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8월 28일 워싱턴 DC 링컨기념관의 수많은 군중 앞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이라는 역사에 남는 연설을 하였다. 그가 말한 꿈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 평등, 사랑"이 흑인에게도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킹 목사가 추구하는 꿈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 제약들 때문에 불가능했던 것을 염원하는 꿈이었다. 물론 과거의 억압받았던 상황을 현재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꿈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는 꿈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없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을 다르게 보며 옛 것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꿈꾸는 사람은 새로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늘 즐겁다. 꿈은 상상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상상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근원과 본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답변을 찾아가는 인문학적 사고,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창조적 상상력, 인간의 한계에 대한 도전, 호기심에 충만하여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시도, 경로의존성으로 대변되는 이전의 익숙한 삶을 벗어나려는 의지, 책·여행 등을 통해 많이
인생은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있다. 그림도 멀리서 봐야 더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과천미술관 밖은 눈이 내리는데 그림 속 지베르니 연못은 여전히 여름이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 중 2022 한국에는 처음 공개되는 명작 '수련이 있는 연못' 앞이다. 연못에는 움직이는 것들로 가득하다. 정지한 듯 보이나 순간이요, 다시 변화의 과정으로 움직인다. 그래서일까 한 곳으로 흐르는 물에도 똑같은 일렁임, 똑같은 색채가 없다. 인상파 회화는 지금도 전 세계 대중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장르다. 빛의 사냥꾼, 인상주의 창시자 중 한 명인 클로드 모네는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그야말로 죽을 때까지 고수했다. 그에게 그림이란 어느 순간이 주는 인상의 기록과 다름없다. 더 나아가 인상이라는 말 자체를 좋아했다. 당시 화가들은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채 그대로 그리되 인간의 눈에 감지될 때 일으키는 빛의 효과는 무시하는 풍조였다. 모네는 이런 관습에서 벗어나 시시각각 보이는 그대로를 정확하게 그리고 싶어 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인상 해돋이'를 발표했을 때 화단과 대중으로부터 돌아온 것은 조롱과 혹독한 비판 일색이었다.
충청권이 서로 협조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에도 갈수록 걱정이 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세종시의 KTX세종역 신설 주장이다. KTX세종역 신설 주장은 세종시 관할 지역에 역을 하나 세워달라는 단순한 내용을 넘어 현재 오송역이 맡고 있는 역할의 많은 부분을 세종역이 가져가겠다는 것이어서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세종시의 요구대로 세종역이 신설되면 오송역은 치명적 타격을 받아 흔들릴 것이 분명한데 충북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지난 5일 최민호 세종시장이 충북도청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충청권지역발전협력회의 자리에서 세종역 신설을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충북도민 면전에 대고 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세종시는 세종시 건설 이유와 과정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위해 취할 자세가 무엇인지 모색하기를 권한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대의를 실현하려는 이유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수도권 집중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국가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충청권에 건설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바로 세종시이다. 이러한 세종시의 성공적 건설과 안착을 위해 충북도민들이 신행정수도 원안사수에 힘쓰고 충북의 땅과 도민까지
