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교육 현장에서의 화두는 단연 미래교육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늘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더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교육이라 하면 언뜻 에듀테크나 AI교육 등을 먼저 떠 올리게 되는데 우리가 하는 교육 안에는 이미 미래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환경의 실태를 알고 참여하는 생태전환교육, 시·공간의 경계 없이 교실 밖 세상과 연결된 디지털 환경에서의 교수-학습 디지털 전환, 학교 단위를 넘어서는 학교교육과정 유연화 등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교육환경에서 학생이 주체가 되고 학생 한명 한명의 특성과 개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미래교육의 큰 줄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종교육의 비전도 '모두가 특별해지는 세종교육'으로 교육공동체가 함께 이루어 낼 미래상이다. 이처럼 교육이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그리는 과정이라면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마을은 미래교육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화두가 되고 있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온빛초는 마을을 담은 교육과정을…
'슬픔'은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느낌을 말하고, '아쉬움'은 필요할 때 모자라거나 없어서 안타깝고 만족스럽지 못하게 여기는 마음을 말한다. '사도(思悼)'란 '생각하니 슬프다'는 뜻이다. 영조는 세손인 정조에게 왕위를 넘겨주기 위해 아들인 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했다. 숨을 거둔 세자에게 '사도세자(思悼世子)'란 시호를 내린다. '생각해 보니 슬픈 세자'란 뜻이다. 왕으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아들의 죽음이 슬프고 슬프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영조의 슬픈 마음이 느껴진다. 큰 아쉬움을 남긴 일은 많고 많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회담 결렬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준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컷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에게 지나고 나니 남는 아쉬움은 어디 이뿐이겠는가. 문민정부를 연 김영삼 대통령이 IMF를 막지 못한 것이나,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개혁,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등도 그럴 것 같다. 세상엔 지나고 나면 슬프거나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일이 많다. 선출직으로 당선된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하루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환경'이라는 주제로 글짓기를 하면 단연 나오는 주제는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지구온난화, 평균 기온 상승 등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환경과 연관된 화제의 키워드는 단연 탄소중립이 아닐까 생각한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의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화석 연료 사용, 산림 채벌, 폐기물 소각 등으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일까? 이는 탄소순환의 원리를 이해하면 쉽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탄소를 배출할 수도 있지만 식물의 광합성 작용, 미생물 분해 중의 혐기호흡 과정 등으로 대기에 있는 탄소를 흡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 활동 혹은 생물의 탄소 배출 활동에 의해 배출되는 탄소량과 전 지구적으로 흡수되는 탄소량이 같아지게 되면 탄소 농도 증가율이 0이 되며 탄소 중립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10월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4.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는 절대적인 양을 수치로 표현함으로써 탄소
