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째 책상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내 앞에 놓여진 종이는 백지상태 그대로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쓰는 편지 첫 구절이 왜 이리 어려운지 지금까지 써 온 글이 무색할 지경이다. 벌써 4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노인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권유로 일흔을 넘긴 엄마에게 치매인지검사를 했다. 그러다가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 정식으로 등록을 하고 인지기능에 도움이 되는 약을 먹기 시작했다. 치매프로그램도 참여 하시고 인지등급도 신청해서 받았다. 그렇게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생활에 아무 문제 없이 지내실 줄 알았다. 엄마의 변화를 알아 챈 건 지난해 봄부터이다. 일주일에 서너 번 수업하러 오가다 들러서 집안을 살폈다. 점심을 밖에서 사드시고 남은 음식을 포장해 오셨는데 한 번도 그 음식은 먹지 않고 상해서 버렸다. 음식 재료는 있는 줄 모르고 다시 사거나 상자로 사서 버리기 일쑤였다. 쓰레기는 방 안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볼 때마다 엄마를 향한 나의 잔소리는 더해졌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그때마다 보이는 엄마의 태도는 비수로 꽂혔다. '알았어'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라고 표정 없이 말하는 엄마는 어린아이였다. 모질게 말하고 온 날에는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The Glory)'를 통해 학교 폭력의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언론을 통해 학교 폭력 문제는 종종 보도되었으나, 드라마를 통해 피해자가 느낀 아픔과 상처들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드라마에 등장했던 주인공 문동은의 담임 교사 김종문의 방임과 폭력에 대한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른바 '교폭(교사폭력)'이라는 키워드로 학교 폭력의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여러 연구들을 통해 학교에서 교사는 학생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주체임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이러한 문제 교사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고 이러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학교 현장에는 학생을 위해 먼저 나아가는 진짜 선생님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일부 문제 교사들로 인해 대다수의 선한 선생님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학창 시절에는 그것이 좋았던, 나빴던 각자의 추억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인간과 교육'이라는 교양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지난 학창시절에
초강대국 미국과 후발주자 중국 간의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그 사이에 낀 한국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의 경제·군사력 성장과 국제정치 영향력이 커지자 미국이 본격적인 패권경쟁에 나섰다. 미국의 대중국 패권경쟁은 두 갈래다. 하나는 통상부문 전반에 걸친 무역전쟁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군사력 확장 억제다. 통상분야 압박은 중국의 국제기준 충족 요구와 함께 미국의 자체적인 공급망 확충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자 미국은 반도체와 원자재, 중간재 자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국제적 분업 대신 미국 내에 공장을 유치해 생산량을 키우고 있다. 반대로 첨단무기와 전략산업에 필수품인 첨단 반도체의 중국 내 생산과 수출은 차단하고 있다. 미국이 공급능력 확충으로 전환하면서 국제 통상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가 급속도로 보호무역주의로 바뀌고 있으며 상호주의 원칙은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로 치환되고 있다. 무역장벽을 줄이기 위한 WTO(세계무역기구)나 협정국간 무역 특혜를 부여하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계는 이