제설차가 연신 움직인다. 눈이 쌓일 틈조차 없다. 그 위로 염화칼슘을 듬뿍 뿌린다. 지난해 12월 초 1㎝의 눈에 도시 교통이 마비 되었던 경험이 있다. 언론들은 제설작업 미비로 교통대란이 발생했다고 연신 보도를 한다. 자치단체장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를 한다. 이런 학습효과는 '제설=염화칼슘'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다. 차가 다니는 도로마다 최대치를 투여한다. 눈은 녹고 차량은 씽씽 달린다. 시민들은 차량통행의 불편을 최대한 줄이려는 자치단체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염화칼슘(CaC12)은 흰색 고체로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어는점을 낮추기 때문에 제설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얼어붙은 뒤보다 미리 뿌려두는 것이 10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연유로 눈 예보가 있으면 먼저 도로에 살포한다. 눈이 오면 무차별 살포를 한다. 염화칼슘은 의료용, 식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동물에는 무해하다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제설용으로 사용되는 공업용 염화칼슘은 식용이나 의료용이 아니기 때문에 수족관이나 풀장 등에 칼슘 보충용으로 투입하면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피부 접촉시 가려움을 유발하며,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철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의미한다. 청렴은 단순히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고 어떠한 흠결도 없이 고귀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뜻을 동시에 지닌다. 공직사회에서 청렴은 부패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모든 공무원의 행위와 결과가 떳떳하고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 청렴성이 왜 공무원에게 특히나 요구되는 걸까 생각해 보았다. 한번 부정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부정을 저지르게 된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 전염되기 쉽다.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국가와 국민 전체의 문제로 그 심각성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공무원의 부패에 대한 인식 그 자체만으로도 국가와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가 부패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패한 지도자들이 역사 속에서 영원히 비난받는 것이 아닐까? 부정부패가 없으면 국민이 행복하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UN 세계 행복 보고서'에 관한 뉴스였는데 'UN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는…
칼슘의 왕이라는 멸치만큼 우리네 식생활과 가까운 어종도 드물다. 멸치를 끓여 우려낸 멸치육수는 국물을 좋아하는 우리의 찌개국물, 국수물 등을 만드는데 손쉽게 이용한다. 그 밖에 젓갈, 볶음 등 다양하게 이용하여 우리 식탁과 친숙하다. 멸치는 수면 바로 아래로 떼 지어 다녀서 잡는 방법이 특이하다. 멸치잡이 선단을 구성하여 대량으로 잡지만 전통방식은 대나무로 엮어 만든 죽방렴을 설치하여 뜰채로 건져낸다. 금방 건져낸 멸치가 팔딱딸딱 튀어 오르면 햇빛에 빛나는 눈부신 은빛의 춤사위는 놀라운 풍경이다. 멸치는 성질이 예민하고 급해서 잡히면 제 성질에 못 이겨 펄펄 뛰다가 죽고 만다. 그래서 잡은 족족 삶아낸다. 상품가치를 보존하기위해 펄펄 살아있을 때 바로 삶는 것이다. 이 멸치보다 더 성질머리가 급한 것이 밴댕이다. 밴댕이는 그물에 잡히자마자 바로 죽는다. 왜 그럴까. 어부들은 그 이유를 밴댕이의 생김새에서 찾았다. 밴댕이는 멸치보다 덩치가 크다. 큰 것은 18㎝나 된다고 한다. 몸의 크기에 비해 내장이 들어있는 속이 아주 작다. 어부들은 속이 작기 때문에 제 성질머리를 이기지 못해 바로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런 해석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럴듯한 면이…
는개가 내리던 날이다. 겨울 날씨와는 무관하게 포근한 날이 며칠 이어졌다. 주말마다 어머니가 계신 고향을 찾는 나에게는 따뜻한 기후가 반갑기 그지없다. 그날은 는개가 종일 내렸다. 길을 나서고 보니 는개는 내리고 안개는 피어올라 코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둑어둑했다. 운전을 하는 길이 자주 오가는 길이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자동차에 안개등을 켜고 속도를 줄이고 눈에 힘을 주고 안전에 온통 신경을 쏟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있는 대로 속도를 내 번개처럼 지나가는 차가 이따금 있어서 더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편찮으신 어머니를 위해 오늘은 무슨 음식을 준비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며 가던 길이지만 는개와 안개에 갇혀서 생각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미리 준비해 놓은 장바구니에도 무엇이 담겼는지 선뜻 생각이 나질 않았다. 평소보다 길이 멀고 느리고 답답하다는 느낌과 낯설기까지 해서 지루하다는 느낌으로 잘 보이지 않는 앞만 주시했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덧 큰길에서 마을로 접어드는 강둑길이 희미하게 나타났다. 넓은 강바닥에 허옇게 피어 흔들리던 억새는 보이지 않고, 강둑을 따라 멋지게 자란 느티나무들이 확신을 주듯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보
