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얇은 피 너머에 잎새 모양으로 꽉 들어찬 속이 비친다. 몽키만두 한판이면 불그스름한 김치만두와 꼬리를 내보이는 새우만두, 뽀얀 고기만두가 상위에 오른다. 한 입 베어 물면 육즙을 품은 만두소가 각각의 특색으로 입안을 채운다. 몽키만두는 청주 사창동 충북대학교 인근에 3년 전 문을 열었다. 김윤수 대표가 직장을 다니다 자영업을 생각한 건 일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없는 부조리 때문이다. 성과를 내는 사람과 성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따로 있었다. 열심히 한 만큼 성과로 돌아오는 일을 고민했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요식업을 생각하며 1년쯤 자영업을 준비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1년, 회사를 그만두고도 1년여의 세월을 쏟아부었다. 여러 업종에서 일해보며 전망을 살피다 사촌 형의 권유로 만두를 시작했다. 시장 만둣집을 비롯해 여러 만둣집에서 경험을 쌓았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에 특색있는 맛이라면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윤수씨는 6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만두를 시작했다. 젊은 층의 입맛을 겨냥해 몽키만두의 색깔을 만들었다. 자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 만두를 빚는데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만두를 빚으며 몽키만두를
[충북일보] 쫄깃한 면발에 시원한 육수를 자랑하는 냉면은 여름 대표 메뉴이자 모든 계절 사랑받는 음식이다. 더울 때 먹는 빈도가 잦아지긴 하지만 추운 겨울일수록 살얼음 덮인 냉면을 찾는 이들도 있다. 평양냉면, 회냉면 등 매니아 층을 보유하던 메뉴가 몇 년 새 매스컴을 뒤덮으며 대중적인 메뉴가 됐다. 하지만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냉면의 범주를 넓혔을 뿐 전통 강자인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위상이 흔들린 것은 아니다. 중국집에 가면 짜장면과 짬뽕을 고민하듯 냉면 선택의 주요 후보는 늘 물냉면과 비빔냉면이다. 유행을 따라 수시로 생겼다 사라지는 음식점들 가운데도 20여 년간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곳이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청주 용암동을 지키고 있는 천하장사냉면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전통 냉면집이다. 천하장사냉면의 시작은 입이 떡 벌어질 듯한 크기에 한 그릇 가득 담긴 시원함으로 승부했던 세숫대야냉면이 세상에 나올 무렵이다. 경기도 시흥에 본점을 두고 운영하던 친척의 냉면집이 이들 가족의 길을 바꿨다. 아버지 윤광복씨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가게로 찾아가 밑바닥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50대의 나이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손
[충북일보] 누군가에게는 마냥 어둡기만 한 새벽 5시가 하루 중 어떤 시간보다 활기찬 곳도 있다. 아침을 깨우는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함께 신선한 내음이 가득한 청주 농수산물 도매센터다. 산지에서 막 도착한 과일이 각각의 매력을 뽐내며 선택을 기다린다. 계림상회를 운영 중인 전명구 대표도 수많은 사람 속에서 그날 판매할 과일을 고르고 낙찰받는다. 명구씨가 고르는 과일은 오감으로 판단한다. 눈으로 봐서 예쁘고 향이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 두드려서 소리를 내보고 명구씨만의 합격선을 통과해야 한다. 과일 종류에 따라 매끈하거나 거친 표면 자체가 맛을 드러내는 것도 있다. 박스의 아랫부분에 숨겨진 못나 보이는 과일의 맛이 거래할 모든 과일을 대변하기도 한다. 각 과일의 산지를 제외하면 청주에서 가장 신선한 과일을 만날 수 있는 장소다. 여러 과일을 구하려면 각 산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소비자의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새벽녘 명구씨의 선택을 받고 계림상회 한편을 가득 채운 상자는 그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농수산물 도매센터 내에서도 소매를 함께 하는 대다수의 가게와 달리 도매를 전문으로 하기 때문이다. 오전 시간 동안 그날 낙찰받은 과일들이 거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어떤 일을 맡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신뢰다. 