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저마다의 매력을 지녔단다. 이런 면모는 정작 자신보다 타인이 먼저 발견하곤 한다. 필자의 매력은 활짝 웃을 때라고 주위에선 말한다. 또 있단다. 유난히 반짝이는 초롱초롱한 눈빛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필자 자신은 이 사실을 전혀 알아챌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지인들 모습을 떠올려보면 제각기 다른 개성을 지녔다. 어떤 이는 얼핏 보면 평범한 얼굴이다. 하지만 뜯어볼수록 마음이 끌린다. 외모뿐 아니라 언행에서도 이런 점을 발견하곤 한다. 말하는 어투에서 왠지 정감을 느끼는 이도 있다. 매사 예의를 깍듯이 갖춰 호감이 절로 가는 사람도 있다. 상대방이 가장 어여쁠 때는 입가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입을 꾹 다문 채 마치 화난 표정을 지은 사람을 보면 갑자기 바라보는 내 쪽이 왠지 마음이 편치 않다. 오래 전 텔레비전에서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 장면을 시청할 때 일이다. 당시 많은 후보 중에 가장 빼어난 미모를 지닌 사람은 웃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여성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웃는 모습이 유독 돋보였던 후보가 미스코리아 진의 왕관을 차지하였다. 여태껏 잊을 수 없는 얼굴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초등학교 입학해서 뵌 담임 선생님 모
딸 키우기 힘든 세상이다. 그럼 아들 키우기는 좋은 세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살아 온 경험과 벌어지는 현상, 사회를 지탱하는 규범 등을 봤을 때 남성보다 여성이 살기에 더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다. 생물학적으로 보통의 남성이 보통의 여성에 비해 완력이 센 것은 인류 공통의 현상이므로 태생적 물리력을 기준으로 삼을 일은 아니다. 끊이지 않는 젠더폭력의 사회적 이슈를 대하는 분위기와 제도 개선을 위한 여론 형성 과정에서 여성으로 살기 힘듦을 더욱 느끼는 요즘이다. *** 끊이지 않는 젠더폭력 최근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한 서울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에서 보듯 힘없고 연약한 여성이 국가와 직장으로부터 아무런 보호조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공포와 불안에 시달리다가 참혹하게 살해당했다. 그것도 직장에서 근무 중에 말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인 가해자가 피해 여성에게 3년 동안 350회 이상 전화와 문자를 보내 스토킹 했고 역구내에서 촬영한 불법 촬영물을 이용해 협박을 했다고 한다. 견디다 못한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가해자는 결심공판
충북은 우리나라 광역도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접해 있지 않은 지역이다. 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담수를 공급하는 충주호와 대청호가 있다. 수도권 2천500만과 중부권 300만 이상의 상수 공급원이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절반 이상 인구의 먹는 물을 책임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물 수요는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물 사용량은 OECD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저렴한 물 값과 부실한 관망으로 인한 누수의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에 의한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 특성상 물 수요가 많을 수 있다. 특히 물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의 발전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특성상 자연호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즉 비가 오면 자연적으로 물이 담수되지 않고 바다로 곧바로 유출되는 지형이다. 일본의 비와호나 중국의 황하와 같은 담수 저장 그릇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강우 패턴 또한 4계절 균등히 강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름철 우기에 1년 강우량의 절반 이상의 강우가 발생하는 기후를 갖고 있다. 자연
