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친구를 만나러 일산으로 가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청주에서 일산까지 신나게 달렸다. 3시간 넘게 걸리는 만만찮은 거리였지만 다행히 5월 속의 자연은 지천에 꽃이었고 달콤한 향기로 가득했다. "저건 무슨 나무지? 저게 무슨 꽃인가? 이팝나무가 벌써 하얗게 꽃을 피웠네. 오랜만에 버드나무를 보네." 가는 길 내내 운전하는 남편 옆에서 혼자 묻고 대답하며 종알거렸다. 특별히 대답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감탄의 마음을 혼잣말로 표현했을 뿐이다. 5월의 자연이 그렇게 만들었다. 드디어 일산 외곽지역을 들어서는데 이팝나무 가로수 아래 노란 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나무를 둘러싸고 동그란 모양을 그린 연노랑 꽃이 잔망스럽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아기병아리들이 보송보송 무리 지어 등을 맞대고 있는 것같이 사랑스러웠다. 뭐지? 일부러 심은 꽃인가? 차가 신호등 앞에 잠시 멈췄을 때 자세히 보았다. 풀꽃이었다. 씀바귀꽃이었다. 아이러니하게 그해 봄 내내 내가 한 일이 학교 숲의 어린 씀바귀를 뽑아내는 일이었다. 공들여 심어놓은 꽃들 사이를 비집고 풀로 자라는 씀바귀는 아주 어렸을 때 제거해야 했다. 씀바귀를 뿌리째 뽑기 위해 작은…
-고려시대 무신정변의 주역 정중부 장군을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이랄 게 뭐 있나요? 반갑습니다. 너무 달라져 정신 못 차리겠네요." -그러실 겁니다. 이 시대 사람들도 적응이 어려워요. 남자다우시네요? "부인하진 않을 게요. 체격과 외모로 덕을 본 일도 많아요." -장군 시절에 문신들에게 무시와 차별을 당하는 일이 많았나요?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그랬어요. 전투를 해도 총대장은 항상 문신들이고 이겨도 최고 수훈은 그들 차지였어요. 승진의 한계도 분명했고요. 참기도 많이 참았는데 오랜 세월 되풀이되어 너무 힘들었어요. -문신들이나 그들을 감싸는 왕을 많이 원망했겠어요? "전쟁에 목숨 걸고 싸워 이겨도 무시를 당하니 억울하고 분했지요. 게다가 실제적인 힘은 무신들에게 있었으니까요." -1144년 연말 사건을 언급 안 할 수가 없어요. 그날 장군께서 김돈중에게 망신을 당했잖아요. 실세였던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에게 매질을 하셨다지요? "그랬어요, 지금 생각해도 분노가 치밀어요. 다시 그런 상황이 오면 똑같이할 것 같아요. 잘못했다거나 후회하지 않아요. 그 녀석은 나이도 나보다 한참 어리고 서열로도 아래지요. 그 놈이 잘못한 거지요." -그
산지전용과 관련된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은 듣는 말은 "내 산에서 내가 하겠다는데 무슨 규제가 그렇게 많은가"이다. 산지를 전용하기 위해서는 산지관리법에 따른 기준에 맞도록 사업을 계획하여 관련 절차를 이행하도록 규정하는데 서류를 꾸리는 것조차도 자격의 제한을 두어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느니 이런 규제와 복잡한 절차로 본인 토지에 대한 '권리'를 쉽게 행사할 수 없음에 대한 억울함이다. 그러나 산지전용으로 인하여 개발되고 있는 산지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에게는 토사 유출 등으로 인한 피해 우려와 대규모 산지전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들이 호소하고 있는 것은 산지전용지에 대한 복구 '의무'가 아닐까 한다. 앞선 두 단어 권리와 의무는 산지관리법 제51조에 명시되어 있다. 산지전용에 이용되고 있는 산지의 소유권이 변경되었을 때 승계되는 사항을 권리와 의무 두 가지로 규정하면서 산지전용을 권리와 의무라 함축하여 표현하고 있다. 산지전용허가 전 담당자로서 권리와 의무 둘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칠 수 없기에 각자의 입장에서 상반되는 민원에 대응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산지를 농지로 전용한다면
