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라면 위기의식부터 느껴야 한다. 위기도 보통 위기가 아니다. 안보가 불안하면 경제라도 튼튼하든가, 내우외환이면 국제정세라도 안정적이어야 할 게 아닌가. 안보를 잘못하면 목숨을 잃고 경제를 잘못하면 밥줄이 끊긴다. 당연히 목숨을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야 정상이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비핵화 문제로 뒷북칠 때가 아니다. 북한은 이미 핵을 완성했다고 선언했고, 어떤 경우에 핵을 사용할 것인지를 법으로 제정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동족(同族)이라도 북한을 공격할 징후만 보이면 언제든지 핵으로 선제 타격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을 위협할 수 있는 군사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하는 연습도 끝냈다. 청주공군기지, 계룡대 등 국내 각지에 산재한 군사기지는 물론, 오키나와 괌 등 해외 미군 기지까지 타격하는 연습도 했다. 국제정세도 불리하기만 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고, 중국도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핵을 보유한 북한도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당연히 북핵을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는 문제에 국력을 집중하는 게 상식이디. 무엇보다 우리도 핵을 만들 것인가로 고민
골프를 안 치는 우리 부부지만, 서로 쿵짝이 맞아 일 년에 대여섯 번은 골프장 투어를 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경우, 대개 4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전국 유명 골프장에서 거의 매주(목요일 또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린다. 갤러리 티켓은 1라운드(1일)당 1만~3만 원 정도지만, 얼리 버드(사전 구매)나 지역민을 위한 할인과 전액 무료인 경우도 있다. 구경 가는 전날 밤에 보고 싶은 선수들의 조편성과 티업 시간을 확인한다. 까치들이 깨우기 전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방부제를 쓰지 않는 베이커리에 들러 아침 일찍 구운 빵을 사서 출발한다. 골프장 인근에 마련된 갤러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클럽하우스 앞에 내리면 먹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의 장마당이 먼저 반긴다. 골프장 투어를 즐기는 이유는, 풀과 나무(그 중에서도 소나무)와 잔디와, 물과 모래와 바위가 어우러진 드넓은 숲속에서 맑은 공기와 좋은 경치를 만끽하며(때로는 미술 작품도 감상하면서) 산책할 수 있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과 표정까지 보고 느끼면서 멋진 경기를 관람하는 일석이조의 소풍을 하루 종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은 1개 홀당 소요 면적이 1만 평 정도
코로나19이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마스크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이 또한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쓰레기의 양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 한국은 상당히 많은 양의 쓰레기 배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Recycle)의 합성어로 폐품을 활용해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넣어 작품을 만드는 활동인 업사이클이 각광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재활용품을 넘어서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최근 인테리어, 자동차, 산업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장신구, 옷, 가방 등과 같은 제품의 일부를 페트병을 활용해 생산하고, 또 다른 분야에서는 차량 시트를 페트병 소재를 활용해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재활용품을 활용하기에 앞서 올바른 분리수거가 선행되어야 한다. 분리수거 방법에는 모든 재활용품이 마찬가지이지만 폐비닐은 음식물 등 이물질이 묻어있는 경우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어려운 경우 일반 종량제 봉투를 이용해서 버려야 한다. 페트병, 캔, 유리 병류의 경
