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중소기업은 실제로 청년층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청년층의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취업을 기피하는 데 기인한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며, 비수도권이 수도권에 비하여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청년층의 수요가 편향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된다. 기업체 수와 종사자 수를 비교하였을 때, 우리나라 기업체는 99.9%가 중소기업이지만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종사자 수는 평균적으로 약 83%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출처: 통계청, 기업생멸행정통계). 전국의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천710만4천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수도권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약 924만 명이고 비수도권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약 787만 명으로 나타났다. 즉,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에 종사하는 중소기업 종사자 수가 더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중소기업벤처부). 그리고 청년들의 대기업 소득이 모든 연령대에서 중소기업 소득보다 더 높다. 또한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대기업 소득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비하여, 중소기업 소득은 완만하게 증가한다 (출처: 중소기업벤처부). 최다빈 외 (2020)에서는 청년들이 취업하
새 정부가 막을 올린 지 이주일이 지났습니다. 전 국민이 박수를 치며 환영하는 정부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 힘차게 출발하는 정부이기에 순항하라고, 모쪼록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성공적인 정부가 되라고 성원하는 마음입니다. 한편으론 과거 정부가 된 문재인 정부의 공과도 정리해야겠지요. 헌데 조금 걱정입니다. 문 정부가 저지른 과오가 어디 한두 가지여야지요. 대충 짚어볼까요. 먼저 원전문제. 원자로를 외국에는 수출한다며 이 나라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지로 꽁꽁 묶었지요. 수많은 관련기업이 도산했고 실업자를 양산했습니다. 심지어 관련분야를 공부하던 학생들까지 오도 가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대체자원을 확보한다며 태양열을 고집해 또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만들었습니까. 오죽하면 탈원전 정책을 제일선에서 수행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까지 반기를 들었을까요. 그는 국정감사 답변에서 "탈원전이나 탄소중립을 지금처럼 계속 밀어붙인다면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지요. 문 정부가 임명한 사장까지 반기를 들 정도이니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임기 말에 이르러 무슨 속셈인지 자신이 밀어붙였던 탈원전 정책에서 슬그머니 발을 빼려
해질 무렵, 인가(人家)에서 떨어진 곳에 소박한 건물이 보였다. 산등성이에는 현호색 철쭉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고,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도 들려왔다. 'xx요양원' 선입견 이어서인지 거리가 가까워지자 멀리서 보이던 것과는 다르게 왠지 설렁함이 느껴졌다. 이맘때 쯤 이었을까. 장사익의 "어머니 꽃구경 가요" 하는 절절한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 했다. 요양원을 고려시대 유래되었던 '고려장' 이라고 비유하며, 왜곡된 시선으로는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갈 수 없는 수용소라고 했다. 언제인가 조간신문, 독자 투고란에 실렸던 글이 떠올랐다. 3남매 맏이인 장남 부부는 맞벌이라서 연로하신 부모님을 둘째 아들이 모시고 있었다. 맏며느리는 남편과 함께 주말이면 양팔이 무겁게 효심을 담아 부모님을 찾아뵈었다. 하지만 아직 유교정신이 남아있는 세대에서, 맏이의 몫인 부모님을 차남에게 맡긴 죄송스러운 마음은 언제나 어깨를 짓눌렀다고 한다. 그러다 형제간 고심 끝에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셨다고 했다. 그 후 주말이면 3남매가 함께 뵈러 가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고, 동서와 시누이와의 관계도 훨씬 좋아졌다고 하며 요양원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20여 년 전