1년 반 전인 2021년 3월 26일. KTX 오송역을 출발해 세종시 신시가지를 경유해 KTX 대전역을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B1 버스(BRT) 바퀴 옆 하부로 한 명의 장애인이 파고 들어가 버스 운행을 가로막았다. 그는 "왜 버스가 장애인을 버리고 비장애인만 태우고 출발하려 하느냐?"며 격렬히 저항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재활협의회 대표였다. 서울에서 출발해 오송역까지 KTX를 타고 이동한 이 대표는 '3·26 장애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종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버스를 탈 수 없었다. 10분 간격으로 자주 운행하는 버스지만 장애인을 태울 수 있는 저상버스는 단 한 대도 없었다. 버스 운행의 인허가 기관인 지방자치단체나 버스회사 어느 곳도 장애인의 이동권에 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이 국민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안이지만 사회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오랜 세월 간 수차례 발송했지만 세상은 장애인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 사람이 버스 밑으로 파고 들어가 절규하는 극단적 행동을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대부분 청렴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청렴은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학교, 회사 등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이지만 공직자에게 특히 더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직이란 국가 기관이나 공공 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직책이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공직자는 공익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로서 공직자가 사익을 행한다면 이는 단순히 한 조직의 부패가 아닌 사회적 부패로 발전하여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환경 등 공공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렴은 현재에도 주목받는 가치이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역사 속 청렴한 인물을 생각해 본다면 흔히 청백리 퇴계 이황,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라 말했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쉽게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높은 벼슬을 지내고 우리들에게 익숙한 인물들이 아닌 영조 때 호조 서리, 한낱 하급 관리로 일했던 '김수팽'을 소개하고 싶다. 김수팽의 청렴한 성품을 볼 수 있는 몇 가지 일화가 있다. 김수팽은 급한 결재가 있어 판서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판서는 바둑을 두고 있던 중으로 김수팽은 마당에 엎드려…
이태원 핼러윈 데이 참사로 인한 사망자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꿈 많은 소년 소녀들은 얼굴에 가면을 쓰고 연인과 손을 잡고 거리를 행진하다 죽음을 맞았다. 악령을 쫓기 위한 축제가 죽음을 불러 온 아이러니 행사가 되었다. 한류를 사랑하여 서울에 온 외국의 젊은 청년들도 화를 당했다. 사망자 154명 가운데 26명으로 국적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스리랑카, 오스트리아,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이다. 모두 장래가 촉망되는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들이다. 미국인 스티브 블레시(62)씨는 아들을 졸지에 잃고 망연자실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내와 쇼핑을 하던 중 동생에게 걸려온 전화를 통해 비보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매체와 전화인터뷰에서 '마치 1억 번을 찔린 것 같은 아픔'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슬픈 사연이 어디 이뿐인가. 엄마에게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습니다. 이젠 잘 할게요'라고 문자를 한 20대 여성은 싸늘한 죽음으로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았던 딸을
젊었을 때는 2년마다 정기 건강검진을 할 때 별생각 없이 가서 하고 왔다. 검사결과지가 오면 한 번 읽어보고 휙 던져 버리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워낙 건강한 체질을 물려주신 부모님 덕분에 큰 병 없이 살아왔고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요즘은 사뭇 다르다. 건강검진 예약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릿속에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어느 해부터 건강검진 통보지에 이상징후가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족력이 있는 혈압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고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수치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하나둘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니 다른 사람들의 건강도 궁금해졌다. 다들 괜찮나? 최근 대면 모임이 조금씩 재개되면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처음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나 아이들 이야기 등 생활 주변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마지막은 건강이 주제로 이어졌다. 눈에 띄게 건강이 안 좋아 보이거나 나처럼 하나둘 문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함께 걱정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릴 때 잠시 운동선수를 했던 내 친구는 모든 운동을 수준급으로 하는데 건강에도 특이증상이 없다고 해서 부러움을 샀다. 이야기의 끝은 건강이 최우선이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