주말을 맞아 가볍게 산책이라도 해볼까 싶어 우선은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바깥 날씨를 살펴본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 본 하늘에는 회색 비구름이 가득합니다. 몸이 찌뿌둥하여 꾸물거리며 늦장을 피우다보니 현관문을 나서기도 전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지칠 줄도 모르고 요란하게 내리는 비들을 보며, 문득 이 빗물들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졌다. 산이나 들, 밭에 내리는 비는 땅 속에 스미어 나무와 식물, 농작물이 자라는 데에 쓰이기도 하고, 지하수가 되기도 한다. 일부는 개울물이 되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대부분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있어 빗물 전부가 땅 속으로 스며들기는 어렵다. 이러한 도심지의 빗물은 인도와 차도 사이에 설치되어있는 빗물받이로 흘러들어가거나, 건물에 설치되어있는 빗물 홈통 등을 거쳐 빗물받이로 들어간다. 빗물받이로 들어간 빗물들은 우수관(빗물관)과 오수관이 따로 설치된 곳(분류식 처리구역)에서는 우수관을 거쳐 하천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빗물과 오수가 하나의 하수관으로 흘러들어가는 곳(합류식 처리구역)에서는 하수관을 타고 흘러가 하수처리장에서 깨끗한 물이 되기 위한 정화과정을 거친 후 하천으
죽을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 5가지 있다고 하는데 친구들과 연락을 이어가지 않은 것,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스스로 행복하도록 허락하지 않은 것, 용기가 없어서 내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지 못한 것, 나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살지 못한 것,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일로 보낸 것 등이다. 마지막에 일이 들어가 있는데 너무 일만 하다 죽은 걸 후회한다는 것이다. 일이란 그런 존재일까? 그럼 일을 하지 않고 살았다면 후회하지 않는다는 의미일까? '삶으로서의 일' 저자 모르텐 알베크가 이슈를 제기하는 건 워라밸이다. 워라밸에 대해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은 기쁨보다는 고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과 삶을 분리하기로 결심했고, 그래서 나온 단어가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정신질환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워라밸이 해결방법이 아니라는 증거다. 왜 그럴까? 분리할수 없는 걸 분리했기 때문이다. 삶과 일은 구분할수 없다. 일을 뺀 나머지 삶만이 내 삶일 수 있을까? 삶이 없는 일 또한 존재할 수 있을까? 영국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일에 대해 질문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하기보다는…
노영민·김영환의 각별한 인연이 한국 정치의 병폐를 고치는 역할로 결실을 맺을 순 없을까? 두 사람은 청주에서 낳아 청주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유학해 연세대를 졸업했다. 시국비판활동을 하다가 구속되어 같은 교도소에 수감되기까지 했다. 교도소에서 나왔지만 살길이 막막하자 전기사업을 하기도 했다. 정계에 진출해선 노영민은 3선, 김영환은 4선 의원까지 지냈다. 맨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귀를 의심할 정도로 신기했다. 무슨 이유인지 야권에서 활동하던 두 후보는 여야로 나뉘어 충북지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한 사람은 승자가 될 것이고, 또 한 사람은 패자가 될 것이다. 낙선한 사람은 충북도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지만, 승자는 전권을 휘두를 것이다. 문제는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누가 떨어져도 아깝다는 사실이다. 만약 노영민이 당선되면 집권 여당에 인맥이 부족해 당장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고 청주도심에 지하철을 놓는 예산을 따오는데 한계를 느낄 수 있다. 같은 이유로 김영환이 당선되면 정부·여당은 협조가 잘 되겠지만 야권과는 원만치 못할 것이다. 결국 반쪽짜리 지방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얼마 전 친구와 만나 밥을 먹게 되었는데 친구가 처음 보는 겨울 외투를 입고 있었다. 친구가 입고 온 옷이 예뻐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니 한 스포츠 브랜드에서 구매한 업사이클링 제품이라고 했다.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졌던 기존의 옷들과 차이가 없어 보였고 환경에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리사이클링이란 수명이 다한 폐기물을 일정한 과정을 통해 '재활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재사용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업사이클링은 리사이클링에서 더 나아간 상위적인 개념으로'새활용'이라고도 한다.