"저는 20학번 ○○○입니다. 저희 집에 노트북이 한 대밖에 없는데 아버지께서 사용해야 해서 제가 중간고사에 가져갈 노트북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난 학기 제자로부터 받은 문자다.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대면 시험으로 진행하겠다고 공지한 이후의 일이다. 나는 학과에 비치된 노트북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비슷한 애로가 있는 학생이 여럿 있어서, 나의 노트북까지 빌려주어야 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초·중등학교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도입했다. 녹화강의 온라인 수업, 실시간 온라인 수업, 온라인 수업과 대면수업을 혼합한 블랜디드(Blended) 수업 등을 전면적으로 도입했고, 초·중등 학습자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태블릿 PC도 무료로 제공했다. 적절한 대응이다. 올해 대면 수업으로 전환한 이후, 필자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생기기 전에 대학에 입학했다가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학생의 경우 테블릿 PC가 없어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개는 PDF 파일로 변환된 교재를 조그만 핸드폰으로 읽고 있었다. 필자가 종이로 복사해서 나눠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필기 내
높고 파란 하늘가에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마치 솜을 둥치 채 풀어놓은 듯하다. 점심식사 후 현장답사를 가기로 해서, 갓 제대한 초보 공인중개사를 태우고 매도의뢰를 해온 k읍의 토지를 보러가는 중이었다. 얼마 쯤 갔을까. 읍내가 가까워오자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기척이 들려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 날은 시골에서 오일마다 열리는 장날이었다. 줄느런하게 늘어놓은 난전과 거치적대는 시장바닥을 겨우 빠져 나와 포장도로를 벗어나 마을 입구에 들어서려 할 때였다.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옆자리의 그가 갑자기 "윽"하는 소리를 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길 한 쪽에는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었다. 늙수그레한 중년으로 보이는 사내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었는데 그들은 부자간인 듯했다. 헙수룩한 옷차림의 남자는 희뜩 희뜩한 걸음을 걸었고, 뒤따라 걸어가는 소년은 아버지가 행여 넘어질까봐 불안한 표정으로 손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아마 아비 되는 남자는 장에 나왔다 술 한 잔을 걸친 것이 분명했고 마침 하교하던 아들을 만난 것 같았다. 걱정스레 따라가는 아들과 달리 아비는 유행가 가락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시골 장날이면 혼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련만 옆자리
향이 사무치는 가을이다. 길을 걷다가 바람에 실려오는 커피 볶는 향을 맡노라면 스르르 눈이 감긴다. 실크가 볼을 스치는 듯한 부드러움과 솜 베개를 품은 듯 포근함도 가득하다. 커피 향만으로도 이토록 정서가 넘쳐 흐른다. 커피 볶는 일을 어렵게 생각할 게 아니다.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검은콩을 볶는 것과 다르지 않다. 톡톡 소리가 나면 "거의 다 볶였구나"하고 불을 줄이면서 소리의 기세가 잦아지는 지점에서 배출하면 드립 커피로 즐기기에 적절하다. 다만 타거나 덜 익지 않게 나무 주걱으로 젓거나 흔들며 불에서 멀리하고 가깝게 하는 정도를 경험으로 익혀야 한다. 커피 볶는 것을 밥 짓듯 해도 좋다. 압력밥솥에 밥을 할 때 온도계를 여러 개 꽂고 온도를 재고 그래프를 그려가며 따라하지 않는다. 경험적으로 수증기가 올라오는 소리가 나고 누룽지 냄새가 비치는 듯하면 불을 줄이다가 끈다. 이렇게 몇 번 해보면 밥을 설익거나 태우지 않는 범위를 포착할 수 있다. 커피 볶는 일도 같은 과정을 거치며 깨우칠 수 있다. 수분율과 밀도를 잰다고 하지만 사실 커피 생두마다 볶는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커피를 잘 볶는 비결은 로스팅 시간을 얼마나 짧게 할 수 있느냐에 달
운전면허 취득을 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가까운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제1·2종 보통 운전면허의 경우 모든 시험장에서 취득할 수 있으나, 2종 소형과 원동기 운전면허의 경우 한정된 시험장에서만 시험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충주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1·2종 보통과 1종 대형 시험만을 운영했다. 때문에 충청북도 북부권 지역 주민들은 2종 소형, 원동기, 다륜원동기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원거리의 타 시도에서 시험을 봐야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충주면허시험장은 2종 소형, 원동기 면허를 취득하려는 국민들의 불편을 없애고자, 지난 10월 4일에 2종 소형과 원동기 시험장을 신설했다. 2종 소형 운전면허의 경우 배기량이 125cc를 초과하는 이륜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2종 원동기는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기능시험 코스는 굴절코스, 곡선코스, 좁은길코스, 연속진로전환코스로 동일하지만 사용하는 이륜자동차의 기종 차이가 있다. 2종 소형과 원동기 면허는 바이크를 통해 여가를 즐기는 남성들과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사용하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취득하는 면허다
