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아빠가 그동안 치마 한번 못 사줬네… 정말 미안해. 작게라도 용돈 넣었는데 이 돈으로 치마 한번 사주고 싶어. 그리고 무심했던 아빠를 용서해 주면 안될까?" 이번에 충북자치연수원에서 한 상담심리교육에서 나온 아버지와 딸의 사연이었다. 내용인즉슨 어느 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하는 50대 아버지가 딸이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 대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상담강사는 아버지의 사연을 듣고서 어릴 적 사진첩을 한 번만 볼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다가 딸이 줄곧 바지만 입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버님, 제 얘기 잘 들어주세요. 일단 어머님하고 같이 근사한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따님을 초대하세요. 그리고 봉투에 200만 원 정도를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따님한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시고, 치마 한번 못 사주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얘기해 주세요." 이 말에 아버지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강사님 200만 원으로 되겠습니까. 300만 원 넣을 게요" 라고 했다고 한다. 후일담으로 강사분이 얘기한 내용대로 실천을 한 아버지는 딸과 화해를 하게 되었고, 아주 행복하게 일상을 맞이하고 있다고 하였다.…
우리 헌법에는 국민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적 조치가 여럿 있다. 제27조에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 제106조에는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재판에서의 법관에 대한 독립과 신분보장을 하고 있다. 국민은 헌법에 따라 법관을 신뢰하고 재판 결과를 존중한다. 그 반대라면 어떨까? 공정한 재판을 하라면서 판사에게 재판을 수주하게 하고, 수주실적으로 법관을 평가한다면 어떨까? 판사는 수주에 몰두하는 '을'이 되고, 재판받을 당사자가 '갑'이 되어 판사를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판사들은 재판을 맡긴 당사자에게 휘둘리게 되고, 국민 어느 누구도 재판 결과가 공정하다 믿지 않을 것이다. 최근 심심찮게 의료계 불신 얘기를 듣게 된다. 불필요한 치료와 검사가 많다는 불만이다. 환자로부터 더 많은 치료비를 가져가려 한다는 것이
미세먼지가 나쁜 날은 밖에 나가지 말아라. 운동하지 말아라하고 아이들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다. 그렇다면 실내공기질은 안전할까? 2020년 기준 320만 명의 전세계인구가 주거공간에서 발생한 공기오염으로 사망하였으며 이중 24만 명이 5세이하였다고 한다. 특히 실외보다 실내 오염물질이 폐에 전달될 확률이 약 1천 배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내 오염물질을 20% 줄이면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4~8%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요리 매연은 WHO가 비흡연 여성들의 폐암발병률 증가 요인으로서 조리중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언급하면서 처음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여성들이 담배에 '담'자도 가까이 안했는데도 불구하고 폐암에 걸렸다는 말들을 흔히 듣곤 한다.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2003년~2015년 동안 여성 폐암 환자 957명중 93%가 비흡연자였다고 밝혔다. 그 원인은 주로 간접 흡연과 요리 매연으로 보고 있다. 요리 매연이란 주방에서 식재료를 튀기거나 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연기를 말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주방에서 조리할 때 미세먼지, 폼알데하이드, 이산화질소 등 오염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요리기구와는 관계없이 기름등 요리재료와 방법에…
거안제미란 한 글자씩 직역하면 "든다-밥상을-가지런하게-눈썹과"로서, 밥상을 눈썹까지 높이 받들어 올린다는 것인데, 상당히 특이하게 보이는 이런 행동은 부녀자들이 남편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것 떠나서 이처럼 밥상을 높이 들고 다니는 것이 가능할 것일까? 까딱 잘못해서 뜨거운 국이며 반찬들이 미끄럼 타서 쏟아진다면 그건 정말 대형사고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어려운 동작이므로 김홍도의 등 지금 남아있는 그림들을 보면 눈썹과 나란한 정도는 아니고 상당히 높게 든다는 성의를 보이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을 듯하다. 우리는 '거안제미'의 역사적 전고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 상차림의 일반 분류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상차림의 분류에는 크게 두 가지 기준이 있는데, 첫째로 1인이 독상 받는 분찬제,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하나의 요리를 공유하는 합찬제가 있고, 둘째로 처음부터 모든 음식을 상에 차려 두는 공간전개형, 코스요리처럼 차례로 내어오는 시계열형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고대로부터 조선말까지 분찬제+공간전개형이 유지되어왔다. 그런데 중국은 고대에는 분찬제였다가 동한~송대까지의 과도기를 거쳐 송대 이후로는 합찬제가 정착된다. 반