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활용한다는 측면은 리사이클링과 동일하나 디자인을 추가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고자 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중에서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분리 배출된 플라스틱 병을 수거해 압축한 뒤 파쇄 작업을 거쳐 작은 조각 즉, 플레이크로 만든다. 플레이크는 원사를 만드는 칩으로 가공되는데, 이 칩을 열로 녹임으로써 옷 등을 제작할 수 있는 폴리에스터 원사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몇 년 새 업사이클링에 대한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벌써 17번째다. 지난 2020년 6회, 2021년 8회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올해 얼마나 더 미사일을 발사를 할지 모를 일이다. 냉정하게 본다면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얻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그렇다. 미사일을 도발하면 국제사회의 제재조치가 따른다. 자립경제를 지향하고 있는 북한이지만,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다가 발사에 따른 경제적 비용도 적지 않다. 북한 경제규모에 비교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비용을 추정한 적이 있다. 그 추산대로 하면 지난 5월 25일까지 발사한 미사일 비용이 약 2억2천만~2억9천만 달러가 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천600억~3천600억 원이다. 국제 쌀 가격의 표준인 태국 쌀 1t은 올해 2월 기준으로 약 430달러다. 이를 근거로 계산하면 올해 발사한 17발의 비용으로 쌀을 약 60만~85만 t 구입할 수 있다. 이는 2020년 북한 쌀 부족량과 맞먹는다. 미사일 발사를 멈추면 국제사회로부터 식량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상황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적극적인 편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숫자는 4라고 한다. 4층을 F층으로 표시하는 것부터 '사'로 발음하는 한자 중에 하필이면 4를 '죽을 사(死)'라고 생각하는 부정적인 발상부터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자 중에는 사(事), 사(思), 사(史), 사(士), 사(師), 사(辭))등 좋은 뜻을 가진 글자도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다. 4는 완전성, 전체성, 질서, 합리성을 상징하는 수라고 한다. 4에서 비롯되는 것은 동서남북의 4가지 기본방위, 봄·여름·가을·겨울의 4계절, 정사각형의 4변, 십자가의 네 개의 팔, 4박자의 안정된 음감도 있다. 그 뿐인가 사자성어(四字成語)는 한자문화권에서 고사(故事)를 함축해 교훈적인 가르침으로 사자소학(四字小學)이나 넉자로 된 천자문(千字文)등으로 학동(學童)을 가르쳐 왔다. 한글, 영어, 한자를 혼합해 정치권에서 자주 쓰는 '내로남불'이라는 신판 사자성어도 나왔다. 숫자 4의 의미와 진정한 뜻은 무엇일까? 과연 안 좋은 뜻이 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숫자에 익숙해져 있고 각 나라마다 좋아하는 숫자 행운의 숫자가 있으며 기피하는 숫자는 세계적으로 단 한 가지 숫자 4라고 한다. 정말로 숫자 4에는 무슨 의미가 부여
시간이 있을 때마다 아침에 건강과 글감 정리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낙가산을 걸은지 어언 3년이 되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그간 소득으로 몸무게 3㎏ 그리고 허리 사이즈 2인치 줄어든 외에 변화도 생각하게 된다. 여느 날처럼 걷고 있는데 길옆 나뭇등걸에 아주머니 두 분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비 온 후 물기 어린 내리막길이라 조심하느라 곁눈질도 결코 안 했는데 하필 아주머니들 앞을 지나면서 미끄러졌다. 아뿔싸 넘어지려는 다리에 힘을 주니 한 무릎은 구푸리고 다른 무릎은 땅에 닿을 듯 위태로워 모양새는 마치 옛날 성당에 들고 날 때 장궤 모습이요 武士의 인사 형태가 되었다. 나동그라져 옷도 후지르지 않았고 아낙네 앞에서 망신스러운 지경을 모면하여 다행인데 순간 운동 효과를 절감하였다. 하체 근력을 키우고자 90㎏ 역기를 어깨에 메고 120번 스쾃을 하여 단단해진 다리 근육이 위태로운 순간에 몸의 밸런스를 잡아 준 것이다. 사람은 몸과 정신으로 구성되었다던데 그러면 마음 즉 생각은 어떨까. 성호 이익 선생의 「도산서원 방문기」에 퇴계 선생이 서당 벼름밖에 백록동규, 명당실기, 경재잠 등을 적어 매일 기침하여 외우셨는데 선생 역책 후
