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태어난 국민의 대부분은 초중등학교를 마치기까지 고향에서 교육과 문화, 자연의 혜택을 누리고 자랐으며, 대학입학과 취업을 위해 서울 등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이주하였다. 고향인 지방은 그들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을 뿐 그들이 고향 발전을 위해 역량을 발휘해 헌신하거나 사업투자 혹은 세금으로 환원하는 기회를 얻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현실에 공감한다면 그들의 고향인농산어촌에서 누렸던 보이지 않는 수혜에 대해 보답하는 방안은 없을까? 때마침 계묘년(癸卯年) 새해부터 초고령화와 절대적인 인구 감소로 인해 소멸의 위기에 처한 농산어촌에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다. 지난해 10월 제정된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을 근간으로 한 이 제도는 "고향에 대한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으며 모금된 기부금은 해당 지역 주민의 복리 증진에 사용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로 지방자치단체는 열악한 지방재정을 보완할 수 있으며, 기부자는 고향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뿐…
몇 해 전부터 동생들이 3남 1녀 피붙이만의 여행을 해 보자는데 며느리가 걸리고 사위가 켕겨 미뤘더랬다. 막냇동생이 여행 경비를 부담한다며 올해 가기 전에 날을 잡자고 채근한다. 축협 임원으로 제주도를 자주 들락거리더니 현지인처럼 제주도를 안내할 수 있다 하여 2박 3일의 일정 안내를 맡겼다. 노모와 막내 여동생은 다음에 같이 하기로 했는데 여행 계획을 들은 며느리들이 다음엔 자기들만 가겠다 한다. 늘 바쁘다던 큰형이 시간을 내주었다며 공항에 먼저 도착한 동생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맞이한다. 임시 가이드는 사전 안내 없이 따라만 오라는데 제주에서의 오전 첫 일정은 한라산 기슭의 1천100고지 어승생악이다. 이제껏 제주도를 여러 번 와 봤어도 여기는 처음 밟는다. 신선한 공기를 가슴 열어 받아들이며 걷는데 어디를 가는 것도 좋지만 누구랑 함께 하는 가에 따라 재미가 다르다더니 정녕 그렇다. 어릴 적 추억을 함께 한 동생들의 살짝 굽은 등을 뒤에서 바라보려니 치솟는 상념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다들 참 열심히 살았구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차창 밖으로 내리는 햇살이 90년대 배낭여행으로 외국에 갔던 때의 느낌처럼 찬란하다. 점심 후엔 교래자연휴양림의 곶자왈 숲
창문을 열었다. 첫 새벽 사위는 쥐죽은 듯 고요한데 밤하늘을 순례하던 달이 빨갛게 울먹인다. 며칠 전에는 도톰했던 반달이 눈썹처럼 가냘프다. 누군가 송편 한 개 빚어놓은 것도 같고 아니면 손톱자국을 남겼으리. 밤중인데도 어쩜 그렇게 은빛으로 뽀얗게 떠오르는지 또 어쩜 그렇게 감길 듯 착착 고운 실여울인지 몰라. 가끔은 쪽배처럼도 보였다. 명주 올 같이 부드러운가 하면 손이라도 벨 듯 차가운 느낌이다. 똑같은 그믐달도 꽃 피는 봄밤에는 손톱달처럼 예쁜데 한겨울 굴뚝을 서성일 때는 서슬이 시퍼렇다. 언제 그랬냐는 듯. 보름달에서 초승달 그믐달 등 이름도 많다. 보름달은 앞산 모롱이에서 뜨고 그믐달은 나뭇가지에서 빛난다. 초승달은 초저녁에, 그믐달은 새벽녘에 빛난다. 천체의 운행 때문이지만, 들쭉날쭉 떠오르면서 한밤중에도 볼 수 있고 새벽잠이 없는 사람은 그믐달을 보게 된다. 쟁반처럼 둥근 보름달에서 조각달로 바뀐다. 깜깜 모드 때문인지 그렇게 위장이다. 하룻밤에 열 칸 방을 헤맨다더니 예쁘장한 생김으로 밤하늘을 순례하는 알쏭달쏭 조각달. 으슥한 골목에서도 생글생글 웃는 새침데기다. 탱자 울을 넘고 가시나무에 걸려도 낯빛조차 바뀌지 않는다. 보통내기는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려면 먼저 온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어 기다려야 하던 시기가 있었다. 나의 유년시절은 지금처럼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없어 아이들과 뒹굴고 뛰어 노는 것이 유일한 낙 이었던 시기였다. 가끔 초등학교를 지날 때면 텅 비어있는 운동장을 바라본다. 저 넓은 운동장이 좁아보이도록 북적이던 아이들이 다 어디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운동장에서는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면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들을 볼 수 있는 곳이 있긴 하다. 학교가 아닌 학원가다. 학원가를 지나다 보면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아이들이 우르르 나와 귀가 차량을 타기 위해 끝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본다. 아이들은 여전히 밝게 웃으며 떠들고 있지만 저 아이들이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안정적인 직장과 조금 더 나은 현실을 위한 자아실현을 위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당연한 수순처럼 적당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시대는 지나갔다. 자발적인 의사로 비혼을 고집하는 이들도 늘었고 노총각, 노처녀라는 단어는 잊혀진지 오래다.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낳지 않기로 하는 딩크족도 매스컴에서