"이제는 보내줘요. 더는 안 되겠어요…." "너무 두려워… 마음의 준비 좀 하고…." 희뿌연 눈으로 수정이 보챈다. 수년 전부터 이별을 통보해 왔으나 못 들은 척했다. 이별이 그리 쉽냐며 뜸을 들였더니 오늘은 새벽부터 조른다. 이별의 고통과 후유증을 가늠할 수 없어 더욱 두렵다. 세상에 아프지 않은 이별이 있을까. 어릴 적에 먹던 쫀드기만 해도 그렇다. 그것도 이별이라고 헤어지는 소리가 요란도 했다. 딱 달라붙은 것을 떼어내면 "찍!" 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물며 나와 함께 와서 동체로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가. 스스로는 할 수 없어 결국 안과 의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마취약 넣습니다." 간호사가 내 눈을 벌리더니 안약을 질금질금 떨군다. 순간 풀어헤친 검은 머리채 한 묶음이 휙 지난다. 눈물이 주룩 흐른다. 이쯤에서 슬퍼해야 하나? '강변에 버드나무야 울지 마라….' 간호사가 솜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더니 안대를 씌운다. 그리고는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데려가더니 침대에 눕힌다. 심장이 쿵쾅거린다. "긴장 푸셔요. 백내장 수술 베테랑 의사입니다."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잔잔한 바람결이다. '음성이 봄바람이군요. 안정된 피치 톤과 속도가 신뢰를 주
고전 춘향전에서 가장 신나는 대목은 암행어사 출도다. 남원에 비밀리 잠행한 어사 이몽룡은 변사또 생일잔치에 가서 시를 써 놀려 주더니 곧장 쳐들어간다. 그리고는 탐관 변학도를 체포, 객사에서 부복케 하고 죄상을 물었다. 이때 부(府)의 고(庫, 창고)를 봉(封)하고 비축 대동미를 확인했다. 혹 부사가 부정으로 빼 돌린 곡식은 없는가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전략) 이때 어사또 거동 보소 동원에 좌기한 후 이방 불러 관안(官案)드려 점고한 후 읍폐 묻고, 도서원(都書員) 불러 전결(田結) 묻고 대동색(大同色) 불러 세미 납봉한다 하고… 어사또, 본관은 봉고 파직하여 지경을 넘기고 본관 아낙에게 전갈하되 '남원 지경서는 잠시라도 머물지 말라' 하고… (하략) 탐관 변학도는 옥에 갇히지는 않고 파직되어 남원 땅에서 추방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관곡을 빼돌려 생일잔치에 충당하고 유부녀를 강제 구인하여 겁탈하려는 죄가 문제가 되었던 것인가. 탐관은 탐욕스런 관리를 지칭한 것이다. 조선 유교사회에서 뇌물을 받거나 사사로이 나라의 관곡을 축내거나 하는 죄가 가장 컸다. 판소리 서곡이기도 한 사철가의 마지막 대목에 "국곡토식(國穀偸食)하는 놈, 불효하는
시업식, 입학식을 시작으로 다시 새 학년이 시작됐다. 2월 내내 올해는 어떻게 아이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까 고민하며 계획하느라 선생님들도 교직원들도 바빴다. 드디어 출발이다. 초등학교 입학식은 학부모들에게 그 어떤 학교행사보다 긴장되는 일인 것 같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거쳐 학교에 입학하는 일은 부모로서 최대의 사건 중에 하나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새로 만난 친구들과 잘 지낼까? 학습 능력은 어떨까?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에는 참여할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과 염려, 궁금증을 가지기 마련이다. 정작 아이들은 의기양양하게 학교에 들어서는데 부모님들은 마치 본인이 1학년에 입학이라도 하는 듯 들떠 보인다. 그런 부모님들에게 꼭 먼저 알려주고 싶은 것이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특성이 있으며 그것을 찾아주고 그 능력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학교다. 아이가 어떤 모습이든 학교는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를 사랑하고 보호하고자 하며 잘 가르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말이다. 작가 영민 글, 그림의 라는 동화책을 찾아내고 '맞아 바로 이 책이야' 하며 입학식 때마다 읽어주곤 한다. 내