해가 참 길기도 하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훤하다. 바야흐로 찔레꽃가뭄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찔레꽃이 한창인 음력 4월부터 음력 5월에 드는 가뭄이라고 나와 있다. 찔레꽃이 필 즈음에는 모내기가 시작되고 그때부터 가물다가 강낭콩을 따고 밭 감자를 캐는 하지 무렵에야 비가 오곤 하였다. 찔레꽃가뭄과 맞물리는 건 보릿고개다. 묵은 곡식은 떨어지고 보리는 미처 여물기 전인 음력 3, 4월에 넘어야 되는 높은 고개다. 먹을 게 없다 보니 쑥버무리와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로 연명하였다. 술지게미와 비지는 물론 감꽃까지 먹었다. 일제 말기 때 어린 시절을 보낸 노인들 말에 의하면 떨어진 감꽃을 먹기 위해 새벽부터 골목에 진을 치고 기다렸다고 한다. 지금은 쌀 외에 밀가루로 만든 빵이 많고 각종 기호식품도 흔했으나 그 때는 농사에만 의존했다. 그런 터에 가뭄으로 곡식이 타들어갔으니 찔레꽃가뭄과 보릿고개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을 것이다. 호랑이 담배 먹던 얘기다. 제대로 먹지 못해 목은 삘기같이 늘어지고 누렇게 뜬 얼굴에 배만 불룩하게 나온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절실하게 겪지 못한 세대라 믿기지는 않으나 잠이 모자라 쩔쩔매면서 잠이 고프다 보니 허기가 뭔지 납
나는 요즘 심리학 서적을 즐겨본다. 특히 인간 중심 심리학자의 이론과 책을 즐겨보곤 하는데, 개인적인 주된 관심 주제는 '성장, 발달, 자아실현' 등이다. 인간주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우(Abraham Maslow)나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의 적응에 초점을 두고 잠재력의 개발과 자아실현에 관한 이론을 제시하였다. 매슬로우는 '자아실현인'의 특징으로 15개의 성격 특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로저스는 자기 성장과 성취를 달성한 '완전한 기능인'으로 7개의 특성을 제시하였다. 주위에서 '일을 통한 재미, 배움을 통한 재미, 과업수행의 즐거움'을 통해 "아! 재미있어요. 엄청 재미있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곤 한다. 매슬로우(2012)는 개인이 황홀함, 경이로움 같은 신비한 체험을 하는 최고조의 순간을 '절정 경험(peak experience)'이라고 하였다. '절정 경험'을 어떤 이는 '정상경험'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상경험은 일시적인 느낌이나 정서가 아닌 비교적 꾸준한 느낌이나 정서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사람들은 '황홀함, 경이로움 같은 신비한 체험을 하는 최고조의 순간'들을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잊지 못하며 그것을 다시 재현하려고…
루카치 『소설의 이론』은 한국 문학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책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시대 영광을 떠올리며 서문에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라고 말하고 있다. 시적인 이 문장에 대해 빠져들었던 것은 종교에서 한 발 물러나 냉담 상태에 있을 때, 실의와 좌절에 길을 잃었을 때, 길을 잃고 방황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가야할 길이 어느 곳인지 알려주는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봄빛 좋은 날 불쑥 떠올라 시 몇 편을 꺼내 읽었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 됨으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중략)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 ―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발췌 자신은 시인이 아니며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어떠한 방법으로 알 수 있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 무엇을 신뢰하고, 희망은 있는 것인지,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는 슬픈 존재가 시인이다. 