시장 한복판에서 엄마를 놓치고 말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엄마의 치맛자락을 꼭 움켜잡고 있었는데 엄마는 온 데 간 데 없다. 나는 목이 터져라 울었다. 길 잃은 강아지가 어미에게 신호를 보내듯이 말이다. 그때 마침 그곳을 지나던 동네 아주머니가 나를 보고는 여기저기 수소문 해 엄마를 찾아다 주셨다. 어마지두 놀란 나는 엄마를 보자마다 품에 안겨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모른다. 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엄마는 장에 가실 때면 종종 나를 데리고 가셨다. 막내이기도 했지만 유난히 병치레가 잦았던 탓에 응석받이로 엄마의 관심을 독차지 하곤 했다. 엄마의 주머니는 늘 가벼웠지만 그래도 주머니를 푸시는 때가 있었는데 그것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사주실 때였다. 그때 빵집은 나무의자 몇 개 놓인 허름한 천막집이었다. 시장에서 유일한 빵을 파는 곳이라 그런지 나무의자는 언제나 비어 있는 때가 없었다. 복작대는 시장 중간에 있던 그 집은 품어져 나오는 하얀 김 냄새로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배를 요동치게 했다. 엄마의 손을 놓쳤던 그날도 나는 빵집 앞에서 정신을 놓고 말았다. 지금이야 마트에 가면 언제든 원하는 물건이 있지만 그 시절은 모든 생
70년대 아버지는 중앙일간지 지방 주재기자로 일하던 중 정부 양곡보관창고에서 나락을 무단방출 한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가 오히려 뇌물수수 혐의로 6개월여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다 고문으로 다리가 부러지고 화병과 지명으로 45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정의롭고, 불의를 묵과하지 않으신 분으로 주변사람들로부터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철 들어서 알았다. 주재기자를 하시는 덕분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신문과 접할 수 있었다. 새벽에 도착하는 잉크냄새 가시지 않은 신문을 마주한다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나 또한 아버지 유전자를 받았는지 반듯하게 살아보려고 무던히 애쓰며 살아왔다. 군 복무시절 계엄령 상황에서 광주 5·18 진압군 투입 문제로 항명하여 헌병대에 잡혀가 3개월여 고초를 겪었다. 그 충격은 오늘까지 이어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현실 도피라 할까? 문학과 음악 그리고 인문학이 배고파 슬픔을 공부하면서 재물과 거리 두고 살아왔다. 가난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난을 안겨주었다. 아버지도 가난했지만 나 또한 가난하게 살아왔다. 있다면 문학과 음악, 인문학에 대한 결핍,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뜨거운 지적 탐구심이다. 우연한 조우에
목화솜 같은 눈이 내린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눈송이는 어느 나라의 부서진 전차 위로 내리고, 친구 잃은 자책에 생을 비운 아이의 사진을 덮고, 가스중독으로 쓰러진 노동자의 신음 위에 쌓인다. 한 해가 가는 시간, 눈은 어느새 흰색으로 리모델링을 끝낸다. 기이한 풍경이다. 바닥이 흰빛이니 사물이 밝아진다. 신비로운 빛의 세상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눈 내리는 날 시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상념을 지우며 무겁고 두꺼운 시집을 연다. 눈이 소복소복 쌓였다 축복처럼 네모반듯한 학교 뜰에 크나큰 생일 케이크처럼 쌓여서 빛난다 하느님께서 뽑으신 선수처럼 아이들이 눈싸움을 벌인다 달아나고 쫓기고 되도록 힘껏 힘껏 밟아 자국이라도 깊이 남기고 싶은 듯이 은가루 같은 눈을 다 소유하지 못함이 아쉬운 듯이 눈송이를 뭉쳐 던지던 아이들도 어느새 눈에 묻혀 버렸는지 또 눈은 내려서 수북수북 쌓이고 운동장 저쪽 끝에서 성자처럼 점잖게 한 사람이 걸어오지만, 그도 마침내 눈에 묻히리라 ─ 문덕수, 「눈雪」 전문 눈 오는 날의 정취를 그린 시다. 학교 마당에 쌓인 눈이 화자의 눈에는 '생일 케이크'로 보인다. 흰 크림을 바른 거대한 케이크, 누구의 탄생
지난 11월 24일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일본으로부터 환수한 임진왜란 시기 영의정을 지낸 하회 류성룡 선생이 작성한 《류성룡비망기입대통력》을 공개했다. 《류성룡비망기입대통력》이 주목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통력의 표지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노량해전 순국 장면을 묘사한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노량해전을 치르며 왜적들의 거센 공격에도 앞장서 진두지휘하는 이순신 장군에게 부장들이 "대장께서 스스로 가벼이 나서면 안 됩니다"고 만류하였으나 듣지 않고 '전투를 직접 독려하다 결국 날아 온 총알을 맞고 죽었다'고 적혀있다. 1598년 음력 11월 19일 새벽 무렵, 지난주 12월 12일이 바로 이순신 장군 순국 424주년 되는 날이다. *** 장군 죽이려는 어리석은 임금 임진왜란을 일으킨 왜적이 손쉽게 한양도성과 평양성까지 함락시켰으나 마침내 명나라 군대가 참전하고 조선 의병들이 활약하는데다가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남해와 서해를 통한 왜적의 병참보급을 저지함으로써 왜적은 남하를 거듭하면서 강화협상을 이어간다. 왜적은 부산포를 중심으로 남해안 주변에 웅거하며 강화협상을 진행하고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 삼도수군통제영을 중심으로 제해권을 장악하여 대치