-허름한 농사꾼 차림에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분입니다.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사람들이 '바보 이반'이라 부릅니다. 손에 굳은 살 백이도록 농사짓는 일 밖에 모릅니다." -아, 예. 삼형제가 모두 황제이셨던 분이시죠? 세 작은 악귀, 늙은 마귀도 당할 수 없었던 대단한 분 아닌가요? "난 복잡한 건 몰라요, 그때그때 옳다고 여긴 대로 했을 뿐이지요. 대단한 결정도 아니었어요. 대단한 건 우리 형들입니다." -먼저 형제분들에 대해 한 마디씩 해 주시지요. "큰 형은 용기가 엄청난 군인이고요, 작은형은 계산 빠르고 사람이 잘 따르는 사업가지요. 여동생은 착해서 내 말에 반대한 적이 없고요." -두 형들이 살림을 난 후에 재산을 더 달라고 찾아와요. 부친이 선생께 의견을 물었는데 허락했어요, 안 줘도 되는 것 아니었나요? "왜 안 줘요? 줘도 내 것 남아요. 그것만 있어도 먹고 살 수 있고요." -재산 가지고 형제들이 안 싸우니 '늙은 마귀'가 '세 작은 악귀'를 보내 싸움을 시키려 해요. 그때도 두 형은 넘어갔는데 선생은 악귀를 물리쳤죠? "잘 몰라요, 나는 내 일만 해요. 배가 아프고 밭이 쟁기질이 안될 만큼 단단해도 끝까지 했어요.…
한국경제에서 수출은 위기 극복과 성장 견인의 열쇠였다. 수출을 통해 IMF 위기(1998), 글로벌 금융위기(2008),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위기(2020) 등 전례 없는 위기를 버텨내고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수출이 위기다. 우리나라 수출은 2022년 10월 -5.7%로 감소 전환한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6.6% 줄었다.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적자다. 전국적인 적자 행진에도 다행히 충북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올해 1월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다. 흑자는 기록했지만, 전년 동월에 비해 수출과 수입이 모두 쪼그라든 것이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1% 감소했다. 수출 자체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는 수출 회복에 진심이다. 충북도는 기존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위기 극복을 돕는 한편, 잠재력 있는 내수기업을 발굴하여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발판을 놓을 예정이다. 내수기업의 수출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마련한 신규사업은 수출 첫걸음 판로개척 교육 운영, 해외 테스
매서운 한파가 지나가고 봄기운이 찾아든다. 버들강아지는 하얀 꽃잎을 피우고 봄을 맞이한다. 동토의 땅은 새 생명을 돋우기 위해 겨울을 걷어낸다. 매서운 바람마저도 조금씩 온기를 품는다. 최강한파도 계절의 변화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어쩌면 계절의 변화보다도 그 속에서 온기를 불어 넣어주던 따스한 손길 때문인지도 모른다. 겨울의 찬바람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져 나오는 곳이 있었다. 보은 뱃들공원 옆 보청천변에 설치된 눈썰매·얼음썰매장이다. 혹한의 최강추위도 아이들의 웃음을 꺾지 못했다. 인근 청주 세종 대전 등에서도 원정을 왔다. 이곳의 매력 중 하나는 아이들의 추위를 달래주기 위해 마련된 먹거리 장터다. 이 먹거리 장터는 보은군학부모연합회(회장 이정선)가 운영했다. 메뉴는 어묵, 떡볶이, 뽀로로, 솜사탕, 핫바, 대추차, 라면 등이다. 먹거리 장터의 어묵과 떡볶이는 최고 인기상품이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어묵 국물을 만들기 위해 무, 멸치, 다시마, 파 등을 넣고 잔잔한 불로 계속 우려낸다. 매콤달콤한 떡볶이는 고추장과 배추를 넣고 육수를 만든 다음 쫄깃한 떡을 넣고 끓인다. 여느 손님은 "부산 국제시장보다 맛있다"며 "어묵의 장인이 떳다"고…
[충북일보] 작년 9월 청주시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가덕보건지소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가덕면의 예쁜 코스모스가 반기던 가을에 시작한 공직생활은 흰 눈이 반짝이는 겨울과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으로 변해가며 5개월째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보건지소는 읍·면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다소 낯설 수도 있을 것이다. 보건지소는 지역보건법에 따라 의료취약지라고 불리는 읍면지역에 진료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 설치 운영 중인 지역 보건의료기관이다. 즉, 공공기관이면서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병원의 역할도 제공하는 곳이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간호사로 근무하며 병원에서 환자와의 신뢰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신뢰 관계는 병원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에게도 중요한 자세일 것이다. 그래서 공직에 임용되고 난 후 민원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근무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민원인들이 보통 3개월에 한 번씩만 진료를 보러 보건지소를 방문하기 때문에 신뢰 관계 형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대한 민원인이 한 번 내원할 때 평소에 어떤 일을 하시는지, 평소 혈