가수 유미리가 갖고 있는 '젊음의 노트'에는 꿈과 사랑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어린 사람은 그 꿈을 사랑했고, 젊음이 지난 사람은 소리 없이 흔들리는 노스탤지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가 그랬다. 이등병의 편지가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로 이어지던 서른 즈음에 사랑하는 딸을 두고 떠나버렸다. 가을하늘에 나도 편지를 쓴다. 대학 다닐 스물 즈음에는 '당신도 울고 있네요'와 '사랑했지만'을 자주 불렀다. 대답 없는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이어서 부르면 어제 내린 빗물이 어머님의 눈물과 구별되지 않았다. 파란 하늘에 그려본 이름 모를 선녀가 '교대인이여 깨어나라'라고 외친 서초동 남태현 열사로 변했다. 살아 있음은 축복이었다. 내 나이 마흔 즈음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에게 '서른 즈음에'를 가르쳐 주었다. 아빠 말을 잘 듣던 귀염둥이는 추석 명절에 모인 친척들 앞에서 감정을 잡고 불렀다. 밤하늘에 보름달이 뜨고 갈바람이 천천히 불어오면, 점점 멀어지는 기억을 붙들지 못하고 있는 나만이 세상에 홀로 있었다. 청춘은 머물러 있지 않았다. 혁신학교 졸업식을 준비할 때는 항상 주제곡을…
곧 시월이다. 쑥부쟁이, 구절초, 고마리 등 시월의 꽃이 피어나고 있지만, 시월은 왜 그런지 자꾸만 물이 빠지고 보풀이 이는 것만 같다. 날아가는 부전나비 날갯짓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하다. 어제는 길을 걷다가 가을 씀바귀를 보았다. 봄에 피었던 씀바귀꽃과 같은 꽃인데도 가을의 씀바귀꽃은 누르스름한 것이, 대궁도 가느댕댕한 것이 바람에 더 자주 휘청이는 것처럼 보인다. 잎도 더 얇고 길다. 따가운 가을 햇살아래 하얘지는 흰 빨래들처럼 투명해지는 시월이다. 비밀번호 보도 볼록 틈에서 피어난 씀바귀 한 송이가 비밀번호일 순 없나 wy3562!! 같은 아라비아 숫자와 영어 소문자와 특수기호로 조합된 비밀번호가 아니라 납작한 굴참나무 그늘과 개미 한 마리와 개미에게 끌려가는 죽은 잠자리의 영혼으로 조합된 비밀번호로 변경해서 공인인증서를 받고 송금을 하고 대출을 받고 증명서를 떼면 안 되나 자꾸 잊어버려 5회 비밀번호 오류에 걸릴 일 없이 양은 숟가락을 쥔 손들이 시장 보리밥집에 모여 탁주를 들 때 훤한 대낮, 잔속에 뜬 웬 보름달로 국세청 홈페이지를 로그인할 수도 있을 것이고 고마리 수풀 가슴 언저리에서 울고 있는 귀뚜라
우리가 봄과 가을에 쉽게 접하는 기상현상 중 하나는 안개다. 안개는 '지표 부근에 있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해 작은 물방울 또는 얼음 알갱이 형태로 떠 있는 기상현상'으로, 기상청에서는 지표면에서 목표를 식별할 수 있는 최대 거리인 시정이 1㎞ 미만일 때를 안개로 정의하고 있다. 안개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한 수증기의 포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그 종류로는 공기의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사안개, 이류안개, 활승안개와 수증기의 증발로 발생하는 전선안개, 김안개 등이 있다. 안개가 발생하면 시야 확보가 어려워져 교통사고가 빈번해지고, 이는 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는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의 충북도 연평균 기상상태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맑은 날에 비해 안개가 발생한 경우 치사율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006년 10월 3일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29중 추돌사고와 2015년 2월 11일 발생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해대교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로 12명이 사망했고, 영종대교 사고로는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사고의 기억 때문에 사람들은 안개를 생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추석연휴 기간 전국체육대회 충북대표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훈련장을 찾았다. 