-조금은 뚱뚱한 듯, 시원한 모시옷을 입고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조금은 완고해 보이는 노인을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자신을 좀 소개해 주시죠. "새삼스레 소개는 무슨, 나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소? 나 놀부요, 놀부" -아, 흥부 형님 놀부신가요? 그 심술 많고 욕심 많은…? "그건 나를 오해하고 있는 거여,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처럼 살고 싶어 하는데, 나랑 이야기해 본 사람들은 다 생각이 달라진대" -슬슬 진짜 얘기를 시작해 볼까요, 왜 동생네를 내쫓았나요? "그건 흥부와 제수씨가 결단력이 부족해서 결행을 촉구한 거야. 가정을 꾸렸으면 독립하는 게 당연한 거지. 내가 도와준 거야" -억지가 여전하네요, 재산을 혼자 독차지하고 알거지로 내 보낸 건 뭔가요? "세상이 험하잖아, 온전한 자수성가를 한번 해보라는 거였어. 그러면 나중에 할 말이 많잖아. 다 생각이 있어 그런 거야" -동생네 조카들이 많잖아요, 눈치 못 채게 쌀섬이라도 보내줄 순 없었나요? "스스로 살아가는 걸 배워야지, 그러라고 독립시킨 거잖아." -찾아와 사정할 때 그렇게까지 야박하게 해야 했나요? 형과 형수가 때리기까지 하다니, 인정이라곤 약에 쓰려도 없어요? "그럴…
지난 2016년 9월 28일, 우리가 '김영란법'으로 알고 있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공직사회 속 청렴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2021년 국가별 국가청렴도(CPI)에서 우리나라는 62점을 기록하며,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공무원헌장에서도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라는 문장이 명시되어 있을 만큼, 사익이 아닌 국익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에게는 청렴이 필수 덕목인 셈이다. 그러나 청렴이 공직자에게 필수임을 아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과연 우리는 청렴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이해하고, 몸소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사전을 통해 알 수 있는 청렴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 청렴과 곧잘 함께 강조되는 '청빈'의 사전적 의미 역시 '마음이 곧고 탐욕이 없어 가난함'이다. 청렴이 관직의 미덕이었던 조선시대 청백리의 일화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거에는 가난하고 청렴한 것이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탐욕을 버린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부동산
네 시간 가까이를 달려 도착한 강릉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왕복 6km의 해안단구 힐링 탐방로를 두 시간 걷고, 도로변 포장마차식 횟집에서 가자미회덮밥으로 점을 찍고, 평창으로 가기 위해 456번 지방도를 타고 대관령 고갯길을 올랐다. 오늘이 10월 21일. 청주의 단풍은 이제야 불긋불긋 물들기 시작했는데 이곳은 제법 울긋불긋 알록달록하다. 대관령의 다른 명칭은 대굴령이다. 옛날에 화전민이 눈이 오면 대굴대굴 크게 굴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추억의 길이 된 대관령 고갯길을 넘을 때는, 단풍철에도 겨울만큼이나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좌고우면하느라 어깨에 힘이 들어갈 즈음 대관령박물관이 나타났다. 고미술품 수집과 연구에 힘쓴 홍귀숙 선생이, 고인돌 형상으로 지은 박물관과 2,000여 점의 유물을 강릉시에 기증한, 산중의 작고 아름다운 박물관이다 관람 동선이 돌담 골목길처럼 편하고 정스럽게 꾸며졌다. "단풍하면 오대산 진고개지요. 단풍은 위에서 아래로 물드니, 경사가 완만한 평창 쪽으로 내려가면서 보면 좋을겁니다. 올해 단풍은 좀 늦네요. 우리 손주 놈처럼 아장아장 걸어서 내려와요" 고갯마루 아래서 만난 산지기 양반의…
