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이란 단어는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교육과정을 거치며 우리는 항상 청렴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대가 없는 선물을 받지 말라는 직설적인 내용부터 물질적인 만족 대신 정신적인 만족감을 채우라는 은유적인 내용까지 '청렴하다'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 곳곳에 숨어있다. 필자 역시 남들처럼 같은 교육과정을 거치며 청렴이라는 단어를 배웠지만, 항상 자신에게 의문을 품고 있었다. 과연, 청렴함과 탐욕의 갈림길에 섰을 때 나는 주저 없이 청렴함을 선택할 수 있을까? 종종 대중매체를 보면 남부러운 거 없는 사람들이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를 망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보며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고 좀 더 청렴하게 살지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나에게 은밀히 다가오는 이익을 마다할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라는 생각도 한다. 모두가 생각하는 거처럼, 청렴의 길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매우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안 받고, 안 주는 것. 이 간단한 원리를 우리는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르치는 경우가 잦다. 제도
유독 손이 차다. 손이 지닌 냉랭함 탓에 겨울철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방의 손을 잡기가 망설여진다. 신체의 냉증은 선천적인가보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서 뜨개질 해준 벙어리장갑으로 차디찬 손을 보호하곤 했다. 어린 날 잠시 시골에서 살 때 일이다. 어느 겨울 날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영수가 얼음판에서 잃어버린 장갑 한 짝을 끼고 썰매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 뜨개질 해준 장갑을 영수가 끼고 있는 것을 본 후 무척 속상했다. 하지만 어린 맘에도 영수가 상처 입을까봐 그 애 앞에서 선뜻 내 장갑이란 말을 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이 말을 전하자 어머닌 내게 남은 장갑 한 짝마저 영수에게 갖다 주라고 하였다. 영문을 몰라 해 하자 어머닌, "어차피, 너는 장갑이 한 짝만 남아 쓸모가 없으니 영수나 온전히 착용할 수 있게 그 애 집 앞에 몰래 갖다놓고 오거라." 라고 한다. 어머니의 깊은 마음을 헤아린 나는 벙어리장갑 한 짝을 영수네 집 앞에 갖다놓고 왔다. 이 때 영수가 그 장갑을 끼고 추운 겨울날 언 손을 녹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어린 마음에도 타인이 지닌 고통을 나누는 일이, 마음의 온기를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의 면소재지인 이목리(梨木里)에 대해서는 이미 그 유래를 추정하여 언급한 바가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지명의 뿌리를 찾아가다 보니, 고고학자들이 새로운 유물의 발굴로 그동안 알 수 없었던 역사적 흔적을 찾아내어 엄청난 기쁨을 맛보듯이 이제야 이목리(梨木里)의 참다운 유래를 찾아낸 듯하여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이목리(梨木里)에 있었다고 하는 배나무(梨木)의 뿌리를 샅샅이 파헤쳐보고자 한다. 이목리(梨木里)는 본래 청주군 산내이상면(山內二上面)의 지역으로서 배나무 정자가 있었다고 하여 '배나무징이, 배나무정이, 또는 이목정(梨木亭)'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이목리(梨木里)라 해서 낭성면에 편입된 후, 1956년 8월10일 관정리에 위치한 낭성면사무소를 현위치로 이전함으로써 이목리(梨木里)는 낭성면의 면소재지로서 각종 행정기관이 들어서고 낭성면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하지만 정말로 배나무 정자가 있어서 이목리(梨木里)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인지, 배나무 정자라고 하는 것이 배나무로 만든 정자인지 아니면 배나무 밑에 있는 정자인지 확실하게 단정을 할 수가 없었다.