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지인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다며 좋아한다. 특히 자신과 부쩍 친해진 친구 이야기를 하며 그 친구는 아주 멋있는 친구라 말한다. 멋이 있어서 너무 좋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아이에게 너는 어떤지 물어보니 스스로 멋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어느 날, 멋진 친구와 하교 후 놀이터에서 같이 놀기로 약속을 했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는 듯 기뻐한다. 어떤 멋진 친구인지 궁금했다. 하교 후 놀이터에서 아이와 멋진 친구가 함께 노는 모습을 아이 엄마가 살펴보았다. 멋진 친구는 야무지고 씩씩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거칠게 말하는 언어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는 그 모습을 멋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자신에게 없는 난폭한 모습에 매료되어 그 친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자신이 할 수 없는 거친 언어습관을 귀 기울여 들으며 동경하고 대리 만족을 하고 있었다. 아이 엄마는 멋진 친구의 특성을 알고 난 뒤 시간이 지나 아이에게 너는 학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물어보았다. 자신은 수업시간에 무난하게 수업을 듣고 주어진 과제를 잘 한다고 했다. 아이 엄마는 너도 멋지다고 말해주었다. 주어
낙후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추진방식 중 프랑스의 '계획계약(contratde plan)' 제도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근거조항을 마련하여, 11개의 지역발전투자협약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2004년에 공포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은 제20조에 '지역발전투자협약의 체결'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고 ①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사업 및 투자분담 등이 포함된 지역발전투자협약을 체결 할 수 있으며, ②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발전투자협약에 의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매년 필요한 예산편성 등 협약이행을 위한 조처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하향식 위주의 지역개발사업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주민주도의 수요를 발굴하고 주민들이 사업 시행주제가 되어 추진하는 상향식 지역개발사업이 여러 부처의 사업방식으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인구감소로부터 촉발된 지방소멸, 재정 분권으로부터 시작된 국비 사업의 지방 이양사업, 농업용 토지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인한 농촌 공간의 난개발 심화 등 농촌을 둘러싼 환경은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콧수염을 길러 봐야겠다. 사춘기 이후 콧수염이 나고부터 지금까지 3일 이상 면도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여태껏 수염을 깎지 않으면 안되는 줄 알았다. 회갑이 지난 이 나이에 튀고 싶어 하는 신세대들의 패션 아이템도 아니고, 무슨 정치인들처럼 대통령에 출마하려는 이미지 과시용도 아니지만, 난 이제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콧수염 하나쯤은 편하게 길러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불현듯 생각하게 되었다. 은퇴를 앞두고 정해진 일에서 벗어난 지금, 회사 동료나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예속의 규칙에 나를 맞추지 않아도 되며, 용모단정한 자세로 다소곳하지 않아도 된다. 난 더 이상 뻔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 그 뻔하게 살지 않아도 되는 자유인이라는 자각이 나를 부추겼다. 그런데 왜 하필 콧수염 기르기란 말인가. 평생을 월급쟁이로만 살아온 사람의 소심한 일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혼자 웃음을 짓고 말았다. 고작 콧수염 하나로 자유 정신을 논한다는 것에 난 스스로 가소롭게만 여겨졌다. 콧수염이라니. 하지만 생각만으로도 즐거웠다. 찰리 채플린이나, 히틀러의 칫솔 수염은 단연코 내 스타일이 아니다. 체모 수가 적어 카이저 스타일은 내가 도저히 따