어느 날 귀가하다가 현관에 붙어있는 쪽지를 발견했다. 집배원이 등기를 배달하러 왔다가 부재중이라서 되돌아갔다는 내용이다.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등기를 보낼만한 사람이 없는데 누구일까? 조급증을 이기지 못하고 발신자를 찾아보니 청주시장이었다. 불안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청주시장이 등기를 보낼 이유는 불법주차나 과속뿐이다. 적어도 4, 5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할지도 모른다. 단돈 만원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청주페이에 가입해 매달 5만원씩 절약할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갑자기 중단되었다. 얼마 전 재개했지만 혜택은 2만원으로 줄였다는 뉴스를 보고 서운했지만 그나마도 챙기고 있다. 만약 벌금이 5만원이라면 청주페이 두 달 치 혜택보다 많은 것이다. 어디서 딱지를 떼었는지 알아나 보자는 심정으로 전화를 걸었다. 벌금이 아니라 상품권을 준다는 답변이었다. 세금을 잘 낸 납세자를 추첨해서 청주사랑 상품권 5만원 어치를 우송했다는 것이다. 기뻤지만 허탈했다. 아직도 관존민비가 엄연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서민은 이렇게 산다. 법이 무서워서 잔뜩 기가 죽어 사는데 높은 사람일수록 무법천지다. 전두환 노태우 등 하나회 일당이 대통령의 재가도…
종종 뉴스에 보도되는 친인척 청탁 채용, 자녀 특혜 및 공직자의 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시민들은 분노와 낙담을 하게 된다. '청렴성'에 대한 시민의 인식은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에 공히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부패는 정치제도에 대한 신뢰를 줄이고 나아가 정부의 정당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때문에 우리는 공직가치 중 하나인 청렴성을 강조하고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은 물론, 부조리한 사건이 애초에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규정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한 예로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이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적 이익추구를 금지함으로써 공직자의 직무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법으로, 공직자가 준수해야 할 10개의 행위 기준을 정하고 어길시 벌금·징역 등 처벌규정을 정해놓았다. 이렇듯 우리는 법 제정 등을 통해 끊임없이 더 투명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공직자의 청렴성에 대한 노력은 비단 오늘뿐만이 아니다. 과거에도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선
취임 당시만 해도 제2의 마거릿 대처라는 기대를 받았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영국 파운드화와 국채의 가치를 폭락시킨 책임을 지고 며칠 전 사임했다. 고물가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대규모 감세 정책을 내놓았을 뿐인데 이러한 사달이 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해석들은 참으로 동상이몽이다. 진보성향 그룹은 이번 감세안의 혜택이 주로 고소득층에 맞춰져 있었다는 것을 비판한다. '낙수효과는 이제 없다'라는 구호 아래 이럴 때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고소득층의 세금을 올리고 그 재원으로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전하든지, 아니면 정부지출을 늘려 불황 탈출을 시도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한계소비성향이란 소득이 추가적으로 주어졌을 때 그 중에 소비로 사용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평상시 소비가 충분치 못했던 저소득층은 소득이 추가로 주어지면 그 상당 부분이 소비로 연결되기에 일반적으로 저소득층의 한계소비성향이 높다. 반대로 보수성향 그룹은 이번 사태는 감세 문제가 아닌 재정 건전성 악화 문제라고 주장한다. 영국은 지속되는 재정수지 적자로 지난해 말 기준 정부 부채가 GDP 대비 130%로 매우 높은 수준
"여러분. 여러분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분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나요?" 해마다 새롭게 만나는 아이들에게 첫 만남에서 했던 질문이다. 질문을 받은 아이들의 표정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손을 번쩍 들면서 "멋있는 사람이요. 예의 바른 사람이요. 저는 세상에서 저를 제일 사랑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아이들과 그저 말없이 앞만 응시하는 아이들로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말없이 앞만 응시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자못 놀랍다. 아이들도 그렇거니와 성인의 경우라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으리라. 자신에 대하여 냉철하게 분석하여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아이들에게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대로 다 써 보라 했더니 단점은 수두룩하게 쓰면서도 장점은 겨우 몇 개만 써 놓고는 연필만 굴리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도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가지게 하는 단적인 예다. 평소 성형에 대하여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성형수술을 통해 외모를 더 아름답게 바꾼다고 하더라도 그건 자신을 위한 것이