직접 이끌어갈 사업체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믿을만한 상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과 마케팅 작업도 그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사업체를 시작하려면 전반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 첫 이미지를 결정하는 로고와 명함, 간판디자인과 인쇄물부터 내부 시설과 실내 디자인 등까지 시선이 닿는 모든 것이 디자인이다. 4년 전 청주 봉명동에 '비율디자인'의 문을 연 육인식 대표는 자연스러운 신뢰를 앞세운다. 직접 카페와 음식점을 운영해보며 느꼈던 불편한 점을 모두 실무에 녹였다.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이 신경 써야 하는 분야는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분야가 다른 디자인 작업을 위해 이곳저곳을 찾아다녀야 했다. 하나의 공간을 완성하기까지 지나친 번거로움이 있었다. 디자인을 전공하며 부전공으로 인테리어를 택했기에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다.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비율'에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다. 뛰어난 디자인 감각을 애써 뽐내지 않고도 스며들 듯 인식씨의 디자인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 그의 영업 비법이다. 일을 의뢰하기 위해 '비율'에 들어선 고객들은 일단 비율의 인테리어에서 안심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고기는 언제나 옳지만 구워 먹는 고기는 언젠가부터 집에서는 환영받지 못하는 메뉴가 됐다. 몇 안 되는 가족 구성원이 고기 한번 구워 먹으려면 사방에 튀는 기름과 산더미처럼 쌓이는 설거지 거리가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한편에서 굽느라 못 먹는 사람이 생기거나 다 같이 먹으려고 기다리면 금세 식어버린 고기는 제맛을 잃는다. 1988년 로얄불고기로 문을 연 윤정씨 어머니의 가게를 이어 2014년부터 로얄생고기를 운영하는 박재형·최윤정씨 부부는 이런 점에 착안했다. 6년 전 가게를 이어받으면서 매장 관리와 함께 캠핑용 고기 세트를 기획·판매해 새로운 입지를 다진 이들 부부다. 세심한 배려라면 자신 있었다. 불과 불판만 있으면 가위와 집게, 쌈 채소와 고기, 마늘과 김치까지 모두 포장해 보내준 획기적인 구성이었다. 햇반, 라면, 된장국과 김치찜까지 포함된 세트는 그야말로 바비큐 풀코스다. 가볍게 떠나 현지에서 바비큐의 낭만을 즐기고자 하는 야외 손님들의 요구를 완벽하게 읽었다. 펜션이나 캠핑장은 물론 회사나 가족 단위 바비큐 파티에서도 로얄생고기의 캠핑세트는 만족도가 높았다. 청주는 물론 전국 각지로 포장 배달 및 택배가 이어지며 즐거
[충북일보 손근방기자] 옥천군의 가장 작은 면소재지 안남에 있는 큰 맛 집이 순두부 요리로 인기다. 정갈한 상차림에 기분 좋고 기막힌 순두부 맛에 깜짝 놀라 엄지 척하게 하는 바로 '배바우손두부'다. 시원하고 얼큰한 해물순두부, 들깨와 굴의 담백한 맛을 입 안 가득 느낄 수 있는 들깨굴탕순두부,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함께 즐길 수 있는 해물두부전골이 대표 메뉴다. 이 모든 맛의 기본은 바로 안남면에서 재배한 콩으로 직접 만든 순두부다. 김나영 씨는 "제 음식 솜씨보다 지역에서 나는 콩, 들깨, 나물 등 좋은 식재료 때문에 손님들이 맛있다고 하세요"라고 말하는 겸손한 아낙네다. 김씨는 25년 전 남편을 따라 안남면으로 귀농했다. 음식점 운영은 20년 남짓이다. 처음에는 그다지 주목받는 음식점이 아니었는데 청정 안남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다 보니 손님이 하나 둘 늘었다고 한다. 또 그 맛이 손님 입에 오르다보니 지난 2015년 충북도 '밥맛 좋은 집'에 선정됐고 옥천군 모범음식점에도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렇게 되기까지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남편의 공이 컸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 중에 부인을 만나 고향으로 돌아