우리에게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면서 문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에게 털어내어서 고민의 고통을 나누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친구들과의 만남, 또는 동료들의 만남에서 이런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힘든 것은 해결이 잘 안되는 것을 털어놓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아도 답은 없고 걱정만 늘어놓으며 좌담을 하지만 정작 고민을 내놓은 친구는 우리의 생각을 접으려는 듯 하여간 이렇게 털어놓으니 조금은 편해졌다고 하는 경우입니다. 너무 힘든 상황이 연달아 찾아오면 그냥 하소연만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의 상대가 되곤 하는 저로서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정작 상대방은 한탄만 하면서 답이 별로 없는 속 사정을 대단한 고민이니 심각하게 생각하라고 얘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물며 신도 그러한데 나약한 인간은 오죽하겠습니까? 스스로 돕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하소연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 할까", "버려야 할까",…
중고등학생 때 듣던 지구온난화가 요즘은 체감이 된다. 작년보다 더 빨리 찾아온 여름에 5월 중순부터 더워 반팔을 꺼내 입고 사무실에선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러다간 가뜩이나 짧아진 봄과 가을마저 사라질 것 같다는 무서운 생각이 든다. 몇 년 전부터 좋아하는 친환경 기업이 있는데 바로 '파타고니아'라는 기업이다. 4년 전부터 기업로고가 박힌 반팔티가 유행하여 몇 년 안 된 기업인 줄 알았으나 50년 가까이 된 장수기업이다. 이 기업은 "이 재킷을 사지마세요"라는 마케팅으로도 매우 유명하다. 옷을 파는 기업이 소비를 조장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마케팅으로 오히려 매출은 늘었지만 기업의 철학은 확실하다. 기업의 매출이 목표가 아니라 매출이 지구 환경을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무료로 옷 수선을 해주고 매출의 1%를 환경에 기부하는 실천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지역주민들과 가까이 있는 우리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친환경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본질과 수단은 파타고니아와 비슷하다. 불필요한 소비를 억제하고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파타고니아가 소비자들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생산을 한정하고 수선 서비스를 하는 것과 같이 우리 센터도…
올 초 두 종류의 화분을 선물 받았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식집사(식물을 모시는 집사)' 트렌드를 반영한 친구의 선물이었다. 그간 식물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던 전력이 많았던터라 잘 키워낼 수 있을지 덜컥 겁이 났다. 이번에는 꼭 제대로 키워보리라 다짐하며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틈틈이 공부하며 정성을 쏟았다. 처음 걱정과는 달리 식물들이 정성을 알아준걸까. 매일 새로운 잎이 나고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며 식물을 키우는 재미, 이른바 키우는 '맛'을 알게 되었다. 최근 들어 전 세대가 식집사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싹이 나고 줄기가 자라고, 잎이 무성해지는 '경이로운 순간'을 만나기 위해서는 키우는 식물에 맞는 흙과 물, 빛, 바람, 영양분을 주어야 한다. 혹시 물을 너무 많이 주지는 않았는지, 빛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는지 등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씨앗 안에 숨어있던 생명과 만날 수 있다. 잘 자란 식물을 표현하는 영어 단어 중에 'thrive'가 있다.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thrive'가 식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성장을 표현할 때에도 쓰일 수 있다는 점이