예전의 우리 조상님들이 그리 믿었을 절기 중에 대설(大雪)에는 큰 눈이 온다. 대설 보름 전에 소설(小雪)이고 소설 보름 전에 입동(立冬)으로 겨울은 이미 한 달 전에 시작되었건만 눈은 오지 않았고 대설에 와서야 첫눈이 내렸다. 눈은 두어 시간 내렸으나 온 대지를 하얗게 만들었다. 가을이 죽어간 색 바랜 지푸라기 같은 모든 이파리들을 한 편의 추억으로 묶어 말끔히 보내버렸다. 서설(瑞雪), 상서로운 눈이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인가. 보기 싫은 모는 것들을 일거에 쓸어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선물하였다. 마치 아무 그림이나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리라고 흰색 도화지를 받은 느낌이다. 요즘 우리 사는 땅에 너무 당혹스럽고 마음 아픈 일이 많다. 10·29참사로 158명이나 되는 젊은 꽃 같은 생명들이 숨 한 번 쉬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그 죽음의 순간은 참으로 참혹하여 상상이 안 된다.생때같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들의 쓰라림과 평생을 두고 지울 수 없는 불도장을 찍었는데도 우리 사회가 뭔가 따스하고 시원한 대답을 못해 주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답답한 마음에 요즘에 유튜브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는다. 그중에서 듣는 노래마다 가슴 구석구
음성군 삼성면 선정리(仙井里)는 본래 충주군 천기면(川岐面)의 지역인데 고종 광무 10년(1606)에 음성군에 편입되고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송상골(松仙里), 새터(新垈里), 김장골(金井里), 율산리(栗山里) 일부를 병합하여 '송선(松仙)'과 '금정(金井)'의 이름을 따서 선정리라 해서 삼성면에 편입되었다. 그렇다면 선정리에서 송상골(松仙里)과 김장골(金井里)은 다른 마을보다 먼저 마을이 형성되어 온 것으로 짐작이 된다. '김장골(金井谷)'이라는 마을에는 온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큰 샘이 있는데 이 물이 넉넉하면 그 해에 풍년이 들고 부족하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그리고 마을 아래쪽에는 사금이 많이 나오므로 오랫동안 사금을 채취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많았고 또 멀리서 사금을 캐러 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에는 무극 광산에서도 이곳에 금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관에서 관정을 파고 탐사를 했는데 금맥은 발견하지 못하고 물줄기만 세차게 솟아 나와서 틀어 막았는데 그후 이 물을 농업 용수로 활용케 되어 가뭄을 모르는 마을이 되었다고도 한다. 음성군 소이면 금고리에도 '김
임인년 새해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올해 넘길 달력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이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매서움이 예년보다 사그러들긴 했지만, 세계적인 경제불황을 주변에서조차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웃들이 곤궁함을 겪으며 저마다의 어려움과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인보다 더 힘든 이들을 위해 성금과 물품을 괴산읍에 기부해주시는 따뜻한 마음들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해마다 기부해주시는 분들에게 많이 부족할지언정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하고 싶어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사편지를 보내고 있는데 이번 연말, 발송명단을 정리하다가 문득 한분의 이름 앞에서 짐짓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괴산읍사무소에 종종 잰걸음으로 들러주시며 별거 아니라고 어려운 사람들 위해 써주라며 던지듯 돈을 놓고가시던 한 어머님의 함자를 명단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나 아니면 식사도 잘 잡숫지 못하신다"며 읍내를 누구보다 분주히 다니시며 홀로 사는 어르신 댁에 수시로 다니는 분이셨다. 어떨 때는 막무가내로 읍사무소 앞 마당으로 나오라며 채근하시더니, 커다란 고춧가루 포대를 내 손에 쥐어