얼마 전 개 20마리가 한꺼번에 산속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는 기사를 접했다. 엄동설한에 1마리는 숨졌고 19마리는 구조되었다는 내용이었다. 1인·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반려동물에게 들어가는 경제적인 부담과 취업, 이사, 결혼 등의 생활환경의 변화와 같은 이유들로 기르던 반려동물을 파양 또는 유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러한 유기 동물들이 주거 단지에 출몰하거나, 축산농가를 습격하여 가축을 공격하는 등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준다. 뿐만 아니라 체험형 동물원 증가 등 감염병 발생 위험성이 증가한 시기에 이러한 기사들은 더욱 주의 깊게 봐야 할 문제이다.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만한 감염병으로는 광견병이 있다. 광견병은 흔히 개(강아지)만 걸리는 질병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과 동물(포유류) 간에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하여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유기동물이 산속에 있는 야생동물(너구리, 박쥐, 여우)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물리거나 상처를 통해 타액으로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유기동물이 축사로 내려와 가축들을 물거나, 주거 단지로 내려와 사람들을 물면 사람들의 광견병 감염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맛없는 사과부터 먹기 시작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사과를 맛없게 먹게 되지만, 반대로 맛있는 사과부터 먹기 시작하면 내가 가진 모든 사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또한 '부정적인 그리스도인은 기도 시간 내내 과거의 '죄'만 이야기하지만, 긍정적인 이는 '의로움'에 기뻐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부정적인 사람은 "왜 하필이면 나인가?"라고 말하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왜 내가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한다. 맛있는 사과와 맛없는 사과, 죄인과 의인, 부정과 긍정 등으로 삶을 이분법적으로 양분하기는 곤란하다. 이처럼 개개인의 삶에 보편성은 존재한다. 나는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 성향을 지닌 사람이다. 혹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어떠한 성향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누구나 꾸준한 성장과 변화하는 삶을 추구한다. 사람에 대한 성장과 변화는 교육과 많은 관련성을 갖는다. 교육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유목적성을 갖고 계획적이며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로 정의하기도 하고, 바람직한 것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전수형으로 정의하기도 하며 각자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최대한의
K-컬처 신드롬이 대세다. 한국어 곡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달성한 아이돌 그룹 BTS부터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석권한 한국 영화 '기생충', 세계 수십 개 나라의 OTT채널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 '재벌집 막내아들', '더 글로리'등 드라마까지 한류 열풍이 세계를 흔들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반세기 전인 1970년대에 우리 대한민국이 이뤄낸 세계적인 성과가 있다. 바로 산림녹화이다. 우리나라는 전쟁 후 식량난과 화전 개간 등으로 인해 황폐해진 국토를 다시금 푸르게 가꾸기 위해 산림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그 결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인정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산림 복원에 성공한 국가'로 거듭났다. 이 놀라운 성과는 '한강의 기적'에 견주어 '민둥산의 기적'이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드문 이러한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주요 공신은 민둥산을 오르내리며 피땀 흘려 나무를 심은 산림소유자와 임업인, 그리고 그들이 조합원이 되어 설립한 산림조합이었다. 산림조합중앙회와 전국 산림조합 임직원은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소중히 가꿔온 산림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는 어떠했는가? 제정으로 장애인 복지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1981년도 이래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을 바라 보는 차별적 시선과 배제가 발생하고 있기에 장애계에서는 장애인 인식개선을 부르짖고 있다. 장애인은 불쌍하거나 가난하거나 비참한 사람일까? 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일까? 