미국 유수의 대학 중 하나인 예일대학교에서 분자생물 물리학 및 생화학 겸임 교수로 재직중인 칼 짐머는 한 저작 중 '첫 딸이 태어나, 아이가 웃을 때 아내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고 회고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저작 에 나온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저자는 나이지리아인, 중국인 그리고 유대인인 자신으로 연구를 했는데요. 겉모습이 확실히 구분되는 이 세 '인종'이 과연 '유전적으로도 구별될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미국 뉴욕 소재 유전체 센터에서 2주에 걸쳐 두 지원자와 자신의 유전체(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성한 단어로서 생명체를 구성하는 모든 생명현상을 조절하는 유전 물질(혹은 정보)을 통합해서 부르는 명칭)를 분석했는데요.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약 30억 개의 DNA 염기쌍 가운데 피부색, 체질 등을 결정하는 0.1% 가량의 단일염기변이(SNP single nucleotide polumorphism 어떠한 유전자의 단일염기가 치환되는 것. 즉 SNP 연구란, 개인마다 일정한 염기서열 패턴이 있지만 이 패턴중 일정 구간 혹은 특정 염기가 변화됨에 따라 서로 다른 인간에게 발생하는 유전적 변화가 있는
장애 이해 교육을 하면서 기본적인 용어 정리를 할 때가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불쑥 튀어 나온 장애 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를 때가 더러 있을 것이다. 아니면 모르고 사용 할 수도 있다. 사회적인 성숙도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차별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 맞겠다. 정확하고 적절한 언어와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장애인이나 장애에 대한 비하표현이나 저속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장애인에 대한 권리와 보호에 관한 국제적인 규정과 각 국가의 법률을 이해하도록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장애인의 권리와 차별 금지 발언에 대한 인식 개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고 장애인과의 공정한 대우를 위해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과 보편적 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장애인이 공간, 정보, 기술 등을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 원칙과 보편적 설계 원칙을 공유한다. 장애인이라 불가능하다. 이럴 수도 있겠으나 생각의 전환을 해 보는 것이다.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요구를 이해하고,
여느 때처럼 아침 결재를 하고 학교 숲에서 꽃들을 살피는데 저쪽 담 너머에 무슨 사단이나 벌어진 듯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갔다. 가까워질수록 소리는 커지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베트남? 러시아? 외국어였다. 남자들이 함께 모여 떠드는 소리가 마치 언쟁하는 것 같았는데 간간이 웃음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싸우는 것은 아니었다. 학교 담 너머 바로 옆집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숙소였던 거다. 10여 년 전, 음성 시골 학교에 근무할 때 잠시 대낮에 출장을 나갔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두 외국인이었고 한국인의 모습은 아예 볼 수가 없었다. 주변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았고 차가 없는 그들이 삼삼오오 걷는 모습이 마치 한국인들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 보였다. 그 후로도 더 많은 이들이 들어왔고 공장에도 농촌에도 그들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코로나로 외국인의 입국이 제한되었던 농촌에는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더니 그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카트만두발 비행기에 우리나라로 입국하는 네팔인들이 가득 찼었다. 어디 네팔뿐이겠는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증가는 다행한 일이다.
완당 김정희 선생의 아호는 500여 개에 이른다. 아호를 연구하는 한 학자의 논문을 보니 추사의 새로운 호가 더 찾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반은 '추사'를 아호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이는 선생의 '자(子)'다. 당시에 글이나 편지에 이름을 먼저 쓰고 자를 쓰는 예가 있었는데 이를 잘못 이해한데서 온 오류였다. 필자도 율곡 선생의 진묵 동호문답(東湖問答)의 첫 장을 고증했을 때 '이이 숙헌(李珥 叔獻)'이란 표현을 보았다. 숙헌은 바로 이이의 자였던 것이다. 추사는 평소에도 중국 명인들의 시 구절을 적어 친구나 후학들에게 주길 즐거워한 것 같다. 얼마 전 추사의 작품 대련을 고증하면서 특별한 아호를 찾았다. 중국에서 만든 고급 세금지에 종서로 쓴 대련인데 내용은 봄을 맞는 선비의 고고함을 나타낸 글이었다. 그런데 왼쪽에 기명을 보니 아호가 '금당(琴堂)'이었다. 완당이 아호를 금당이라고 썼다니 매우 흥미로웠다. 금(琴)은 사대부의 풍류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악기다. 둔탁한 것 같으면서도 웅장한 거문고소리는 선비들의 올곧은 심성을 상징한다. 풍류가객 백호 임제는 거문고를 어깨에 메고 명산대천을 유람하면서 명기들과 시주를 경쟁하기도 했다.