"1인당 2개까지만 구매 가능합니다." 지난 10일 대구 시내 한 대형마트에 게시된 대두유 구입 제한 안내문이다. 해바라기유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콩기름 원료 대두의 주산지인 남미의 가뭄, 여기에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금지가 겹쳐 식용유 공급이 부족해지자 일부 대형마트에서 식용유 구매 수량 제한 조치를 시행한 결과였다. 또한 지난 14일에는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세계 밀가루 가격이 급등하는 와중에, 인도마저 밀 수출을 금지하면서 세계 시장은 충격을 받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한데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면서 곡물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부족 국가에게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식량 위험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우선, 외국의 평가를 보자. 영국 이코노미스트그룹이 발표한 지난해 식량안보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71.6점으로 32위
목련공원에 앉아있다. 낮은 지대에서는 바람이 많이 불고 있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아늑하다. 아홉 개의 하얀 사각기둥이 있는 쉼터에서 에릭 클랩튼의 '천국의 눈물'을 듣는다. 이 노래는 그가 아들을 잃고 만든 곡이다. 천국에서 너를 만난다면 너는 내 이름을 알까 천국에서 너를 만난다면 예전과 같을까 저 문 너머엔 분명 평화만이 있을 거야 천국에서 더는 눈물 흘릴 일이 없을 거야 ―Eric Clapton, 'Tears in Heaven' 가사 중 화장장 흰 기둥에는 12개의 점이 별처럼 박혀있다. 상부 9개의 점과 하부 3개의 점이 나누어져 있는데, 그 사이를 검은 칠로 구분해 두었다. 지상과 천상을 나누어 놓은 것일까. 검은 벽 아래 3개의 점과 연못은 우리가 살아가는 치열한 생존의 세계를 뜻하고, 위의 9개 점은 구천(九泉) 즉 저승을 뜻하는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연못 위엔 슬픔이 떠있다. 수련(睡蓮) 꽃은 밤이 되면 꽃잎을 접고 잠을 잔다. 때가 일러서 아직 꽃은 볼 수 없다. 푸른 원의 잎새, 그 아래서 작은 물고기가 조용히 헤엄친다. 수면이 고요해서 물고기의 움직임이 쉽게 보인다. 햇빛이 수련 잎새 위로 떨어져 구른다. 원
참 예쁜 집이다. 적당히 높은 지붕과 아담한 건물이 가지각색 나무로 둘러싸여 있는 게 그림같이 곱다. 바람이 불면 정원의 나무가 흔들리고 이름 모를 새들까지 몰려 와 지저귄다. 속칭 부자마을이라고 하는 걸 보면 별장으로 지은 것 같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들의 저택이라는 위상은 찾아볼 수 없이 자연 속에 들어앉은 모습이 무척이나 고풍스럽다. 미국에서 본 전원주택의 대부분이 그랬다. 집이라고 하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짓는다. 지금 보는 집은 별장이라서 그렇다 쳐도 주변에 있는 서민들의 주택 또한 건물보다는 정원에 치중한 느낌이다. 잔디밭은 기본이고 나무도 몇 그루 이상은 가꿔야 된다는 게 시(市) 당국의 정책이란다. 우리 같으면 대부분 건물에 집착할 테니 별나다. 미국처럼 땅이 넓은 나라가 아니고 보니 방 한 칸이라도 들여서 세를 받는 게 당연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은 건축비에 정원까지 생각하는 건 무리겠지만 가끔 어마어마한 저택을 보면 집안 구조와 가구에 더 치중한다. 과시라고는 하지만 정원을 꾸밀 수도 있다. 잘은 모르지만 온대 지방의 특징대로 철철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그 때문이었을 거다. 내가 다녀 온 그 지역도 사막이었던 만큼
농업,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가족농이 근간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가업을 승계하는 농업인 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래 농업, 농촌을 일궈나가고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현재의 농업 노동력 공급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 청년 승계농 육성을 통한 가족농 확충이 절실한 시점이다. 농촌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농사 경험과 기술을 전승받은 청년들이 농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농촌 지역사회에 대한 애향심이 강하고 지역 내, 지역 간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어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강점은 승계농만이 가질 수 있는 큰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은 현실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승계농이 겪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부모와 자녀의 세대 간 갈등이다. 부모들은 자신들이 고수해온 농사나 생활방식을 자녀들에게 은연중 강요하게 되고, 자녀들은 새로운 영농기술이나 마케팅 기법을 시도하려 해도 자칫 한해 농사를 망칠까 염려하는 부모를 설득하기 어렵다. 부모가 직장의 상사처럼 느껴지는 순간 자녀들은 의욕을 잃게 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아울러 자녀라는 이유로 노동에 대해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많이 이야기 하고, 또한 그를 위해 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가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오래 살기 위해선 환경을 꼭 지켜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은 누구일까? 