민족최대 명절인 추석연휴도 반납 한 채 훈련에 열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온전히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여느 때보다 진지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와 11년 만이라는 9월 늦더위 폭염이 선수들을 지치고 힘들게 했다. 고등부 여자 핸드볼 대표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청주일신여고 체육관은 문을 열자마자 용광로 같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파이팅을 외치며 쉴 새 없이 내달리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으로 온몸에선 비 오듯 땀이 흘러내렸다. 김수녕양궁장에서는 대학부와 일반부 양궁 대표선수들이 훈련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우진 선수도 이번 체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맹훈련중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최강인 양궁의 경우 전국체전에서 입상하는 것이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것보다 힘들다고 한다. 냉정한 이야기지만 피나는 훈련만이 살길이란다. 잠깐 한눈팔면 바로 끝인 것이다. 충북스포츠센터 훈련장은 우슈, 레슬링, 검도, 펜싱, 역도 대표선수들의 땀 내음이 코를 찌른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다산(茶山)은 근기(近畿)지방의 남인가문 출신으로 정조(正祖)연간에 문신으로 벼슬을 했으나 청년기에 접했던 서학(西學)으로 인해 장기간 유배생활을 한 인물이다. 유배기간에 자신의 학문을 더욱 연마해 육경사서(六經四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일표이서(一表二書) : 경세유표(經世遺表), 목민심서(牧民心書), 흠흠신서(欽欽新書)등 모두 500여 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으며 이 저술을 통해서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실학자다. 이익(李瀷)의 학통을 이어받아 발전시켰으며 각종 사회 개혁사상을 제시해 '묵은 나라를 새롭게 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조선에 왕조적 질서를 확립하고 유교적 사회에서 중시해 오던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이념을 구현함으로써 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는 이상적 상황을 도출해 내고자 했다. 다산의 글 중에 노년유정(老年有情)에 관해 마음으로 쓴 글이 좋아 옮겨 본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그댄 자신을 꽃으로 보시게. 털려 들면 먼지 없는 이 없고, 덮으려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니 누군가의 눈에 들긴 힘들어도 눈 밖에 나기는 한 순간 이더이다. 귀가 얇은 자는 그 입도 가랑잎처럼 가볍고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인민대중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집권 첫해인 2012년에는 각종 연설에서 인민대중, 근로인민대중,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 등의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했다. 그러다가 2013년 1월 조선노동당 4차 세포비서대회에서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주의가 곧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천명했다. 이후 북한은 이 용어를 공식화하면서 김일성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선군사상과 연결 짓고 있다. 즉, 주체사상이 이민위천 정신에서 나왔고 김정일의 선군사상 역시 주체사상의 원리를 뿌리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선대의 인민대중중시 논리와 연결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의 독자적인 통치이념을 구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점차 구체적인 담론으로 진행시키고 있다. 2016년 7차 당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은 당 사업 전반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할 것을 강조하면서 당 사업의 방식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노동신문 사설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당의 정치리념, 정치방식이다"(2020년 10월 10일), "모든것을 인민을 위하여, 모든것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 "인민대중제일주의가 유일한 지도