일상생활을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 생활도 하고,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다면 더 이상 그것은 장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장애를 비극적인 모델로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인 모델로 접근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짐을 알 수가 있다. 그럼에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모공영방송에서 하는 ○○이라는 프로그램에 보면 가난하고 불쌍한 장애인들이 주로 등장한다. 시청하다가 채널을 돌릴 때가 있다. 장애인에게 신체적,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여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장애 당사자이기도 하고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장애인 이라는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이 모두다 타인의 도움과 정부 지원금으로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일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마이너스 20도. 지난 24일 음성 날씨다.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얼마나 고민을 하고 연구를 했을까. 실패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성공을 하지 않았던가. 더운 나라에서만 생산된다는 커피, 하지만 이곳 음성에서도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 몇 년 전 방송을 통해 전파가 되었으니 이미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게 했으리라. 사실 나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음성 하나로 마트에는 몇 년 전 로컬푸드 코너가 만들어졌다. 음성 농가에서 재배한 작물은 포장지에 생산자의 이름이 새겨져 진열대에 올려 진다. 소비자들은 생산지 뿐 아니라 생산한 사람까지 알 수 있으니 믿고 구입을 한다. 값도 저렴해서 언제부턴가 나도 마트의 상품보다는 될 수 있으면 로컬푸드 상품을 구입한다. 로컬 푸드 매장이 들어서고 그리 오래되지 않아 마트 입구 한 옆에 카페가 들어섰다. 처음에는 여느 카페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게인 줄 알았다. 커피를 마시러 들어가니 벽에 걸린 모니터 화면에 '카페 보그너'에 대한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음성 생극면에 있는 커피농장을 방문 취재한 내용이었다. 아마도 방송국에서 방영한 내용을…
2022년 12월 30일, 상근(常勤) 직장인으로 마지막 출근하는 날. 무슨 옷을 입을까 망설이던 중 옷장 깊숙한 곳에 숨긴 듯 고이 모셔져 있는 나만큼 나이가 들어버린 트렌치코트가 눈에 띄었다. 아하! 너를 오랫동안 잊고 있었구나. 옛날에 우린 둘도 없는 단짝이었는데. 아내조차 우릴 보고 질투가 날 만큼 잘 어울린다고 했는데. 나는 네가 없으면 감히 집 밖으로 나갈 생각도 못 했어.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너를 외면하고 살았구나. 그건 내가 변심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바뀌어서야. 다른 사람들이 모두 너를 멀리하는데 나만 너를 가까이하기가 쑥스럽더라고. 남들 눈에 튀어 보이는 게 부담스러웠거든. 처음 너를 만났을 그때가 내겐 참으로 좋은 때였어. 30여 년 전,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한 그때, 내게 세상은 온통 환희 그 자체였지. 여러 사람이 축하해주는 곳에서 일하게 되었고, 실력이 있다고 직장 내에서 추켜세워주기까지 하니 자신감이 철철 넘쳤지. 그렇다고 두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야. 낯선 무대에 적응해야 한다는 건 아무래도 어렵고 두려운 일이더라고. 직장 내 주위 사람들에게 그 두려움을 내보일 수도 없었지. 왜냐하면 주위 사람들은 직장에서 처음
계묘년 새해다. 토끼의 해, 대한민국에 다산의 축복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토끼는 무서운 동물이다. 우스갯소리로 토끼는 깡과 총이 있어서 무섭다고 하나 사실은 번식력이 무섭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포유류 중 번식력이 매우 강한 동물 중 하나다. 한 번에 십수 마리를 임신해서 출산한다. 임신기간은 약 30일로 매우 짧은데 종에 따라선 중복임신마저 가능하다. 이론상으로 한 쌍의 토끼가 1년 뒤에는 800마리의 대집단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도 한다.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1971년 4.53명에서 2021년 0.81명, 2022년 3분기까지 0.75명으로 무섭게 추락하고 있다. 단연 세계 최저다. 연간 출생아 수는 26만 명이고 사망자 수는 32만 명이다. 국제연합(UN) 인구분과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구는 2021년 5천163만 명에서 30.4%가 줄어 2070년 3천591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토끼의 해인 금년을 원년으로 출산율이 깡총, 깡총 뛰었으면 한다. 인구문제는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가장 중요한 '국가적 어젠다'다. 