이렇게 중요한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우리가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자연을 활용 한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너무나도 무분별한 훼손과 심한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우리들에게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대부분은 우리의 이기심으로 또는 일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또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환경오염은 일어나고 있다. 비닐 등과 같은 생활 폐기물로 땅이 오염되고 있고 이로 인해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이 되어 가고 있으며,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는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모든 물을 오염시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타고 다니는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로 우리가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숨 쉴 수 없게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이런 환경오염으로 인한 문제들은 우리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일으킨다. 우리가 사소한
"나 스무 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를 누울 때면 내일 뭐 하지 내일 뭐 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이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되지, 왜 난 안되지 되뇌었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곤 믿지 않았지. 믿을 수 없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건 거짓말 같았지. 고개를 저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나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 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말하는 대로'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생각을 하고 대화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실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연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는 확률이 몇 퍼센트 될까요? 유아들이 꿈, 희망을 갖고 미래의 대통령, 장군, 과학자가 된다고 하던 1970년대는 흘러가고 현 시대의 어린이들은 나는 스타가 되어 돈을 많이 벌거야, 나는 유명한 연예인
사자와 토끼가 사랑에 빠졌다. 둘은 너무나 사랑하는 나머지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서로에게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사자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를, 토끼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풀을 가져다 주었고 사랑하는 상대가 주는 음식을 차마 버릴 수 없었던 사자와 토끼는 연인이 준 음식을 먹으며 결국 모두 죽어버렸다. 이런 비극적인 결말의 원인은 사자와 토끼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일까? 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사랑의 언어'가 도움이 될 듯하다. 게리 채프먼이 소개한 사랑의 언어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거나 상대방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사용하는 5가지 언어로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스킨십, 봉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선순위로 여기는 제1의 사랑의 언어를 가지고 있고 그 언어를 통해 타인과 소통한다. 간략히 언어들을 소개하자면, 먼저 '인정하는 말'을 제1언어로 삼는 사람은 타인의 애정과 칭찬이 담긴 말에서 기쁨과 사랑을 느낀다. 잘했어, 사랑해, 고마워 등의 말로 감정을 표현해주길 바라고 본인도 타인에게 이런 감사의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고마움도 말로 표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한 지 얼마나 되었어요? 그곳에 산 지는? 서로 알고 지낸 지는? 배운지는? 처럼 우리는 늘 지내온 세월을, 감당한 시간을 궁금해한다. 6개월, 3년, 5년…. 그러다 '10년 되었어요'라고 답하면 '아! 그래요∼' 라며 조금은 묵직한 반응이 나온다. 그만큼 10년이라는 시간이 갖는 무게감은 다른듯하다. 강산도 변한다는 그 세월 동안 그 사람이 견뎌냈을 흔들림, 좌절, 인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리라. 