슬픔을 찾아 끝없는 몸 바꾸기를…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라는 지난 정부의 국정 기조인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명문이다. 국정기조는 시대정신과 지향점을 담는다. 이제 그 명문장이 조소의 대상이 되었다. 바로 '부모찬스'때문이다.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부모찬스 논란은 부모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일이 해결된다는 점에서 불공정의 대명사다. 부모찬스는 부모와 찬스(Chance)가 합쳐진 말이다. '엄마찬스'와 '아빠찬스'는 젊은 세대들이 공정하지 못한 세태를 냉소적으로 표현한 신조어다. 엄마나 아빠를 내세운 '부모찬스'는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일을 부모의 사회적 영향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을 두고 표현된 말이다. 이것은 자녀가 부모의 사회적 신분, 경제적 부, 정치적 권력을 기회 삼아 이득을 누리는 것으로 일종의 신분세습이다. 부모찬스 논란은 선거나 내각 인선 청문회마다 바늘에 실 가듯 언론 정치면을 도배했다. 요즘 새 정부 인사청문회 시즌을 맞아 또 세간의 관심사와 뜨거운 이슈가 됐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부모찬스가 문제가 되는 공직후보자들이 있다. 반복되는 부모찬스 사태는 사회적 계급의 재생산이라는 고질적 사회현상이 된 지 오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계급
오는 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후보자 등록신청이 마감되고 (5월 12~13일), 사전투표가 다가오면서 (5월 27~28일) 점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6월 1일 본선거는 대선을 치른 지 불과 3개월여 지난 후 바로여서 향후 중요한 변곡점이 될 듯하다. 오는 선거는 여타 다른 선거처럼 주요 쟁점이 여럿 있겠지만, 이번 선거 역시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은 빼놓수 없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여러 관심사 중 지난 2020년 6월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인한 규제의 해제 여부가 중요 이슈가 되고 있다. 먼저 '조정대상지역'은 부동산 규제조치로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3가지가 있다. 청주는 2020년 6월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 지정 효과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걸 막기 위해 시행하는 조치로, 주택 가격과 청약 경쟁률 등을 고려해 분양 과열 또는 과열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 분양권 전매 제한, 1순위 청약 자격 강화 등을 규제한다. 또 거래세인 취득세는 주택 수 대비 최고 12%에 이른다. 최근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면서 해당 지자체들은 정부에 조정대상지역에서…
송홧가루 날리는 오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오전 11시 20분, 농협에서 문자가 들어온다. 무심코 열어봤다. 경제사업장 휴무 안내였다. "항상 저희 ○○ 농협을 이용해 주시는 조합원님 감사합니다. 5월 5일은 어린이날로 본점과 지점 경제사업장과 영농자재판매장이 휴무입니다. 하나로 마트는 정상영업 하오니 참고하시어 불편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다음날 5월 6일에는 "농협 하나로 마트 여름 이불 할인 행사가 내일까지입니다. 구경하시고 저렴하게 장만 하세요"라는 내용이다. 문자를 보고 나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일 년 중 가장 바쁜 때에 농협에서 농자재 판매를 중단 한다니 필자의 좁은 가슴 탓일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오랜만에 시골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시커멓게 그을린 얼굴에 계급장 같은 주름살이 더욱 깊어 보인다. "요즘 많이 바쁘지? 아~ 정말 요새는 오줌 싸고 거시기 쳐다 볼 새도 없어"라고 한다. 그렇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농번기다. 모내기, 고구마, 고추 심기로 정말 부주깽이 하나도 아쉬운 철이다. 이런 시기에 어린이날 휴무라는 이유로 농협에서 농약. 비료 등 농자재 판매를 중단한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