올해 나는 60대를 거쳐 70이 되었다. 60대에는 공자가 말한 '이순(耳順)', 즉 남이 말한 바에 대해 귀에 거슬림이 없다고 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어찌 공자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까. 순하게 들리기는커녕 즉각 반응해서 인간관계를 어렵게 만든 경우가 많았다. 나이 칠십이 된다 해도 공자의 경지에 오르기는 어림없을 것이니 나름 남한테 피해 안 주면서 내 좋아하는 바를 즐기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번 칠순에 아들, 며느리들이 아버님 환갑잔치도 변변히 못해드려서 가족여행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 뜻이 고맙고 기특하여 수락하였다. 여행은 장거리 장기간 여행이어서 내 체력이 감당할까 염려되었지만 오래전부터 계획해온 거라 어떻게든 주인공으로 역할을 해내기로 했다. 인원은 처제와 어린 조카들 까지 참여하여 12명이나 되었다. 일정은 미국 LA에서 출발하여 멕시코 서해안 관광지를 곳곳에 들리며 내려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크루즈 여행이다. 비용도 만만찮지만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오랜 시간 여행을 한다는 설렘에 가기 전날 감기몸살 기운도 이겨냈다. 비행기를 10시간 반을 날아 LA에 도착해서 크루즈 배에 옮겨 탔다. 세
신문·방송에 어린이집 폐원과 휴원이 늘고 소아과병의원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가 자주 등장한다. 어린이집에 들어갈 원아 수가 줄어들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가 문 닫는 어린이집이 증가하고, 소아과병의원에 진료받으러 오는 어린이 환자가 적어서 병원 운영이 되지 않아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이들 문제의 공통 원인은 저출산에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심해지다 보니 태어난 아이마저 병원 진료받기도, 어린이집 다니기도 힘든 세상이 된 것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출생아 수가 24만9천 명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 기준으로 10년 전인 2012년에도 저출산이 국가적 과제였지만 그때만 해도 48만 명을 넘던 출생아 수가 계속 줄어 5년 전인 2017년 35만8천 명이다가 현재는 25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이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출생아가 더욱 감소하여 인구절벽뿐 아니라 국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게 분명하다. 출산력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 합계출산율이 사용되는데 이는 가임여성 1명이 평생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
청주에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많다. 청주 중심을 관통하는 무심천을 따라 길게 난 무심천 산책로, 명암동부터 용암동까지를 품은 우암산, 찰랑거리는 물결과 아름다운 오리들을 보며 걸을 수 있는 명암저수지, 백제시대의 향취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상당산성 등등…. 청주에는 이 외에도 주변을 살펴보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굉장히 많다. 내가 근무하는 상당보건소 주변에도 걸을만한 산책로가 여러 개 있다. 나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함께 보건소 주변을 걷곤 한다. 보건소 뒤쪽으로 흐르는 무심천을 따라 걷기도 하고, 농업기술센터 주변의 꽃밭을 보며 걷기도 한다. 자연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를 들으며 직원들과 대화를 하며 즐겁게 걷다 보면, 점심시간이 금세 지나가버린다. 하지만 가끔 직원들이 약속이 있어 함께 걷지 못하고 혼자 걸을 때가 있다. 길은 그대로임에도 함께 걷는 사람 없이 혼자 걷다 보면, 시간도 잘 안 가고, 금세 다리가 아픈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함께 걷는다는 것, 즐거운 대화를 하는 것, 아름다운 풍경을 곁에 있는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 굉장히 큰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길은 항상 거기 있는데, 같이…