동물의 세계에서 질서유지의 유일한 길은 힘이다. 이 절대적인 힘은 싸움으로 정해진다.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도, 동정의 여지도 없다. 오직 이기는 것만이 최선이며 아무도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그 길만이 생존의 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약육강식의 질서를 비웃으며 인간의 우월성을 자랑할 때, 만약 동물들이 입을 열어 이렇게 반론을 제기한다면 우리는 혹 당황하지 않을까. "그래도 우리는 베일을 쓰고 능청을 떨거나 비열하게 뒤에서 뒤통수를 치지는 않소. 또한 어떤 힘에 빌붙어서 큰 소리를 치거나 그 힘을 이용해서 상대편을 죽이지도 않소. 우리는 오직 정정당당하게 싸우고 그 판정에 복종하지요." 우리 인간들도 동물의 속성을 가졌음인지 인간이 모인 곳에는 의례 크고 작은 싸움이 따른다.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간의 싸움은 그칠줄 모른다. 어떤 싸움이던 간에 양편은 모두 자신이 옳음을 주장한다. 싸움의 바람직한 종결은 이해 또는 양보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종결이 아닐 때 그 중 한 쪽은 억울하고 분하고 슬프다. 인간사회가 동물의 세계와 다른 것은 인간사회는 사회규범이 있고 그것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다. 사회규범은 관습, 도덕, 법률로서 만인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란 말이 맞는 듯하다. 필자 같은 경우도 나이들 수록 친정어머니를 닮고 있다. 공감능력 및 다정다감한 성향, 풍류 및 낭만 향유도 어머니를 쏙 빼닮았다. 또한 평소 전통 음식을 고집 하는 것도 친정어머니 입맛 그대로다. 이는 지난날 어머니로부터 체득한 결과다. 어머닌 해마다 배가 불룩한 항아리에 장을 담갔다. 어디 장류뿐이랴. 지에밥을 지어서 술도 담갔다. 방안 아랫목에 신주처럼 모셔져 이불을 뒤집어 쓴 항아리였다. 방문을 열을 때마다 풍겨오던 술 익는 냄새는 맡기만 하여도 절로 취기가 오를 듯 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 어깨너머로 장류, 술 담그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아파트 너른 베란다엔 30여 년 넘도록 발효를 거듭하는 장류가 담긴 작고 큰 항아리가 15개 놓여있다. 결혼 첫 해에 장을 담갔다. 그동안 수차례 이사를 하면서도 이 장류만큼은 무슨 큰 보물단지인양 끌어안고 다녔다. 요즘은 돈 몇 푼만 쥐고 나가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장류 아닌가. 굳이 고집스레 오랜 세월 무거운 장항아리를 이삿짐으로 갖고 다녔으니,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고집한 것은 다름 아닌 세 딸들에게 집안의 전통을 대물림…
택배가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시월 첫 연휴를 보내고 맞이한 일주일은 이어질 다음 연휴에 대한 기대로 요일 감각이 좀 떨어졌다. 더구나 고향집에 다녀온 후에 맞이한 일상이 더 그랬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문득 의문이 먼저 생겼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가 무엇을 주문했지? 주문한 게 없는 것 같은데…. 택배에 대한 의문이 파문처럼 퍼져나갔다. 귀가해서 택배 상자를 마주하고 보니 태국이 고향인 제자가 보낸 농산물이었다. 반짝반짝 탱글탱글 윤기가 흐르는 잘 익은 대추가 상자에 가득 들어 있었다. 그리고 맛을 보라며 반 건조하여 저장해 두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마른 대추도 보내왔다. 20여 년 전에 한국에 와서 가정을 꾸리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제자는, 지금은 대농을 이루며 부녀회장을 맡아 마을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그만큼 더 반가웠다. 그래서 바로 통화를 했다. 여전히 반갑고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추가 다 익었으니 맛 좀 보라고 보냈다는 것이다. 너무 고마워서 무어라 표현을 하기가 어려웠다. 구순을 한참 넘긴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제자는 얼굴 한번 찡그리거나 짜증내는 법이 없다. 그의 일상을…
새벽 동쪽하늘 샛별이 땅으로 내려와 노오란 호박꽃이 된다 땅이 콩잎처럼 누렇게 물들면 콩잎보다 진하디 진한 호박꽃 대를 이으려는 욕망이 타올라 대문 활짝 열어 호박벌을 들인다 뉘라서 끝을 알고 시작을 알까 흐르는 세월 잡아채는 순간 호박꽃은 번쩍이는 칼날이다 ―장현두, '호박꽃' 전문 아름다운 이슬, 백로(白露) 절기를 지나면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스치고 바람은 뽀송뽀송해진다. 한로(寒露)에 이르면 찬이슬이 내린다. 가을은 누구보다도 식물이 먼저 알아차린다. 호박은 처음에는 간혹 가다 호박열매를 달지만 서늘한 기운이 내리기 시작하면 부쩍 암꽃을 피운다. 암꽃아래에는 이미 작은 호박열매를 달고 나온다. 서리가 오면 호박은 오동잎 못지않게 큰 호박잎이 일시에 파김치가 되어 그해 생을 마감한다. 때문에 서리가 오기 전에 서둘러 후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자기 생애에서 아들을 두지 못했다면 큰 죄를 짓는 것으로 여길 정도로 죽기 전에 대를 잇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그것은 가문의 엄숙한 의무요 본능적인 욕구였다. 나도 그 대 잇기의 염원 때문에 이 세상에 올 수 있었다. 나의 증조할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없음을…