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금거리의 '살구징이들'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최대 축제인 카페쇼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카페를 오픈하기 전, 마지막으로 판매할 메뉴들을 점검하고, 현재 커피 트랜드와 새로 나온 디저트, 음료들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울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평일 오전에 갔는데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코엑스에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가 밀렸다. 코로나로 인해 카페쇼가 몇 년간 축소되어서 열렸었는데 올해는 코엑스 A홀부터 E홀까지 거대한 크기로 열렸다. 세계 각국의 커피 관련 유명 인사들이 초청되어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세미나들도 많이 열렸고, 국제 커피 협회인 SCA에서는 파운데이션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수업도 열었다. 각 홀별로 커피 머신들을 판매하는 업체들, 디저트, 음료 관련 시럽, 차들을 판매하는 업체들, 각종 부자재를 판매하는 업체들끼리 구분되어 시연과 시음이 이루어졌으며, 업체별 샘플들이 판매되었다. 오랜만에 생두를 재배하는 각국의 생두 판매업자들도 자신들이 판매하는 생두들을 전시하여 판매하였다. 특히 한국에서 유명한 각 지역의 로스터리 카페들이 자신의 원두들을 판매한 E홀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많은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다. 공직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업무능력이나 성실함도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청렴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으로 임용돼 처음으로 공직에 임할 때부터 끊임없이 공직자행동강령과 청렴에 대해 교육을 받아오고 있는 것은, 청렴이 그만큼 공직자에게 중요한 덕목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청렴은 부정행위를 통해 금품 등을 수취하거나 부조리한 관행을 묵인하는 것만 생각할 것이다. 이는 청렴의 뜻에서'탐욕이 없음'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다. 하지만, 넓은 범위에서의 청렴은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를 소홀하게 혹은 공평하지 못하게 처리하는 것 또한 청렴하지 못한 행위라 볼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청렴은 투명하고 깨끗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직자가 청렴하게 업무처리를 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행정업무 수행이 난관에 부딪힐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 일한지 세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청렴이 신뢰를 다지는 기본이라는 생각을 한다. 국민을 위해 일처리를 하는 내가, 청탁을 받고 공정하지 못한 일처리를 한다면 어느 국
앞에 서면 잠시 숨이 멎는다. A4용지 두 장 남짓 크기(가로 69.2㎝, 세로 23㎝)의 그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오른쪽 아래 찍혀있는 長母相忘(장무상망: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의 붉은 인장이다. 추사의 작품 중 혹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명작은 말년에 그린 다. 난(蘭)을 치고 여러 편의 제발(題跋)을 쓴 그림인데, 그림과 글씨를 통섭(通涉:넘나들다)하고 통섭(統攝:아우르다)하여, 직접 보면 십 년은 감탄할 만하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제발 중에서도 "처음에는 시동(侍童) 달준에게 주려고 그린 것이다."란 발문은 진한 감동을 준다. 열 개의 벼루를 밑창 내고 천 자루의 붓을 몽당붓으로 만들며 완성한 추사필법의 결정체를 보고 마음먹은 것이 있다. 퇴직 후 도서관 먼지떨이인 양 빈둥거리다가 다음과 같은 격려에 용기를 내어 한번 써보기로 했다. "나는 70의 나이에 매일 글 쓰는 법을 배운다."―박물학자 뷔퐁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즉시 적어둬야 한다."―실학자 이익 "형편없어도 상관없다. 글 쓰기를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쓰는 것 뿐이다."―수필가 수전 손택 "좋은 글을 써보려면 오래 살아야 될 것 같다."