나를 나타낼 수 있는 representative signature character(대표 강점)는 무엇일까? 새벽 두 시부터 나에게 질문을 해본다. "내가 날 모르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알겠느냐"는 노래가 있듯 내가 나를 모르지만 알아보고 싶다 거주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은 있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도 있고, 노트북과 데스크탑도 있다. 글을 쓰고 연구하고,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이는 나만이 가지고 있는 대표 강점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들어 일상에 대한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밥은 먹었는지요?" "식사 음식 가려서 잘 드십시오!" "무엇보다 건강 챙기세요!" 이 세상에 와 인연 맺고 그 인연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존재 이유에 대한 물음은 살아 있음에 고마워하는 열정 가득한 질문으로 모성애와 동지애를 확인하는 물음이 된다. 밥과 건강에 대해 질문하는 존재는 어머니 영역 아니던가? 이는 몸에 대한 염려가 크기에 보내오는 pulse(펄스)이다 signal(시그널)이 아닌 살아있는 기적에 대한 확인이다. 인간은 몸이 있다면 정신도…
'혼자 걸으면 더 빨리 갈 수 있다. 하지만 둘일 경우에 더 멀리 간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혼자와 둘, 개인활동과 집단활동 등에는 장단점을 늘 존재하게 된다. 어떤 이는 더 빨리 가는 것을 추구하고, 어떤 이는 더 멀리 가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과거 경험을 떠올려보면, 1년에서 2년의 기간을 거쳐 목표를 설정하여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에 매진해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지만, 집단을 구성하여 함께 의논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성과를 거둔 경험이 더 많았다. 이처럼 집단, 조직이라는 것은 장점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집단 전체의 의사결정이 개인 의사결정의 실제보다 더 극단적으로 발현되는 '집단극화 또는 집단극단화'라는 현상이 존재한다. 요즈음 정치나 현장 교육 분야에서도 집단극화 현상이 자주 발생 되고 있다. 나는 학교 현장이나 행정기관에서 좀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토의도 해 보았고, 집단 간 토론에도 참여하여 집단극화 현상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집단극화 현상은 집단응집력, 집단적 사고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집단극화는 집단으로서, 조직으
겨울의 끝자락 어느 날, 기분 좋은 뉴스를 접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알렉산더 캠파냐씨 부부에 관한 사연이다. 폭설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들을 구해준 부부로, 흔쾌히 자신의 집에서 대피해 묵을 수 있도록 해줬단다. 평소 한식 애호가였던 알렉산더 캠파냐 씨 부부와 한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음식을 즐기면서 2박 3일을 지냈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이 부부를 한국에 초청하기로 했고 다가오는 5월에 일주일간 한국을 여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행 일정 중 뉴욕에서 폭설에 갇혔던 관광객 9명을 만나게 될 것이며,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하게 된단다. 관광공사 뉴욕지사장은 은혜를 잊지 않고 반드시 보답하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입춘이 지나자 춥던 날씨가 꺾였다. 낮의 길이가 길어졌고 햇빛의 느낌과 빛깔도 달라졌다. 겨우내 잦은 입원으로 걷는 것조차 힘겨웠던 어머니가 지팡이에 의지해 걷는 연습을 하신다. 요즘 온화해진 햇볕을 쪼이며 잠깐잠깐 마루에 나가 앉았다가, 걷다가 하시며 기력이 좋아지셨다. 겨우내 이웃집에 마실 한번을 못 가셨다. 그러다가 얼마 전, 입춘을 앞두고 이웃집에 다녀오셨다고 했다. 봄의 힘으로 다녀오신 것이다. 입춘의
세안과 면도는 일과 시작의 필수 불가결한 절차이다. 면도를 안 하면 추레하게 보이고 여기에 코털까지 더부룩하면 아무리 잘 씻어도 추한 이미지를 피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이따금 콧구멍이 간지러워 무의식중에 손이 갈 때가 있다. 화장실 거울에 유심히 비춰보면 어김없이 코털 한 가닥이 삐져나와 코를 괴롭힌다. 아침에 잘 다듬는다고 했건만 요놈은 살벌하게 돌아가는 전동 코털 깎기 날용케 피하고 세상에 나왔구나. 점잖은 자리에서 대화 중에 앞 사람의 코털이 거뭇하게 나와 있으면 복잡한 감정이 스미는데 주인에게 존재를 확인시키려는 나의 코털 한 가닥도 상대에게 분명 그런 느낌을 줄 것이다. 중년이 지난 남성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 환원 효소와 결합해 만드는 DHT라는 대사물질 양이 늘어 코털이 더 길게 자란다. 이 DHT가 콧속 모낭의 성장촉진인자(IGF-1)를 생성하여 결국 털이 더 길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은 얇아지고 눈썹이나 코털은 길고 두껍게 된다. 그러고 보면 옛적 신선은 얼핏 긴 눈썹이 두드러지는 용모이나 필시 코털도 길고 두꺼웠을 텐데 요즘처럼 성능 좋은 코털 깎기도 없었을 테니 코털 때문에 인간보다…