차탁 아래 놓아두었던 책을 끌어당깁니다.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그 두 번째 책입니다. '바람 부는 길에서'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접어두었던 곳을 찾아 펼칩니다. '정처 없는 여행자, 목동, 뜨내기 노동자, 나룻배 사공, 혹은 숲과 초원을 누비는 밀렵꾼…. 이들이 마냥 땅의 지표만을 보고 걷는 것일까? 나는 이들이 냄새와 추억, 소망, 주변에서 보내오는 경계의 신호, 초자연적인 것들과의 공감, 공기, 개 짓는 소리, 느지막이 얼굴을 내민 달, 그리고 그들이 지나가는 바로 그 순간에 그들만을 위해 살포시 피어나는 꽃들, 이 모든 것들이 걸어오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고 믿는다. 길은 내게 용기와 자부심을 준다. 어떤 것의 구속도 받지 않는 건강한 육체 때문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어떤 스포츠나 육체 단련을 위한 어떤 훈련도,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 영혼 깊은 곳의 한 부분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어지는 내용 모두가 조금 어렵고 딱딱합니다. 수상(隨想)인 듯도 싶고 에세이인 듯도 싶습니다. 철학서처럼도 느껴집니다. 책을 읽다 잠시 생각을 놓으면 방금 읽은 부분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몰라 다시금 앞으로 돌아가 되
국제교류를 할 때마다 아이돌에 대한 질문을 받지만 평소 관심 밖이라 곤혹스러웠다. 이번에도 이슬람 친구가 '블랙핑크(블핑)'의 '핑크베놈'이 발표됐는데, 한국어가사를 번역해 달라는 청을 했다. 머나먼 다른 문화권에서 K-POP에 빠진 소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영상을 보았다. 무덤덤하게 보는 순간 그녀들의 손끝에 무너졌다. 초월적 연출에 혼을 뺏기고 말았다. 하늘로 뻥 뚫린 분홍 사다리꼴 무대에 한복 입고 거문고 앞에 앉은 지수. 그녀가 술대로 뜯자 검은 옷 입고, 분홍빛 등을 단 이들이 주문(呪文)을 한다. 마치 블핑이 음악계를 탈환하기 위해 기(氣)를 모으는 종교제의 같다. '거무'는 '신(神), 신성함~'을 뜻한다. 거문고는 신의 뜻을 세상에, 중생의 염원을 하늘에 올리는 신기(神器)로 이를 켜는 지수는 각별한 존재인 것이다. 이어 뿔 달린 차가 담을 뚫는다. 이는 복귀하는 블핑이 높은 담이 된 대중음악계 거장들을 넘겠다는 결기와 반생명문화의 상징인 회색담에 구멍을 내고 새 판을 짜는 선구자임도 드러낸다. 차에서 내린 듯 제니는 태양춤을 춘다. 그 첫 동작은 팔이 여럿인 지혜의 신 '가네샤'와 창조신 바라흐마, 악을…
닭의장풀이 파랗게 우거졌다. 잎은 물론 꽃잎까지 푸른빛이다. 가을을 수놓는 한 폭 난(蘭)이었을까. 닭의장풀은? 꽃 중에 물망초가 푸른 줄은 아는데, 어느 날은 또 청보랏빛 느낌에 반했다. 삐죽삐죽한 잎을 보면 누군가 초록 꿈을 휘갑쳐놓았다. 빛깔 고운 양란도 향기 그윽한 동양란도 아니지만 먹구름에 붓을 찍은 바람살 일필휘지가 꽃잎으로 착착 피어났으리. 달개비 닭의장풀, 이름까지 정겹다. 무성하게 뻗어갈 때는 닭의장풀이고 청초한 꽃잎을 보면 달개비라고 불러야 될 성 싶다. 남색 꽃은 청사초롱 같고 자주달개비는 홍사초롱 닮았다. 그 위에 흰색까지 종류도 많다. 일찍 필 때는 한여름 뜰을 밝히고 9월에는 초가을 골짜기를 비춘다. 닭의장풀은 하늘을 부려놓고 나는 추억을 마름질한다. 닭의장풀을 직역하면 닭의 장에서 크는 풀이다. 닭장은 보통 헛간에 잇대서 짓는다. 유황 냄새 때문에 어지간한 풀은 죽어버리는데 혼자 특별한 이름으로 태어났다. 밟을수록 쳐드는 잡초도 거기서는 아웃이다. 구구구구 소리에 시끄럽지만 바닥에는 쇠비름조차 없다. 철망을 얽은 자리에 크는 닭의장풀만 빼고는……. 문을 열어주면 닭의장풀을 뜯어먹거나, 또 다른 녀석들은 양은대야의 물을 찍어먹는
손주들 돌보러 출발하려던 아내(이제는 內眷이라 부르고 있다)가 냉장고 앞으로 오라 부른다. 현직에 있을 때 고생을 많이 했으므로 퇴임 후에도 매 끼니를 해 주겠다 공언한 내권께서 냉장고에 먹을 것을 넣어두었으니 끼니때마다 잊지 말고 잘 찾아 먹으라는 지시이다. 그간 행색을 보니 자기가 없으면 외식으로 때우는 남편이 아마도 목불인견이었으리라. 이야말로 고마운 배려이고 따스한 사랑인데 자주 열지 않는 냉장고는 요지경 속의 하나라 정작 밥때가 되어 열면 머리가 하얘지고 만다. 냉장칸과 냉동칸이 분리된 데다가 각 층으로 칸이 나뉘어 한치의 빈 곳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 없이 음식이 꽉 들어차 있다. 분명히 두 번째 칸에 있다던 음식은 보이지 않고 시래기 삶은 것처럼 금방 꺼내 먹을 수 없는 것들만 눈에 띈다. 몇 번 위아래 칸을 뒤지며 찾는 시도를 해 본다만 점차 끓어오르는 화 때문에 냉장고 속에 쟁여둔 음식들을 몽땅 밖으로 끌어내어 내동댕이치고 싶은 마음조차 들게 된다. 문을 열었다가 차라리 다른 것으로 속을 마무리 하는 모양이 컴맹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추진하는 것과 매한가지로 초조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모양새인데 남자에게 냉장고 속 음식을
