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산성군이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추진과정의 문제점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중부내륙산성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작업은 한국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최초의 잠정목록에 보은 삼년산성이 포함되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년산성은 우리나라 고대 성곽을 대표하는 것으로 세계유산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벽 보수정비 과정에 사전조사와 철저한 고증이 없는 채 과다 정비로 인하여 원형을 잃어버리고 마는 우를 범함으로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였고 세계유산 등재 조건에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중부내륙 일대에 산재한 산성들 가운데 어떤 것들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가 시작되었고, 역사지리적으로 공통의 요소를 갖는 일련의 산성들을 묶는 방식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보은 삼년산성을 비롯하여 청주 상당산성, 단양 온달산성, 충주 장미산성, 충주산성, 괴산 미륵산성, 제천 덕주산성 등 7개 산성을 하나로 묶어 산성군을 형성하였다. 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에 따르면 연속유산들은 유산을 남긴 역사문화집단이 같거나, 지리적으로 연관되는 같은 유형의 것이어야 한다. 중부내륙산성군에 포함된
내륙과 해안 지역의 경제력은 어느 쪽이 높을까? 내륙발전에 대한 고민과 전략 없이 해양지향형의 국가경쟁력 강화전략이 과연 효과가 더 클까? 우리는 종종 이러한 질문에 대한 고민에 빠질 때가 있다. 국토공간에 있어 몸의 단전에 해당하는 내륙은 역사적으로 희생과 홀대의 대상이었지 경제발전과 국가경쟁력향상을 위해 체질개선을 위한 전략적 지원의 대상에서는 항상 소외 되어 왔다. 과거 석탄이 주요 에너지 자원이였을 때는 중요한 자원을 생산하는 공급지의 하나였고, 수도권 주민들의 용수공급을 위한 그리고 에너지 생산을 위한 수력발전의 대상이었으며, 조전의 대상이었던 백두대산은 국민들을 위한 숨 쉴 맑은 산소를 공급하는 공간이었을 뿐이었다.얼마 전 서해안의 길목에 있는 당진군이 시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상전벽해 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의 국교수교 이후 국가의 주요 성장 축이 서해안으로 쏠리며 나타난 결과이다. 이에 비해 한때 '개가 지폐를 물고 다닌 적이 있었다'는 내륙 도시들은 인구가 반 토막이 난지 오래전이고, 이제는 '시와 군이라는 행정구역단위의 지위를 잃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반세기…
사직공원을 산책한다. 오월의 신록이 눈부시다. 은빛 비늘처럼 햇살에 반짝이는 연두빛 나뭇잎들, 살갗을 스치는 간지러운 봄바람에 짜릿한 행복감을 느낀다. 5월의 초록빛만큼 젊고 아름다운 색깔이 또 있을까? 5월의 봄은 생동과 건강성으로 충일하여 내내 황홀하다. 희망에 설레는 5월의 봄을 오십 번을 맞이하고 보냈지만 내 20대 젊은 날의 봄은 암울했다. 1980년 오월,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지금의 서원대학교 전신인 청주사범대학 옆 등교 길에서 총을 든 군인들과 마주쳤다. 교문 앞은 철조망 바리케이드로 막히고 대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내몰렸다. 뉴스보도와는 다르게 들려오는 흉흉한 소문들. 불안한 나날이었다. 이후 고향 동네 형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들은 소문이 아닌 사실이었다. 광주 투입 공수 부대원이었던 그 형은 말을 전하며 몸을 떨었다. 서울에서의 재수시절은 최루탄 내음 속에서 학원수업을 들어야 했다. 그 때 가졌던 시대적 불안과 현실정치에 대한 답답한 의구심이 전공을 정치학으로 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대학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시 금서로 판금되어 몰래 몰래 읽었던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나 '우상과 이성', 한완상 교수의 '민중과
천지에 이런 사태가 없다. 텅 비어 있던 세상에 꽃과 유록빛 잎새들이 기적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다. 꽃 덤불 무성한 자리에, 부풀은 나뭇잎새 그늘 아래 새로운 영토들이 생겼다. 주변의 대지와 산야가 갑자기 넓어진 느낌이다. 오월의 아름다운 몸들이 여기저기 가득하다. 도처에 새로운 생명이 돋아나지 않은 곳이 없다. 대지에서만 무언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집 근처 작은 호수는 언제나 거울처럼 매끄러운 수면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문득 보니 물 위로 무언가 아른아른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수초나 연잎의 한 종류인 듯 했다. 나이 들어가는 탓인지 새삼 절기의 변화와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곤 한다. 더구나 5월 초순 무렵의 자연은 가히 지상의 낙원과도 같은 풍경을 연출하곤 하는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나무의 아름다움은 흔히 말하듯 필설로 형용하기 어렵다. 얼마 전 시외에 다녀오다 우연히 차창으로 스치는 언덕의 나무숲을 보았다. 잠깐 동안의 일별이었지만 오월의 나무들이 만들어낸 연두빛 그늘로 숲속은 청신한 소녀의 얼굴처럼 해사했다. 그늘이란 곧 '어두움'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환하고 맑은 그늘의 빛이 천의 염료가 번지듯 순간적으로 마음을 물들