지인들에게서 가끔 커피원두를 선물받습니다. 어디 여행을 다녀오면서 선물로 사오시기도 하고, 간혹 먼곳에 있는 지인이 갑자기 생각났다며 불쑥 보내오기도 합니다. 커피원두가 가루로 온 경우는 바로 추출해 먹는게 가능하지만, 홀빈(콩)형태로 온 경우는 상황에 맞게 그라인더로 갈아서 사용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하려면 원두를 미세한 가루로 갈아야 하고, 드립이나 커피머신을 이용할 때는 에스프레소보다는 굵은 크기로 갈아야 커피추출에 적당합니다. 같은 원두라도 에스프레소머신은 추출 압력에 따라서, 드립방식은 물의 온도, 추출시간, 추출하는 커피의 양 등에 따라서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집니다. 한잔의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조건들이 있는데, 사람의 능력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다양함이 고려되어야 할까요? 개인의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코칭이라고 합니다. '코칭(coaching)'이라는 용어는 커다란 사륜마차를 가리키는 '코치(coach)'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마차의 의미에서 사람을 목표점에 다다를 수 있도록 인도한다는 의미로 코칭의 개념이 변화했습니다. 코칭은…
우리는 가끔 자기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다. 어느 모습으로 살아가며 어떤 존재일까?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외적 모습에 따라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때때로 다른 가면을 쓰고 매일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고자 평소 심리학 서적을 즐겨 읽는다. 심리학 이론을 접하면서 감탄에 빠진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 학자의 이론으로 설명되고 있구나'라고……. 현실적 자아(ego)를 보호하기 위해서 합리화나 회피와 같은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도 모르게 정신분석 심리학자 프로이드(Sigmund Freud)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 융(Carl Gustav Jung)에 의해 일반화된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사용하던 가면을 뜻한다. 요즘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외적인 자기 모습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는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 타인에게 투사된 성격을 '페르소나'라 칭했다. 융에 의하면 인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고 보았다.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가
들판은 어느새 농익은 가을빛이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황금 들녘이 가슴 뿌듯이 들어온다. 문득 황금 들녘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농부는 당연히 수확의 기쁨에 가슴이 벅차겠지만 시인은 어떤 마음이 차고 들어올까. 아마도 혹독한 겨울을 보지는 않을까. 같은 것을 보아도 느끼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그 사람의 삶의 태도에 따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검정고시 수업 시간에 을 이해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수업에 앞서 그 작품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검색을 하고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감을 하게 되고 이해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국어는 특히 암기보다는 이해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목이기도 하다. 물론 나이가 어린 학생이라면 암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나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수업 진도도 빠르지 않게 한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가 길다보니 늦어질 수밖에 없다. 첫 수업을 시작하기 전 언제나 같은 이야기를 공지한다. 수업의 속도가 다소 느릴 것이니 너무 어려워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이다. 대개 첫 수업을
