 안으로 들어가서 최영을 찾아냈다'.(태조실록)

곽충보는 조선이 창업되자 개국원종공신에 책록됐다. 그러나 이성계라는 '배경'을 믿었던지, 아니면 본래 그랬는지 성격은 매우 거칠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감 때문에 살인한 것을 실록이 예외적으로 자세히 기술해 놓고 있다.

'처음에 곽충보가 그 아들 곽승우와 더불어 사감을 가지고 전 소감(少監) 황문과 그 아내, 그리고 학생 김환 등을 잡아다 묶어 놓고 때려서 거의 죽게 하고, 또 사람의 똥을 입과 볼에 발랐다'. (정종실록) 그런 곽충보가 졸하자 태종은 중간 정도의 부의금을 내놓는다.

'도총제 곽충보의 상(喪)에 부의를 주게 하였다. 충보는 청주(淸州) 사람인데, (…) 지신사(知申事)에게 묻기를, "대신의 부의(賻儀)는 얼마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3등이 있사온데, 상 1백 석이고, 중은 50석이고, 하는 30석입니다" 하였다. 50석으로 부의할 것을 명하고, 사람을 시켜 조상하였다'.(태종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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