지난 여름, 허리를 다치고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걷기가 힘들었다. 일상생활을 해야하니 통증을 감내하며 억지로 걸어 다녔다. 어린 자녀를 학교 및 학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아파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걷는 속도는 매우 느렸다. 일찍 나서므로 속도는 상관이 없었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일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이었다. 허리를 다치기 전에는 횡단보도의 신호가 짧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허리를 다친 이후 걷는 속도가 느리다 보니 다 건너기 전에 빨간불로 바뀌는 일이 다반사였다. 지팡이를 짚고 다녔기에 허리가 아픈 것을 이해해주는 운전자도 있었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이유를 모르는 이들이 더 많으므로 빨리 건너지 않으면 답답해하며 클락션을 울렸다. 아마도 나를 눈치 없이 느리게 걷는 사람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자 가까운 지인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면 어떨지 제안을 했다. 지팡이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다는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다른 이유로 배려받을 수 있을 거라는 조언이었다. 양심상 그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타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스로 허리가 아프고 느리게 걸어 다녀서 오해받는 상황을 몸소 겪어
육거리 시장을 갔다. 그곳은 전국에서도 이름 난 재래시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곳에 가면 생기 넘치는 사람들 틈에서 삶의 활력을 얻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마침 신발가게 앞을 지날 때다.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깔로 수놓아진 꽃신을 비롯해 각종 신발들이 진열돼 있다. 그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발을 멈추어 섰다. 그 중에서도 검정고무신이 눈에 띄었다. 옛날처럼 투박한 검정고무신이 아니고 얄팍하고 반들반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정고무신에 예쁜 꽃무니를 새겨 놓아 더욱 화려하게 보였다. 신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만지작거렸다. 손 안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크기의 앙증맞은 신발도 눈에 띄었다. 참 귀엽고 예쁘다. 장식품으로 진열해 놓기 위해 만든 신발인 듯하다. 어린 시절 첫 선물로 받았던 꽃신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넋 놓고 바라보는 순간 내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어머니는 명절을 며칠 앞둔 장날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장을 봐 오셨다. 장보따리를 펼치는 순간 흰 바탕에 꽃무늬가 있는 코고무신이 번쩍 눈에 띄었다. 지금처럼 화려한 색상은 아니었지만 하얀 바탕에 꽃무늬가 새겨진 말표 코고무신이다. 검정 고무신도 좋았겠지만 꽃무늬 코고무신이라 더
ICAO는 공항이란 항공기의 도착, 출발이나 지상 이동을 위해 일부 또는 전체가 사용되는 건물, 시설물, 장비 등이 포함된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항은 항공기 운항의 중심지로서의 기능 수행 뿐만 아니라 공항 자체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인 기능과 국가 간의 교류를 위한 관문역할을 하는 국가 경제의 가장 중요한 운송거점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 즉, 국가와 지역의 상징적 관문으로 경제 및 문화교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개항 이후 청주국제공항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통해 중부권의 거점공항의 지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 10년(2010~2020년)간 이용권역 내 총인구는 20.2%(180만 명), 생산연령인구는 22.1%(140만 명)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수요 또한 확대되어 180개소의 산업단지가 신규 조성되고, 수출액 116%, 생산액 141% 증가함으로써 청주국제공항의 여객과 물류 수요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서도 경제적 타당성(B/C0.32)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번 정부에서도 청주국제공항 관련 사업비 반영률이 절대적으로 미