세상에 거짓말이 세 가지 있는 데, 하나는 거짓말, 다른 하나는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어느 학자의 말이 요즘은 진리처럼 다가온다. 한국의 여론조사 통계의 신뢰도가 바닥이다. 그러니 여론은 존재할까? 아니면 만들어질까? 하는 국민들의 의문도 당연하다. 통계는 사실과 숫자를 해석하고 조직함으로써 복잡하고 단편적인 세상사를 이해하기 쉽게 해준다. 통계의 사전적 의미는 '한데 몰아서 어림잡아 계산함'으로 정의 되어 있다. '어림잡다'라는 의미는 대강 짐작으로 헤아린다는 뜻으로 정의에서 보듯 한마디로 정확하지는 않다는 의미도 같이 내포한다. 나치 독일의 선동가인 괴벨스는 "여론조사라는 것은 대상을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거짓말도 100번 하면 진실이 된다'고도 했다. 1세기 전 괴벨스는 이미 여론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옛말에도 삼인성호(三人成虎) 라고 하여 세 사람이 없는 호랑이를 만든다는 뜻으로 즉, 거짓된 말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여론조사 회사도 92개로 5년 만에 53%나 늘었다고 한다. 여론조사 회사가 급증한 일차적 이유는 정치와 행정에서 그 수
불편했다. 아파트로 차를 몰고 들어올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벌써 몇 달째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그 무엇'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집히지도 않는 솜털 가시와 같았다. 없는 듯하다가도 신경을 살짝살짝 건드리며 존재를 드러내는가 하면, 막상 찾을라치면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양 꼭꼭 숨어버렸다. 어떤 날인가는 '그 무엇'의 실체를 밝혀보겠노라고 아파트 정문과 후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지만 허사였다. 이렇게 있는 듯 없는 듯한 '그 무엇'은 몇 달째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은 채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데, 가을비가 내리는 오늘, 드디어 '그 무엇'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그 후줄근한 모습과 마주치는 순간, '저것 때문이었구나' 직감할 수 있었다. 그 정체는 바로 "외부차량 진입금지"라고 쓰인 플래카드였다. 그 플래카드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젖어 축 늘어진 채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그 플래카드가 엄숙한 초병처럼 각 잡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고압적인 모습에 위축되어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다가, 후줄근한 모습을 보는 순간 차단기 앞에 설 때마다 습관적으로 긴장하며 불편
현대에 들어서 가장 중요시되는 단어들이 몇몇 있다. 예를 들어 평화, 안전, 평등이다. 이중 우리는 평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 필요성에 대하여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모른척하거나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평등이란, 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을 뜻한다. 우리나라 헌법 11조에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라고 쓰여 있듯, 우리 사회는 지위, 나이, 신체 조건 등 모든 것에서 차별이 없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선 차별이 계속되어 오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은 남녀 차별에 대한 것이 가장 심각하다. 이러한 남녀 차별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고려시대 때는 여성의 지위가 남성의 지위와 동등했으나, 조선시대 때부터 받아들인 유교로 인해 남녀 차별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 '여자가 울면 3년간 재수가 없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
사소한 일에 정이 붙고 벗어지기도 한다. 소소한 일이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다. 친구의 경우만 돌이켜봐도 이 말은 주효奏效하다. 수십 년 전 일이다. 친구는 당시 직장에서 힘겹게 교대 근무하는 어느 남성과 결혼했다. 어렵사리 이루어진 혼인이다. 친구는 어려서 어머니 따라 방앗간에 갔다가 기계에 팔이 끼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현재 친구 남편이 그녀를 반려자로 선택하게 된 경위는 어찌 보면 단순하다. 맞선 자리에서 친구가, "밤낮 교대 근무를 하느라 얼마나 힘드세요"라고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에 그만 친구 남편은 눈이 멀었단다. 갑자기 앞에 앉아 있는 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신의 눈에 비쳤다는 것이다. 여러 여성과 맞선을 봤으나 자신에게 진정성 있는 말을 건넨 사람은 친구뿐이었다고 한다. 해서 자신이 친구의 잃어진 한 쪽 팔이 돼 줘야겠다는 결심이 섰단다. 이렇듯 사람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가슴에 온기가 돌고 한편, 얼어붙기도 하나보다. 친구 역시 현재 남편과 결혼이 성사되기 전 몇몇 남성과 선을 봤다. 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이에 지친 친구는 지금의 남편과 맞선을 볼 때,'이번이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로 나갔다고 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