-처음으로 인터뷰를 원하는 이가 찾아왔습니다. 본인 소개해주시죠. "'알렉 더버빌'입니다. 소설 '테스'에서 테스의 순결을 빼앗은 나쁜 놈이죠. 하지만 정 많고 착한 놈입니다. 세상에 온 지 130년가량 되는데 오해만 받았습니다. 그걸 조금이라도 풀고 싶어 찾아왔습니다." -선생이 살던 시대는 남성중심 사회였지요? 요즘 같으면 감옥 가요. "저는 생명을 잃었습니다. 한 번 잘못한 걸로 천하에 몹쓸 놈이 되었고요, 한번 실수 않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한 번으로 끝입니다. 범죄가 되풀이 된다면 끔찍한 악몽이지요. 그렇지만 자신을 변호해 보시죠. 좋은 기회니까요. "처음부터 말씀드릴게요. 한 아가씨가 친척이라고 찾아왔어요. 일자리나 경제적 도움을 원했어요. 귀엽고 예뻐 잘 대해 주었어요. 우리는 살 만했으니까요. 모친과 상의해 일자리를 마련해 함께 지냈어요. 그 아가씨네 집에서도 좋아하고 둘이 결혼하기를 원하는 것 같았어요." -그 아가씨가 '테스'였던 거지요? 그래 둘 사이는 잘 진전되었나요? "저는 늘 테스를 챙기고 그녀 주변을 그림자처럼 따랐어요. 다른 이들에게 피해당할까봐, 또 제게 호감을 갖도록 눈에 안 띄게…
사람마다 마음의 늪은 존재한다. 필자 역시 그렇다. 매사 너무 흑백논리가 분명하다 보니 할 일과 해서 안 될 일을 칼로 두부 모 자르듯 구분하는 게 단점 중 하나이다. 사실 나이 들면 성향도 변한다고 했던가. 불과 수 년 전만 하여도 실은 이런 단호함이 결여 됐었다. 누군가 무슨 일을 부탁해오면 힘이 닿지 않아도, "해 주마" 라고 선뜻 답하곤 했다. 부탁을 거절 못하고 결국은 섣부른 해결사 노릇을 하느라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하지만 평소 오지랖이 넓다보니 걸핏하면 남의 일에 팔을 걷기 예사였다. 이는 사실 남다른 이타심에서였다. 타인이 어려움에 처하면 외면 못하는 성향 탓에 스스로 힘들었던 것이다. 이런 천성도 사노라면 어느 경우엔 한 순간에 고쳐지는 계기도 맞게 되나보다. 이는 요즘 남의 일에 간섭하다가는 자칫,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토사구팽 안당하면 다행이라는 어느 지인의 말을 듣고부터다. 어느 지인이 평소 전원주택 삶을 꿈꿔왔단다. 그 꿈을 이루려고 시내 근교에 어렵사리 땅을 장만한 후 집을 지을 때 일이란다. 이곳에 사는 이웃 사람이 집짓는 일로 소음과 먼지를 발생 시킨다며 걸핏하면 지인에게 시비를 걸어왔단다. 지인은 그 이웃이 사는 집 앞에 땅
사자가 용이 되어 죽으면 이제 아이가 됩니다. 아이는 어떤 관념에도 사로잡혀 있지 않습니다. 좋으면 좋다고 하고, 싫으면 거부합니다. 아이는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자유로운 존재입니다. 의무도 없고, 도덕도 없고 오로지 유희와 놀이뿐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갑니다. 자기 마음대로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해보지 못했던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사자의 정신입니다. 그럴 수 있을 때 아이처럼 밝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버킷 리스트'라는 영화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사람은 가장 자유로워진다." 눈치를 보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동안 미루어놓은 진짜 인생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지 견디는 것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동안 자기답게 신나게 살아보는 것, 무엇이 닥쳐오든 반갑게 맞이하며 한바탕 놀아보는 것, 이것이 인생입니다. 니체는 그런 인생의 의도를 이렇게 부릅니다. "아모르 파티" 위 전문은 '미치게 친절한 철학' 안상현 작가가 쓴 '자유로운 존재, 아이가 되다' 전문입
미호천에 역사 이래 가장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동안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바꾸는 노력이 계속되어 오던 중 환경부에서 충북도의 건의와 4개 시·군 주민의 의견을 고려해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하천인 미호천의 명칭을 미호강으로 변경하기로 확정하고 7월 7일 관보에 게재 했다고 한다. 충북의 물줄기는 크게 한강 수계와 금강 수계로 나누어진다. 단양, 제천, 충주, 괴산 지역의 물줄기가 충주댐에서 모여 남한강으로 흐르는 것이 한강 수계이며, 금강 수계는 보은 옥천, 영동 지역의 물줄기가 대청댐에서 모아져서 금강으로 흘러가는 대청댐 수계와 음성, 진천, 청주, 괴산 지역의 물줄기가 모여서 금강으로 흘러가는 미호천 수계로 다시 나누어지는 것이다. 