착한 사마리안 법 잘못이나 범법 행위를 외면하고 바로잡지 못하는 방관자 현상이 점점 많아지는 사회 현상을 이야기할 때 회자되는 것이 이다. 이는 강도를 만나 빈사 상태의 사람을 당시 고위층에 속한 사람들은 모르는 척하고 지나갔으나 당시 유대인들에게 천시받던 사마리아 사람이 도왔다는 데에서 비롯됐다. 예를 들어, 호수가를 지나치던 사람이 호수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이를 보았는데, 그를 구할 수 있는 로프와 구명 튜브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구조하지 않고 지나쳤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프랑스에서는 형법에 따라 징역 혹은 벌금을 물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사람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사회적 유대감 본인의 전공은 민속학이다. 학부생 때부터 시골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과거 그들의 향유했던 옛날 이야기나 노래를 채록했다. 조사 과정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옛날이 살기 좋았다"였다. 새마을운동 이전에는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매년 양력 5월이 되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장리(長利)쌀을 빌리고, 추수 때 곡식을 빌린 집에 가서 일을 해줘야 했다. 먹고 살기 팍팍하고, 불편한 점이 많았어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비가 온다는 소식 때문일까. 아침부터 하늘색이 무겁다. 앞집의 텃밭도 어느새 가을이다. 이백 평 남짓한 텃밭은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에 따라 작물이 바뀌며 풍성했다. 텃밭을 가꾸는 사람은 여럿이다. 노느매기한 자신들의 작은 땅에 각자 작물을 심었다. 봄에는 고추, 옥수수, 고구마, 참깨, 토마토, 오이, 호박, 가지, 상추를 심어놓고 새벽부터 밭을 다녀가는 소리가 부산했다. 그렇게 텃밭이 무성해지고 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8월에서 9월이 되자 이번에는 가을 작물들이 심겨졌다. 고춧대를 서둘러 뽑아낸 자리에는 김장배추와 무, 쪽파가 자리하고 담장 역할을 톡톡히 해 주던 옥수숫대가 사라진 자리는 동부로 교체 되었다. 요양원에서 몇 년을 지내시던 앞집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동네 사람들 중에는 텃밭을 욕심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텃밭치고는 꽤 넓기도 하고 자신들의 집과도 지척이다. 무엇보다 수도가 있으니 작물에 줄 물을 공급해 주기도 용이하다. 푸성귀를 키우기에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어보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앞집은 사위가 물려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위는 이곳과 거리가 먼 도시에 살기에 먼 친척뻘 되는 사람이 대신 관리를 한다고 했다. 언제나 흰콩만 자라던
지역은 지역에 맞는 축제를 해야 한다. 대규모 도시의 대규모 행사와 지역의 축제는 다르다. 그리고 당연히 달라야 한다. 대도시는 물이 모여 큰 강이 되듯 다양한 문화 혼성이 어루러진 축제가 돼야 하고 지역은 문화의 독특성이 남아있는 소규모 문화 중심의 졸보기(먼 곳은 확실히 보이지 않지만 가까운 곳은 잘 보는 시력)의 방식이 돼야 한다. 축제는 예술행사가 주된 중심으로 고대 로마에서는 성스러운 날은 일하지 않고 쉬게 했다는 것에서 유래가 됐다. 그러므로 축제일은 신성한 날임에도 어원은 정반대의 뜻을 지닌다. 신성하지 않은 날이므로 한가한 날이라는 뜻의 디에스 바칸테스(dies vacantes)는 일을 하는 날인데, 오늘날의 휴가(vacation)는 디에스 바칸테스에서 유래했으므로 오히려 반대의 의미로써 지금 통용되고 있다. 축제의 중심은 공연에 있다. 공연은 자신의 기능을 다른 공연자와 이야기를 구성해 만들어 내는 것으로 오랜 시간 조율과정을 거쳐 숙달된 결과를 만들어 낸다. 플라톤이 예술을 정의할 때 모방으로 정의 내린 것처럼 공연은 개개별 모방의 집합체이다. 그러나 플라톤의 모방은 완전한 재현이 아닌 것을 말한다. 예술의 지향점 역시 완벽한 재현이 아
최근 고등학교 동기 단체 카톡방(단톡방)에서 탈출(?) 했다. 나오니 마음이 편안하다. 수 년 새 여러 개의 단톡방에서 빠져나왔다. 현재는 몇 개의 단톡방과 밴드에 들어가 있다. 스스로 나온 이유는 대체로 같다. 정치색을 띤 퍼 온 글, 나는 이렇게 잘 살고 있다는 허세에 가까운 자기 자랑, 그리고 구성원 간 험한 말싸움에 지쳐서이다. 이번에 탈출한 고교 동기 단톡방은 '경·조사 알림방'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치색을 띤 퍼 온 글이 등장하고 교묘하게 자기 과시를 하다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아쉬운 것은 '축하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인사는 혼주(婚主)나 상주(喪主)에게 직접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200명 넘게 들어와 있는 단톡방이 하루 종일 인사말로 북새통이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카카오톡, 밴드 등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하나이다. 본래 취지는 인터넷으로 사용자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를 통해 건전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불확실한 정보나 악의적 비방, 개인정보 노출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이제 SNS의 폐해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IT…
