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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14 17:22:3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조선시대에는 양반과 첩 사이에서 난 자식을 '서얼'(庶孼)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서'와 '얼'에는 구별이 있다. 서자는 양반 아버지와 평민 어머니 사이에서, 얼자는 양반과 노비 사이에서 난 자식을 일컫는 표현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서얼을 차별하지 않았으나 주자학을 수용한 조선은 달랐다. 서얼은 가정에서도 천하게 여겨졌고 관직에 등용되기도 어려웠다.

조선시대 때 팔도 감사(관찰사)를 모두 역임한 인물이 단 2명 존재한다. 바로 함부림(1360~1410), 반석평(1472~1540)이다. 이중 반석평은 육조판서와 한성판윤(지금의 서울시장)도 역임하는 등 조선전기 단연 행정의 달인이었다.

음성군 원남면 하노리에 반석평의 묘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반석평은 분명히 서얼 출신이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팔도감사와 육조판서를 모두 거칠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얘기가 전해진다.

반석평은 그의 나이 13살 때 아버지 반서린을 잃는다. 그러자 그의 어머니 회미장씨는 반석평 등 3형제를 데리고 서울로 이주를 한다. 이때 회미장씨는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해 삯바느질 등 온갖 고생을 한 것으로 문중사는 전하고 있다. 이후부터는 다소 혼선이 일어난다. 유몽인이 지은 '어우야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반석평은 재상의 가노(家奴)였다. 그가 어렸을 때 재상이 그의 순민(醇敏)한 성격을 좋아하여 시서를 가르치고 자식과 함께 배우게 하였다. 이후 성장하여서는 법을 범하고 과거에 응시하게 했는데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였다'.
 
어우야담은 제목 그대로 야담, 야사를 적은 책이다. 따라서 그가 법을 어기고, 즉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과거에 응시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면이 있다. 조선시대 서얼이 관직에 나가기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기회가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관직 높낮이에 따라 약간의 숨통이 틔여 있었다. 이를 한품서용(限品敍用)이라고 한다.

반석평도 이 부분에 해당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우야담의 표현과 달리 '여러 사람이 알아 본데서' 입증되고 있다. 그의 출신 성분에 대한 시비는 중종실록에 자주 등장한다. 다음은 사간원에서 올린 상소다.
 
"홍문관은 그 인물을 볼 뿐만 아니라 반드시 그 문지(門地)도 보아야 합니다. 반석평은 문지가 미천하기 때문에 이미 서경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때의 서경은 지금으로 치면 인사와 관련된 서명을 의미한다. 이같은 폐단을 딛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토록 건의한 인물이 안당(1461∼1521)이었다. "판서 안당이 계청하기를 '반석평의 자급은 비록 준직(準職)에는 미달하나, 재주가 문무를 겸했으니 탁용하여 시험해 볼 만합니다.' 하니, 상이 따랐다".
 
음성 원남의 한 고개를 두고 한금령, 백마령, 행치재 등 3가지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한금령은 그 고개에서 한강과 금강물이 갈라진다는 뜻에서, 백마령은 인근에 백마 조형물이 세워진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이곳의 공식 지명은 '행치재'다. 반석평 후손들은 과거부터 내려온 지명에서 이름을 따 자신들을 '장절공 행치파'라고 불러왔다. 장절공은 반석평의 시호로, 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그의 직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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