# 살아있는 모두를 위한 취리히에는 분수가 많다. 골목과 골목이 맞닿는 곳 어디에나 분수가 있다. 정말로 골목마다 분수가 있는지 골목골목 뛰어다니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20여 년 전 유럽 배낭여행 때의 일이다. 과거 물의 공급이 도시의 번성과 쇠락을 결정했다. 오래된 분수가 많다는 것은 도시에 물이 풍부했다는 의미다. 그리고 거미줄처럼 촘촘히 박혀있는 분수는 시민 모두에게 평등하게 기반시설을 공급하려고 한 흔적 같아 소박하지만 아름다웠다. 취리히가 좋은 이유다. 취리히에 머물던 이튿날엔 새벽부터 비가 왔다. 이른 아침 한산하고 단정한 취리히의 거리. 눈앞의 풍경에 걸음을 멈췄다. 분수대 아래 까맣게 비둘기들이 모여 분수대를 지붕 삼아 비를 피하고 있었다. 예술품으로서 가로 경관이나 식수를 제공하기 위한 기능은 부차적이라는 듯, 본래 분수대는 비둘기 은신처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빼곡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비둘기들. 인간 따위는 귀찮다는 듯, 나의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수다 삼매경이었다. 분수, 정원, 가로수처럼 도시를 풍부하게 하는 가로 시설물(Street Furniture)이 비단 인간을 위한 설계가 아니라 살아있는 모두를 위한 설계가 되
최근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 0.78로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며 초저출산국이 됐다. 인구 절벽위기가 현실화되고 있고 유치원 원아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령인구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500만명대로 떨어졌다. 특히 저출산의 영향으로 유치원생 감소폭이 가장 크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는 계속 늘어 지난해 사교육비는 26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 같은 자녀 양육과 교육비 부담은 20·30대 젊은층의 결혼과 출산기피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초저출산, 인구 절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아 보육 및 유치원 교육부터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현 정부는 '국가교육 책임제 강화를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돌봄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자 '유보통합' 정책을 새롭게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유보통합은 1990년대부터 역대 정부가 지속적인 시도와 실패를 거듭해온 해묵은 교육 난제이기에 이번 유보통합 정책의 추진 과정과 실현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크다.…
주말을 좀 바쁘게 보내고 나니 요일 감각이 떨어진다. 어느새 파노라마처럼 꽃들이 피고 지고 초록이 물들기 시작했다.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일들이 많았었는데 선뜻 생각이 나질 않는다. 집중이 흐려지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도 떨어졌다. 길을 잃은 기분이랄까. 마음의 지도를 찾으려 해도 딱히 보이지 않고 공허하고 어두웠다. 가장 가깝게 있는 책을 펼쳤다. 무심코 아무 곳이나 손에 잡히는 곳을 펼쳐 중간 페이지를 열었다. 순간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가속도에 눈이 번쩍 뜨였다. 호수가 펼쳐졌다. 그 호수에는 낯선 풍경들이 잠겼고 낯선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낯선 언어가 들려왔다. 바람이 불 때마다 호수 주변에 섰던 수양버들이 너울너울 내 마음처럼 흔들렸다. 우리는 오래전 그 공간에 함께 있었다. 얼마 전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수필집을 출간했다. 그래서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여 기쁨을 더했고 시간을 넘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함께한 시간들이 많아서인지 글이 맛있게 읽혔다. 평소 수필집은 소설처럼 궁금증을 가지고 한꺼번에 내리읽는 것과는 다르게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며 읽는 편이다. 그래서 책상 위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여유
다섯 시 알람이 울린다. 인천, 눈을 뜨자마자 낯선 도시를 발음해 본다.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에서 '100편의 소설 100편의 마음'이라는 전시회가 열린다고 한다. 오래전 작가들의 영혼을 보러 간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두근거리는 일인가. 청주에서 인천까지 물리적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그러나 도道를 넘나들기 때문에 심리적 거리는 멀다. 먼 길을 떠날 생각에 며칠 전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시외버스 앱으로 미리 차 시간표를 알아보고, 쉬운 길 찾기 앱으로 경로도 익혀 두었다. 그리고 일곱 시 이십 분 버스를 예매해 놓았다. 드디어 오늘, 나는 1900년대를 만나러 간다. 여섯 시 반에 현관문을 열고 나와 내 차에 시동을 건다. 터미널 근처에 차를 주차해 놓고 인천행 버스를 탈 요량이다. 터미널 근처 골목을 빙빙 돌기를 몇 번, 마침 주차했던 차가 빠지고 있다. 간신히 차를 대고 바람처럼 걷는다. 새벽부터 바쁘게 움직인 탓에 시간이 넉넉하다. 버스를 기다리며 훈풍을 맞는다. 사느라 바빠 계절을 마주할 겨를도 없었는데 봄이 불쑥 내 옆에 서 있다. 버스가 도착하고 자리에 앉는