국가가 출산과 보육을 장려하고 고령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에 머물지 말고, 결혼하고 싶은 사회, 아이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주말 아침이면 가방 하나를 챙겨 아라와 함께 동네 공원이나 잔디밭을 찾는다. 같이 뛰어놀며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또 이렇게 다음 한 주를 위한 충전도 한다. 아라는 여기저기 냄새도 맡고 산책 나온 친구들과 뛰어놀기도 한다. 아라는 나의 또 다른 가족, 반려견이다. 한 손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작았던 아이가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나의 가족이 된 지 15년이 되었다. 볕이 좋은 날이면 이렇게 하나둘씩 집에 있던 반려동물들이 산책을 나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게 가족들이 있는 동물들을 보면 안심이 되지만, 동시에 거리에 버려진 유기동물들이 떠올라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다. 워낙에 동물을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평소에도 관련한 기사나 글을 찾아보는 편인데 요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글을 읽다 간혹 눈물을 훔치는 경우도 있다. 거리에 버려진 동물들은 시설에 보내져 입양되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 로드킬(road kill)이나 안락사를 당하고, 심할 경우 식용으로 팔리기까지 한다. 작년 한 해에 유기견의 수는 약 10만여 마리에 이르지만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수는 15%에 그친다. 의도적인 유기라 볼 수…
충북의 지명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충북 지역의 지명에 대하여 기고해온 것이 이제 10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우리 조상들이 남겨놓은 귀중한 언어 유산이요, 조상들의 삶의 과정과 꿈과 이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소중한 지명 유산이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지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는 한편 조상님들께 대한 죄스러움을 조금이나마 덜고자 안간힘을 써 왔다. 지명의 연구는 우리보다 일본이 먼저 시작했으며 학문적으로 꾸준히 연구를 진행해 옴으로써 독립된 학문으로까지 체계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일본이 지명으로 인하여 그들의 북방 영토를 러시아에 빼앗긴 쓰라린 역사적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오래전부터 영토 귀속문제로 분쟁이 계속되어 온 땅이 바로 사할린이다. '사할린'이라는 이름은 러시아 사람들이 아무르(Amur)강 동쪽 땅을 부르는 이름이었는데 원래부터 고유한 러시아어가 아니라 아무르강 하류에 살아가는 소수 원주민들이 아무르강을 일컫던 '마무(mamu)'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무르강은 선사시대부터 원주민들이 살아가던 터전이었고 각 민족과 부족마다 강을 부르는 고유한 이름이 있었다. 예를 들어 만
산까치 부부가 나무 꼭대기에 집을 지으며 깍깍 행복의 노래를 부른다. 화답이라도 하는 듯 이름 모를 산새는 나뭇가지 사이를 날며 재잘댄다. 고요한 숲속에 새소리가 청아하게 들린다. 설을 맞아 친정 부모님이 잠들어 계신 선산으로 성묘를 왔다. 잘 단장된 가족묘지에는 얼굴도 모르는 선조들이 계시고 부모님과 먼저 간 형제까지 나의 혈연 들이 차례로 있다. 지나간 가족들의 평온한 숨결이 모여있는 듯하다. 나는 출가외인이라는 이유와 믿음직한 오라버니들 덕분에 명절 성묘는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었다. 아들 다섯에 외동딸이던 나는 부모의 사랑은 독차지했으면서도 성묘에 게을렀으니 송구스럽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묘비 앞에 서자 마음이 숙연하다. 조상들의 지나온 생애를 되짚어가며 참회의 기도를 올리고 평안을 빈다. 괜한 넋두리를 섞어가며 어머니 아버지를 불러본다. 이내 웃음 띤 얼굴로 나에게 다가오시어 다독여 주시는 기분이다. 어언 사십 년의 흘러간 세월, 어질고 자애롭던 부모님의 초상이 맴돌다 간다. 오대 독자 외아들이던 아버지는 마을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던 가난한 농부셨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이겨내시던 삶의 방식이 우리에게 긍정의 힘과…
199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드라마와 영화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졌던 이른바 '신데렐라 스토리'는 공통적으로 현대사회의 '백마 탄 왕자' 격인 부유한 남자와 평범하거나 어려운 형편의 여주인공이 우연히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결국 결혼에 이르는 '해피엔딩' 구조를 가진다. 이런 구조에서는 대개 계급 차이로 인한 주변의 모진 반대는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더욱 불타게 만드는 장치로 활용된다. 그 세계에서 계급 차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은 거의 없거나 혹은 극복 가능한 것일 뿐이다. "조선시대의 계급은 신분이 정했고 2022년 대한민국의 계급은 돈이 정한다. 은행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은행에서 일하는 우리들에게도 계급이 있다. 그리고 나와 그녀 사이에도." JTBC 드라마 에서는 현대사회에도 계급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1화 첫 장면부터 돈으로 결정되는 계급이 존재한다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사랑과 계급의 관계를 기존 '신데렐라 스토리'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엮는다. 드라마는 4명의 주인공을 최상류층, 중산층, 서민층 등 각기 다른 계급적 상황에 있는 것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패션스타일, 인간관계, 거주지에서부터 휴일에 마시