여성 경제활동 참여의 증가와 맞벌이 가족의 확대는 ‘일 가정 양립’ 문제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및 정책의 변화를 요구한다. 일·가정 양립은 개인의 일과 생활이 조화롭게 균형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개인의 역량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정책적 지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일·가정 양립 정책은 취업 부모의 노동시장 참여와 자녀 양육 지원을 목표로 한다. 취업과 임신, 출산, 양육의 가족 책임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소득, 서비스, 시간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정책의 지원 대상은 여성 근로자만이 아니라 남성 근로자 및 가족 구성원을 포함한다. 일·가정 양립(Work-Family Balance) 혹은 일·생활의 균형 (Work-Life Balance)을 지원하는 정책은 가족의 자원과 아동 발달의 적정성을 조절한다. 일과 가정 생활의 조화를 촉진시키고 일과 육아를 책임져야하는 부모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한다. 가정에서 시작된 균형은 일상적인 생활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고용기회에 있어서도 남녀 균형을 맞추고 이는 곧 남녀평등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
국회의원을 체포할 때는 의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것을 볼 때마다 직권을 남용해 의원직을 더럽히는 독직(瀆職)입법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국민을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국회의원의 비리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는데도 의원이 동의해 주지 않으면 체포할 수 없다는 것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삼권분립 정신에도 어긋난다. 법은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제정하고, 그 법을 근거로 행정을 하다가 법을 위반하는 사람이 있으면 법원의 영장을 받아서 체포하는 게 삼권분립이다. 만약 이런 일을 어느 한 곳에서 한다면 독선에 빠질 수밖에 없고, 입법 사법 행정부 간에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 인권도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 국회의원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면책특권을 부여해 놓고, 체포동의 절차를 만들어 동료의원의 동의를 받도록 한 것은 입법권이란 직권을 남용한 것이다. 설령 그것이 헌법에 규정된 것이라서 위헌 소지는 없다고 해도, 헌법은 민주주의 기본원리에 반하지 않아야만 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음으로 반민주적인 악법이다. 실제로 박정희는 유신을
1991년 5월 12일. 연꽃이 피어난 모습의 아홉 개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충북 진천읍 연곡리 483에서, 보탑사 창건의 우선 사업으로 3층 목탑 건립을 위한 첫 삽이 떠졌다. 신라 선덕여왕 때 황룡사 9층 목탑을 세운 장인 아비지의 후손들,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혜안의 명인들이 의기투합하여 참여했다. 대목수 신영훈, 단청화사 한석성, 도편수 조희환, 소목장 심용식, 와공 윤주동, 석공 김익진, 야철장 최교준, 조각장 이진형, 현장기사 정연상, 고건축 전문가 김영일(도감) 등. 80m 가까운 높이(아파트 27층 높이)의 황룡사 9층 목탑은 내부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였으나, 법주사 팔상전 5층 목탑과 쌍봉사 대웅전 3층 목탑은 1층만 개방되고 위로는 올라갈 수 없었다. 이에, 남원 실상사 백장암 3층 석탑(2층 난간에 올라앉아 비파를 뜯는 사람이 조각됨)과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부처님 양 옆으로 탑의 형상이 조각됨)에서 영감을 얻어, 황룡사 목탑의 양식을 따라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3층 목탑을 세우기로 했다. '목탑 1층의 높이가 다른 일반 한옥 1층의 높이보다 높아야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그래야
누가 보내는 겨울편지일까? 하얀 눈송이가 창문을 톡톡 두드린다. 올해 들어 처음 오는 눈이다. 왠지 어디선가 좋은 소식이 올 것 같은 설래임이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은 그리움을 싣고 오는지 산과 들 그리고 내 가슴에 흩뿌리며 온다. 곰삭은 삶의 궤적들이 눈발 사이로 허우적대다 이내 순하게 사라져간다. 탐스럽게 오는 함박눈은 나목에 눈꽃을 피우고 내 영혼의 묵은 때를 씻기며 온통 하얀빛으로 물들여 간다. 오래전 외국으로 이민 간 친구가 한국에 들어온다며 만나자는 기별이 왔다. 딸에게 아빠 친구가 미국에서 오신다고 하였더니 유치원 다니는 외손녀가 미국 사람이면 영어를 할 텐데 할미는 영어가 되느냐고 걱정을 했다. 아이에게 할아버지와 학창시절부터 단짝 친구이며 한국 사람이라고 말하자 그제야 안심을 한다. 사십여 년 만에 해후라니, 들뜬 마음에 친구와 같이했던 추억들을 하나둘 되 내어본다. 남편과는 대학 동기이고 나와는 오빠 동생 하며 호형호제하던 사이다. 몇 해 전 남편의 부음 소식을 들었을 때 한국에 오지 못한 것이 마음이 걸렸다며 나를 먼저 봐야겠다고 했다. 고국을 떠나 이민자로 사는 삶이 그리 녹록지 않았을 텐데 그간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했을까 궁