미호천 수계의 지역은 주변의 넓은 평야지대와 나지막한 구릉, 풍부한 산림으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등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호천 변에 있는 청주시 옥산면 소로리에서 발견된 볍씨는 우리나라가 벼농사의 원류임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산이 되고 있다.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격상되는 일에 대해서 충북도민으로서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마냥 기뻐하기에 앞서 시
변화는 불가피하다. 변화하지 않는 존재라든가 현상이 있을까. 변화에 걸리는 시간의 길고 짧음이나 진행되어가는 과정, 변화가 제공하는 영향력의 크고 작음이 다를 뿐 변화 그 자체는 우리의 삶과 동행할 수밖에 없다. 변화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잘한 달라짐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관심의 목록에 오르지도 못한다. 하지만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우리에게 제공하는 영향이 큰 변화에는 이목이 집중된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중 하나가 기후변화다. 어쩌면 기후변화라는 용어보다 이제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변화 속도가 급격할뿐더러 규모 또한 압도적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기후변화에 대한 6차 보고서를 승인, 발간하고 있다. 작년 8월에 제1실무그룹(WG1)의 '기후변화 2021 과학적 근거'가 나왔고, 제2실무그룹(WG2) 보고서는 올해 2월, 제3실무그룹(WG3)의 보고서는 지난 4월에 열린 56차 총회의 승인을 받았다. 방대한 보고서를 압축한 요약본(SPM)만 읽어도 현재와 미래의 기후 상황이 어떠한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주요 내용은 이미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
한 마리가 알 항아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우리 집에는 다섯 마리 닭이 산다. 친정에서 병아리를 데리고 왔는데, 언젠가부터 맨드라미 같은 벼슬이 머리에 피기 시작하더니 이젠 제법 닭 냄새를 풍긴다. 사료도 산란용으로 바꾸고 알을 낳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짚으로 짜서 걸어주어야 하지만 짚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항아리 안에 겨를 깔아 아늑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 후 닭들은 항아리에 들어가 알을 낳았다. 일주에 열 댓 개 씩 알이 생겼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한 마리가 항아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알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닭이 모이를 먹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알에 매직으로 번호를 썼다. 새로 낳는 알과 품는 알이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달력에 날짜를 동그라미 쳐 놓았다. 세이레가 어제로 흐르고 병아리가 태어났다. 그것도 네 마리씩이나. 작은 생명들이 풀어 놓는 삐악 소리가 닭장 안을 가득 채운다. 기쁨과 동시에 걱정이 몰려온다. 닭장 안 틈새를 통해 쥐도 드나들고 주말엔 길고양이도 문턱을 넘나든다. 평소에는 쥐도 살려고 태어난 것인데 먹고 살아야지 싶어서 닭장으로 드나드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또 대접에 사료를 담아 뒤란에 놓아두고…