특정 분야에서 달인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적어도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일주일 20시간씩 계산하면 약 10년이 된다. 타고난 천재성보다는 성실한 노력과 꾸준함이 있으면 누구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이론이기도 하다. 한 방과 후 골프강사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10년 전 친구와 똑같이 골프를 시작했는데 본인은 지금 골프강사를 하고 있고, 친구는 아직도 초보자란다. 아마도 맨 처음엔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단지 포기했는지 안 했는지, 쉬었는지 쉬지 않았는지의 차이일 것이다. 2021년 4월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흥덕구청 산업교통과로 발령난지 두 달이 지났다. 비록 지금도 적응을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긴 하지만 신입 두 달 차로서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들 즉,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 버스 승강장에는 승강장 고유 번호가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존재할 수 있겠지만 공무원이 되기 전, 대중교통을 자주 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몰랐던 사실이다. 예를 들어 흥덕구청사 앞에 있는 흥덕구청 승강장의 번호는 1176이다. 이처럼 버스 승강장에는 고유 번호가 존재하며 지도에서 주소나 이름을 찾지 않고 번호만 쳐도 해당 승강장 장소가 뜬다. 두 번째, 버스 승강장에는 유형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 또한 대중교통을 자주 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몰랐던 점인데, 승강장 유형에는 크게 A형, B형, C형으로 나뉜다. A형은 뒷면, 옆면 바람막이를 설치하는 유형으로 인도가 넓고 승강장 뒤편에 상가가 없거나 농촌지역의 도로 등에 쓰인다. B형은 옆면 바람막이만 설치하는 것으로 승강장 뒤편 상가가가 있거나 인도 폭이 보통인 경우에 쓰인다. 마지막으로 C형은 뒷면 바람막이를 설치하는 것으로 인도가 좁거나 상가 밀집 지역에 쓰인
오랜만에 집안 곳곳을 치우고 정리하며 며칠을 보냈다. 먼저 부엌이다. 흐트러진 그릇과 냄비를 정리하다 안보이던 냉면기 하나를 찾았다. 선반의 냉면 그릇들 위에 포개 올려놓으려는데 손이 닿지 않았다. 까치발을 하고 애를 써봐도 안 된다. 딱 1㎝만 더 컸더라면 쉽게 끝낼 수 있는 높이다. 의자 위에 올라가면 될 일이지만 그냥 해결해 볼 요량으로 궁리를 했다. '아하' 일단 쌓여있는 그릇의 아랫부분을 잡고 그릇들을 다 내렸다. 그 위에 냉면기를 하나 더 쌓아 아랫부분을 잡고 한꺼번에 다시 올려놓았다. 의자 없이 해결한 내가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역시 생활의 지혜가 필요해. 다음은 내 작업실이다. 컴퓨터를 비롯하여 재봉틀, 온갖 취미 도구들로 가득 차 있는 방이다. 책, 원단, 리본, 각종 재료를 사서 넣다 보니 짐이 쌓이고 쌓였다. 어떤 일이든 평소에 제자리에 두고 조금씩 정리해나가야 깔끔한 법인데 자꾸만 미루다 보니 창고방이 됐다. 짐은 많고 가구를 더 들여놓을 공간도 없으니 낭패다. 이 방은 나만의 공간이라 남편은 건드리지도 못하게 했는데 이번엔 안 되겠다 싶어 도움을 요청했다. 남편은 서랍장과 장식장을 이리저리 옮겨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
추사 김정희 선생은 제주도 귀양시절 61세에 고향 예산 화암사(華巖寺) 낙성 소식을 듣게 된다. 화암사는 바로 추사의 증조부인 영조의 사위 월성위 김한신(金漢藎. 1720 ~ 1758)이 중건한 절이다. 임금이 사위에게 내린 별사전 안에 있던 절이기 때문에 추사 가문은 이 절을 원찰(願刹)로 삼았다. 유학자로서 불교에 남달리 천착했던 추사에게 영향을 준 사찰이 바로 화암사다. 절에서는 추사에게 두 가지를 부탁했다. 상량문과 절 안에 지은 누각에 대한 현판을 써 달라는 것이었다. 당대 최고의 지성이요, 명필의 글씨를 받고 싶었던 것이다. '시경(詩境)'은 아름다운 곳 즉 시가 나올만한 경치를 지칭한다. 젊은 시절 부친을 따라 청나라에 갔을 때 당대의 석학 옹방강선생을 만나고 그로부터 송나라 시인 육유(陸游)의 글씨 '시경(詩境)를 얻어 화암사 병풍바위에다 각자했다. 이에 연관을 지어 절에서는 건물을 지으면서 '시경루'라는 현판을 달고자 했던 것이다. 추사는 귀양지에서 부인의 죽음에 임종도 하지 못한 채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그런데 화암사에서 시경루 현판 부탁을 받았다. 추사는 인편에 두 가지 요구를 다 들어주었다. 화암사에 가면 당시
중국, 아니 전 세계의 모든 문화권, 시대를 불문하고 역사학자들이 최고의 역사'서'로 꼽는 '책'에 대해 아시나요? 바로 「사기」입니다. 심지어 「사기」는 종이가 발명되기도 전에 쓴 '책'입니다. 어떻게 썼냐? 바로 '죽간'에 글을 썼습니다. 대나무를 평평하게 갈라 거기에 글을 써 엮어낸 것이 바로 '죽간'입니다. 죽간으로 총 130권 이상 조국의 역사에 대해 엮어내며 역사저술에 평생을 바친 이가 있습니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달력, 천문, 기록을 담당하는 부서의 장관(태사령)이었던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운명을 달리하며 아들 사마천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본인이 집필하고 있던 통일 한나라의 역사에 관한 책을 꼭 완성 해달라고 말입니다. 아버지의 관직을 그대로 이어받은 사마천은 태사령으로 재임하며 본인의 지위를 이용, 편하게 저작 활동과 사료 수집을 하며 지내던 중, 큰 이슈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른바 '이릉 변호' 사건입니다. 한나라의 장수 '이릉'은 북방 흉노와의 전쟁을 이끄는 장군이었습니다. 항전 도중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 사랑하는 부하들을 더 잃지 않기 위해 항복한 이릉이었는데요. 탈출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나 당