"까르륵~ 까르륵~~~"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원장실 창문을 넘어 들려왔습니다. 세상 그 어떤 소리보다 소중하고, 듣기 좋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불안감에 사로 잡혔습니다. 이런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언제까지나 들을 수 있을까? 아이들이 어른이 된 이후의 세상은 사람 살만한 세상일까? 혹자들은 다를 것 없는 일상 속에서 뭘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느끼며, 애잔하게 바라보나 생각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 줄곧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직업을 갖고 있었던 필자에게는 하루하루의 다름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읍면지역의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했던 필자는 매년 원아모집에 골머리를 썩었습니다. 아이 낳기 좋은 도시, 대한민국 출생률 1위에 빛나는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였지만 정원 충족율은 30%에 미치지 못하였고, 해마다 아이들의 동지역으로의 이주와 급격하게 나이 들어가는 지역사회에서는 벌써부터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몇몇 남아있던 아이들의 부모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녀를 길러내지 못한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죄책감마저 느끼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현재 지역사회 내의 육아지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장
지인이 아들 이야기를 했다. 아들의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 결혼자금과 신혼집 전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며 '그 애 아버지는 뭘 하고 살았데요?' 라고 묻더란다. 아들은 아비 덕에 별로 어려움 없이 자란데다 외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하드라도 자금 걱정이나 신혼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신의 입장처럼, 남들도 그런 줄 안다고 했다. 우연히 터진 아들의 못 마땅한 점을 이야기 하며, 화장실에 갈 때도 두루마리 화장지를 손목에 깁스(gibbs)하듯이 둘둘 풀어 쓴다고 했다. 휴지를 사용 할 때도 곽 티슈를 폭 폭 폭 한꺼번에 몇 장을 뽑는다고, 한 칸이라도 한 장이라도 아껴 쓰라는 아비의 말을 귀 밖으로 듣는다고 하며, 아껴 쓰지 않는 아들과 함께 애먼 화장지까지 원망을 했다. 술술 풀려 나오는 것이 매우 언짢다고 하며 매사를 절약하고, 마디게 살아온 지난 세월과의 괴리감으로 저으기 참아왔던 속내를 풀어 놓았다. 문명의 발전은 용변을 처리하는 화장지 문화에도 많은 변천을 가져왔다. 어렸을 적, 푸세식 변소에서는 뻣뻣한 종이를 손으로 비벼 부드럽게 해서 사용했고, 좀 더 진보 된 휴지는 신문지였다. 그때 비하면 지질(紙質)의 차이도 현격하게 좋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다녔으니 필자의 고향은 부산인 셈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교사로 근무했고 그곳에서 결혼도 했다. 그러나 대학을 다닐 때 같이 밥 먹고 흥겹게 어울리던 동아리 친구들은 대개 졸업하면서 고향을 떠났다. 서른 명이 넘던 친구 중에서 의사 2명, 공무원 2명, 회계사 1명, 학원 강사 1명만이 남았다. 나머지 친구들은 서울, 수원, 천안, 울산, 거제, 창원으로 직장을 따라 떠났고, 여학생은 결혼을 하고 남편을 따라 떠났다. 몇 해 전 나도 새로운 직장을 찾아 충북 청주로 왔다. 이젠 고향에 가도 대학친구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부산에 아예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 만나고 있는데, 대개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못 간 친구들이다. 남자 동기들 중에는 더러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 한 친구도 있다. 그들은 당연히 군대도 가지 않고 열다섯 즈음부터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왔다. 여자 동기들은 모두 결혼했고, 남자 동기 중 몇몇은 결혼시장에서 낙오했다. 지난 주말 동기모임에서 만난 친구에게 물었다. "○○야, 여자 친구랑 언제 결혼할 거야?" "난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네. 난 이혼남도…