디지털플랫폼 정부 즉,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가기 위해 LX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X는 국토정보 플랫폼 전문기관으로 지정돼 융·복합 공간정보를 담는 그릇(LX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2023년 1월, LX는 디지털 트윈국토 플랫폼 전문 지원기관으로 지정돼 중앙·지방정부에 행정망 디지털 트윈국토 플랫폼을 확산하고 있다. 각 지역본부에서는 대민 서비스 지원을 위해 지방정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존의 행정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또한, 정책 의사결정을 지원해 선진화된 지방정부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례로 LX충북지역본부는 충북도청과 협업해 2020년 스마트 공간행정 플랫폼인 "마루"를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인프라와 행정데이터를 연계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 공간행정 기반의 의사결정체계와 스마트 지방행정을 구축해 행정 효율화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플랫폼은 3년차 사업으로 대도민 서비스 강화와 행정 서비스 추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추후 관내 지자체로의 확산으로 협력 기반을 조성해 다양한 도시 문제를 도민과 함께 해결하고 개선해 나아가는 열
"공정무역 커피가 맛이 왜 이렇지요? 유기농 커피라면서요. 그렇다면 고급커피 아닌가요?" 커피테이스팅 강의에서 종종 나오는 질문들이다. 그런데 그날은 좀 당혹스러웠다. 사전 요청에 따라 주최측이 제공한 공정무역 커피를 테이스팅에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커피의 면모는 갖추고 있는데, 후미가 떫고 거친 데다 묵은 맛도 비쳤다. 결점두로 인한 이취가 감지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드립용으로 마시기에는 당초 로스팅이 진하게 됐고, 생두를 볶은 지도 시간이 꽤 지난 것이 분명했다. 관계자에게서 한 두달 전에 드립백 상태로 공정무역 커피를 받아 사무실 캐비닛에 보관했던 것이라는 말을 듣고 상황이 이해됐다. 가정에서 모카포트나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는 분들도 많아 커피를 다소 진하게 볶아 드립백에도 사용했다는 부연 설명도 들었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스페셜티 커피라고 해도 이렇게 볶고 시간을 지체한 뒤 테이스팅하면 좋을 수 없다.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질문들에는 한결 같이 이렇게 대답한다. "공정무역 커피는 형편이 어려운 재배자들이 생산하기 때문에 나무가 병들어도 농약을 구입할 여력이 없습니다. 자연 그대로 커피를 생산할 수밖에…
지난주부터 자주 눈에 안개가 끼었다. 피곤하거나 복잡한 일이 생기면 더 그랬다. 그러다가 또 시야가 탁 트이기도 했다. 한 살씩 나이 들어가는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인간의 몸을 포함해서, 쓰면 쓸수록 닳기 때문이다. 그래도 걱정되는 마음에 인터넷을 뒤졌다.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검색하니 몸이 보내는 신호를 가볍게 여기다가 후회한다는 글이 많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지 않도록 경계하는 글들이 많았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값이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토요일 일찍 안과를 찾았다. "안구건조증도 있고, 시신경도 관리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러면서 덧붙였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보는 시간보다 자연을 좀 더 자주 보세요. 5월이잖아요. 고개를 조금만 들어보세요. 거기 다른 세상이 있어요." 처방전을 받아 들고 '다른 세상'을 생각했다. 다른 세상은 고개를 조금만 들면 있었다. 5월이라니. 푸름. 화창. 싱그러움. 그런 말들이 어쩌면 다른 세상을 만드는 게 아닐까? 약국에서 곧장 인공눈물을 점안했다. 인공눈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턱 끝을 살짝 치켜드는데, 약국 창문 너머로 초록의 숲이 보였다