지난 토요일 동료 직원들과 함께 속리산에 다녀왔다. 산 위에는 이제 막 잎이 나오고 있었다. 옅은 초록잎이 상큼한 바람과 더불어 등산객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문장대에 오르는 중간에 있는 할딱고개 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동동주를 마셨다. 다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내려올 때 또 들르라고 한다. 다시 이곳으로 오지 않는다고 하였더니, 그럼 내려가서 자기가 아는 식당으로 가 밥을 먹으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으니, 순간적으로 전에 속리산 봉곡암에서 사법시험 공부를 할 때, 좋아하던 아가씨가 떠올랐다. 그 아가씨네 집이 식당을 한다. 휴게소 아주머니에게 "내 첫사랑 식당에도 못 가는데, 어떻게 다른 곳에 가냐"고 하니, 그 식당이 어디냐고 묻는다. 식당 이름과 함께 아가씨 이름까지 대니, 시집을 갔다고 한다. 머리를 길게 기른 휴게소 아들은 그 아가씨가 자기 친구라고 하였다. 반가운 마음에, 그 아가씨 보거든, 전에 봉곡암에서 공부하던 총각이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가 되었다고 전해 달라고 하니, 휴게소 아주머니는 "우리집 딸도 예쁜데, 왜 그 집으로 갔어·"라고 농담을 하였다. 난 소심한 성격에다가 시험 공부를 하느라, 대학교 때 제대로 연애를
유가가 지속적으로 100달러 전후를 오르내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최대 농업국가인 미국과 브라질, 유우럽 등지에서 식량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유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 같아 나름대로 분석한 농산물 부족현상에 대한 국제 농산물 가격급등이 일어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중국 등은 바이오 연료시스템을 계속 늘려 나갈 것이며 원유의 부족현상은 브릭스 4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신흥 경제 발전대국의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국민들의 생활이 급속히 바뀌기 시작했다. 국민차를 만들어 타고 식생활이 채식 위주에서 육류 위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들 4개국의 인구는 어마어마하다. 인구가 많은 대국에서 식생활이 채식에서 육식으로 바뀌면서 국제 농업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요즈음 학교급식 문제가 연일 신문의 지면을 장식 하지만 우리는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모두 잊고 살고 있다. 에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산물의 수요에 비해 공급량의 감소로 농축산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현상으로 식량이 자원이 되기 전 나타나는 특징을 말한다. 용어는 농업의 에그리컬쳐(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것이다. 요즈음 연일…
어린애가 어른다우면 얄미워 보이고, 어른이 어린애 같으면 보기가 딱하다. 애늙은이는 허우대만 컸지 속은 철부지의 푼수를 넘지 못한 사람을 두고 빈정대는 말이다. 게으름뱅이는 하루하루를 그저 되는대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시간을 낭비하며 아까운 곡식을 먹어치우기만 하는 셈이다. 그래서 하는 일이 없으면 먹지 마라는 것이다. 먹지마라 함은 살지 마라 하는거나 같다. 산다는 것은 그냥 숨만 쉬는 것이 아니라 할 일이 있음을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할 일이 있어야 사는 맛을 느낀다. 이러한 맛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은 왜 사는가를 생각하지 않고 남이 사니까 나도 곁들여 산다고 여긴다. 이는 헛사는 것이다. 일을 왜 하는가· 한 사람은 살기 위해서 일한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고 대답을 한다면 둘 중에 누가 옳을까· 살기 위해서 일한다고 말한 쪽이 옳은 셈이다. 돈이란 삶의 수단으로 있는 것이지 목적은 아닌 까닭이다. 그러나 수단이 목적을 눌러 버린 세상은 모든 것이 물구나무를 선 꼴로 되어버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로 그렇게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중이다. 재물이란 삶의 비료에 불과하다. 