그저께인 10월 11일은 음력으로 9월 16일이었다. 바로 명량해전 425주년일이다. 1597년 음력 9월 16일 이른 아침, 해남 전라우수영과 진도 사이 좁은 바다 울돌목(명량)에서 조선 수군 전함 판옥선 13척과 왜 수군 전함 세키부네 133척이 격돌했다. 전함과 병력 숫자를 비교하면 도저히 싸움이 성립될 수 없는 조선 수군의 절대 열세였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완벽한 승리를 거둔 명량해전이다. 명량해전을 다시 돌아본다. *** 이순신 장군의 대체불가 리더십 명량해전의 승리 요인을 분석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대체로 이순신 장군의 대체불가 리더십, 빠른 물살과 좁은 물목을 이용한 탁월한 병법, 판옥선의 우수성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 하루 전 여러 장수들을 모아놓고 그 유명한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강조하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체계를 심어준다. 실제로 명량해전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은 지휘선을 타고 일자진의 맨 앞장에 홀로 서서 적선 가운데로 들어가 싸우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인다. 전투 초반에는 조선 수군들이 적선의 위용에 놀라 서로 돌아보며 얼굴빛이 질려 뒤로 물
아침이 더디게 온다. 침대에 누우면 한기가 들도록 가슴이 두근거린다. 바로 누워도 불편하고 모로 누워도 편하지 않다. 건강할 때 감사하지 못했던 나에게 미안했다. 약속한 모임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고 나가다가 주저앉았다. 고통이 밀려온다. 계단 난간을 짚으면서 내려갔다. 휘청거리는 다리는 내 몸에 일부가 아닌 듯 자꾸만 뒤처진다. '병원으로 갈까?' 하다가 절뚝거리며 약속 장소로 갔다. 반갑다며 웃는 얼굴로 맞아준다. 고통은 밀려오지만, 내색조차 할 수 없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누가 될까 싶어서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는 둥 마는 둥 잠자리에 누웠다. 통증 때문에 잠을 설친다. 왼쪽 다리가 남의 다리 같다. 새벽 다섯 시면 일어나 샤워하고 간단하게 식사 준비를 하던 습관대로 몸을 일으켰다 앉기까지는 했는데 일어설 수가 없다. 남편이 무슨 일이 있었냐며 깜짝 놀란다. 어제저녁에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니 응급실에 가잔다. 아침밥 먹고 병원으로 향했다. MRI 상으로는 뼈는 이상이 없으니 기브스를 하고 상태를 지켜보자고 한다. 이틀째 남편이 요리해서 밥을 챙겨 준다. 고맙다는 생각보다는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불편하다, 지팡이를 짚고 화장실에 가는
돌이켜 보니 젊은 날엔 모순과 오류 투성이었던 게 다수다. 그중 하나가 내 것만 있으면 얼마든지 타인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잘 살 줄 알았던 점이다. 이 생각이 참으로 우매하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는다.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살 수가 없잖은가. 이는 '너+나= 우리'로 더불어 사는 등식이 존재하는 곳이 사회이어서다. 그러므로 행복 역시 혼자서 완성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 안겨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진리를 지인이 차린 음식점의 경우를 접하며 더욱 실감했다. 이태 전 지인은 수십 년 다닌 남편 회사 퇴직금을 투자해 서울 근교에 번듯한 식당을 차렸다. 지인이 직접 요리할 정도로 음식 솜씨가 뛰어난 탓에 성공을 자신했다고 한다. 그러나 어인 일인지 식당 개업 후 몇 달이 흘렀으나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는 형국이었다. 지인이 가장 자신 있게 요리 할 수 있는 주된 음식은 한정식이었다. 김치 및 장아찌, 나물 무침, 된장찌개 등 우리 고유의 음식을 맛깔스럽게 요리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아무리 음식 맛이 좋은들 무엇 하랴. 식당 찾는 손님이 없다보니 얼마 안가 문을 닫게 되었다. 손님은 누구인가. 식당의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하여 찾는 이들 아닌가.…
'먹뱅이'라는 지명은 전국적으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 충북 지역에만 해도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묵방리를 비롯하여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내산리의 먹뱅이, 묵방들, 금왕읍 육령리의 먹뱅이, 진천군 진천읍 송두리의 먹뱅이, 보은군 수한면 묘서리의 먹뱅이들,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의 먹뱅이 들이 있는데 한결같이 한자로 '묵방리(墨房里)'라 표기하면서 '먹(墨)'과 관련된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예전에 먹을 만드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 '먹방'이었기 때문에 '먹방'이 마을의 이름이 되는 경우가 있었고, 선비들이 많이 살았거나 서당이 있었던 마을도 '묵방, 묵실' 등으로 부르게 되는 경우가 있었으므로 '먹뱅이'는 자연스럽게 '먹방(墨房)'과 연관 짓거나, '먹(墨)'의 '검다'는 의미를 가지고 유래나 전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충북 영동군 양강면 산막리는 소백산맥 준령의 천마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다. 이 마을의 옛 이름은 먹(墨)을 만드는 마을이라 하여 '먹뱅이', 또는 '묵방동(墨芳洞)'이라 불렸고, 지금도 마을 앞 골짜기인 복골(福谷)에는 먹을 굽던 터가 남아 있다고 한다. 충남 공주시 유구읍 녹천리의 '먹뱅이'의 유래를 보면 "옛날 어느해 설날에 이…