먼 기억을 소환하는 일은 내게는 가끔 명치 끝을 저릿하게 만드는 일이기도하다. 아버지를 생각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젊은 시절 허랑한 삶을 사셨던 아버지로 인해 어머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우리 자식들은 너무도 잘 안다. 그렇게 세상을 떠돌던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와 안착을 하신 건 언니를 낳고 부터였다. 그때는 이미 어머니는 가슴속에 여러 명의 자식을 가슴에 묻은 뒤였다. 그러니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더 이상 기대고 싶지도, 살갑게 대하고 싶지도 않은 사내일 뿐이었다. 아버지가 집으로 들어온 뒤에도 어머니의 생활은 그리 녹록지는 못했다. 아버지는 노름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사람들을 단칸방이었던 우리 집으로 끌어 들이곤 했다. 내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어렴풋이 기억나는 일이 있다. 아버지가 동네 구멍가게에 가서 막걸리를 받아 오라 하면 왜 그리 좋았는지 덥석 돈을 받아 들고는 신이 나서 뛰어 나가곤 했다. 주전자가 땅에 끌릴까 말까하며 받아 온 막걸리는 힘에 겨워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바람에 반실이었다. 그렇게 좁은 방에서 노름이 벌어지는 날에는 방에도 잘 들어가지 못했지만 나는 너무도 좋았다. 매일 같이 보리쌀에, 나물죽을 먹었던 날이
들녘엔 모가 질서정연하게 심어졌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면 너무 진부한 표현일까. 회색빛 촌에 갇히느라 자연의 순리에도 둔감한 채 지내온 듯하다. 시내 근교만 나가도 탁 트인 벌판엔 어느 사이 논에 심어진 모들이 불어오는 미풍에 푸른 물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모를 바라보노라니 문득 우리나라도 년 중 이모작이 가능한 기후 조건이 됐다는 생각에 식량 증산성을 따지면 반가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어찌 보면 생태의 엇박자 현상이 아닐까 싶어 은근히 염려도 된다. 1978년부터 최근까지 기상청 통계를 살펴보면 40여 년 넘게 우리나라 봄꽃인 개나리, 진달래, 벚꽃의 개화 일수가 상당히 빨라진 듯해서다. 이는 오로지 지구 온난화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 이 현상으로 식물의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고 생장이 촉진 되는 것은 어느 면으론 무척 바람직하다. 농작물의 생장기가 연장되면 그만큼 농작물 수확량도 증가할 터, 우리나라의 경우 벼를 이모작 할 수 있는 농경지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돼서다. 하지만 항상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존재하기 마련 아닌가. 이렇듯 지구온난화로 자연이 온갖 변화를 보이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 아닐 수 없어서다. 언젠가
마을 입구에 나무나 돌을 조각해 세우는 장승은 예로부터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수호신의 역할을 해 왔으며, 전국 방방곡곡에 설치한 역참에는 오늘날의 고속도로 이정표처럼 동서남북 방향에 있는 마을이나 관청 및 그곳까지의 거리를 알려주는 장승을 세웠다. 그래서 장승배기라는 지명은 삼국시대부터 온 나라의 큰길에 역참을 설치하고 장승을 세웠던 흔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장승과 관련된 지명은 『고려사』나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작은 돌을 쌓은 돌무더기나 나무로 만든 장승이 있던 곳을 의미하는 ‘승산(栍山), 승천(栍川), 승천원(栍川院), 승이(栍伊), 승역(栍驛), 석적(石積), 석적원(石積院) 등으로 기록하였으며, 또는 돌장승의 흔적으로서 ‘입석방(立石坊), 입석부곡(立石部曲), 입석소(立石所), 입석역, 입석원, 입석천’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밖에도 ‘장승배기’를 비롯하여 ‘장성백이, 장승고개, 장승재, 장성골, 장성현, 장성배기, 장성마을, 장승촌, 장승리, 장선이, 장선포(長先浦), 벅수거리, 당거리, 당산마을’ 등이 지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려 후기부터는 ‘승(栍), 장승(長丞,長承,長栍), 장생우(長栍偶), 후(堠), 장성(長性, 長城)