세금 업무를 하며 제일 많이 들은 말은 "세금 받아 가서 하는 일이 대체 뭐냐", "내가 낸 세금이 아깝다"라는 말이다. 이는 정부나 지자체가 납세자의 마음에 안 드는 정책을 하거나 공무원의 민원 응대 등 각종 대민서비스가 불만인 상태에서 나오는 말이다. "죽음과 세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고언처럼 누구나 돈을 벌거나 물건을 구매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도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알게 모르게 거부감을 가진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고 가정 살림을 꾸리기 위해 매달 돈이 필요하듯 기반 시설과 안전, 복지 등을 위한 기본적인 지역 살림과 사회 유지를 위해 세금은 꼭 필요하다. 그러므로 소득과 소비 그리고 재산에는 그림자처럼 항상 세금이 따라다닌다. 소득, 소비, 재산 이 세 가지를 '세금 콤보세트'로 생각하면 세금에 대한 불편한 생각은 그나마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당신이 오늘의 책임을 피할지라도 내일이 오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룰수록 마지막에는 그 일을 하기 싫어지거나 감당하기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세금 납부를…
우수도 지나고 봄비가 낙하산 펼치듯 조심스럽게 내린다. 계절이 겨울과 작별하고 산자락을 스멀스멀 기어 내려오고 있다.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하고 대한민국의 독립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3·1절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필자는 2002년도 이원면에서 호적계장을 8개월 정도 역임한 바 있다. 6·25 전란 당시 서대산에 숨어있던 빨치산의 습격으로 서대산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원면, 군서면, 옥천읍의 호적은 불타 소실되는 비운을 맞았다. 전란 후 1954년에 다시 호적을 급하게 회복하였기 때문에 사실과 잘 맞지 않아 호적업무 추진에 애로가 적지 않았다. 호적계장을 하면서 우연히 제적부에 기재된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우리 지역 이원면에서 창씨개명이 어떻게 이루어 졌는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창씨개명』이란 말 그대로 "성(性)을 다시 새롭게 만들고 이름은 바꾼다"는 뜻이다. 창씨개명에 대하여 일본인들이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내선일체" 즉 일본인과 조선인은 같은 국민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해야 한다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우리 민족의 뿌리를 원천적으로 말살하기 위함이었고, 중일전쟁 당시 총 동원체제 확립
봄, 시작이다. 모든 생명들이 움트기 시작하는 계절, 사람도 자연과 더불어 생동한다. 추위로 모든 것이 정지 된 듯 움직임이 없던 설성공원도 어느새 여기저기 보이지 않게 스멀댄다. 가까이 가야만 보이는 땅속의 생명들과 나무들의 몸짓 뿐 아니라, 멀리서 보아도 느낄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 모두다. 어쩌면 저리도 맑을까. 하늘로 띄워 올린 것은 축구공만이 아니다. 공원을 깨우는 소년들의 웃음과 말소리가 공을 따라 하늘 높이 떠오른다. 설성공원의 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비로소 스위치가 켜진다. 물론 지금은 겨울의 막바지, 불어오는 바람결에 봄의 내음도 느껴지지만 어딘가에는 겨울의 매서움이 움츠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이들의 웃음으로 숨어 있는 겨울을 밀어내고 있으니 계절은 결코 후퇴하지 않을 것이다. 설성공원에서는 많은 축제가 벌어진다. 벚나무와 연산홍이 꽃을 터트리면 축제의 시작이다. 어린이날이면 이곳에 아이들을 가득 불러 모아 축제를 벌이고, 그 다음은 품바의 정신을 이어받은 나눔과 사랑의 축제가 그 뒤를 잇는다. 여름이면, 음성예총에서 주최하는 한여름 밤의 가요제가 열리기도하고, 가을이면 설성문화제로 공원은 또 잠 못 드는 밤이 계속 된다.…
인사가 만사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인사(人事)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이다. 만사(萬事)는 모든 일을 가리킨다. 따라서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다. 사람이 시작이고 사람이 마무리라는 공식은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이 태어나려면 하늘이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한 사람의 탄생은 하늘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일 중에서 사람을 다루는 일인 인사는 가장 큰일이다. 인재는 하늘에서 내려 보내고, 인재를 알아보고 선발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인재는 시대와 상황을 떠나서 늘 있다.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을 다룬다는 점이다. 무생물을 다루는 다른 분야는 표준화, 단순화, 자동화가 용이하나 인사업무는 그게 쉽지 않다. 인간은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모두 생각과 행동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사의 삼원칙인 적시, 적재, 적소가 중요하다. 또한 인사는 외부고객이 아닌 내부직원을 상대한다는 점이다. 인사권이 있는 조직의 리더들은 외부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반해 내부고객인 직원 만족을 위해서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