"1천m 하얀 바위산 아래 1천년 된 절에 영험하신 돌부처와 축지법을 쓰는 도승이 계신다." 동네 사람들은 멀리 보이는 희양산을 '희한한(신기한)산'이라 불렀다. 천년고찰 봉암사를 천 년 묵은 절로, 절 위 백운대에 있는 마애미륵불을 자비로운 부처님으로, 솔잎을 따 먹으며 봉암사결사를 결행하던 스님들을 도사로 여겼고, 호기심 많은 아이에게 그 모든 것은 신비주의였다. 똘망똘망한 소년은 액자 속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신산(神山)을 바라보며 책에서 본 큰바위얼굴을 생각하곤 했다.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지증대사가 창건한 봉암사는 1947년 성철, 우봉, 보문, 자운 스님 등이 "전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임시적인 이익 관계를 떠나서, 무엇이든지 잘못된 것은 고치고 해서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는 봉암사결사를 일으키고, 1982년 종단에서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지정함으로써 일반인의 희양산 및 봉암사 출입을 일체 금하고 있으며, 1년에 딱 하루 부처님오신날에만 산문(山門)을 열고 일반인의 출입을 허락하고 있다. 마음에 담고서도 핑계와 게으름으로 뭉그적거렸던 봉암사 방문을 2022년에야 실행했다. 산 전체가 하나의 바위처럼 생겨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는
대선이 고비를 맞고 있을 때 홍준표의 독설이 쏟아졌다. 윤석열이 당선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고, 이재명이 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워낙 독설이 심한 정치인이면서도 제일 야당 후보까지 올랐던 것은 독설 속에도 어떤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역대 대통령 후보가 공약만 해놓고 실천하지 못한 집무실 이전 문제를 윤석열이 억척스럽게 추진하는 것을 보고 홍준표의 예측이 빗나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해소하기 위해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제왕적인 방법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비난이 들끓었어도 굴(屈)하지 않을 만큼 배짱이 두둑하다면 식물대통령은 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홍준표 독설이 아직 유효한 것은 윤석열이 취임했지만 내각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대통령은 자초한 면이 없지도 않다. 야당이 똘똘 뭉쳐서 국정을 방해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것이 여당이라서다. 역대 정권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때는 잔뜩 겁을 먹게 마련이다. 새로 들어오는 정권이 마음먹고 먼지 털기를 하면 털리지 않을 수 없어서다. 윤석열은 임기도 시작하기 전에 그런 냄새를 풍겼으니 오죽 겁을 먹었겠는가.…
2020년 귀농·귀촌 인구는 49만 명, 가구 수는 36만 가구에 달한다. 인구수 기준 역대 3번째, 가구 수 기준으론 역대 최고다. 하지만 2018년 한국통계진흥원이 작성한 '정기통계품질 진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귀촌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포함돼서 귀촌 인구가 과다 포집' 되었다고 한다. 농민 수 통계치를 보면 좀 더 명확해 진다. 2009년 312만 명이던 농가 인구는 2019년 225만 명으로 줄었다. 매년 9만 명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농가 인구중 65세 이상의 비중 또한 2009년 34%에서 2019년 47%로 높아졌다. 농민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숫자는 줄고 있다. 암울한 통계인건 틀림없다. '매력적인 농업'을 만드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나 행정기관의 정책변화도 중요하지만, 농부 스스로 '농업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무얼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양복을 입고 농사를 짓는 일본의 젊은 농부, 사이토 군의 이야기는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하다. 농사가 힘들고, 돈이 되지 않는 건 우리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300년째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사이토 기요토씨도 그런