바람이 불고 비가 흩뿌린다. 태풍이 온다는데 건너편 집이 이사한다. 어디로 가는 걸까. 꿈에 그리던 집으로 가는 걸까. '이사할 때 비가 내리면 부자가 된다'라는 속설이 있다. 손수레로 이사하던 시절의 이야기로, 땅이 젖어 바퀴와의 마찰이 적어지므로 물건이 부서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실상 우중 이사는 고생스럽다. 짐이 젖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몸이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을 통해 가족 간 사랑과 자신이 가진 것의 의미를 절실히 깨닫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사 후에는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부자의 삶을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위태로워 보이는 사다리차를 보며 시 한 편을 떠올린다. 오늘은 얼마나 아래로 흘러왔을까 저번같이 비가 내린다 이삿짐을 부려놓고 눅눅한 이불에 기대어 쓰린 위를 달랜다 잔잔한 물보라에도 흔들리는 수생의 바탕은 어두운 블루 젖은 몸이 자꾸 아래로 가라앉는다 얼음의 계절엔 겹겹이 퇴적되어 바닥에 누워있지만, 언젠가는 물비린내 진한 부력으로 떠올라 연못 가득 보랏빛 꽃을 채우겠지 뿌리 내리기엔 너무 먼 물의 땅 그 아래엔 다시 하늘이 있고 열어젖힐 창문이 있는지,…
유기농의 영문자인 오가닉(organic)의 어원은 악기인 오르간(organ)에서 왔다고 한다. 공기를 순환하여 소리 내는 악기의 원리처럼 유기농은 생태계의 순환 원리를 이용하던 전통적인 농사 방식을 일컫는다. 한마디로 유기농은 미래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 시스템으로서 '화학 비료, 유기 합성 농약, 생장 조정제 등의 합성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적인 자재만을 사용하는 농업방식'을 말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으며 토양과 자연 생태계, 인간의 건강까지 유지 시킬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친환경 농산물은 좀 더 폭넓은 개념으로서 이렇게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산물뿐 아니라 화학비료만을 권장량의 1/3 이내로 쓰는 무농약농산물을 포함한다. 세계 유기농 시장 규모는 2010년 67조 원에서 2020년엔 112조 원으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유기농 프리미엄 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해마다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 친환경,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8천354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2조1천300억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은 어느 절기보다 운치 있고 정리 정돈이 잘 된 느낌이 든다. 사뭇 강력한 여름빛이 지난 뒤 오는 가을은 그런 것 같다. 정말 가을엔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야 될 거만 같다. 충북지역 청주권역의 그동안 부동산 규제로 발목을 잡아오던 조정대상지역의 해제가 발표됐다. 발표된 주 내용을 보면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모든 규제지역이 해제됐고 수도권은 인천이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조정됐다. 정부는 21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와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규제지역 조정안을 의결했는데, 이번 규제지역 해제 결정으로 현재 전국의 규제지역은 투기과열지구가 43곳에서 39곳으로 축소되고, 조정대상지역은 101곳에서 60곳으로 줄었다. 비수도권 지역 중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동시 지정돼 있는 세종시도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다. 청주시는 2020년 6월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는데 국토교통부의 지정 사유는 '아파트값 단기간 급등 및 투기수요 유입 차단'이었고, 대상 지역으론 청주시, 오창·오송읍 동지역이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5월 청원구 오창읍이 방사광가속기 후보지로 선정된 직후 부동산 시장이 이상