손흥민 선수(토트넘)가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 시즌 23골을 성공시키며 득점왕에 올라 대한민국과 전세계 축구팬들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최초의 득점왕이라는 영예에 더해 내용면에서도 공동 득점왕인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플)는 페널티킥으로 5골을 넣은데 비해 손흥민 선수는 23골 모두 필드골이어서 득점왕의 순도가 다른 차원이다. 손흥민 선수가 기적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들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고, 앞으로도 한참 동안 신이 나게 할뿐더러 일본과 중국 등 인접 국가 축구 팬들의 부러움까지 사게 된 것은 즐거운 덤이다.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 선수는 SNS를 통해 "한국의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6만 명의 관중 속에서 유독 태극기와 한국 분들의 얼굴은 참 잘 보인다. 매번 마음이 가득 찬 기분과 함께 큰 힘이 생기는 것이 참 신기하다"고 밝혔다. 국내 축구팬들에 대한 멋진 화답이다. 평소 축구 실력은 물론 인성 좋기로 소문난 손흥민 선수가 이룬 쾌거로 "손흥민 덕에 살 맛 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 요즘이다. 유럽에서 지도를 놓고 볼 때…
지구 온난화로 인해 매년 발생되는 가뭄, 홍수 각종 병해충의 다량 발생 등으로 주요 곡물생산국들의 급격한 생산 감소로 인한 적정 재고량 감소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의 소비증가 등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해상운송을 비롯 유통 등 제반문제로 인한 국제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전 세계 식료시장이 매우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많은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도 예외는 아니지만 사태는 단기간에 문재해결이 어렵고 그 여파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곡물생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량안보를 위해 변화에 적합한 신품종 육종보급과 물량확보를 통해 적정량 비축으로 식료시장에 안정을 기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는 세계7위 곡물수입국으로 연간 1천558만t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1년도 수입금액으로 89억4천만 달러(약10조원) 상당을 지불했으며 금후에도 각종 작물의 작황불황으로 생산 부족, 가격이 인상된다면 전체 무역수지 면에서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곡물시장은 적정재고량에 의해 시장이 비교적 안정돼서 수입비축을 공급해 식료시장 또한 안정돼 왔으나 수입
우리 농촌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비닐하우스가 전국적으로 보급되기 이전에는 이맘때가 농촌에서는 1년 중 가장 바쁜 계절이었다. 농사에서 가장 많이 필요한 것이 물이므로 1년 중 물이 제일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반면 기상학적 경험 자료를 보면 1년 중 가장 가뭄이 심한 때이기도 하다. 금년만 해도 최근 들어 모내기에 충분한 비가 내린 날이 손꼽을 정도다. 논마다 물 공급에 농민들이 분주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전체 물 이용량 중 농업용수가 전체 사용량의 50%를 상회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농업에는 절대적으로 많은 물이 필요하다. 즉 물과 농업은 절대적으로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지형학적 특성상 동고서저(東高西低)형의 지형이고 하천의 경사가 급해 비가 오면 곧바로 바다로 유출되므로 빗물이 모이는 지형이 아니다. 즉 자연형 저수지나 호수가 발달할 수 있는 지형이 아니다. 더욱이 1년 중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강우가 내리다 보니 물을 이용하는 데에는 매우 불리한 기후와 지형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크고 작은 저수지를 축조해 농업에 적절히 활용했다, 전국적으로 2만여 개소가 넘는 저수지와 충북 지