제천 의림지는 오래 전부터 유명한 제천의 핫플레이스 였다. 지난 겨울 약 2주간의 겨울왕국 페스티벌이 펼쳐지면서 더욱 이름을 알린 의림지를 찾아가봤다. 이번에는 의림지 주변의 맛집 한 곳을 소개할까 한다. 곤드레밥과 청국장, 그리고 각종 밑반찬이 맛있는 백반집이다. 의림지 주차장 옆에 있는 호반식당이다. 슬그머니 봄이 다가 오고 있다. 겨울왕국축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유명맛집으로 소문난 호반식당으로 곤드레밥을 먹으러 가본다. 넓은 의림지공영주차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 주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호반식당은 시골집을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 중으로 메뉴는 청국장, 된장찌개, 곤드레밥 딱 세가지다. 식당 곳곳에 시가 걸려있다. 시인의 이름이 같은 것으로 보아 호반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의 자작시 인 듯하다. 시골의 풍경을 고스란히 적어놓은 듯 소박한 싯귀가 정겹다. 함께 한 일행은 모두 곤드레밥을 주문했다. 한때 곤드레밥은 식당에서 즐기기에 낯선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주 메뉴로 흔히 볼 수 있다. 곤드레나물은 예전에 먹거리가 부족해 끼니를 해결하기 어렵던 시절 밥에 넣어 나물 밥을 만들거나 죽을 끓여서 가족의 생계를 이어주던 나물이었다. 곤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달콤한 디저트만큼 순식간에 기분을 풀어주는 음식은 드물다. 몇 년 전부터 마카롱 등 달콤함을 내세운 디저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아는 사람만 아는 간식이었던 마카롱은 아무 때고 달달한 휴식을 원하는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수요를 늘려갔다. 청주에서만도 수많은 가게가 생기고 사라졌다. 짧은 전성기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가게들은 오히려 단골들의 입소문을 타고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이현주 대표가 운영하는 주리의하루도 저력을 뽐내는 디저트 카페 중 하나다. '세상의 모든 달콤함을 팝니다'라는 슬로건에 맞게 다양한 디저트가 준비돼있다. 예쁜 색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십여 가지의 마카롱부터 다쿠아즈와 스콘, 케이크 등 현주씨가 좋아하는 모든 종류의 디저트가 가게에 담겼다. 달콤함을 좋아하는 소녀였다. 밥은 안 먹어도 마카롱은 하루에 대여섯 개씩 먹을 수 있을 만큼 좋아했다.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마카롱은 한정적이었지만 그 맛마저 좋았다. 20대 초반 세상에 다양한 마카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관심은 온통 마카롱에 쏠렸다. 본 적 없는 색과 두께, 쫀득한 꼬끄와 두툼한 필링의 맛은 기존 마카롱과 차원이 달랐다. 재료의 조합도 신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코로나19로 외출을 꺼리는 이들이 늘었다. 사람이 많았던 곳일수록 타격이 크다. 번화가 등 거리는 물론 늘 손님으로 북적이던 가게들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매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자영업자들의 한숨도 늘 수 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닫고 당분간 휴무에 들어선 이들도 있다. 몇몇 가게들은 이번 기회를 발판삼아 평소 배달이 어렵다고 여겨졌던 메뉴들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가게에 찾아가야만 즐길 수 있던 다양한 쌈채소와 고기는 물론 커피, 케이크 등 디저트까지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도한다. 밖으로 나가기 어려운 우울한 시기지만 가게에서 먹던 맛을 집에서 즐겨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충북일보 샵스타그램 기획에 소개된 업체 중 집으로 찾아가는 메뉴를 준비한 가게들을 소개한다. 배달 지역이나 자세한 메뉴와 비용은 해당 업체 인스타그램 피드 참고. △청주 용담동 고깃집 '고향축산물불고기' 마트의 신선 야채 코너를 돌며 모두 조금씩 담아온다해도 이 곳의 식탁과 비교하면 빠지는 쌈채소가 있을 정도다. 상추, 치커리, 깻잎 등 흔히 볼 수 있는 쌈 채소부터 셀러리, 케일, 당귀, 비트잎 등 다소 귀한 대접을…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언제 어디서든 먹기 편한 간식으로 샌드위치를 빼놓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재료를 빵 사이에 넣어 한 입 베어물면 든든함까지 채워진다. 건강을 생각해 햄버거를 안 먹는 사람은 있어도 샌드위치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간단하지만 건강한 한끼 식사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양상추와 토마토, 햄과 계란 등이 들어가는 이 음식은 얼핏 만들기도 간단할 것 같지만 마냥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선한 속재료가 바탕이 돼야한다. 