지인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매물 중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있으면 알아보아 주어요. 금액은 상관없이…" 매수의뢰를 해 온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은 부동산 관계의 소식이 빠르고 물건을 보는 안목의 수준도 준선수급이어서 '무슨 정보가 있구나.'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조간신문 1면에 국토부장관이 '전국15개 첨단조성…그린벨트 역대 최대의 규모로 푼다.'는 기사가 실렸다. 란 무질서한 도시 확산을 방지하고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지정해 놓은 구역이다. 토지의 형질변경, 분할 등 행위를 제한했는데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란다. 풀어 준다는 것은 재산가치의 회복으로 이에 해당하는 토지 소유자들은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이다. "어떤 바보가 자기 땅 밑으로 터널을 뚫게 하느냐?"라고. 몇 개월 전 치러진 당 대표 선거에서, 투기의혹으로 몰린 후보가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에게 되물은 말이다. 국토이용계획에 관한 법률을 조금 이라도 아는 이라면 아주 기초적인 상식이기 때문이다. 혹간 힘(?)센 자들의 입김은 예정 고시된 도시계획 선을 비껴 지나가는 것은 보았지만, 직접 맞닿는 경우 예외적인 몇 조항을 제외하면 별 효용가치가 없다. 채근담에 '관 뚜
2021년 1월 기초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시행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빨간불이 들어온 듯하다. 한편에서는 매년 급등하는 손실보전금으로 인해 준공영제를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지, 이럴 바에는 공영제로 전환하든가, 아니면 다시 이전 상태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임금인상률 조정과 추가적인 재정지원 등 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둥 파업을 논의 중이라는 소리까지 들려 온다, 준공영제 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준공영제 관리위원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참담함을 넘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점점 열악해지는 시내버스 운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활동한 입장에서 더욱 참담한 마음이다. 시내버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보전금이 매년 급등함에도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된 준공영제,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 청주형 준공영제는 특·광역시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합의안 마련을 통해 우려와 기대 속에 출발하였다. 준공영제 합의안에는 '준공영제 시행 기간 동안 노선 운영 및 조정, 노
르네상스 3대 거장인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 '최후의 심판'을 그렸다. 단테의 '신곡'을 읽고 그 내용을 벽화로 그린 것으로 작품 속에는 천국과 지옥의 심판을 받는 391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등장인물은 미켈란젤로가 살아가며 겪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많은 수의 등장인물들의 특성에 알맞은 얼굴을 실존 인물 가운데 찾아 실재감을 높이고자 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을 겪는다. 욕심이 많은 사람, 배려심이 깊은 사람, 자기중심적인 사람 등 나이가 들수록 그 사람이 가지는 분위기는 더욱 확고해지는 듯하다. 예를 들어 지혜로운 사람은 세월이 흐르며 더 지혜로워진다. 나이가 많다 해서 모두가 지혜롭지는 않다. 아집이 있는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그렇게 된다. 살아온 모습이 고스란히 얼굴에서 드러난다. 미켈란젤로도 이러한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물의 특성에 알맞은 얼굴을 그려 넣으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최후의 심판'에는 미켈란젤로 자신의 얼굴도 그려져 있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바르톨로메오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렸다. 바르톨로메오는 아르메니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 가죽만 남겨진 채 처참하게 처형된
어머니! 참으로 장한 나의 어머니. 일제 탄압의 고통과 한국전쟁의 역사 속에 피눈물 나는 고통과 굶주림을 몸소 겪으며 살아 온 우리 어머니. 강 씨 문중의 18세 처녀가 부안 임씨 집안과 인연을 맺었다. 결혼 후 1남 6녀를 낳으셨다. 그때는 남아선호 사상이 강했던 시대다. 어머니는 내리 다섯 딸을 출산 할 때마다 죄스럽고 부끄러운 마음만 들어 산후 조리도 못했다고 한다. 그 누구도 딸 낳았다고 시집살이 시키는 사람도 없었는데 늘 죄인처럼 살았다는 어머니. 몸조리를 못해서 늘 뼈마디가 아프고 삭신이 아프다며 몸져 눕는 일이 많았다. 맏이인 나는 어머니의 그런 아픔을 보면서 집안일을 많이 돕고 자랐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오직 자식들에게만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절약하며 살아 온 부모님이다. 열심히 새마을운동을 하면서 가정 형편이 점차 좋아지게 되었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쥐꼬리만 한 월급을 한 푼 두 푼 알뜰하게 모아 해마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땅을 장만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공직 일에만 충실하셨지 아예 집안일은 통 모르고 사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집 안팎일은 어머니 몫이었다. 삭신이 아파 잠도 편히 못자고 이른 새벽부터…