청주시 내덕·율량동에서 활동하는 탁구동호인이라면 최춘재 회장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팔순 노인답지 않게 젊고 예쁜데다 탁구 실력도 수준급이라서다. 내덕2동, 동청주 신협 탁구동우회 회장 등을 역임할 만큼 리더십이 강한 것도 화제지만, 두 아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고위직에 올라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는 게 시간문제로 보인다는 점도 화제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두 아들 사이에서 어머니 입장만 딱하다는 것이다. 청주시 상당구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장남 이강일은 민주당이지만, 주호영 원내 대표실 국장으로 활동 중인 차남 이활은 국민의힘으로, 두 아들은 여야로 갈려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 민주당 바람이 불어서 장남이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주호영 원내표실 국장으로 활동 중인 차남은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정치적인 영향을 받기는 딸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외무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 중인 딸은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무원이지만 오빠와 동생이 사생결단을 내야하는 경쟁에서 누구 편도 들 수 없는 게 고민이다. 삼남매의 각기 다른 입장을 잘 아는 어머니는 철저히 중립을 지킬 수밖에 없다. 자신은 전형적인 보수라
1968년 8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 발코니. 25만명의 기록적인 인파 앞에서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 Jr.) 목사가 연설 중이었다. '자유, 민주주의, 흑인, 헌법' 등의 단어들을 외치며 준비해 둔 원고를 읽고 있었다. 그때 뒤에 서 있던 당대 유명한 기독교 복음성가 여가수인 마할리아 잭슨(Mahalia Jackson)이 킹 목사에게 "마틴, 저들에게 꿈에 대해 말해 줘요"라고 외쳤다. 현실은 암담하지만 자유와 평등에 목이 마른 군중이 지금 원하는 것은 잘 정돈된 연설이 아니라, '꿈'이라는 것을 그녀는 간파했다. 이 말을 들은 킹 목사는 보고 있던 연설문을 접었다. 그리고 인류 역사에 가장 유명한 연설 중에 하나를 시작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지아의 붉은 언덕 위에 옛 노예의 후손들과 옛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애(愛)의 식탁에 함께 둘러앉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킹 목사의 연설에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환호하였다. 백미는 마지막 문장이다. "Free at last! Free at last! Thank God Almighty, we are free at last!" 번역하면 "드디어 자유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개인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깊은 통찰을 통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 가능하게 한다. 반면에 사생활 침해와 보안 문제가 있어 개인정보 취급에 보다 투명한 관리가 요구된다. 빅데이터는 유익해야 한다. 조선왕조는 어떻게 500여 년간 지속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단연코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기록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의 500년 가까운 시간을 세세하게 담아낸 기록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 분량만 해도 1천893권 888책이며 내용 또한 풍부하다. 왕에 대한 내용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여론 등 당시의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빅데이터다. 여기에 사실을 바탕으로 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실록을 기록하는 관료를 사관(史官)이라고 했는데 사관이 무엇을 적더라도 절대권력자인 왕조차 볼 수 없었다. 사관(史官)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책임 있게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사극을 보다 보면 왕이 신하들과 독대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로써 왕은 원칙적으
달력이 마지막 한 장 남았다. 세월의 속도는 나이대로 간다더니 그 속도가 새삼 느껴진다. 언제 스무 살이 되나 간절히 기다리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때가 되면 교복도 벗어 던지고 영화관에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희망, 그런 단순한 희망에 부풀었던 시절도 있었다. '늙어 간다는 것은 이제까지 입어 본 적이 없는 납으로 만든 옷을 입어 본다는 것'이라는 어떤 사람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또 공감했다. 어떻게 이런 적절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느낌! 어려서 읽었던 공상과학만화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모두 현실이 되어 있어서 세상은 너무도 편리하고 신기하기만 하지만, 노인들에게는 납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냥, 불편하고 거북하기만 하다. 식당에 가도 기계에다 주문해야하는 불편한 세상,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잘 쓸 줄을 모른다. 자식들에게 물으면 귀찮아해서 은근히 자존심도 상한다. 기계를 잘 모르고 살아가려니 그저 불편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물자동차처럼 하루가 다르게 몸이 여기 저기 고장 나는 것도 괴롭다. 모든 것은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는다. 젊은 시절, 버스를 타면 운전기사 취향대로 크게 틀어대