감자와 계란 등은 삶아서 으깨는 과정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 다지거나 채를 썰어야하는 재료도 있다. 편의점이나 빵집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집에서 만드는 것만큼 푸짐하긴 어렵다. 정다운커피의 샌드위치는 그런 틈새를 파고 들었다. 집에서 아이들에게 해주던 그대로를 제품으로 출시했다. 돈 주고 사먹을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박상희 대표는 청주에서 요식업으로 먼저 자리잡은 동생의 권유에 승진을 한 달 앞둔 십 여년의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유동 인구로는 손꼽히는 자리를 미리 잡아둔 동생의 지원에 가족들과 상의 후 먼저 청주로 향했다. 어려서부터 요리를 좋아해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서비스는 어렵다. 개인 성향에 따라 과한 친절을 원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손님도 있다. 청주 성화동에 있는 조개궁해전궁에서는 누구나 만족할만한 서비스가 기다린다. 10여 년 전 조개궁을 시작한 이후 친절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윤경식 대표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서비스다. 어린 나이부터 자영업에 몸 담은 경식씨는 서비스에 앞서 손님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에 주력했다. 지난 201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가게는 조개와 해물을 즐기러 오는 모든 손님을 왕처럼 모신다는 생각으로 조개궁이라는 이름을 걸었다. 누구든 조개를 즐기는 동안 그저 편안하게 그 맛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끊임없이 손님의 표정을 살펴 서비스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조개궁해전궁의 특징이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경식씨는 신선한 해물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20대 초반 친구들과 방문한 포장마차에서 조개구이를 먹고 충격을 받았다. 그전까지 조개는 탕이나 찜에 들어가는 부재료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개에 앞으로의 인생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 맛있는 재료를 더 맛있게 먹을 방법을 연구했다. 산지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동화에서 나온 듯한 소녀 입간판이 2층으로 오르는 문을 안내한다. 한 걸음 오르면 또 그 소녀다. 커다란 팝업북을 열어 튀어 나온 듯 귀여운 캐릭터는 메릴본케이크에 들어서기 전부터 마음을 간지럽힌다. 문수정 대표가 몇 년 전 여행으로 찾았던 영국 런던의 메릴본은 그야말로 동화같은 마을이었다. 그저 머물고만 있어도 따뜻한 분위기의 동네에서 언젠가 이런 분위기를 나만의 공간으로 구현하리라 결심했다. 숱한 고민 끝에 문을 연 메릴본케이크는 따뜻한 공간이다. 햇살이 주는 느낌을 오롯이 이용하고 싶어 2층의 너른 창을 조금도 가리지 않았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는 것도 메릴본케이크의 장점이다. 눈부신 햇살이 공간을 감싸면 계절을 잊을 법한 따스함이 머문다. 손님들이 제각기 방법으로 얼굴을 가려가면서도 햇볕을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메릴본을 찾는 것은 이색적인 풍경이다. 이름 그대로 다양한 케이크가 마련된 메릴본케이크는 몇 년 전 전국적으로 일었던 생딸기우유 열풍을 주도했던 '스위트피'의 2호점 이기도 하다. 푸드스타일링을 전공하며 만났던 수정씨와 남편 규진씨는 각자 추구하는 바가 다름을 인정했다. 수정씨는 핸드드립과 커피 쪽에 관심을
[충북일보] 충북 음성군 원남면에는 한국 최초의 크래프트 브류어리라 불리는 곳,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가 있다. 이곳은 수제 맥주 공장으로, 깊은 풍미가 가득한 맥주를 맛볼 수 있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럼 함께 투어를 떠나 보자. "WHAT IS KOREAN BEER?" 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는 충북 음성군 원남면 원남산단로 97에 있다. 도착 순간부터 이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마치 외국에 온 것처럼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건물을 보게 된다. 