우리나라 국가청렴도 순위가 지난해 기준 31위로 나타났다. 올해 1월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즉 국가청렴도 순위가 180개국 중 31위로 역대 최고 성적이다. 100점 만점에 63점, 백분율로 환산하면 17%안에 든 셈이다.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이후 6년 연속 상승세다. 목표치 20위권 진입은 실패했으나 우리나라 '청렴수준'의 상승 동력을 확보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국가청렴도(CPI)는 공공·정치 부문 부패에 대한 전문가 인식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지표다. 70점대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를 의미하며 50점대는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로 해석한다. 청렴도 1위 영예는 덴마크(90점)다. 2위는 핀란드(87점)와 뉴질랜드(87점)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일본(73점)은 18위, 미국(69점) 24위, 중국(45점) 65위, 북한(17점)은 171위, 꼴찌인 180위 불명예는 소말리아(12점)가 안았다. 우리나라는 2008년 부패방지권익위법을 시작으로 2011년 공익신고자 보호법, 2016년 청탁금지법, 2020년 공공재정환수법, 2022년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 함으로써 반부패 법률
매년 4월 2일은 '세계 자폐인의 날'이다. 2007년 UN이 자폐성 장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고자 제정하여 선포한 국제기념일이다 자폐증(自閉症)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상태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공식 진단명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이며, 장애인복지법상 장애 유형으로는 자폐성 장애로 분류된다. 자폐성 장애는 작년 여름 모 방송사에서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 특정 영역에 놀라운 재능을 보이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변호사 이야기를 그려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자폐성 장애는 본인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데 어려움을 지니며, 행동 및 관심사와 활동 범위가 제한적이면서 주로 과잉행동을 하는 장애 유형으로 크게 네 가지의 주요 증상이 있다. 첫 번째, 사회적 고립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때를 제외하고는 자발적으로 주변과 교류하지 않고 접근을 거부하거나. 타인과 교류하더라도 교류방식이 수동적이거나 유별나고 일방적인 경향이 있다. 두 번째, 지적장애 동반이다. 자폐 아동의 약 85% 정도가 지적장애로 인한 인지적 문제가 있어 사회적 이해나 언어에 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해를 넘겨 15개월째이다. 별 저항 없이 점령할 줄 알았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정치 갈등이 심했다. 그러나 코미디언 출신의 젊은 40대 블로디미르 젤린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했다. 모두가 우크라이나를 버리고 국외로 피신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젤린스키 대통령은 국민의 지지를 얻으며 결사 항전을 이끌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400여 년 전 임진왜란. 선조 임금은 조정을 둘로 나누는 분조(分朝)를 하여 광해군에게 군사를 모아 항전하게 하고 본인은 압록강을 건너 명나라에 의탁하려 했다.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을 생각한다. 로마제국 전성기를 이끈 제16대 황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는 그의 저서 《명상록》에서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으로 '성찰과 겸손'을 꼽았다. 그는 권력 독점을 경계하여 권력을 분산시켰다. 이른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논리에 부합된다. 여기에 더해서 '책임감, 현재와 미래를 보는 통찰력, 실천력, 애민(愛民)'이 아닐까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변명 뒤에 숨지 않는다' 했으니 책임감을 말한 것이고, 한비자는 '훌륭한 지도자는 타인의 재능과 지혜를 이용하여 인재를…