국정원이 직전 원장 두 명을 한꺼번에 고발한 뉴스를 보면서 섬뜩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문재인이 퇴임을 며칠 앞두고 쫓기듯 공포한 검수완박을 보면서 이 정도로 대비해 놓으면 퇴임 후가 안전할 것이라고 상상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지고 있다. 국정원이 문재인 정권시절 전·현직 원장 4명이 구속되는 수난을 당하면서도 직전 원장을 고발한 적은 없다. 그만큼 박지원, 서훈 전 원장에 대한 처벌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아직도 국정원은 정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단지 정치에 개입하는 방식만 바뀌었을 뿐이다. 과거 안기부는 대통령을 위해서 다양한 정치개입을 했지만 지금의 국정원은 정치 불개입을 선언하고서도 북한을 이용해 대통령을 돕는 식이다. 국정원은 비밀 정보기관인데다 대북정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남북협상 전면에 나서거나 종전협상 등을 주도할 수 없다. 김정은을 초청해 남북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국정원을 내세운 것은 대북 전문성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김정은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을 월북으로 조작하거나, 탈북 어민에 대한 합동심문을 단축해 북송토록 했다는 따위의 의심
충북도지사 취임식이 지난 1일 문의문화재마을에서 있었다. 김영환 도지사께서는 취임 일성으로 단양하고도 시루섬을 언급했다. 무더위를 피해 뒤로 나앉았다가 시루섬 이야기에 우리 일행은 귀가 번쩍 열렸다. 뜻밖의 자리에서 들은 고향 얘기에 무더위에 대한 푸념은 사라지고 우리들은 그저 감개무량했다. 지금 단양에서는 시루섬에서의 채굴 작업이 한창이다. 채굴이라고 해서 금이나 석탄과 같은 광물은 아니고 시루섬 가치에 대한 인문학적 채굴을 말하는 것이다. 시루섬은 단양역 앞, 남한강 한 가운데 있는 섬으로 충주댐이 건설되기 전까지는 반은 섬 반은 육지였던 곳. 강은 좁은 물목을 흐르다가 시루섬 앞에서 갑자기 넓은 유역을 만나 싣고 온 퇴적물을 쏟아놓고 마는데 이렇게 형성된 땅이 시루섬이다. 강물과 자갈과 모래와 소나무가 어울려, 산수의 고장 단양에서도 유난히 한 풍경한다.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고 시루섬은 사람의 땅에서 자연의 땅으로 탈바꿈했다. 사람이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곳이 됐던 것이다. 주민이 떠나간 자리에 그 많던 자갈과 모래는 모두 덤프트럭에 실려 신단양 건설을 위한 자재로 사용됐고 웅장하던 섬의 모습은 쪼그라들어 한 주
사람들이 죽기 전에 하고픈 오랜 꿈 중의 하나가 달밤에 강에서 즐기는 뱃놀이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꿈이 충주에서 현실이 됐다. 한강과 달천강이 만나서 이룬 탄금호 일원에 국내 최초 친환경 전기유람선이 출항을 시작한 것이다. "뭐 별거 있겠어"하는 생각과 달리 막상 승선해 보니 일단 바다를 방불케 하는 넓은 호수 면이 시선을 압도했다. 수면 둔덕에 펼쳐진 기기묘묘한 야간 경관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멀리 호수를 횡으로 가로질러 건설된 우륵대교의 조명은 마치 망망대해의 등대인양 갈 길을 인도하고 있었다. 밤바람을 맞으며 뱃전에 서서, 스크루 뒤로 물러나는 포말과 청명한 하늘에 뜬 달빛을 보니 당송팔대가 중의 한 명인 소동파가 쓴 '적벽부'가 생각난다. '적벽강에 배를 띄워 흘러가는 대로 노닐 적에 /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오고 파도는 일지 않는다 /술 한 잔을 벗에게 주며 맑은 바람과 밝은 달과 요조지장을 노래한다'. 공연히 마음이 설레고 흥이 솟아 뱃전을 두드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방향을 틀어 수면 가운데로 나아가자 오른쪽의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시 선수들의 결승선 통과를 지켜보며 환호하던 '그랜드스탠드'의 무지갯빛을 연상시키
먼저 충북교육의 새로운 수장이 되셨음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필자에게 선거 도움을 요청하셨을 때 나이와 능력 부족을 이유로 물러섰던 점,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 주변의 여론을 들으며 귀추를 짐작하곤 했는데 전임 교육감이 8년 동안 끊임없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이름을 노출하며 지명도를 높였기에 힘든 싸움이 되리라 여겼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낙승하셔서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식음을 전폐하며 선거를 도운 보수 인사들의 도움도 컸겠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인품과 학식으로 긴 세월 청주교육대학교에 교수로 재직하며 길러낸 교육자들이 충북도내의 곳곳에 윤건영이라는 이름을 민들레 씨앗 뿌리듯 꼼꼼히 전파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여겨집니다. 정말 선거는 바람이라더니 평소 교육감 선거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선거가 목전으로 닥치자 두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며 누굴 선택할 것인지 앞 다투어 물어오더군요. 아하, 이번 선거가 이전 두 번의 선거와는 양상이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무난히 당선의 꿈을 이루셨고 태산 같은 어려움을 짊어지게 되셨습니다. 윤 교육감님의 앞에 놓인 충북교육의 산적한 현안을 떠올리자 제 머릿속에는 희망