다시 여름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9월 중순도 넘어 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예년 같으면 지금쯤 쌀쌀한 기운에 밤이면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야만 한다. 하지만 며칠째 무더위로 잠을 잘 수가 없다.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가을바람은 금풍이라던데 바람은 습하고 시원한 맛도 없다. 몸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사람이 힘들건 말건 땅위의 풀들은 왜 이리도 잘 먹고 잘사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다르게 마당이 푸르러 간다. 풀들의 생명력은 가히 놀랍기만 하다. 오늘도 아침 일찍 마당에 앉았다. 먼저 사람이 들고 나는 대문 앞부터 시작이다. 땅은 메마를 대로 메말라 흙먼지가 인다. 대문 부근에는 키가 작거나 땅위에 바짝 엎드린 풀들이 대부분이다. 줄기가 오동통한 쇠비름을 비롯해, 고들빼기, 괭이밥, 주름잎, 애기땅빈대 풀들이 주를 이룬다. 그 중 애기땅빈대 풀이 단연코 일등이다. 더러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풀들도 있다. 풀을 뽑아 한군데 모아 놓고 보니 문득 『야생초 편지』에서 보았던 글들이 떠올랐다. 풀을 뽑다말고 서재로 달려가 『야생초 편지』를 찾아 읽었다. 교도소 꽃밭에 난 잡풀들을 뜯어 끓는 물에 데쳐 된장에 무쳤다는 '들풀 모듬'
어느샌가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 들리더니 마지막 피어나는 상사화 호박꽃 다투어 피고 장미는 진지 오래 연꽃은 수없이 피고 지네 빨강인지 주황인지 작아서 더욱 크게 보이는 누가 지었나 유홍초라는 이름 아침 일찍 빨간 나팔을 분다 가을이 왔다고 ―장현두, '유홍초' 전문 이른 아침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다 보면 길가에 푸른 잎으로 덩굴처럼 뒤덮인 풀숲에 단연 빨간 색이 눈에 띈다. 그 빨강에 끌려 들여다보면 나팔꽃 모양의 빨강 아니 진한 주홍빛의 쪼그만 꽃들이 문을 활짝 열고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볼 수 있다. 꽃이 아주 작아 전체 길이가 새끼 손가락한 마디 밖에 안 되지만 기다란 화관통 위에는 별모양의 빨간 꽃이 나 한 번 봐주란 듯 당당히 고개를 쳐들고 있다. 여기저기 수 없는 빨간 별들이 초록빛 하늘에 반짝이는 것 같다. 나팔꽃 속을 들여다보면 안개가 서려 신비스럽게 보이듯 이 작은 놈도 안에 안개 자욱한 신비로운 동굴 같다. 감히 그 속을 들여다보기가 망설여진다. 저 안개를 헤치고 굽이굽이 좁은 길을 찾아 들어가면 누군가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가을이면 아프게 다가오는 떠나간 그 님 일까. 아니면 하늘에 계신 어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백두대간과 충청북도와 그 인접지역의 보다 적극적 자연환경의 친환경적 활용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심지로 거듭나고자하는 희망을 품고 있다. 그 희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규제의 합리적 조정이 선결되어야하기 때문에 충북지원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기고문을 투고하는 이유는 충청북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지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 및 공감대 형성과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주요섹터 가운데 하나인 대청댐으로 인해 40여 년간 기초지자체 전체 면적의 83.8%를 환경규제를 받으며 인구소멸위기에 봉착한 옥천군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대청댐은 4,075세대 26,178명의 이주를 촉발하였으며, 충북은 2,652세대가 삶의 터전이자 고향을 떠나야만 했다. 이후 공업용수이자 식수원인 대청댐의 '안전한' 수자원의 확보를 위해 1990년 대청호 특별대책지역과 2002년 수변구역으로 지정하였으며, 대청호 유역에 적용되는 규제로 자연환경보전지역, 수산자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특별대책지역, 보전산지 등 7종의 규제를 통해 철통방어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제정책은 옥천군의 입장에서