커피값이 자꾸 오른다. 참다 참다 4년만에 올린 커피전문점이 있는가 하면, 한국을 대표한다는 한 기업은 올 들어서만 두 차례나 커피값을 올렸다. 1월에 7%, 12월에 9.8%. 이 때문에 연초 1.2㎏ 커피믹스 1박스가 1만1천310원에서 1만3천330원으로 뛰었다. 한 해에 가격이 18%나 올랐다. 이 기업이 지난 1월에 값을 올리면서 댄 이유는 "국제 커피가격을 포함한 주요 원재료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부득이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였다. 이번에는 "연초 가격인상분 대비 원자재 및 유가, 환율 상승폭이 더 큰 폭으로 올라 추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면서 또 올렸다. 커피는 이젠 '국민음료'이다. 항간에는 한국의 연간 커피 소비량이 평균 367잔으로, 세계 평균인 161잔보다 2배이상 된다 거나 소비량이 세계 2위라는 말이 떠돈다. 산출의 근거가 명확치 않지만,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은 분명하다. 국제커피기구(ICO)가 집계한 '국가별 커피소비량'에서 한국은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2019년에는 17위에 올랐다. 사회활동이 왕성한 층에서는 "커피를 물보다 많이 마신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보니 커피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 말은 한 아이가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주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면 마을 사람들은커녕 누구보다 아이 옆에 있어 주어야 할 부모조차 시간을 내기 어렵다. 과연 이뿐인가? 부모에게 육아에 대한 충분한 시간도 경제적인 여건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누군가에게 아이는 자기 삶에 있어 불필요한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0.7명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2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81명이었으나 올해 3분기 출산율은 0.79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해마다 출산장려 정책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아이를 포기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은 어디에서 오는가? 다음의 사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정부는 남성의 육아휴직을 보장하고 부모 동시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등 정부에서는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임신과 출산, 육아를 위한 제도는…
시원스럽게 잘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에 쌓인 홍진(紅塵)이 남김 없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더불어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를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생각도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회생활이나 회식 문화에 춤과 노래는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모임이나 직장에서 신입이 들어오면 자기소개 및 장기자랑을 하게 되는데 특히 춤과 노래가 가장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킨다. 또 단체 회식의 마지막 코스로 노래방이 빠질 수 없다. 이곳에서 그간 쌓여왔던 스트레스를 춤과 노래로 해소하며 회식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나의 경우 오히려 반대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불러야만 하는 상황이 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춤과 노래를 제대로 못 한다는 사실을 매우 잘 인지하고 있으며, 부끄러움이 앞서 자신감 있게 나서지 못한다. 늘 그러한 상황이 되면 주눅이 들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속이 타들어 간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상당히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나로 인해 분위기가 흐려지는 듯해 불편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잘 못 불렀기 때문에 그것이 축적되어 더욱 노래를 안 부르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꺼려지게 되었다. 지금도 타인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무더운 7월 중순이다. 지금쯤 한창 피어날 연꽃을 보러 지인과 함께 그리 멀지 않은 연방죽으로 향했다. 좁다란 농로를 달리다 굽은 길로 돌아드니 길 옆에 세워진 안내문을 읽고 언덕 바위에 새겨진 한자로 된 글씨를 탐독했다. "한원(漢原) 노선생(盧先生) 폭서암(曝書巖) 문인(門人) 황득효가 기록하다(黃得孝書) 가경 무진 1808년 여름 嘉慶 戊辰 夏"이라 새겨져 있었다. 힘찬 글씨체로 쓴 폭서암(曝書巖)이란 한원(漢原) 노긍(盧兢)선생이여기에 습기 찬 책을 말렸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장수바위 또는 장 바위라고 불리게 된 것도 노장수가 살던 바위라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옛날에 이곳에 장수가 살았는데 이분이 장암리 노(盧)씨의 조상으로 조선 영조 때 유명한 문장가이며 시인이었다고 한다. 이 양반이 바위 위에 정자를 세우려고 그 바위를 덮고 있는 뚜껑처럼 생긴 바위를 옮기려 하자 난데없이 뇌성병력을 당하게 되어 정자 세우는 일을 중지했다고 한다. 이 바위는 마치 마을 어귀에서 수문장처럼 마을을 지켜주고 있는 듯 했다. 