충주에 가면 백두대간을 넘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 있다. 신라 아달라왕 3년(서기 156)에 개통되어 지금까지 옛길의 형태로 잘 보존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하늘재가 그곳이다. 현재 충북 충주와 경북 문경을 이어주는 작은 고갯길이지만 자연과 잘 어우러지고 주변에 이름난 산이 있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길이다. 하늘재라는 명칭은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고개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 지지만 실제 고갯마루의 높이는 해발 525m로 높은 고개는 아니다. 하늘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주변 지명도 재미있다. 고갯마루에서 문경쪽의 지명이 관음리이고 충주쪽의 지명은 미륵리다. 보살의 마을인 관음리에서 하늘재를 넘으면 미래에 발현하는 미래 부처의 마을인 미륵리에 도달하는 것일까? 아무튼 하늘에 닿는 재를 넘어 미래에 발현한다는 미륵불의 세상인 불국토를 염원하는 마음이 지명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늘재의 고갯길은 완만한 경사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고 정감이 넘치는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현재는 충주시 구간만 옛길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트레킹을 하려면 미륵리에서 시작해서 원점회귀 하는
7월의 폭염이 기승(氣勝)을 부려 찜통 속에서 살아가는 느낌이다. 체온에 가까운 기온에다 후덥지근하고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충북에서만 열사병(熱射病)으로 23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보고 폭염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름 값이 천정부지인데도 전력사용량은 매일 증가하고 있어 에너지 대책에 경제마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작은 더위'로 불리는 '소서(小暑)'가 지난 7일이었고, 삼복더위의 첫 더위인 초복(初伏)이 다가오는 주말인 16일이며, 23일은 '큰 더위'로 불리는 대서(大暑)가 기다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는 절기인 피서철이 다가왔다. 이상기후의 조짐은 일찌감치 보였다. 폭염이 시작되었고 장맛비까지 내리면서 여름이 한참 지난 느낌이 든다. 변덕스런 여름철 날씨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장마가 온 다음, 일주일 가까이 폭염이 지속되고 다시 장마전선이 다가오고 일주일 정도 또 다시 폭염이 발생하는 이상한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폭염의 한자는 햇볕쪼일 폭(暴), 불탈 염(炎)으로 매우 더운 날씨를 말하는데, 특정 온도를 기준으로 기상청에서는 폭염 주의보와 폭염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3도…
원숭이두창은 '몽키폭스(Monkeypox)'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주로 원숭이가 감염되지만, 사람도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원래는 콩고, 나이지리아 등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다. 이 질병은 주로 감염원과의 밀접접촉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 종결되기도 전에 이렇게 새로운 감염병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월 2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비상위원회를 개최하여 원숭이두창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현재로서는 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 감염병은 5월 14일 영국에서 첫 사례가 보고 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이달 5일 기준(CDC) 52개 국가에서 6천924명이 발생되었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6월 22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1명이 확진돼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이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된 바 있다.