글을 쓸 때마다 정성껏 안경알을 닦는다. 이때 마음의 거울도 함께 닦는다. 이는 한 점 오염 없는 심연의 사유를 위한 준비 단계다. 정갈한 마음의 눈을 갖추기 위해서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특히 수필은 주제와 소재, 그리고 제목이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된 고밀도를 요하는 문학 작품 아니던가. 그야말로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 아니잖은가. 또한 수필 작품 한 편엔 작자의 체험과 남다른 상상, 명료한 주제 해석 및 자기 관조와 성찰이 용해돼 있다. 이 때 작자의 사상과 철학을 진솔하게 토로하려면 구체적, 직관적 사유가 필요하다. 이런 연유로 글을 쓰기 전 내밀한 심연을 외모 못지않게 꽃단장 해야 한다.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기 전 먼저 심호흡을 크게 하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한다. 온갖 잡다한 번뇌를 머릿속에서 내려놓기 위함이다. 필자 같은 경우 그 방편 중 하나가 우선적으로 안경 렌즈를 말끔하게 닦는 행위라고나 할까. 아울러 그동안 독서를 해온 책들 중에 유독 심금을 흔들었던 책을 다시금 정독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이는 잠자는 영감을 다시금 깨우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식견을 넓히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며칠 전 한 편의 소설을 읽노라니 새삼
영동군 매곡면에 돈대리(敦大里)가 있는데 '돈대'는 무슨 의미를 가진 말일까?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홍수 피해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에 인공적으로 만든 피수대로서 하천 주변의 범람원이나 삼각주 등에서 하천 범람에 대비하여 주위보다 높고 평평하게 축대를 쌓은 대피 시설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 호우가 발생하는데, 이때 지대가 낮은 지역에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돈대를 축조한 것이다. 돈대와 더불어 가옥의 침수를 막기 위해 흙이나 돌로 터를 돋우어 높인 다음 그 위에 터돋움집을 짓기도 했다. 또하나는 돈대(墩臺)는 성곽 시설의 하나이다. 평지에 있는 성에서는 보통 가장 높은 평지에 높게 축조했으며, 해안에 있는 성에서는 적들이 침입하기 쉬운 요충지에 주로 설치했다. 외부는 성곽으로 축조되어 있으나 보통 내부에는 군사 시설이 들어서서 포를 쏘거나 사방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강화도에 검암돈대, 빙현돈대, 철북돈대, 초루돈대 등 53개의 돈대가 있고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하효돈대가 있는데 이들 돈대(墩臺)는 조선 중기 이후 17~18세기에 성
가을향기 머금은 구절초 꽃이 풀 섶에 살랑거린다. 꽃 이름을 불러 달라는 듯 구월의 느린 바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는체한다. 어느새 가을, 해마다 이맘때 펼쳐지는 들녘의 고적한 풍경이 내 산문에 가을의 첫 줄을 쓴다. 흰 구름과 바람과 누렇게 바래진 들풀들, 둔덕에 오롯이 피어있는 가을 들꽃이 나는 좋다. 아마도 어릴 적 고향의 산과 들 그리고 부모님의 숨결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작은 행복 때문인가보다. 구월이 오면 검게 탄 얼굴로 신작로를 달리던 동무들 생각이 나고 깊은 산속으로 구절초를 뜯으러 다니시던 초췌한 어머니가 떠오른다. 헛간과 빈 외양간의 여물통 그리고 그늘진 뒤란에 촘촘히 펼쳐있던 우리 집 풍경이 눈에 선하다. 그 시절 집 안 구석구석 널어놓은 떫은 약초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머무는 듯하다. 울안에 가득하던 쓰디쓴 구절초 향기는 어머니 아버지의 고단한 냄새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힘겨웠던 부모님의 고뇌가 점점 깊게 느껴지다니 때늦은 후회만 앞서간다. 삶의 고지가 얼마나 험난했던가, 온순하신 어머니가 거칠고 남루한 행색으로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점심밥 한 줌을 싸서 먼 산을 향해 버스를 타러 가시던 뒷모습이 어린 가슴을 아프게 했다.
