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하나로저축은행 '시험대'

하인국 행장체제 새 출발…"경영정상화 될까"
사실상 외지자본 잠식… 지역경제 위축 우려

  • 웹출고시간2010.05.12 19:20: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하나로저축은행은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하인국 전 푸른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신임 은행장으로 선출했다. 하 행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수행에 들어갔다.

충북지역 최대 저축은행인 하나로저축은행이 출범 10년 만에 사실상 외지자본으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시험대에 선 셈이다.

하나로저축은행이 새롭게 출발하면서 향후 진로와 경영 방향, 역할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외지자본 잠식=지난 72년 10월 충북서울무진(주) 설립으로 출발한 하나로저축은행은 2000년 6월 청주상호신용금고 합병, 2002년 3월 하나로상호저축은행으로 상호 변경 등을 거치면서 2008년 9월 총 수신 6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지역의 대표 향토은행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하지만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횡령과 불법대출 등으로 일부 대주주와 임원들이 사법 처리되는 등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 지난 2007년 2월 충주 출신의 차종철 현 남광토건 회장이 96%의 지분으로 회장에 취임했다.

차 회장은 지난 2007년 하나로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충북은행이 조흥은행에 이어 신한은행에 합병되는 과정에서 지역 향토은행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공격적 경영을 통해 충청권 전역으로 업역 확대를 추진해왔다.

차 회장은 지난 3년 간 3~4차례에 걸쳐 하나로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했었다. 지역 유력 건설사 대표가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고, 심지어 일본계 자본이 투입되는 매매가 추진되기고 했고, 최근에는 저축은행 중앙회의 인수가 추진돼 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에 상호저축은행중앙회(76.82%)와 한신상호저축은행(19.21%)의 하나로상호저축은행 주식취득을 승인했다. 하나로저축은행이 출범 10년 만에 사실상 외지자본으로 넘어간 것이다.

12일 청주시 사창동 하나로 저축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하인국 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김태훈 기자
◇임원 타지인 일색…구조조정 단행=하나로저축은행은 임시주총에서 감사에 김종혁 전 서울보증보험 상무를 위촉했으며 전무이사로는 정원일 전 파랑새저축은행 대표이사, 이충렬 전 동부저축은행 전무 등을 뽑았다. 이전과 달리 이날 선출된 임원 가운데 충북 출신 인사는 전무, 지역 환원사업 등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란 견해가 일반적이다.

구조조정도 단행된다. 하 행장은 "하나로저축은행 여·수신 규모로 미뤄볼 때 근무인력이 많다"며 "조만간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로저축은행은 청주 본점을 포함해 5개의 영업점에 8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국 영업망 첫 시도=하 신임 행장은 △부실자산의 조기 유동화 △서울지역 거점 센터를 포함한 전국적인 영업망 구축 △소액대출 등 저축은행 고유업무 분야와 투자은행(IB) 사업분야 동반 확대 △성과를 중시하는 열정적인 조직 구축 등을 향후 경영 방침으로 제시했다.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 중앙회의 부실저축은행 인수를 승인하면서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할 길을 열어 줬다.

청주 4곳과 충주 1곳에 있는 영업점포 중 청주의 2곳을 줄여 대전과 충남 천안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7월 중에 서울 강남권에 거점센터를 개설해 서울·수도권의 여·수신을 취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서울 강북권과 부산, 대구, 인천 등에도 영업점포를 둘 계획이다. 영업점포 배치가 끝나면 하나로저축은행은 전국 영업망을 가진 첫 저축은행이 된다.

◇경영정상화 가능할까=하나로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6.9%를 기록, 부실 저축은행으로 분류됐다. 자산은 6천759억원 규모였다.

하나로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변경 후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을 통해 BIS기준자기자본비율을 8%대로 높여 경영정상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달 중에 저축은행중앙회가 구조개선적립금 600억원, 한신저축은행이 150억원을 증자할 예정이다. 9월께 저축은행 중앙회가 3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어서 총 1천100억원이 지원된다. 하나로저축은행은 이 자금이 모두 들어오면 자기자본 비율이 8%에 달해 부실을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만으로 '부실은행'이라는 하나로저축은행의 오명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금융계 인사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자금 출연과 영업망 확충은 은행의 외형적인 문제일 뿐, 하나로저축은행 경영정상화를 위한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심각한 부동산 및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PF 위주의 기존 부실채권을 어떻게 정리해 손실을 최소화 할 것인가. 침체된 여신 시장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가 하나로저축은행 경영정상화의 근본적 관건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4월 현재 하나로저축은행의 수신액은 6천573억원, 여신액은 4천663억이다. 하나로저축은행 여신의 50% 정도가 부동산 PF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하나로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침체의 늪을 헤매고 있는 부동산 및 건설경기가 호전될 만한 뚜렷한 모맨텀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1천100억원의 자금유입과 영업망 확충만으로 하나로저축은행의 경영상태 호전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역자금 역외유출 심화 우려=하 행장은 저축은행 고유 업무에 충실한 상품을 개발해 지역 주민에게 유익한 정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 행장은 그러면서 수익이 나면 충북지역 주민에게 특별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금융기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90년대 말 외환위기후 향토은행인 충북은행이 문을 닫은 후 지역 저축은행들이 합병, 출발한 하나로마저 지역 자본이 아닌 외지로 넘어가면서 취약한 금융여건 속에 지역경제의 위축도 우려된다.

전국 영업망 확대에 따라 자금 역외유출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활발한 서울지역 대출이 늘어나면서 유출 자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도내 중소기업과 서민의 자금난 개선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 장인수기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