친절의 사전적 의미는 대하는 태도가 매우 정겹고 고분고분함, 또는 그런 태도를 말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내가 끝까지 친절하면 아무리 예의 없는 민원인이라도 끝내는 예의를 차리고 간다는 등의 말을 친절 교육에서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친절하기 힘든 순간도 있다. 원래 친절한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친절함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당연히 예의 있는 사람들한테는 친절하겠지만 예의가 없는 사람들한테는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했을 때 민원 업무를 보며 다양한 사람들을 봤다. 대기 번호를 불렀는데 내 앞에서 5분 이상 통화를 하시는 분, 번호표와 신용카드 신분증을 함께 던지면서 '인감 1통'이라고 반말을 하시는 분 등이 있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민원대 직원들은 점심시간에 자리를 모두 비울 수 없기에 교대로 밥을 먹는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대부분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 업무를 보러 오기 때문에 점심시간은 항상 바쁘다. 사람이 제일 몰리는 시간에 직원은 반으로 줄기 때문에 대기인원의 수가 항상 많다. 한번은 점심시간에 민원대기가 40명 이상까지 간 적이 있다. 그때 민원인이 대기표를 뽑으면서 "전에
깨끗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첫 걸음으로 2016년 청탁금지법이 본격 시행된 이후 공공부문은 수년간 생활화된 청렴을 실천하며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직사회가 청렴해야 건강한 사회가 유지되고 더 나아가 부패로부터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며 공직자라면 누구나 청렴 역량을 키워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공직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는 금년도 국가청렴도(CPI) 20위권 청렴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각급 기관이 자율적 반부패 공정개혁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부패 청렴정책 추진지침을 수립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정부정책에 부응하고자 필자가 근무하는 양수건설처(영동양수 건설소)에서는 자발적으로 '양수인 목민감시단'을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양수인 목민감시단'은 신규양수건설사업 부지에서 소속직원 부동산 취득 현황 점검 및 청렴문화 확산 활동을 통해 부패 취약요소의 잠재적 위험성을 파악해 사전에 원천 차단하기 위한 활동이다. 이러한 '양수인 목민 감시단' 운영은 그동안 우리 회사가 보여 왔던 청렴문화 확산 활동에 기여해 왔다 자부한다. 앞으로도 지
스스럼없이 교장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오는 학생들은 여전히 많다. 체육 수업을 마치고 목이 마르다며 찾아오는 학생도 있고, 열심히 준비해서 무슨 무슨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으니 응원을 부탁하기도 한다. 얼룩을 닦기 위해 물티슈를 얻어간 학생은 보답으로 직접 만든 과자를 건네주기도 한다.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 모습은 알지 못한 채 초롱하게 빛나는 눈만 마주하게 되는데, 사실 걱정은 그래서 생겨난다. 한 번은 진로에 고민이 있다면서 친구 한 명과 함께 찾아온 학생이 어딘지 낯이 익은 듯하여 친숙함의 표시로 너 이름이 ○○이지? 라고 물었다가 아니라고 하는 바람에 잠시 머쓱해졌던 일도 있었다. 다행히 그 학생이 자신의 이름을 스스럼없이 알려주어 웃고 넘어가기는 했어도, 찾아오는 학생들의 특징을 이름과 연결지어 기억하는 일이 수월하지는 않다. 쉬는 시간 교실 앞 복도에서 마주친 어떤 학생은 일부러 다가와 인사를 한 다음 굳이 자기의 이름을 알려주기도 한다. 꼭 기억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는다. 경험상 이런 학생은 다음에 마주쳤을 때 반드시 자기 이름을 기억하는지 확인을 할 것이므로 신경을 더 쓰지 않을 수 없다. 책상에는 그렇게 해서 기억