가정용 전기의 올바른 사용법을 몰라 전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고 귀중한 재산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가끔 뉴스나 주위에서 볼수 있습니다. 소중한 전기,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전기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간단한 생활의 지혜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멀티탭을 구매할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시나요? 예쁜 디자인의 멀티탭을 선택하나요? 아니면 가격 저렴하고 여러개 꼽을수 있는 걸로 구매하나요? 그도 저도 아니면 코드 길이가 긴 것을 선택하시나요? 전부 가장 올바른 방법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장 우선 검토되어야 할 것은 사용정격을 확인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용용량 부족으로 화재가 발생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전기를 전공한 사람도 멀티탭 구매시 사용정격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이번 기회에 다 같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사진1'에서 정격AC10A, 250V규격의 멀티탭은 최대사용전력이 2천200W이고, AC16A, 250V규격은 3천W까지 최대사용전력이 가능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AC10A 콘센트는 사용전력 정격이 작아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자 정부가 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중앙치매센터 '치매 오늘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청주시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치매 환자는 1만2천40명으로 10명 중 1명(유병률 10.38%)이 치매 환자이며 이 중 85세 이상의 경우 유병률이 38.58%로 가장 높다. 치매는 나이가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질병이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증가할수록 치매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이미 발병되면 속도를 늦추는 것만 가능할 뿐, 완치가 어려워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부담을 주는 질병이다. 치매를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고통 및 피해는 물론 사회경제적인 부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치매안심센터는 예방부터 상담, 조기 검진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치매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 60세에 도래한 자에게 치매 조기 검진을 권유하고 있으며 치매 조기 검진을 원하는 누구나 치매인지 선별검사(CIST)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치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봐 그런가봐…. 엄마야 나는 왜 갑자기 보고 싶지…." 정오의 라디오에서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흘러나온다. 부지런히 움직이던 와이퍼도 그치고 적색 신호등에 차를 멈추자, 고추잠자리 한 마리 날아와 앞 유리에 앉는다. 세찬 비바람이 아스팔트를 식히니, 더위 피해 산으로 올라갔던 천둥벌거숭이가 내려온 것이다. 고추잠자리는 머리부터 배끝까지 전체가 빨개서 붙은 이름이지만 실은 성숙한 수컷에만 붉은 색이 나타나고 미성숙한 수컷이나 암컷은 노란색을 띤다. 고추잠자리에 대한 어린아이들의 예쁜 말은 '고추짱아'다. 옛사람들은 강추(絳·: 진홍색 천), 적변장인(赤弁丈人: 붉은 고깔을 쓴 노인), 적졸(赤卒: 붉은 빛을 띤 무리) 등으로도 표현했다. 익어가는 들녘의 곡식,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함께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사랑받는 '가을빨간잠자리'다. '천둥벌거숭이'는 '천둥'과, 잠자리의 비표준어인 '벌거숭이'의 합성어로 천둥치는 날씨에도 돌아다니는 고추잠자리를 이르는 말인데, 사전적 의미로는 '철없이 두려운 줄 모르고 함부로 덤벙거리거나 날뛰는 사람'을 뜻한다. 천둥 번개가 칠 때 다른 벌레들은 나무 밑에 숨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