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고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또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국민의 힘 광풍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황규철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군수에 당선됐다. 당선인 공약 중에 유독 필자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농정조직 개편이다. 군청 농정부서와 농업기술센터를 종전과 같이 분리하겠다는 내용이다. 4년 전, 필자는'민선 7기 농정조직 개편에 대한 제언'이란 제하의 글을 옥천신문과 충북일보에 기고한 바 있다. 주요 골자는 '신임 군수가 농업발전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기술센터와 농축산과를 통합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 김 군수 퇴임 후에도 계속 유지될 것인가, 농촌진흥사업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 부족으로 통합과 분리를 반복하는 타 자치단체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라는 내용이었다. 우려가 바로 현실로 눈앞에 다가왔다. 농업기술센터의 설치 근거를 보면, 지방자치법 제126조와 농촌진흥법 제3조에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하면 교육훈련, 시험연구기관을 직속 기관으로 설치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농촌진흥법 제1조(목적)에는 '국가 기본산업인 농업의 발전, 농업인 복지향상을 위하여 연구개발, 농촌지도, 교육훈련, 국제협력 업무를 추진한다.…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은 지역별 지부장을 두어 선비 교육의 활성화를 기하고 있다. 6월 27일 두 번째 지부장 회의에 3시간 반 정도 소요 시간을 감안하여 늦지 않도록 6시경 나섰다. 너무 일찍 출발했는지 9시 21분 도착하여 한 시간 남짓 여유가 생겼다. 마침 일기 화창하고 바람도 소슬하여 본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퇴계 명상길 도산재를 걸으려 후문을 나와 주차장을 지나는데 마당에 자그마한 새가 눈에 띈다. 가까이 다가가도 피하지 못하고 입만 할딱거리는 것이 목이 말라 그런가 어린 날개에 힘이 빠졌기 때문인가. 이대로 두면 잠시 후 들이닥칠 차에 치이거나 불볕더위로 탈수 때문에 죽을 것이 뻔하다. 새에게로 다가가는 중 자연과 가까이하고 주변 동물을 벗 삼았던 퇴계 선생의 「도산기(陶山記)」가 떠 오르니 희한하다. '책을 덮고 나가서…. 대에 올라 구름을 바라보거나 낚시터에서 고기를 구경하고 배에서 갈매기와 가까이하면서 마음대로 이리저리 노닐다가 좋은 경치를 만나면 흥취가 절로 일어 한껏 즐기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고요한 방에 책이 가득 쌓여 있어 책상을 마주하여 잠자코 앉아 欣然忘食한다'는 것이다. 가까이에 쪼그려 배가 고프냐 목이 마르냐고 물었다. 내게…
34년간 꾸준히 해오던 출근 대열에서 이탈했다. 퇴직했기 때문이다. 이제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출근하지 않으니 당연히 퇴근도 없다. 퇴근 대열에서도 이탈한 것이다. 두어 달 전 출근길, 물 흐르듯 길게 줄지어 가고 있는 차들의 행렬을 무심히 따라가던 중 떠오른 생각, '아! 이 대열 속에서 이탈할 날도 멀지 않았구나'였다. 이탈하는 것은 출퇴근 대열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이면 회사 근처의 식당에서 식사할 곳을 찾아다니던 대열, 저녁이면 회사 동료들과 술 한잔하거나 회식하는 사람들의 대열, 업무 관련 소통을 위해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서도 이탈해야만 했다. 익숙한 것들과도 결별했다. 출퇴근길에 즐겨 듣던 라디오 방송, 정들었던 동료들, 수십 년간 해왔던 회사일, 다녔던 직장의 이름과 전화번호, 팀장님이라고 불리어지던 나의 호칭,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자신있게 건네주던 나의 명함 등과도 결별했다. 생각해보니 이탈은 지금처럼 회사에서의 퇴직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 사람의 생애에서 보면 우리는 숱한 이탈들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하나의 과정을 마치면 그 조직이나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는 유치원을 나온 사람이 거의 없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