"내 필름에 기록된 것은 모두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5·18민주화운동을 목격하고 이를 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말이다. 그는 원래 일본 특파원이었는데 라디오를 듣다가 한국 광주에서 계엄령이 내려진 사실을 알고는 5월 20일 오전 택시 운전사인 김사복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몰래 들어가게 됐다. 1979년 10·26사건으로 유신 체제가 붕괴됐으나 신군부가 등장해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12·12군사 반란이 일어났으며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맞서 대학생과 시민들은 비상계엄 철폐, 전두환 퇴진, 유신 헌법 폐지 등을 요구하며 민주화운동을 전개했다. 결국 5·18민주화운동은 계엄군을 투입해 수많은 광주 시민을 희생시키고 무력 진압하면서 멈췄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당시 광주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할 때에도 이렇게 참혹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광주의 참상을 큰 금속캔 속에 숨겨 일본으로 반출한 뒤 여러 나라에 보냈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그의 용감한 행동으로 전 세계가 광주의 비극을 알게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주의 실상을 알게 된 건…
커피애호가들 사이에 '종이빨대 트라우마'가 번지고 있다. 증상은 '종이빨대를 보면 휘발유 냄새가 풍기는 듯한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 어린이날 "스타벅스 종이빨대에서 휘발유냄새가 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이빨대가 꽂힌 아메리카노와 휘발유 냄새가 오버랩 돼 커피 마시기가 꺼려진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카페를 찾는 이유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맛'이다. '접근성'이나 '브랜드'를 제치고 향미를 따져 커피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여러 논문으로도 입증됐다. 소비자들의 이런 변화에 맞춰 커피테이스팅이라는 문화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스페셜티커피의 바람까지 거세게 일고 있다. 광고 내용도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이미지만을 호소하는 데서 벗어나 산지에서 고급 아라비카 품종을 재배하는 모습을 비추는 등 높아진 커피 문화를 실감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제3의 물결'이라고 해서, 와인처럼 향미를 즐기는 것을 커피의 진정한 가치로 여기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커피의 그윽한 향미를 즐기며 상상만으로도 커피가 선사하는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분위기에서 '휘발유 냄새가 나는 빨대가 꽂힌 아메리카노'는 커피애호가들을 생각만으
샤넬 오픈런 현상. 천만 원이 넘는 샤넬 핸드백을 사기 위해 백화점이 문을 열기도 전부터 줄서서 기다리는 것을 이른다.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해보자. 첫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 돈으로 천만 원짜리 샤넬가방을 샀다. '내돈내산' 샤넬이다. 두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국가의 세금으로 천만 원짜리 샤넬가방을 샀다고 치자.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오픈런 현상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내돈내산 샤넬을 '처벌'할 수 있을까? 익명의 댓글 창에 '김치녀' '된장녀'라고 도배하거나 '부럽부럽'을 연발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법적으로 처벌하거나 행정적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세금으로 특정 부류의 사람에게 샤넬가방을 사주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세금'으로 '그 사람들에게만' 왜 샤넬가방을 구입해 주었는지 물어야 할 것이다. 세금으로 샤넬을 사줄 때는 해명이 필요하고 납세자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수위에서 발표한 새 정부의 교육정책 중 한 가지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이하 자사고로 통일)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과거의 정책을 포기한다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나는 자사고를 왜 폐지하려고 그토록 애를 썼는지 모르겠다. 한때는 자립형사립고였다가