반만년 유사 이래 국민을 배고픔에서 해방시킨 역사적인 사건이 바로 녹색혁명이다.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이 기적의 볍씨 통일벼를 개발 보급하여 주곡을 자급 달성한 것이다. 녹색혁명의 후배들이 아직도 기술농업의 현장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곳이 바로 농촌지도소 지금의 농업기술센터다. 기술농업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숨은 주역들을 잠시 만나 보았다. 첫째, 먼저 유리온실과 최신식 하우스로 발길을 옮겼다. 이상 기후 대응 기술개발의 현장이다. 아열대 식물 망고, 감귤류, 무화과, 커피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옥천 지역에 맞는 재배 기술과 매뉴얼을 시험하고 있다. 재배 기술상에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으나 유통과 경제성 문제가 금후 해결과제라 한다. 4차 산업혁명 대응 스마트 팜 구축, 정보통신기술 등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기술개발과 적응시험에도 여념이 없다. 2022년에도 총 40여 종 80개소의 시범사업을 추진하였다. 둘째, 농업인교육관 옆 종합분석실로 향했다. 특별 채용한 두 명의 전문 경력직원이 분석에 열중하고 있다. 농업에 기본인 토양검정은 물론 일반농가, 친환경 인중, 직불 대상, 중금속 오염농가 등 2천500여 점에 대한 토양검
#1 : 중견 정치인이 기자 질문에 순간적으로 대답 한마디를 잘 못하여 정치적인 생명이 끊어지고 말았다. #2 : 대기업 회장이 여비서에게 순간적인 성추행을 저질러 회장직을 사퇴하고 재판을 받아 전과자가 되었다. #3 : 찰나의 순간에 졸음운전으로 추돌 사고를 일으켜 생명을 잃었다. #4 : 작곡가가 새벽에 일어나 문득 떠오른 악상으로 작곡한 곳이 대히트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5 : 한 축구 선수는 자신에게 온 슛 찬스의 찰나에 어떻게 생동해야 하는가를 떠올리며 연습을 거듭하여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다. 여러 유명 인사가 순간적인 단 한 마디 말실수나 행동 실수로 평생 쌓아왔던 명성을 날려버리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눈 깜짝할 순간의 졸음운전으로 생명을 잃기도 한다. 반면에 순간적으로 떠오른 악상이나 아이디어나 좋은 선택을 실행에 옮겨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순간! 순간! 정말로 중요하다. 숨 한 번 쉴 만한 짧은 순간에 인생이 바뀌고 운명이 달라진다. 순간순간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바른 마음을 가지고 말실수나 행동 실수를 하지 않고 바른말과 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 삶이란 순간순간이 만들어나가는 연주다.…
상당산성에 올라 청주를 내려다볼 때마다 놀란다. 언제 저렇게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는지, 날씨가 우중충한 날에는 흡사 미래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회색빛 건물만이 빽빽이 들어서고 초록 식물이라고는 가로수 한 그루 안 보이는 그런 영화 말이다. 내가 사는 동네만 해도 이사 올 때는 논과 밭이던 곳이 지금은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상태고 현재 건설 중인 곳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가옥의 형태인 아파트의 기원은 2천년 전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주상 복합 아파트처럼 1층에는 상점이 있었고, 그 위층을 주거 공간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5층에서 6층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엔 승강기가 없었기 때문에 높은 층에 살수록 더 가난했다고 한다. 이런 로마의 다세대 주택은 라틴어로 "인슐라(insula)"라고 불렀는데, "섬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섬들. 지금 우리 대다수가 사는 아파트의 기원은 "섬들"인 것이다. 어느 날 거실 발코니에서 서서 창밖으로 보이는 아파트들을 바라보며 쓴 시가 있다. 이 거대한 묘목을 심는 시기와 심는 장소가 따로 없으나 강이나 산 주변같이 전
설이 지나고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설은 한자로 춘절(春節) 또는 신춘(新春)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봄이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절기상으로는 입춘이 지나야 봄의 시작이라고 여기지만, 사실상 설을 시작으로 봄이 시작되고 있음을 자연의 변화에서 감지할 수 있다. 이미 산등성이 숲은 황량함을 벗어 던지고 연하고 푸른 기운이 미풍에 맞춰 환호하고, 강가의 버드나무는 힘차게 물을 밀어 올리며 싹을 틔우고 있고, 양지바른 밭에는 냉이가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자연은 시간과 절기에 따라 항상 변하고 있다. 우리가 자연의 변화를 정확하게 감지하지는 못하지만, 변화해야 할 룰과 시간에 맞춰 자연은 항상 새롭게 변화한다. 자연의 일부에 속하는 인간은 어떠한가? 인간은 자연의 룰과 질서에 따라 제때 알맞게 변화하고 있는가? 우리 주변의 인간사와 세상사를 돌아보면 대답은 명명백백하다. 자연 중에 인간만이 변화에 제일 소극적이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심지어 과이불개(過而不改)에 빠져 세상의 변화를 외면하고 있지 않을까? 일 년의 계획은 봄에 한다는 속담이 있다. 시간과 절기의 변화와 룰에 익숙하고 습관화된 농민들은 봄의 기운과 냄새가 느껴지면 적시에 농사를 준비해