어릴 때 나는 해찰꾸러기였다. 공부도 곧잘 했는데 독서에 더 몰두했다. 한 번 책을 잡으면 학교에까지 가져가서 수업시간 틈틈이 읽었다. 주부가 된 지금도 문학에 더 치중하는 편이다. 어릴 적 기질은 끝내 버리지 못했지만 독서에 파묻히면서도 공부에 열중했기에 나쁘지만은 않았다. 문학이니 음악에 집착하는 한편 집안일도 나름 열심히 한다. 해찰은 부려도 적정선은 지킨다는 자부심은 있었다. 그래서인지 해찰이 가끔 친근하다. 그 뜻은, 하던 일을 접고 딴청을 피운다는 뜻이었으나 나쁜 짓만 아니라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싶다. 어른들의 기호에 맞춰 주지 못할 뿐 유달리 섬세하고 예리한 안목도 그들 특징이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재주꾼이 많은데, 한편으로는 은근 또 외로운 사람들이다. 말을 듣지 않는다고 꾸중만 일삼으니 그럴 수밖에. 해찰꾸러기는 한눈을 파는 기질이되, 달리기만 하는 경주마형 어린이보다는 창조적이다. 그들 부모는 대부분 자녀를 경주마처럼 키우고 싶어 한다. 잘 달리게만 하기 위해서 눈가리개를 씌운 것처럼 부모님의 욕구 충족을 위한 대상일 뿐이다. 그렇게 달리다가 쓰러지기도 하지만 해찰꾸러기의 삶은 여유가 있다. 어릴 때는 말썽쟁이라고 따돌림을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조유나 어린이 일가족의 승용차가 지난 6월 29일 완도 바닷속에서 인양되었다. 주검으로 발견된 일가족 3명은 이틀 후 외롭게 화장되어 화장장에 임시 안치되었다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17년째 고수하고 있다. 자살률이 25명을 넘어 하루 35명 이상, 1년 1만 3천 명 이상이 자살하고 있다. 자살 동기를 보면 우리 사회의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10~20대 남자는 정신적 어려움으로, 30~50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60대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으로 자살한다. 여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정신적 어려움이 가장 높다 한다. 자살률 1위의 원인으로 다음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우리나라 비정신과 의사(일반 의사)의 항우울제 처방을 60일로 제한한 데 있다. 항우울제 사용량이 세계 최하위로 우울증 치료율 또한 세계 최저라고 한다. 모든 병원에서 감기처럼 우울증을 치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이다. 또 하나는 언론의 보도 행태이다. 세계 각 나라는 자살에 대한 상세 보도를 자제함으로써 충동이나 모방 자살을 억제하여 자살예방에 기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번 일가족
나는 국찐이빵과 핑클빵 세대다. 그래서 20여 년 만에 돌아온 포켓몬빵을 몰랐다. 예전에도 포켓몬 만화와 스티커는 있었으나 159종의 띠부띠부씰은 생소했다. '띠부'가 '띠고 붙이고 띠고 붙이는 씰'이라는 뜻도 처음 알게 됐다. 1999년 고등학교 2학년 때 핑클빵을 먹기 위해서 쉬는 시간 종이 울린 후 학교 매점에 전속력으로 달려가야 했다. 단지 배가 고파서 먹기 위함이었으므로 그 안에 무슨 스티커가 들어있는가는 중요치 않았다. 다만 왼손에 빵 하나 오른손에 우유 하나로 돌아오면 성공한 날이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아이들이 포켓몬빵이 유행한다며 핵 인기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빵 맛이 궁금하다고 했다. 부모 된 입장으로 먹여주고 싶은 마음에 줄을 서서 사보기도 했고 편의점 입고 시간에 맞춰 가보기도 했으며, 매일 온라인 스토어에 접속해 광클릭을 해서 빵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띠부띠부씰은 모아졌고, 스티커 북에 없는 것이 더 눈에 띌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모을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는 중고 사이트를 이용한 교환이었다. 빵에서 나오는 스티커가 기존에 있는 것이 나오면 다른 사람들과 교환을 했다. 반택과 끼택을 이용하여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