목수국 꽃이 탐스럽게 피었다. 꽃송이가 소담스럽게 피어 꽃가지가 땅을 향해 휘어져 닿는다. 봉오리 벙글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수국을 남다르게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해마다 겨울이면 허전하리만큼 헐렁한 빈 가지로 침묵하던 목수국이 봄기운이 돌면 잎눈을 내밀기 시작한다. 유난히도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목수국 앞에 서면 오히려 나는 수다스러워진다. 대학원 시절, 함께 공부를 한 중국에서 온 유학생 중 목수국 꽃을 무척 좋아하는 학생이 있었다. 그는 지금은 중국 귀주성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우리가 공부하던 학교 정원에 목수국이 있었는데, 우리는 꽃이 필 때면 목수국 앞에서 자주 꽃을 보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꽃잎을 가진 수국만큼이나 오랜 시간 함께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10여 년을 한국에서 산 그는 한국어와 다양한 문화에도 익숙하여 후배들은 물론 이웃들도 살뜰히 챙기며 정을 나누었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수국 꽃만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다. 그리하여 수국이 필 때면 잊지 않고 사진을 찍어 보내며 안부를 전한다. 얼마 전에도 통화를 했다. 그는 아름답고 소중한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곳, 중
약 두 달 전, 청주시의 행정 공무원으로 임용돼 흥덕구청 산업교통과 교통지도팀에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주 업무는 안전신문고로 들어오는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것인데, 흥덕구는 청주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26만7천343명, 2022년 2월 28일 기준/외국인 제외)으로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이 많은 편이다. 차가 없는 세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이동 수단으로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고, 이와 비례하게 인구가 많은 곳일수록 불법 주정차로 인한 민원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력의 한계는 존재하기 마련이며, 이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민들이 안전상의 위험을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안전신문고 제도다. 행정안전부에서 2019년부터 시행한 이 제도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위험 상황을 예방하고 보다 쾌적한 교통 환경을 위해 모두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청주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전신문고 제도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보려 한다. 청주시에서 안전신문고로 신고할 수 있는 불법 주정차 대상은 5대 불법 주정차 및 기타 불법 주정차로 나눌 수 있다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우뚝 선 동네 어귀를 지날 때마다 난 걸음을 멈춘다. 한 그루의 오래된 나무에 대한 경외만이 아니다. 내 본능의 몸짓이다. 머무르고 싶게 하는 포근한 넉넉함이 날 그 자리에 붙들 뿐이다. 오래된 나무가 있는 길은 느리게 걷게 된다. 걸음걸이가 더딜수록 나무의 품은 더욱 깊어진다. 사계절을 매번 다른 모습으로 보여주는 나무, 봄에는 연둣빛 새순, 여름이면 녹음, 가을에는 붉게 물든 나뭇잎, 겨울엔 눈 쌓인 하얀 꽃을 선사하는 나무는 나를 때때로 신성한 감정으로 이끈다. 얼마 전부터 줄곧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즉 엘제아르 부피에, 쉰다섯 살의 남자를 떠올렸다. 메마른 황무지에 30여 년간 나무를 심은 남자, 황량한 폐허를 향긋한 바람이 불고, 맑은 샘물이 넘쳐흐르는 울창한 숲으로 일군 '부피에'를 생각할 때마다 즐거웠다. 새롭고 근사한 뭔가를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내 가슴이 마구 부풀었다. 이러한 마음이 든 것은 영화 '트루먼 쇼'의 세트장 같은 이 도시를 떠나려 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행정수도의 소망으로 출범한 이 도시에 내 욕망을 보태 남보다 먼저 발을 들였다. 이곳은 내가 처음 이사 올 때만 해도 인구 7
누군가 기다리거나 힘든 일을 할 때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고 느낀다. 반면 몰입하거나 즐거움을 느낄 때는 어떻게 시간이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간다. 누구에게나 같은 24시간이 주어지지만, 개인적 상황과 활용에 따라 상대적이다. 하루는 아이를 재우고 밤에 글을 쓰다가 한 시간 정도 지났나 싶어 시계를 보니 어느덧 해가 뜰 무렵이 되어있었다. 깊이 몰입을 한 까닭이었다. 점검해 보니 글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밤에 일과를 끝내고 조금씩이라도 글을 쓰면 어느덧 글이 풍요롭고 다채로워짐을 깨닫곤 한다. 이러한 결과로 말미암아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대학 시절 정년을 앞둔 교수님께서 '젊음을 아껴라'라는 말씀을 해주신 바 있다. '젊음'과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라 다소 모호하고 어려웠다. 20년의 시간이 지나 불혹을 맞고서야 그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곧 시간을 알차게 보내라는 교수님의 애틋한 마음이었다. '젊음'은 좋은 시절이지만 수십 년에 달하는 중년기와 노년기보다 훨씬 짧다. 그러나 이 시기는 이루어야 할 과업이 많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였음을 이제야 느낀다. 부모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