비료를 알맞게 주면 곡식이 잘 자라고 너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 태동은 1960년 3월 15일에 실시된 제4대 정ㆍ부통령선거에서 자유당의 부정선거에 항거한 학생중심의 4ㆍ19혁명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불의에 대한 항거와 대통령선거의 직선제를 관철한 1987년도의 6ㆍ10민주항쟁 등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오늘 날과 같은 민주주의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질곡의 민주주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국민의 민주의식 향상과 정치제도의 발전으로 새로운 정치문화가 정착되어 가고 있으며, 또한 대의제민주주의의 전제 조건인 선거에 있어서도 기존의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뿐만 아니라 풀뿌리민주주의라 일컫는 지방자치의 부활과 시ㆍ도의 교육감 및 교육의원의 직선제 도입으로 공직선거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높아진 국민의 교육수준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기구나 사회의 기구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조직의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있어 대화와 토론보다는 물리적인 힘의 논리를 앞세우는 등 아직도 우리사회는 대화와 토론문화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민주시민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것
가족의 달 5월!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5월에 함께 있다.흰 바탕 검은 글씨, 한쪽 가지런히 기차가 달려가듯이 붉은색 주말이 매달려 있는 달력에 5월은 유독 붉은색이 자주고름 매듯 더러 뵈는 게 또한 반갑기도 하다. 5월이 기다려지는가·그렇다면 당신은 초등생· 혹은 일에 지친 직장인이거나 또는 자식들이 찾아 들 것을 기대하는 노인이리라그와 반대로, 5월이 마냥 반갑지 아니한 자는 산수유 알갱이처럼 박봉에 시달리는 직장인지라 돈이 없거나 함께 할 애인도 돈도 없는 미혼이거나 혹은 효심 가득한 자식이리라. 마음처럼 줄 것이 많지 아니한 게 그 이유이리라 비참해 할 일은 아니다. 우린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고 대부분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가끔 달력 한 면 가득 붉은 노을이 가득하길 상상해보기도 한다. 단, 유급이라는 조건을 달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달 정도쯤 말이다. 조건 없이 달력 내내 지속되는 휴가라는 건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이다. 이 아름다운 휴가를 '가족'과 함께 외국으로 고향으로 찾아가는 사람들 때문에 하늘 길과 땅 길들이 참 바쁜 것 같다. 과거와 달리 가족과 휴가를 즐기고 주말을 함께 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주일인 어제 5월 15일은 제 30회 스승의 날 이었다. 스승의 넓고 크신 은혜와 사랑을 되새기자는 뜻에서 지정한 기념일로 1963년 5월 26일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가 이날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각종 행사를 거행한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이 스승의 날이 되었다. 그러나 1973년 정부정책에 의해 금지되었으며 1982년 군사정권이 끝나면서 새롭게 부활하여 30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우리는 보통 가르치는 사람을 선생(先生)이라 부르고 배우는 사람을 학생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의 선생의 의미는 생물학적으로 자신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선생이란 나이와 상관없이 먼저 깨우쳐 아는 것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란 의미가 더 클 것이며 학생 또한 나이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배움을 받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겠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직접 큰 가르침을 주신 분에 대해서는 선생이라 하기보다는 스승이라는 존칭으로 우러러 부르며 또한 스스로를 그분의 학생이었다 하기 보다는 제자였다고 칭하게 된다.사실 오랜 세월 배움의 삶을 살면서 누구나 많은 선생님들을 만난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모든 선생님을…
최근 따사로운 햇살을 맞아 가족 나들이·야유회·체육활동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 왔다. 하지만 나들이 인구수가 증가하는 4~5월이면 안전사고율이 다른 계절에 비하여 크게 증가하며 이로 인하여 119를 찾는 환자수가 늘어나 따뜻한 봄날, 건강한 나들이를 즐기기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첫째는 안전운행이다 봄철에는 각 기업체 등 직장단위의 야유회나 모임이 많아지고 개인이나 가족단위 및 동호회 여행 등으로 장거리 교통량이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이처럼 나들이 철에 단체여행 증가는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기본적인 안전규칙을 소홀히 하기 쉽다. 또한 나들이 철에는 목적지 이동 중에 차내 음주 및 가무로 인해 운전자의 주의력이 산만해져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게 된다.따라서 나들이 철에는 장거리 여행과 무리한 일정으로 과로운전이 돼 사고발생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여유를 갖고 운전에 임해야 한다.둘째, 소방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사고가 산악사고다. 