삶의 길을 걸을 때 이정표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보며 내 족적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살핀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것,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런 그들이 왔다. 빗발이 장대처럼 내리꽂히는 도로라 했다. 새벽에 일어나 약재를 달인 물에 찹쌀을 넣고 오리를 넣어 한 시간 반을 삶아왔다고 했다.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다섯 시간을 달려왔지만 즐거운 길이라 했다. 장거리 운전이 힘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환한 웃음을 내게 보내주었다. 그네들이 보러온다고 했을 때 설마설마했었다. 그런데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한 달간 청주를 떠나 있는 내게 그들이 청주의 훈훈한 공기를 안고 왔다. 혼자 칩거해 있을 내 황폐한 영혼을 위문하러 온 것이다. 처음에 온다고 할 때 사양했었다. 그네들의 마음은 너무나 감사했지만, 왕복 열 시간이 족히 걸리는 길이기에 차마 오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들이 땅끝 마을보다 더 먼 섬으로 나를 보러 왔다. 점심을 먹고 소치 미술관으로 향했다. 5대째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치 가족의 내력이 빼곡한 곳을 돌며 위대한 예술혼을 생각한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이 한 사람의 일생에서도 힘든 일인데 어떻게
김영환 충북지사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고 당선되었으니 여당 소속이다. 그의 언행을 보고 있으면 야당 도지사가 아닌지 의심할 때도 있다. 그것도 극렬한 야당 도지사라고 착각할 때도 있다. 며칠 전에도 여당 지사는 차마 할 수 없을 것 같은 말을 해서 야당성을 실감했다. 직원 조회에서 청주국제공항의 활주로 증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군부대 이전 요구까지 불사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바다가 없는 충북은 하늘길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서 청주공항 활주로 증설에 총력을 다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청주공항에는 2개의 활주로가 있지만 하나는 공군 전용이고, 나머지도 전투기와 민항기가 함께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반개의 활주로만 있다는 것이다. 청주공항은 국제공항이지만 활주로 부족으로 노선 다변화도 못할 뿐만 아니라, 화물기 정체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전국 1, 2위를 다투는 충북은 화물기로 상품을 운송하는데 신속하게 뜨고 내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화물기도 제때 뜨지 못하는 공항으로 어떻게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공군 주력기가 청주에 있는 것에 자부심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바탕은 동양이나 서양이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조지 워싱턴(1732~1789)이 군대에서 제대하고 민간인의 신분으로 있던 여름날 홍수가 범람하자 물 구경을 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물이 넘친 정도를 살펴보고 있는데 육군 중령의 계급장을 단 군인 한 사람이 초로(初老)의 군인 워싱턴에게 다가왔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제가 군화를 벗기가 어려워서 그런데요. 제가 이 냇물을 건널 수 있도록 저를 업어 건네주실 수 있을까요?" "뭐~ 그렇게 하시구려!" 이리하여 중령은 워싱턴의 등에 업혀서 냇물을 건너게 됐다고 합니다. 등에 업힌 군인은 워싱턴에게 질문했습니다. "노인께서도 군대에 다녀오셨나요?" "네 다녀왔지요!" "사병이셨습니까? 장교였습니다." "혹시 위관급(尉官級)이셨습니까?" "조금 더 위였습니다." "아니 그러면 소령이었나 보네요." "조금 더 위였습니다." "그럼 중령이셨군요." "조금 더 위였습니다." "아니 대령이셨단 말씀이십니까?" "조금 더 위였습니다." "아니 그럼 장군이셨네요?" 중령이 당황해서 "저를 여기서 내려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냇물을 건너기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소, 내가 업어 건네 드리리다." "노
어느 젊은 엄마의 고백입니다. 우리 가족은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십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마치 친척처럼 사이좋게 오순도순 살고 있죠. 어느 일요일 오전, 개구쟁이 막내아들이 이웃의 또래친구들과 함께 집 앞의 좁은 골목에서 공을 차더군요. 좀 불안했습니다. 자칫하면 이웃의 유리창을 깰 수도 있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는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주의를 준 지 10분이나 지났을까, 쨍그랑하고는 어느 집의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나더군요. 짚이는 것이 있어 서둘러 내다보니 역시나 우리 아들의 소행이었습니다. "너, 이 녀석,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앞치마 차림새로 급히 쫓아나가니 아이는 놀란 토끼처럼 꽁지가 빠져라 저 멀리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 어찌합니까? 유리창이 깨진 집을 찾아 정중히 사과를 하고 보상을 약속했지요. 피해를 입은 집도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어 선선히 이해를 하시더군요.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말썽을 일으킨 아들이 날이 저무는데도 몇 시간째 집에 돌아오질 않는 거예요. 잡히면 꿀밤 몇 대 때리려고 했을 뿐인데. 집안일을 하면서도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