주소를 입력하고 가지 않았더라면 찾지 못했을 정도로 한적한 주변 분위기를 보여준다. 별도의 출입구라는 표시가 없어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내부에 사람들이 보여 대형 철문을 더욱 힘차게 열어봤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명 특별한 공간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철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으로 수제 맥주를 생산하는 공장 내부가 보인다. 정리도 잘돼있고 청결해서 멋진 카페처럼 보이기도 한다. 유리 창문너머로 대형 스테인리스 탱크도 보인다. 이곳에서는 브류어리에서 만들어진 수제 맥주 시음과 문화 프로그램, 맥주 투어가 매주 토요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스포츠로 농구를 빼놓을 수 없다. 농구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농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볼을 패스하거나 드리블해 상대의 골대에 던져 넣으면 득점으로 이어지는 구기 종목이다. 정식으로는 5명이 팀을 이루지만 반 코트를 이용한 3대3 경기도 있고 공과 골대만 있으면 혼자서도 운동이 가능하다. 실내스포츠지만 야외라도 상관없다. 운동장이나 공원 한편에 마련된 골대에 서성이며 슛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192㎝의 큰 키를 자랑하는 김동우 원장은 충북 청주에서 보기 드문 프로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아 육상부와 농구부 등 운동부에서 활동했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며 중학교 때까지 농구를 했지만 또래보다 작은 키로 자신감을 잃고 운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기술과 스피드로도 보완할 수 없었던 것이 자신감이었다. 잠시 공을 내려놓았을 때 성장통이 찾아왔다. 방학이 끝난 사이 20㎝가 넘게 훌쩍 컸다. 고통 뒤에는 자신감이 따라왔다. 고등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키가 큰 만큼 자란 자신감은 실력에도 영향을 줬다. 대학 진학 후 프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수많은 결심이 세워지는 1월, 새해 계획에 '워라밸'과 '저녁이 있는 삶'이 빠질 수 없다. 공방은 사람들의 결심과 함께 바빠지는 곳 중 하나다. 퇴근 후 평일 저녁을 자신만의 시간으로 쓰고 싶다거나 오랜 시간 고민했던 취미를 시작하려는 이들이 새해를 핑계 삼아 모여든다. 산남동 작은 골목의 유일공간도 연중 가장 분주한 1월을 맞았다. 아기 세제와 모유 비누, 디퓨저와 캔들 등으로 유명했던 아인공방 청주점이 산남동으로 이전하면서 유일공간으로 이름을 바꿨다. 미술을 전공한 유솔비 대표가 화실에 비중을 두고 운영하고 싶어 작가명으로 사용하던 '유일'을 활용해 새롭게 만든 이름이다. 어렸을 때 통과의례처럼 발을 들였던 미술학원에서 재능을 발견하곤 줄곧 미술을 꿈꿨다. 그림을 완성할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좋았다.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할 무렵 미술 전공은 반대하셨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도 대회에서 입상해 장학금을 내밀었던 솔비씨다. 그리는 것은 뭐든 좋아하던 솔비씨가 미술에서 한발 멀어졌던 건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이다. 향후 취업을 위한 획일화된 교육에 물들자 즐거웠던 미술은 이미 색을 잃기 시작했다. 남들과 똑같이 그려내 입시에는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무채색 인테리어 속 화사한 꽃들이 빛을 발한다. 은은한 커피향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향긋함으로 바뀐다. 한가한 대로변 건물 모퉁이의 이색적인 공간은 꽃과 함께 쉼을 얻는 '플라워레스트(flower-rest)'다. 십 수년째 꽃을 만지고 있는 오정은 대표는 어려서부터 꽃이 익숙했다. 난을 좋아하시던 외할아버지와 그걸 보고 자란 어머니 덕에 집안은 온통 식물이었다. 밤새 난꽃이라도 피어난 날은 온가족이 일찍 일어나는 날이었다. 수많은 꽃들이 피고 져도 새롭게 핀 꽃은 자고있는 딸도 흔들어 깨울만큼 특별한 일이었다. 아무리 시들시들하던 화분도 어머니 손에 오면 다시 생기를 찾았다. 자연스레 꽃과 식물에 관심을 가졌던 정은씨는 학창시절 우연히 접했던 신문기사에서 미래를 그렸다. 꽃 파는 곳을 생각하면 화분이 즐비하게 늘어선 화원이 떠오르던 때다. 모범택시로 꽃을 나르고 호텔을 장식하는, 꽃과 장식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운영하는 곳들이 소개됐다. 