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흔히 발생하는 실족에 의한 사고부터 해빙기 지반약화에 따른 추락 및 낙석사고,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 그에 따른 저체온증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음주 후 무리하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시상식에서 은반의 여왕 김연아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두 손으로 연신 닦았지만 한없이 솟구쳤다. 내 가슴도 한없이 뭉클했다. 허전함과 쓸쓸함이 감돌았다. 해설자는 심판이 짠 점수를 주었기 때문에 우승을 놓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변명하든 섭섭함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일본의 안도미키가 우승을 하고 김연아가 준우승을 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저몄다. 일본이 아니고 다른 나라였다면 다소 그 느낌은 감소되었을지 모른다. 일본과 우리의 숙명적 대결이 눈물을 솟구치게 한 것이리라. 또 다른 하나의 이유는 13개월의 공백 기간을 극복하고 무사히 대회를 마친 성취감에서 나온 눈물이 아니었을까. 나는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을 시청하려고 밤 10시 46분에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다. 집사람은 나 때문에 김연아 피겨선수권대회를 시청할 수 없다고 투덜댔다. 나는 생중계 시간에 집에 당도하려고 애써가면서 승용차를 몰았다. 정체되는 구간에는 가슴을 조이곤 했었다. 그런 기대 속에서 첫날 쇼트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결과는 1등이었지만 보는 순간은 약간 불안했었다.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했기 때
최근에 저축은행 문제가 연일 신문, 방송의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특히 뉴스 중심에 있는 사건은 부산저축은행사태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시중은행과는 조금 다른 제2금융권이라고 표현하는 저축은행들에 믿고 돈을 맡긴 사람들은 이자라도 조금 더 받고자 하던 서민들이다. 더 자세히 보건데 부산 자갈치 할매 같은 평범한 고객들이 피땀 흘려서 번 돈들을 맡긴 것이 날벼락처럼 날아가게 되었으니 서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것은 돈이 아니라 목숨이었다."라는 어느 소액 예금주의 절규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하루 전에 사전 특혜인출로 촉발된 이번 저축은행 사태는 금융감독원 직원의 자살 사건을 거쳐 이제 파장이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져 가고 있다. 말 그대로 탐욕의 고리가 어디까지 이어져 있을 지 궁금하다. 부산저축은행사태는 단순히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거대한 탐욕의 풍선이 터져버린 것이다. 이른바 대주주라고 할 수 있는 경영진의 무책임과 불법행위, 감독관청이라고 하는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의 직원들의 책임포기와 불법가담은 도저히 눈을 뜨고…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스승은 있기 마련이다. 필자도 제자의 신분으로 스승을 찾아뵙기도 했고 일생을 교단에 서왔기에 많은 제자들에게 스승의 날에 성김도 받아본 터라 5월에는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나라는 스승의 날이 제정 운영된 것만도 반세기에 가깝다. 그간 스승의 날에 대한 문제점도 많았기에 우여곡절도 꽤나 겪었다. 실제 스승의 날이 제정된 당시의 배경과는 강산이 다섯 차례나 바뀐 바와 같게 생활 상태나 국민적 정서마저도 현격한 변화가 있었다고 하겠다. 스승의 날이 제정된 것은 1964년 4월 청소년적십자단원 대표들이 전라북도 전주에 모여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고 전해온다. 제정 목적은 학생이나 일반국민들에게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데 있었고, 이날은 스승들을 위한 각종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보통 학생들은 빨간색 카네이션을 스승의 가슴에 달아드림으로써 불우한 처지에 있는 스승을 위로하고 스승의 은혜를 기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뜻이었단다. 스승이 불우한 처지에 있었다는 말부터가 요즈음 사람들에게는 의아하게 들릴 것이다. 1964년 전후만 해도 적은 봉급은 경제적 빈곤을 벗어날 수 없었다. 심지어 사친회비
최근 한 방송사의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가수의 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실력파 음악인 5명이 멘토로 활약한다. 이들은 매주 온 국민 앞에서 '제자 ○○○의 멘토'라고 당당히 소개된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도 '제자 ○○○의 스승'이라고 멋지게 기억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았다. 그러나 현실은 필자의 바람과는 사뭇 다른 것 같다. 얼마 전 교무실에서의 일이다. 한 동료교사가 "올 스승의 날은 마침 일요일이어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며 내심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제 사흘 뒤면 곧 '스승의 날'이다. 한 해에 수많은 기념일이 있지만, 스승의 날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기념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사실 스승의 날은 '축제의 날'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은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행사를 하자니 왜곡된 시선이 부담스럽고, 그냥 지나치자니 교단이 너무 삭막해진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 요즘 촌지 문제, 체벌 문제,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될 대로 저하된 것이 교단의 현실이다. 교사들의 교권은 학생의 학습