드디어,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졸리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 때나 자고, 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 밥도 먹고 싶을 때 먹었다. 한밤중에 일어나 어두컴컴한 창밖을 오래오래 바라보고만 있어도 괜찮고, 뱃살을 뺀답시고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매봉산과 구룡산을 왔다 갔다 해도 괜찮았다. 친구를 만나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수다를 몇 시간씩 떨기도 하고, 학창 시절 앨범을 꺼내놓고 한나절을 훌쩍 보내기도 했다. 어떤 날은 종일토록 나를 멍한 상태로 놓아두기도 했다. 거리낌없이 내 맘대로. 시간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건 내 평생 꿈이었다. 국민학교에 입학한 여덟 살 때부터(국민학교 입학 전은 시간에 관한 기억이 없으므로 빼버리고) 상근 직장인으로 마지막 출근을 했던 작년, 예순네 살의 마지막 날까지, 나는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꿈꾸며 살았다. 기억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거짓말을 처음 배우고 행한 건 국민학교 일 학년 여름방학 때다. 방학 동안 실천했다는 일일생활계획표와 매일 썼다는 일기장을 방학 숙제 결과물로 학교에 제출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나는 생활계획표대로 산 날이 하루도 없고, 일기는 방학이 끝나기 이삼일 전에 한 달 치를 몰아서
행정 지명은 기록에 의해서 전해지기에 한자로 표기되며, 국가 정책의 변화나 왕조의 교체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자연지명은 주민의 구전(口傳)에 의하여 전해지기에 세월의 흐름에 따르는 언어의 변화와 와전 등으로 많은 변이를 겪게 마련이다. 옷을 자주 입으면 닳고 헤지듯이 지명은 주민들이 생활에서 늘 사용하기에 부르기 쉽고 알아듣기 쉬운 말로 바뀔 수 밖에 없다. 특히 한자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귀에 들리는 음에 따라 제각기 연상되는 이미지를 언어유희에 따라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말로써 전해가기 때문에 원래의 의미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와같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민간어원설에 따른 지명 유래는 정확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 유희의 방법으로 유사한 음을 가진 다른 말로 교체하거나 꿈과 소망, 선호하는 내용과 억지로 결부짓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명들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는 언어학적인 언어 변이, 그리고 유사한 지형에 나타나는 유사한 지명의 변화 과정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이 요구된다. 그런데 민간어원이나 언어유
지적장애인 자식을 둔 부모들께서는 내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지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부모의 마음은 다 같을 것입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놀랄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1급 뇌병변 지적장애, 대장암 걸린 딸 38년 동안 돌본 엄마의 우발적 살인 사건으로 법원은 눈물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질식사시키고 본인도 죽으려 했으나 아들의 방문으로 인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위태로웠던 사건입니다.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을 누가 죽이고 싶었겠습니까?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어딘가에서 또 그런 살해를 생각하며 지내고 있을 장애인 가족들을 생각하면 사람 사는 일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번번이 일어나는 장애인가족 살해사건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023년 2월19일 오후2시 인천지방법원 413호 법정. 30대 발달장애인 딸을 살해해서 기소 된 60대 어머니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였습니다. 검찰에서는 지난해 12월,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으나 인천지법형사 14부(재판장 류 경진)는 형량을 크게 낮춰서 발표했습니다. 검찰 시민위원회 10명도 만장일치로 검찰 "항소 부제기" 의견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