신록이 나풀거리는 교정의 오후 음악실 창가에서 부르던 가곡 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듯하다. 시조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시던 아버지의 초상은 내가 노래를 좋아하게 된 동기가 되었나 보다. 한이 담긴듯한 아버지의 구성진 목소리가 온 산에 울려 퍼질 때면 어린 나도 덩달아 시조 가락을 흥얼거리던 오래된 풍경들이 미소를 짓는다. 학창시절 중창단 활동과 모 방송국의 성인 합창단까지 노래는 오랜 세월 나와 함께했다. 사오 십여 년 동안 교회의 성가대를 섬기며 봉사해온 시간은 행복으로의 초대였으며 신앙을 지키는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다음 주 성가를 위해 주일예배를 마치고 대원들이 연습실에 모였다. 매주 준비하는 성가곡에는 만든이의 신앙 고백을 음미하며 새로운 곡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지휘자의 해설과 함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듣기를 먼저 했다. 오늘 선곡은 곡 전체의 흐름은 호숫가의 잔잔한 물결처럼 부드럽게 흐르다가 후렴 부분에서 박자가 빨라지며 다소 까다로웠다. 딱히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닌 내가 악보를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지만 어쩌다 초견에서 오류가 생기면 그 습관을 고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계속 노래를 부르며 연습을 반복해보아도 여전히 박자가 난해하
장서 1000권, 33㎡의 공간, 열람석 6석 이상. 이것이 현행법상 작은도서관 설치 기준이다. 지금은 500세대 이상의 공동단지 건설 시 작은도서관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어디에 설치하는지 누가 운영하는지 그리고 운영비에 대한 규정은 없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자리 잡은 작은도서관도 있고, 상가 건물 귀퉁이에 있는 경우도 있고, 관공서 내에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운영비를 지원받아 운영되는 곳도 있고, 오롯이 자원봉사로만 운영되는 곳도 있다. 이런 작은도서관이 전국에 7천368개(2020년 기준)가 있으며, 충북에만 270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 많은 작은도서관 중 한 곳에서 운영하는 시 창작 교실을 다닌 적이 있다. 수업을 처음 들으러 갔을 때는 작은도서관이 청주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건물 내에 있었으나 여건이 허락지 않아 임대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로 옮겨야 했다. 그 많은 장서를 정리해서 옮기는 것 또한 오직 운영자 혼자 해내야 하는 일이라 여간 힘든 것이 아니지만, 기간 내에 새로운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러웠다. 그런데 이 작은도서관이 지금 퇴거를 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 굿모닝 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뜨는 청렴 퀴즈를 풀며 하루를 시작하고 모니터 옆에 있는 청렴 거울을 보고 용모를 점검한 뒤 민원인분들을 응대한다. 공무원이 되고 난 뒤 일상 속에서 매일 마주하게 된 단어가 청렴이다. 청렴이 무엇이길래 끊임없이 공직자들에게 요구되고 또 강조되는 것일까? 이는 청렴으로부터 국가의 경쟁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려 말의 권문세족의 횡포, 조선 말의 세도정치 등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인해 백성들이 고통받고 결국은 국가멸망의 길로 접어든 수많은 사례들을 보면 부패한 사회는 단 한 번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공직자의 청렴이 국민 신뢰와 연결되고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좋은 정책을 생산하고 이에 대한 국민의 지지로 연결되어 더 공정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청렴이 공직자에게 더 강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청렴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언론에서 자주 접하는 억대의 뇌물 및 금품 수수, 부정청탁과 같은 부패들이 결코 한순간에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늘 있는 아무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