좁고 굽은 길을 따라가니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놀랐다. 연못 위를 뒤덮고 있는 연꽃과 연잎이 방죽을 꽉 채웠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년부터 발송할 지역 특산물 준비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1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돼, 국민들로 부터 받게 될 기부금에 30% 상당의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과 함께 답례품을 받기 위해 기부금을 낼 국민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답례품 선정이 중요해졌다.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고 지역 특산물도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여기서도 지역 간 답례품에 대한 선호도의 차이가 발생하여 변변한 상품을 내놓을 수 없는 지자체는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감소로 어려워진 지자체의 재정을 일부라도 부담해 보자는 고육지책으로 나온 발상이 정책으로 반영된 사례이다. 인구가 줄어드니 혁신성이 떨어지고 떨어진 혁신성은 혁신 일자리의 공백을 가져오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지역이 되기 때문에 구조적 악순환 현상이 지속되어 저발전지역으로 남게 된다는 데 있다.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지방시대라는 슬로건 속에 담긴 의미 또한, 회피하는 지역에 기업 이전을 통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이 담겨있다고 한다. 정부가 지방시대 구현을 위해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 지정·운
파울루 벤투 감독과 손흥민 선수가 중심이 된 한국 축구대표팀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거두고 금의환향했다. 세계적으로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고 현상이 지속되고, 국내사정은정치권의 갈등과 반목, 강성노조의 파업 등으로 미세먼지 같은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대표팀이 전 국민의 가슴에 커다란 선물보따리를 안겨 주었다. 가나와의 경기에서 돌고래처럼 뛰어올라 헤딩 골을 넣은 조규성 선수의 환상적인 몸짓, 포르투갈 전에서 여섯 일곱 명이 둘러싼 상황에서 상대방 가랑이 사이로 살짝 찔러준 손홍민의 패스 한 방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지금도 그때 그 짜릿한 영상이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국민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얼마 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2022 세계 4대 미인대회 '미스어스'에서 최미나수양이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최양은 2021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선을 차지한 미인이다. 미인이란 과연 무엇일까? 학창 시절 성적표에 수. 우. 미. 양. 가를 기억할 것이다. 수는 성적이 매우 뛰어나다. 우는 우수하다. 미는…
우리나라는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과 그로 인한 낯선 삶의 방식,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부동산 시장, 미세먼지나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접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산과 이로 인한 인구절벽 등 인구문제에 대한 심각성 역시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나를 포함한 내 주변의 대학생들에게 현재 가장 고민되는 것은 취업, 비정규직 문제,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 양극화, 성차별 등 해결하기 쉽지 않은 현실의 문제들이다.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를 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출산'이나 '인구문제'라는 것은 그리 쉽게 와 닿지 않는 먼 미래의 일이거나 남의 일 같은 느낌의 단어이다.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청년층을 흔히 MZ세대라 일컫는다. 이들은 현재 가정 및 사회에 전반 적으로 영향력을 주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와 인종에 대해 낯설어 하지 않는다. 또한 삶의 행복을 위해 당장의 소비와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가족주의를 중요 시 생각하는 기성세대들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더구나 결혼, 임신, 출산, 양육이라는 단어는 MZ세대의 삶에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혼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