주변을 찬찬히 돌아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올해의 시간도 이제 한 달여만 남겨두고 있다. 모든 일이 다 그러하듯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그 시작과 끝의 사이에서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행하는 과정을 밟으며 순간순간 성취와 좌절을 경험하는 것이 아마도 일반적인 삶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위안과 질책을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는 건 비단 어느 한 사람의 예는 아닐 터이다. 바야흐로 갈무리의 시기다. 출발할 때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한 성과들을 엮어 열매를 맺는 시기이다. 돌아보면 올해도 변함없이 꾸준히 달려왔다. 주어진 일을 수행하면서 수시로 터지는 예상치 못한 일들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에도 비록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무난히 문제를 해결했음을 스스로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새해 첫날에 영롱하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하면서 소원을 빌고 희망을 새기는 일은 나에게도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멀리 일출 명소를 찾을 때도 있고, 집 가까운 산에 올라 아주 짧은 시간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각오와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국교수립 이후 동북아시아에는 북한의 핵개발 등 안정을 뒤흔드는 일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큰 분쟁 없이 평화롭게 지내온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경제성장을 통해 키운 힘으로 군사력을 강화하여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을 비롯한 인근국가와 충돌을 벌이고 한편으로 대만 해협을 두고도 미국과 양보 없는 대치를 하며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등 동북아시아 주변 정세가 어느 때보다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자 많은 사람들은 미국과 일본의 해양세력과 중국과 러시아 대륙세력 접경지에 위치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거론하며 주위 강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가 어떠한 세력과 손을 잡아야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지 백가쟁명식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징을 거론하는 사람들의 논지는 대개 두 가지로 하나는 한반도가 양 세력의 가운데 위치해 있으므로 그 균형을 잘 이용해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가 강대국들에 의하여 둘러싸여 있으므로 확실하게 어느 한쪽 편을 들어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의 전제는 어느 주장이든 우리가 주위 국가
마치 1900년대 한국의 가난한 농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과 공감을 일으켰던 책이 펄벅의 '대지'다. 그만큼 감동이 컸던 작품이다. 미국인이면서 중국 농부의 영혼과 삶을 어떻게 이토록 직설적이고 서사시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을까. 드넓은 중국 대지에서 그녀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 펄벅은 왕릉을 통해 땅을 대하는 그 시대 중국인의 관념을 이렇게 표현한다. "우리는 땅에서 태어났어. 그리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펄벅의 대지는 격동의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왕릉일가를 등장시켜 대지. 아들들. 분열된 집안 등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인공 왕릉은 부지런하고 땅을 사랑하는 가난한 농부다. 그의 일상은 대지로 향하는 것으로 출발해서 땅에서부터 시작하고 땅으로 끝난다. 삶의 주체인 대지는 왕릉에게 어떤 의미였던가. 그에게 땅은 단지 재산이 아니라 그를 낳아주고 길러주고 고통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어머니며 자손은 물론이고 생명을 이어가게 도와주는 신의 선물이다. 그에게 땅은 삶의 전부였다. 땅은 그에게 생명이며 사랑과 애정 때론 애착의 대상이었다. 왜 아니 그럴까. 그가 천신만고 남쪽 도시에서 돌아왔을 때, 애욕의 상처로 괴로웠을 때 그를 낫게 하