공무원의 6대 의무는 성실, 복종, 친절 공정, 비밀 엄수, 청렴, 품위유지 의무가 있다. 이 여섯 가지 의무 중에서도 어떠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청렴이 단연 강조되는 의무라고 생각한다. 사회의 분위기로만 보아도 '청렴하지 않아 문제가 된 공무원'은 심심치 않게 사회의 이슈가 거리가 되지만 '청렴하여 이슈가 된 공무원'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슈가 되지는 않으며 사람들의 입에도 오르내리는 일은 없다. 이렇듯 현재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 혹은 분위기가 청렴이라는 마음가짐이 공무원의 기본 소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청렴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건 공무원 면접 준비를 하면서 공무원의 6대 의무에 대해서 알기 시작할 때였다. 처음엔 '어려운 건가?' 뇌물과 부정청탁 등 정상적적이지 않고 부정적인 행동에 일절 생각하지 않겠다고 막연히 나만의 정의를 내렸으며 돈과 관계된다고 특히, 부정적으로 받는 돈 그중에서도 액수가 큰 금액이 관계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정의보다 청렴이라는 두 글자는 광범위했으며 액수가 큰 돈만이 아니라 작은 돈 또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교육을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으며 눈여겨 보지 않던 기사나 인
기후변화, 기상이변은 요즘 흔히 듣게 되는 유행어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만큼 농업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 밀도 깊게 파고 들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수분야는 기온과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실제 재배지역도 점차 북상하고 있는 추세다. 복숭아 재배농가들도 이상기상으로 인한 피해들로 농심(農心)이 멍들고 있다. 전반기에는 겨울철 동해, 봄철 꽃 냉해와 가뭄이 지속됐고, 후반기에는 강우로 인한 낙과 피해가 반복됐다. 지난해는 5월 가뭄과 여름철 지속된 강우로 복숭아 과실이 낙과되어 많은 복숭아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다. 충주의 복숭아 과원도 평지보다는 산 경사지에 많이 있어 가뭄을 대비할만한 관수시설이 많지 않고 평지 과원은 논에 개원하여 배수가 불량한 실정이다. 관수시설과 배수시설 등 기상재해 예방시설을 설치하고 과원을 운영한다고 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근본적인 피해 최소화 방법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복숭아 재배 적지에 과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지대나 큰 건물이 있어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는 지역은 동해, 냉해에 굉장히 취약하므로 지양해야 한다. 또 복숭아나무는 침수피해가 심해서 논 토양과 같은 배
내일 모레면 설이다. 시작에는 희망이 앞서지만, 올해는 마음이 무겁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서민의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작년 우리 경제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많은 무역 적자에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시달렸다. 무역수지는 수출 감소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도 472억 달러로 최고치였던 1996년의 206억 달러보다 2.3배나 많다. 연간 소비자물가는 5.1%로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수출 감소, 내수부진, 고물가·고금리가 계속될 것 같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제시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 2%에도 못 미친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진 것은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5.1%,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0.8% 세 차례다. 전문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복합불황이 심화 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져들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경제위기는 취약계층에게 훨씬 더 큰 고통을 주고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처럼 심각한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