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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23 19:30: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이성계가 태조로 등극하자 당시 조정은 새 왕조의 국호로 '조선'(朝鮮)과 '화령'(和寧)을 복수로 정해, 그중 하나를 명나라로부터 낙점 받기로 했다. '화령'은 이성계의 고향명이다. 명나라 사신으로는 자청을 한 한상질(韓尙質·?~1400)로 정해졌다. 이성계는 주문(奏聞)으로 불리는 당시 외교문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는다.

'삼가 간절히 생각하옵건대, 소방(小邦)은 왕씨(王氏)의 후손인 요(瑤)가 혼미하여 도리에 어긋나서 스스로 멸망하는 데 이르게 되니, 온 나라의 신민들이 신을 추대하여 임시로 국사를 보게 하였으므로 놀라고 두려워서 몸둘 곳이 없었습니다. (…) 조선(朝鮮)과 화령(和寧) 등의 칭호로써 천총(天聰)에 주달하오니, 삼가 황제께서 재가해 주심을 바라옵니다'(태조실록)

본문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성계는 '왕씨들이 혼미해 나라가 스스로 망하는데에 이르러, 백성들의 추대로 자신이 등극하게 됐다'라는 식으로 문장을 쓰고 있다. 내용중 '소방'은 당시 한반도를 지칭한다. 그러자 당시 명나라 황제인 홍무제(주원장)는 자문(咨文)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자문은 조선시대 때 중국과 왕복하던 외교문서의 하나를 일컫는다.

'그 조칙에, 동이(東夷)의 국호(國號)에 다만 조선(朝鮮)의 칭호가 아름답고, 또 이것이 전래한 지가 오래 되었으니, 그 명칭을 근본하여 본받을 것이며, 하늘을 본받아 백성을 다스려서 후사(後嗣)를 영구히 번성하게 하라고 하였소'.(태조실록) 한상질은 '조선'과 '화령' 중 조선을 국호로 낙점받고 돌아왔다.

명나라 주원장이 '조선'과 '화령' 중 왜 국호를 '조선'으로 낙점했는가는 실록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정도전이 자신의 저서인 삼봉집에서 이를 사견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마 주무왕이 기자에게 명하던 것으로 전하에게 명한 것이리니, 이름이 이미 바르고 말이 이미 순조롭게 된 것이다. 기자는 정치와 교화가 성하게 행해지고 풍속이 지극히 아름다웠다. 그러므로 조선이란 이름이 천하 후세에 이처럼 알려지게 된 것이다'.

단군, 기자, 위만조선 중 유독 기자조선의 승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후 등장한 조선사림은 단군조선보다는 기자조선을 훨씬 흠모의 대상으로 삼는다. 정도전의 삼봉집 해석에서 이미 그 전조가 읽혀지고 있는 셈이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이라는 국호를 재가받고 돌아온 한상질에게 전지 50결을 하사하고, '지금부터는 고려(高麗)란 나라 이름은 없애고 조선(朝鮮)의 국호를 좇아 쓰게 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교지를 내렸다. 한상질 개인도 국호를 받아온 자신이 꽤나 대견했던 모양이다. 금의환향으로 추정되는 시점에 관련 자축시를 남겼다.

'사신으로 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날 / 조선(朝鮮)이 개국한 초기이라 / 임금은 성지(聖旨)를 맞이하고 / 부로(父老)들은 첨서(簽書 편지)를 하례하도다 / 길에 떠들썩 풍악을 잡고 / 깃발은 하늘을 덮었구나 / 이런 것이 금의환향이라는 것 / 그 영광 누가 나인 줄 알리'(신증동국여지승람 청주목)

한상질은 청주사람으로, 손자는 그 유명한 한명회다. 그리고 그의 아우는 개국공신 3등에 책록된 상경이다. 따라서 청주한씨의 조선 세도는 사실상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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