12월이 접어들면서 겨울답지 않게 따뜻했던 날씨가 갑자기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두껍게 바뀌었다. 요즘은 개인 승용차가 남녀노소 관계없이 있는 덕분에 실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 예전처럼 둔해보일 정도로 입지는 않겠지만, 골프를 즐기는 필자는 몇 주 전 미리 부킹이 된 골프 약속을 취소할 수 없어 두껍게 껴입고 나갔다가 추위에도 떨고 스코어는 스코어대로 잘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라운딩을 라베(라이프베스트의 줄임 말)를 기록하고 싶은 욕심에 추운데도 불구하고 과도한 스윙을 한 후폭풍으로 이번 한 주는 통증과의 싸움을 면치못할 것 같다. 가뜩이나 많았던 술자리가 이맘 때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로 다들 바쁜 시간을 보내기 시작할 것이다. 간혹 '망년회'라고 쓰는 분들과 '송년회'라고 쓰는 분들이 있다. 여기서 '망년회(忘年會)'의 '忘'은 '잊을 망(忘)'으로 지난 한 해를 깨끗이 잊어버리자는 뜻이라고 한다. 망년회는 송년회보다 덜쓰인다고 하는데 이유는 일본인 문화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이다. 일본문화에서는 약 1천400여 년 전부터 '망년(忘年)' 또는 '연망(年忘)'이라 하여 섣달그믐 때쯤 친지들과 어울려 술과 춤으로…
의병은 외침(外侵)을 받아 관군의 응전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위급할 때 국민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자위군으로, 국가의 명령이나 징발 없이 자원해 종군하는 민군(民軍)이다. 의병은 이름 그대로 '의(義)를 위해 창의한 군대'다. 이때 의(義)는 인륜의 근본으로 충의(忠義)라 표현되며,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유교사상에서 출발한다. 조선시대 의병을 일으킨 의병장은 주로 전직 관료나 사대부로, 유교이념을 깊이 체득한 인물이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의병은 시기에 따라 다른 의를 위해 일어났으며, 이는 근왕에서 독립까지 이른다. 왕국에서 근왕(勤王·임금에게 충성을 다함)하는 의병의 창의는 전통시대 의병의 성격을 보여주며, 국민국가의 인식이 확대되면서 독립을 목표로 한 의병전쟁의 성격으로 변화했다. 일본은 1907년 헤이그밀사파견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키고 통감부에 의해 정미7조약이 체결, 통치권을 장악했다. 대한제국의 군대를 해산함으로써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에 반대하는 군사 기반을 제거하고자 했다. 이에 군대 해산을 전후해 대규모 의병이 창의했다. 의병전쟁은 대한제국 군대와 연결됐다. 1907년 8월 1일 군대가 해산되자 시위대 제1연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내년도 공시가격의 시세 대비 비율인 현실화율을 올해 보다 낮춰 부동산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내릴 방침이며, 내년도 공동주택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당초 72.7%에서 69.0%로 낮추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 재검토 용역을 의뢰받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내년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고, 지난 정부에서 수립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대한 개편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원희룡 장관은 이런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더 강화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희룡 장관은 "부동산 가격하락의 정도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1주택자 종부세 대상을 공시가격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하는 종합부동산세 완화법안의 처리가 불발된 가운데 정부 대응이 너무 늦거나 모자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속도를 더 늦추는 이유란 설명이다.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종합부동산세 납세자들의 불만인 것 같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120만 명으로 작년보다 27만
우리가 살면서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일이 많고 적음의 문제보다는 기분이 좋고 나쁨의 문제로 인하여 행복과 불행으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눈에 보이는 몸은 실체가 있으니, 좋고 나쁨이 확실하게 나타난다. 마음은 보이지도 않고 실체도 없으나 내 삶을 풍요롭게도 하고 우울하게 하기도 하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의 에너지원이 음식이라면 마음의 에너지원은 기분 좋음이다. 기분 좋음에 영향을 주는 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분 좋은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기분 나쁜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같은 말이라도 말투에 따라서 기분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 등 말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이 많은 것을 보면 예로부터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토록 중요한 말을 함부로 해서 마음을 상하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으면서 마음으로 알아주기를 바라며 오해를 하기도 한다. 