무작정 찾아가본 그 곳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꽃의 종류와 소재의 이용에 따라 어떤 장소가 전혀 다른 이미지로 변화하기도 하고 테이블 위에 꽃 장식 하나로 생기가 돌기도 했다. 꽃의 세상에 매료돼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취미가 뭐예요?" 라는 말처럼 쉽게 던지고 어렵게 대답하는 말이 있을까. 분명한 취미가 있는 이들은 생기가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취미의 부재를 아쉬워하며 고개를 떨군다. 학창시절 취미란에 가장 많이 적혀있던 것은 독서나 음악감상, 영화감상 등이다. 실제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마땅히 취미로 적을만한 일들이 없어서인 경우도 많다. 직업을 가지고 일에 매이다 보면 취미 활동에 쏟을 여력은 점점 적어진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키덜트족이 늘어나고 공방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여기 하나의 이름으로 규정지을 수 없는 '위플레이'라는 공간에 다양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모였다. 강사와 수강생의 구분은 없다. 자신의 취미를 공유하고 싶은 이들이 프로그램을 만들면 배우고 싶은 이들이 자유롭게 과정에 참여한다. 조건이나 자격없이 '좋아서' 만들고 '좋아서' 참여하는 신개념 공방이다. 올해 7월부터 시작된 이 공간에서는 지금껏 십 수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장르도 다양하다. 베이킹이나 커피부터 뜨개질, 인형만들기, 아로마테라피, 독서토론, 문화 공간 향유, 운동, 가죽
◇올갱이국 날씨가 추워지니 따듯한 국 요리가 생각난다. 옥천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올갱이국을 만나볼까한다. 옥천의 맛을 생각 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올갱이가 가득 들어간 올갱이국밥이다. 영동, 음성, 옥천, 대전 등 올갱이가 맛있다는 음식점에서 올갱이국을 먹어본 적이 있지만 아욱이나 시금치 등을 넣고 보통은 된장 등으로 풀어낸다. 고춧가루나 다진 양념이 들어가는 형태의 음식이 일반적이다. 주말 옥천의 하루는 평온하게 흘려보내며 식사를 하고 하천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미락올갱이에 들어선다. 깔끔한 테이블이 여러 개 놓여 있어 단체로 오기에도 좋을 것 같다. 영동이나 옥천, 괴산 등의 올갱이국은 국 한 그릇에 담긴 지극한 정성과 세월이 빚어낸 맛이 있다. 옥천의 올갱이국은 맑은 고요함과 진득함이 함께 있어서 좋다. 흔히 우렁이와 착각하여, 동의보감의 '전라'(田螺)를 다슬기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다슬기의 옛말은 '배틀 조개'다. 경남에서는 민물 고동, 경북에서는 고디,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강원도에서는 꼴팽이, 충청도에서는 올갱이, 도슬비 등으로 불린다. 정갈한 반찬도 함께 한다. 필자는 올갱이국밥을 좋아하는 편이다. 뜨끈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고깃집'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가 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불판의 열기와 숯불의 연기가 고깃집이다. 누군가는 희생해야 다른 이들이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다. 다소 불편한 공기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깃집을 찾는다.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인생은 고기서 고기'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고기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갈비스토리는 고깃집의 불편한 편견과는 거리가 멀다. 천장에서 늘어지는 거대한 환풍기 없이도 청정한 공기가 유지된다. 테이블 아래로 각각의 내부 환풍구를 만든 덕이다. 조명과 테이블, 바닥에도 깔끔한 주인장의 성향이 드러난다. 깨끗한 목재 바(bar) 테이블의 숯불 그릴 위에서 양갈비가 익어간다. 숯불이 채워진 화구만 십여 개. 화구마다 2~3명의 손님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모든 불판 위에 고기가 있고 손님들은 고기를 먹고 있지만 분주하게 손을 움직이는 손님은 없다. 대신 김준호 대표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적당한 시간 동안 앞 뒤로 정성껏 구워진 고기는 먹기 좋게 잘려 손님 앞에 쌓인다. 손님들은 그저 그들의 시간을 보내다 잘 익은 고기를 즐기면 된다. 