과거의 일을 정리하여 기록한 것을 역사 history라고 하는데, 본연의 뜻은 과거를 탐구하고 서술한다는 것을 뜻한다. 어원은 그리스어인 이스토리아(istoria)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라틴어 historia, 고대 그리스어 ·στορ·α (historia, "연구를 통한 학습"). 역사는 독일어의 게시히테(Geschichte)의 어원인 geschehen(일어나다) 처럼 과거에 일어난 사실 그 자체를 의미하는 말이다. 역사는 기록하는 사람의 관점을 중심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기록에 매몰되어 해석하다 보면 시간의 거리만큼 차이를 만든다. 과거 일어난 사건의 기록 역시도 기록자의 관점에 따라 확실하게 구분되기에 기록에만 의존하여 모든 것을 단정 지으면 사실과 다른 결론이 될 위험에 있다. 그렇다고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해석하여 역사를 오독하는 경우는 더 난처한 일이 된다. 예를 들어 '조선의 왕은 여러 여자를 부인으로 두었기에 난봉꾼이다.'라는 해석은 역사적 사실을 기준으로 했지만, 현대 해석으로 오독 하게 되는 경우다. 글과 같은 고급의 기록문화도 있으나 사물, 구전, 설화 등과 같은 민간이 중심이 되는 기록들도 존재한다. 민간에서의 기록은 역사적으로 중요
Islay 영국 연방국가 중 스코틀랜드 서쪽에 위치한 섬, 그 지역엔 생소한 지반층이 존재한다. 한글로는 이탄이라고 불리며 영어로는 Peat(피트) 라고 불린다. 지반을 채취하고 사용하여 땔감으로, 위스키를 제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도 사용했는데 그 위스키가 바로 피트 위스키이다. 이 피트는 습한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고 값싼 재료로 여겨져 나무 대신 땔감으로도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 값싼 명성 덕에 위스키 제조에도 사용되었는데, 보리에 어린 싹을 틔워, 틔운 대로 피트를 사용해 훈연하고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제조됐다. 오늘은 그 피트 위스키의 깊은 맛과 향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이 피트 위스키는 바닷가 섬 지방을 본거지로 삼고 있으며 거친 해풍을 맞고, 피트로 훈연해 만든 맥아를 캐스크(Cask)에 숙성시켜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나의 첫 피트 시음은 다소 독특한 느낌이었다. 글로 표현해 보자면 첫 입과 동시에 나의 숨겨왔던 본성을 찾아낸듯한 반가움이었던 것 같다. 피트(Peat) 위스키는 거북함이 없었고 끝 맛엔 진한 여운이 남아있는 느낌, 피트 위스키는 혀에 닿는 순간 짭짤함으로 시작해 중간엔 알코올 느낌으로 물들고 마지막은 진한 피트
거리가 있어서일까. 그곳을 가려면 큰마음을 먹고 가게 된다. 앞으로는 호수가 펼쳐지고, 뒤로는 우거진 숲이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음성에서 출발해 금왕을 잇는 37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사정리 저수지 안쪽에 아담한 식당이 보인다. 낮에는 큰길에서 멀찍이 있어 평범한 식당 같지만 가까이 가게 되면 아담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아름다운 정원에 이끌려 들어가고 싶게 만든다. 그 식당은 밤이면 화려한 조명등으로 인해 멀리서도 금세 눈에 들어온다. 음성과 금왕 근방의 사람들은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그곳을 찾는 사람이 적잖이 많을 듯하다. 그럼에도 사실 내가 그곳을 가는 날은 뜨문뜨문하다. 가끔 단체나 모임에서 그곳을 장소로 정하게 되면 가는 것이 고작이다. 그곳은 격식을 차려야 하는 조촐한 모임이나. 가족의 특별한 날 식사 자리로 안성맞춤이다. 다인실이 따로 있어 10명 정도의 인원 정도라면 정담을 나누며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다만 미리 예약을 해야 그런 행운도 따라올 것이다. 지금이야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이웃 도시에 경관은 물론이고 맛도 좋은 레스토랑은 많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음성 사람들에게는 그 집은 왠지 특별한 곳이
제임스카메론 거장이 제작한 '아바타(Avatar)'는 2009년, 재학중이던 중학교에서 서문 CGV로 단체관람을 하러 가 보았던 영화였다. 그 당시에는 이 영화의 러닝타임이 그렇게 긴 줄 몰랐는데, 영화 관람 후 162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었던 영화라는 걸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2022년 12월, 13년만에 '아바타2-물의길'이 개봉을 했다. 개봉하기 전부터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화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13년이 지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던 영화였기 때문일까, 개봉하자마자 영화 예매 시에 아이맥스(IMAX)나 4D 상영관은 매 회차 전석 매진이었던 만큼 티케팅이 상당히 치열했다. 그리고 나도 이 영화를 기다렸던 한 관람객으로서 영화와 관련된 후기를 남기려 한다. 한 마디로 '아바타-물의길'은 기대이상이었다. 그저 1차원적인 재미로서도 기대이상이었지만, 중학생 때는 그저 흥미롭게만 보았던 영화가 성인이 되고 나서인지, 아니면 공무원이 되고 나서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성과 환경파괴라는 가치까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먼 훗날 에너지 고갈 문제가 생긴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