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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15 16:52: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어윤중에 대해서는 할 말이 더 있다. 백두산 정계비는 지금도 종종 언론에 회자된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사람이 어윤중이다.

1721년 조선의 조태상 등과 청나라 목극동 일행이 현지를 답사하고 백두산 동남쪽 약 4㎞ 지점(해발 2천200m)에 백두산 정계비를 세웠다. 양국 간 국경선이 처음으로 획정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 정계비에는 "서쪽으로는 압록강, 동쪽으로는 토문강으로 하여 이 분수령에 비를 세운다(西爲鴨綠 東爲土門故於分水嶺上 勒石爲記)"고 기록돼 있다. 여기서 '토문강'이 두만강을 지칭하는지 현재 중국 영토 안의 '토문강'을 지칭하는지는 당시에도 논란거리였다.

이 때문에 1885년(고종 22년)과 1887년 서북경략사로 나간 어윤중은 숙종 때 백두산에 세워진 정계비를 직접 둘러보게 된다. 경략사는 왕의 특명을 받고 변방에 임시로 파견된 관리를 말한다. 이때 어윤중은 비문에 나오는 '동쪽은 토문을 경계로 한다' 할 때의 토문이 '두만강이 아닌 송화강 지류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조선과 청나라 사이에 처음으로 영토 담판이 열렸으나 소득없이 끝난다.

이밖에 지금도 종종 기사화 되는 두만강 하구의 '녹둔도' 영유권도 어윤중이 처음 제기했다. 두만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는 녹둔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도 조선땅으로 기록돼 있었지만 2차 아편전쟁 직후인 1860년 청나라가 러시아 등과 베이징 조약을 맺을 때 러시아로 넘어갔다.

조선정부는 처음에는 이 사실을 몰랐다. 그러다 이를 뒤늦게 안 고종은 서북경략사 어윤중에게 "영토를 잘 살펴보라" 명령했다. 이에 어윤중은 "녹둔도는 모래가 쌓여 러시아 땅에 연접했으나 본래 우리 땅이었으며 섬주민 또한 모두 우리 백성으로 중국이나 러시아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보고를 한다. 그러나 녹둔도 반환은 끝내 이뤄지지 않고 현재도 러시아가 계속 점유하고 있다.

어윤중이 신사유람단 일원으로 일본은 견학했고, 이후 그의 개혁성향이 더 깊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에도 곡절이 있었다. 당시 국내에 청나라 주일외교관 황준셴이 쓴 '조선책략'이라는 책이 전해지면서 국론이 위정척사 즉 쇄국과 개혁파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 책은 '조선이 살아 남으려면 중국과 친하고, 일본과는 결합하며, 미국과 연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자 보수적 성향이 강한 전국 유생들이 들고 일어나면서 개혁파가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러나 고종은 이때 이미 동도서기(東道西器)가 맞다는 시대관을 지니고 있었다. 동도서기란 동양의 정신과 서양의 기술을 결합하자는 주장이다. 조선 말기 진보적 지식인들이 주장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는 중체서용(中體西用), 일본에서는 화혼양재(和魂洋才)라는 구호가 있었다.

고종은 서구문명 수용이 대세라고 판단, 어윤중에게 동래암행어사 임명장을 줘 부산에 가게 한 후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 신문명을 관찰토록 했다. 이상의 내용은 고종이 어윤중을 얼마나 신임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들이다. 근래들어 어윤중을 연구한 논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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