누군가…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청주 외곽 카페 프롬지의 주말은 여느 카페와 다르다. 빵 굽는 냄새와 영어 대화가 섞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몇몇 아이들과 한서연 대표가 영어로 대화하며 베이킹 수업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서연씨의 다정한 어투에 귀를 기울인다. 만들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직접 빵이나 쿠키를 굽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경험이다. 이런 경험에 영어를 섞으니 영어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지고 흥미는 더해진다. 만드는 내내 모르는 영어로 설명을 들어도 어찌된 영문인지 척척 알아듣고 금세 따라한다. 엄마들의 손에 이끌려 찾아온 아이들도 영어 베이킹 수업을 들으며 빵을 굽고 나면 한층 성장한다. 직접 만들어 먹는 디저트 이상의 새로운 추억이다. 다음 번에 엄마 손을 이끌고 프롬지를 찾는 것은 아이들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Z는 알파벳의 끝, A부터 시작한 일의 마무리를 상징한다. 서연씨에게 Z는 새로운 시작이다. 살아온 길에서 조금 벗어나 새롭게 시작한 공간을 만들며 '프롬지(FROMZ)'라 이름지은 이유다. 능숙한 영어를 구사하는 서연씨는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20대 중반까지는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현방'은 조선시대 왕실의 소고기 공급과 국가 재정 보탬을 위해 개설된 소고기 전문 판매점을 말한다. 지난해 청주 복대동에서 문을 연 '조선현방'은 '조선시대 쇄국정책이 아니었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했다. 발상부터 독특한 이곳에서는 푸드큐레이터가 제안하는 새로운 고기를 맛볼 수 있다. 조선현방이 현재 판매하는 고기는 블랙앵거스 소고기와 이베리코 돼지고기, 듀록 품종의 발효숙성 돼지고기 등이다. 처음에는 한우와 한돈을 취급했다. 비싼 가격에도 국내산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숯불에 한우를 고집하다 보니 처음 몇 점을 제외하고는 금세 과하게 익어버려 제 맛을 내지 못했다. 돼지고기는 날씨에 따라 상태가 달라졌다. 언론 미디어 업계에서 혁신으로 이름 난 엄호동 대표가 퇴직 후 자신있게 도전장을 내민 곳이다.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에 주춤했던 호동씨는 과감히 음식에도 혁신을 더하기로 했다. 개업 몇 달만에 숯불을 뺐다. 숯불을 빼고나니 굳이 한우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불판에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았다. 마냥 기름진 고기를 선호하는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좋은 사육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지난여름 청주 비하동에 깜짝 휴양지가 등장했다. 도심에서 10분 거리임에도 물놀이를 즐기며 자연 속에서 먹고 마시는 휴가가 가능해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7월 중순 문을 열어 더위가 가시기까지 짧은 기간 동안 5천여 명의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부모산 등산로로 향하는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모습을 드러내는 '부모산스토리'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것은 도심 속 시민들에게 잠재된 일종의 로망이다. 아무리 가까운 계곡도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청주에서는 더욱 목마른 욕구였다. 김학선 대표는 이런 수요를 파고들었다. 굴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심과 부모산의 자연이 어우러지는 자리를 그냥 두기에는 아깝던 차였다. 여름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해 6개월 여 만에 모습을 갖췄다. 1천500평에 달하는 대지에 식당과 글램핑 공간, 바비큐장과 수영장이 조성됐다. 수영장과 이어지는 수로 위에는 발을 담그고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을 뒀다. 안전한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가족들은 물에 발을 담근 채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위험 요소가 없는 곳에서 즐기는 휴양에 계곡에서 즐기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한 떨기 꽃이 피었다. 