올 한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12월 30일이면 종업식과 6학년 졸업식을 하면서 22학년도 교육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그날 아침, 세탁실 베란다 창을 열고 화단을 내려다보았다. 초록색 전나무가 바로 눈 아래 있다. 당시 우리 집은 아파트 5층이었다. 그렇다 보니 3층까지 올라온 전나무가 바로 눈 아래 보였던 거다. 나무 한쪽 가지가 허옇게 찢겨나갔다. 울컥 목울대가 움직였다. '초록 금나무야….' 하고 나직이 불렀다. 노란 단풍이 든 적 없고 황금 열매를 매단 적 없으나 그리 불렀다. 초록 전나무를 그리 부른 건, 나무를 찬양하는 마땅한 호칭을 찾을 수 없어서였다. 잠시 나는 나무를 더 응시했다. '무슨 말을 하시려는지 알아요….' '얼마나 아팠니….' 나무는 살랑살랑 이파리를 흔들었다. '너에게 상(賞)을 줄 거야.' 하고 창을 닫았다. 전날까지는 감정 없이 대하던 나무였다. 내 관심 안에 있지 않은 나무였다. 그런데 하루 사이에 대화를 하고 특별한 대우를 하다니, 내가 너무 가볍거나 변덕스러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무슨 상(賞)을 줄까 고민했다. 불편한이야기지만, 세월이 지났으니 말해도 될 것 같다. 전날, 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었다. 사위로 어둠이 내려앉는다. 우리 아파트 뒤꼍쯤 오자 습관처럼 5층을 올려다보았다. 옆집 주방은 불이 환한데 우리
윤대통령이 참석했다는 소위 '청담동 술자리 첼리스트 의혹'은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강남일대 술집에 출연하며 손님들의 노래 반주를 해 온 여성 첼리스트가 일탈 된 행동을 감추기 위해 남자 친구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그만 온통 나라를 뒤집어 놓은 사건으로 비화 된 것이었다. 처음 이 녹음을 들었을 때 야당은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 '윤대통령, 한동훈 법무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참석, 첼로반주에 맞추 동백아가씨 등 유행가를 부르고 새벽 3시까지 광란의 파티....' 이들은 국정농단으로 치부하고 대대적인 윤대통령을 공격할 준비를 했던 것 같다. 만약 사실이었다면 국민적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첼리스트의 고백은 소설과 같은 거짓말이었다. 남이 연주한 곡을 자신이 연주한 양 자신의 SNS에 동영상을 공개한 것부터가 진실성에 문제가 있는 여성이었다. 그동안 경찰 소환에 불응 해온 그녀가 경찰서를 찾아 진실을 밝힌 것이다. 언론계에서도 야당 대변인의 처신에 부정적인 견해다. 기본적인 팩트만 체크했어도 신빙성이 떨어지는 녹음 파일 인 것을 알 수 있었을 게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국장감사장에서 서둘러 전 국민들에게 공개했다. 면책…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보고 있는데 학교 숲 쪽에서 놀던 아이들 한 무리가 5교시 수업을 위해 잰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4학년들인 것 같았다. 마스크를 쓴 아이들은 학년 구분도 어렵고 개인을 알아보기도 참 힘들다. 입버릇처럼 몇 학년인지 물어본다. "너희들은 몇 학년이니? 재미있게 놀았니?" "4학년이요. 교장 선생님, 할 말이 있는데요. 저쪽에 나무가 튀어나왔어요." 학교 숲에는 수많은 나무가 있다. 잘 자란 나무, 살짝 꺾인 나무, 삐죽삐죽 자라난 나무 등 너무나 다양하게 자라있다. 그곳에서 놀던 아이들의 말이니 뭐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다. 몇 걸음 더 걸어가다가 무슨 나무가 어떻게 튀어나왔다는 건지 궁금해졌다. 뒤돌아서서 아이들을 불러세웠다. "얘들아, 무슨 나무가 튀어나왔다는 거니? 교장 선생님과 거기에 같이 가줄 수 있니?" 발걸음을 돌려 뛰어온 아이들이 의기양양하게 나를 이끈 곳은 학교 숲에 있는 정자였다. 정자는 멀쩡했고 아무리 봐도 튀어나온 나무는 없었다. 내가 의아해하자 아이 하나가 나무 난간을 흔들었다. 그러자 멀쩡해 보이던 나무가 한쪽으로 툭 튀어나왔다. 아이들의 말처럼 나무가 튀어나왔고 빠져나온 못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세계 에이즈의 날은 1988년 개최된 '세계보건장관회의(148개국 참가, 영국 런던)'의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UN에서 제정되었다. 또한 올해로 35회를 맞이한 에이즈의 날을 계기로 에이즈 예방 및 감염인 편견과 차별 축소를 위한 인식개선을 위해 다각적 홍보가 필요함에 따라 에이즈 예방주간(1~7일)을 운영 및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소에서는 거리 캠페인 실시 및 방문자에게 홍보물과 리플릿을 배부하며 에이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질병관리청에서는 친근한 인기 작가와 협력을 통한 네이버웹툰 '바른연애길잡이'연재 및 유튜브를 제작하여 에이즈 예방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HIV/에이즈가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정확히 대답하지 못하고 옆에만 있어도 감염될 것 같은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어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HIV/에이즈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HIV/에이즈는 무엇일까? HIV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로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이며 감염인의 혈액, 정액 등 체액에 존재한다. 에이즈는 후천성면역결핍증으로 HIV감염에 의
