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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16 18:31:2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대소 신료 등이 부축하여 호위하고 물러가지 않으면서 왕위에 오르기를 권고함이 더욱 간절하니, 이날에 이르러 태조가 마지못하여 수창궁(壽昌宮)으로 거둥하게 되었다'.(태조실록)

이성계가 드디어 조선국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개국과 동시에 '조선'(朝鮮)이라는 국호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명나라는 이성계의 등극을 왕위 찬탈로 여겼다. 따라서 고명(誥命)과 인신(印信)을 내려주지 않았다. '고명'은 왕위에 오르는 것을 승인하는 것을, '신인'은 그것을 증명하는 문서 정도를 의미한다.

건국 초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전문(表箋文)을 지니고 명나라 사신으로 간 인물이 정총(鄭摠·1358~1397)이다. '표전문'은 표문과 전문의 합성어로, 명나라 황제와 황세자에게 건네는 일종의 외교문서를 말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명나라는 표전문 내용을 문제삼아 정충 일행을 구금했다. 당시 명나라의 트집 내용이 실록에 실려 있다. 조선 사신을 구금한 이유를 적고 있다.

'사람을 보내어 표전(表箋)을 올려 하례하니, 예의가 있는 듯하나, 문사(文辭)에 있어 경박하고 멋대로 능멸히 하여 근일에 인신(印信)과 고명(誥命)을 주청한 장계 안에 주(紂)의 일을 인용했으니 더욱 무례하였다. 혹 국왕의 본의인지, 신하들의 희롱함인지, 아니면 인신(印信)이 없는데도 거리낌 없었으니, 혹 사신이 받들어 가지고 오다가 중도에 바꿔치기 한 것인지도 모두 알 수 없으므로 온 사신을 돌려보내지 않겠다'.

당시 표전문은 정총이 초고를 쓰고 권근(權近·1352~1409)이 교정을 본 것을로 돼 있다. 권근이 명나라에 입국, 해명을 하면서 표전문 사건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권근은 귀국길에 올랐으나 정총은 또 다시 명나라에 트집이 잡혀 남쪽으로 유배됐다. 트집 내용은 '왜 황제(주원장)가 하사한 옷을 입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황제가 노하여 말하였다. "너는 무슨 마음으로 내려 준 옷을 입지 않고 흰옷을 입었는가"

근(近)만 돌려보내고 금의위(錦衣衛)에 명하여 총(摠) 등을 국문하게 하였다. 총은 두려워하여 도망하다가 잡히게 되니 형(刑)을 당했다'.(태조실록)

결국 정총은 이역만리 유배지에 사망했다. 이 황당한 사건의 뒤에는 이른바 '정도전 문제'가 자리잡고 있었다. 명나라는 정도전이 요동 출정을 준비하는 것을 사전에 탐지, 그를 강제 송환하기 위해 표전문 내용을 계속 트집잡았다. '지금 조선 국왕 이(李)의 문인인 정도전이라는 자는 왕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가? 만일 왕이 깨닫지 못하면 이 사람이 반드시 화(禍)의 근원일 것이다'(태조실록)

정총이 명나라에서 돌아오지 못하자 당시 조정은 그를 '서원군'(西原君)에 봉했다. 서원군이라는 칭호에서 보듯 정총은 우리고장 인물이다. 조선 개국공신 1등이기도 한 정총은 정도전과 함께 '고려사'를 편찬한 인물로 글과 문장 모두 뛰어났다.

'총(摠)의 자는 만석(曼碩)이요, 청주(淸州) 사람인데 문간공(文簡公) 정공권(鄭公權)의 아들이다. (…) 한때의 표문(表文)·전문(箋文)은 많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정도전과 더불어 고려국사(高麗國史)를 함께 편수하였다. 을해년에 고명(誥命)을 청하는 일로 명나라 서울에 갔었는데(…)'.(태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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