장미, 작약, 모란 등 여러 꽃이 떡 위에 살포시 앉았다. 계절과 관계없이 용다영씨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향기는 없지만 달콤하다. 형태가 없던 백앙금이 천연색소와 식용색소를 만나 각각의 색을 입고 다영씨의 손길을 기다린다. 한잎 한잎 모양을 더하면 금세 꽃망울이 터진다. 처음에는 그저 취미생활의 일부였다. 워낙 손재주가 좋아 어깨너머 배운 뜨개질과 재봉틀로 아이들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혔다. 작은 목도리에서 모자로, 조끼로 아이들의 겨울이 엄마의 손으로 따뜻해졌다. 쇼핑몰에서 일할 때는 제품 촬영을 도맡아 작품 사진을 찍어내기도 했다. 스스로 터득하는 촬영 기법은 재미있었다. 손으로 하는 일은 자신감이 있었다. 피부가 약한 아이들을 위해 먹는 것까지 직접 만들어주고 싶었다. 밀가루를 먹이고 싶지 않아 다가선 것이 쌀로 만든 디저트다. 바나나 쌀 빵이나 수박 떡 등 예쁜 모양에 맛까지 더해진 것들이 많았다. 바깥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 아이들도 다영씨가 만들어주는 엄마표 간식에 맘 놓고 맛을 들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만난 단짝 친구가 플라워케이크를 소개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에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소고기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육회처럼 날 것 그대로 신선한 고기에 약간의 양념을 더해 음미하기도 하고 각 부위를 구워내거나 찜으로 먹기도 한다. 주재료가 되거나 다른 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역할을 내세워 국이나 탕으로도 먹는다. 같은 부위도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맛을 내고 등급이나 숙성도에 따라서도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 개인의 경험에 따라 소고기는 서로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청주 강서동에 위치한 한우 레스토랑 '수이재1928'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로움이다. 지금껏 맛본 것과는 다른 방식의 소고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곽 도로변에 위치한 한옥 마당으로 들어서면 전통적인 처마와 대들보를 그대로 살린 고혹적인 고옥이다. 그저 오래된 한옥이 아니라 제대로 지어진 전통 한옥이다. 1928년 지어졌던 한옥을 분해해 목재를 손질하고 전통 방식 그대로 재조립한 것이다. 경상도 어딘가에서 수십년을 지키다 이혜정 대표의 눈에 띈 고옥은 청주 강서동에서 다시 고운 자태를 갖췄다. 높은 천장 밑으로 갖춰진 십 여개의 목재테이블은 숯이 들어갈 공간을 품었다. 두 번 구운 숯으로 각 테이블에서 소고기를 바로 악혀 제공하기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추억의 맛집' 찾기가 어려운 시대다. 업종을 불문하고 우후죽순 생겼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식당들이 넘쳐난다. 20여 년 전 충북대 인근을 누비던 맛객들에게는 몇몇 추억의 맛집이 남아있다. 정문 근처 '둥지족발(둥지마을왕족발)'도 그중 하나다. 김정순 대표는 우체국 옆 작은 가게였던 둥지족발을 이어받았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남편 대신 두 아들을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을 때다. 1995년 청주에 발을 들이면서 정순씨는 네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김밥을 말아서 납품하는 일부터, 식당 일이나 신문 배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몸을 혹사시켰다. 잠조차 사치였다. 하루 2시간쯤 눈을 붙이는 것 외에는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일했다. 발이 퉁퉁 부어 서 있지도 못하기 일쑤였다. 십수 년 전 일했던 족발집의 경험 덕분인지 작은 족발 가게를 넘겨받을 기회가 왔다. 그간 모은 돈에 대출을 더해 둥지족발을 인수했다. 처음 몇 년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족발을 삶는 낮 동안에는 다른 식당에서 일해 생활비를 충당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다. 손님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을 호소하며 가게에 들어왔다. 남는 밥이 있으면…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