"장애는 무엇일까요?" 라고 질문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장애인 복지법 등 알고 있는 법을 근거로 설명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의 장애를 생각하면서 장애를 설명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장애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있고 장애 감수성이 높을 지라도 이런 질문에 답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서는 법에 명시된 장애의 정의와 장애 유형을 설명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다고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를 설명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로 좀 더 가깝게 설명하는데 집중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관련정책이나 제도의 근거가 되는 에서는 장애인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제약을 받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에서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영향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표현하였다. 즉 '장애로 인해 제약을 받는 상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에서도 장애인은 신체적, 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상태를 장애로 정의하고 이에 따른 장
-쉽게 말을 붙일 수 없을 듯한, 신념으로 가득 찬 개결한 선비의 느낌이 나는 이 흰 두루마기에 갓을 쓰신 전통 선비차림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면암 최익현이오. 예전 사람들은 웬만하면 나를 알았는데 요즘엔 생각들이 통 다른 곳에 기울어있어 나를 알라나 모르겠소. -그러면 혹시 구한말 개화를 반대하고 단발령에 저항했던 '위정척사'의 상징이셨던 그 분이신가요? "그 사람이 나요." -역사상 아주 힘든 시기를 사셨어요, 1833년에 태어나서 1906년에 별세하셨으니 격동기를 통과하셨어요. 22세에 과거에 급제해 벼슬살이도 하셨어요. "항상 현재가 과도기고, 힘들고 중요하지. 내 때도 세도정치로 삼정 문란과 처의 난리, 서양과 왜인의 횡포로 빤한 날이 없었지." -고종이 왕이 되자 대원군이 섭정을 했어요, 그분이 왕권강화를 기치로 경복궁 중건에 진력했어요. 그걸 선생이 극력 반대하셨는데 그동안의 적폐를 청산하려면 협조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요? "그분 심정은 알지만 너무 폐해가 컸어. 나라의 대 역사는 종합적 검토가 반드시 있어서 득과 실을 세심히 판단해야지. 나라와 백성 모두에게 지나친 고통과 어려움을 주는 일이었어. 그 중에 핵심
'소방관의 선택(The Heat of the Moment)'의 저자 사브리나 코헨-해턴, 그녀는 웨스트서식스 소방구조대의 소방대장으로 근무를 한 영국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여성 소방공무원이다. 카디프 대학교에서 긴급상황에서의 의사 결정법과 지휘기술에 대한 연구로 각종 상을 수상하며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당 연구는 영국 전역 소방 구조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왔고 그녀가 작성한 매뉴얼은 전세계 소방조직으로 수출이 됐다. 그녀는 입사 초기 '여성대원' 이라는 이유로 성차별과 성희롱을 받았고 승진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면 특별 대우를 요구한다고 생각할까봐 불평을 제기하지도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의 선택을 후회한다고 말한다. 성별 관련 없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으며 이들의 공감을 이용해 상황을 바꾸어 가는 것이 성차별을 없애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양성평등기본법' 3조 1호에 따르면 양성평등이란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하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요즘 사회에서
날이 추워지면 과메기가 인기다. 과메기는 겨울 찬바람에 꽁치를 얼리고 녹이기를 반복하여 말린 것이다. 꽁치의 제철은 서리가 내리는 10월과 11월이라고 한다. 꽁치는 아가미 근처에 구멍(孔)이 있어 공치로 불리다가 꽁치로 된소리화되었다고 정약용의 『아언각비』에 기록되어 있다 한다. 가을이 제철인 꽁치. 길쭉하고 주둥이가 뾰족하며 등이 푸른 꽁치는 몸이 칼을 닮아 '추도어(秋刀魚)'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우리말로 풀면 '가을철 칼 닮은 물고기'일 것이다. 내게는 시골장에서 구입한 무쇠칼이 있다. 도마 위에 무나 대파를 올려놓고 칼질을 하다가 무심코 무쇠칼을 보니, 뾰족한 주둥이며 퍼런 등이 여지없는 꽁치였다. 추도어 꽁치를 생각하며 썼던 시가 있어 옮긴다. 전남 남원에 유명한 남원식도(食刀)가 있어. 기차레일만 재료로 삼아 숯불에 달구는 전통기법을 고수한다는 이 식도는 코베기꽁치, 가스미꽁치라 불리지. 기차의 속력으로 바닷물을 가르다보니 주둥이 끝은 예리해지고 등은 단단해지지. 그러다 꽁치들은 칼이 되고픈 원대한 야심을 품는다는구먼. 보름달이 뜨는 밤, 그물에 걸린 몇 안 되는 꽁치만이 장인의 손에 선별되어 진짜 칼이 된다고 하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