모든 언어는 보편문법이 존재한다외국어를 학습하기 위한 최적의 시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대개 하나의 언어가 완벽하게 완성되는 시기, 즉 언어를 통해서 생각과 논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시기가 가장 적당한 시기이다. 이 시기는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시기를 넘어서 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고 표현되는 시기이다. 즉, 언어 자체가 스스로의 체계를 가지게 되어 언어를 통한 사고가 가능해지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주로 초등 학교 3-4학년의 기간이라고 생각이 든다. 시기는 초등학교 3학년과 4학년이 적당한데, 그럼 어떠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을까· 가장 큰 언어학습의 목표는 완성된 하나의 언어를 또 다른 언어로 전이시키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모든 언어는 주어와 동사가 있다. 그리고 또한 목적어와 보어도 있고, 명사, 동사, 형용사 그리고 부사를 기반으로 문장이 형성되게 된다. 즉, 4가지 품사를 기반으로 주요 문장 성분이 정해지게 되는 것이다.이것을 언어 보편 문법(Universal Grammar)이라고 한다. 모든 언어는 기본적인 생성원리를 공유하며, 이 원리를 통해서 문장과 문법이 구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지난3월11일 일본 동북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재난에 대한 우려와 사회적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우리 이웃집에서도 화재발생 직전까지 가는 것을 보고 침착하게 행동하여 불행을 막은 적이 있다. 이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홀로 사시는 이웃집 오씨할머니 댁을 지나고 있는데 마치 타는 듯한 냄새가 진동해서 집안을 살펴보니 "삐-삐-삐-삐-" 하는 가스경보기 소리가 울리면서 처마 밑에서 뿌연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아이쿠! 불이 났구나' 싶어 119에 신고를 하고 단숨에 뛰어가 오씨할머니가 안전한지를 확인(다행히 외출 중이었음)하고는 그간 봉사활동을 하며 익힌 행동요령에 따라 가스밸브와 전기차단기를 찾아 굳게 잠그고 긴박했던 상황에서 연기가 서서히 걷히는 모습을 보고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통계청의 '2010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0%이며, 빠른 고령화로 인해 2018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14.3%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5년간 매년 4만여 건의 화재로 2천400명의 인명피해(사망 410명…
에 복마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북송 인종(仁宗) 때의 일이다. 온 나라에 전염병이 돌자 인종은 신주의 용호산에서 수도하고 있는 장진인(張眞人)에게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기도를 올리도록 부탁하기 위해 홍신(洪信)을 그에게 보냈다. 용호산에 도착한 홍신은 마침 장진인이 외출하고 없기에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복마지전(伏魔之殿)'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는 전각을 보게 된다. 이상하게 여긴 홍신이 안내인에게 무슨 전각이냐고 물으니, 안내인은 옛날에 노조천사(老祖天師)가 마왕을 물리친 신전으로, 함부로 열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홍신은 더욱 호기심이 발동하여 안내인을 거의 위협하여 문을 열게 하였다. 문을 열어 보니 신전 한복판에 석비가 있었는데, 그 뒷면에 "드디어 홍이 문을 열었구나"라는 글귀가 있었다. 홍신은 마왕이 석비에 있다고 생각하여 어서 석비를 파내라고 지시하였다. 한창 파내어 들어가자, 갑자기 굉음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다가 금빛으로 변하면서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버리는 것이었다. 이에 홍신과 안내인들은 넋이 빠져 있었다. 때마침 장진인이 돌아와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지르셨군요. 그곳은 마왕 108명을 가두어둔 곳입니다. 세상 밖으
은행의 부실이 고객들에게 소문이 나면 자기 예탁금을 한꺼번에 인출해 가려는 고객이 은행 앞 도로에 줄을 서고 그 소문을 들은 다른 수많은 고객들이 은행으로 달려 간다는 이른바 뱅크런(BANK RUN)을 이번 부산저축은행 뱅크런사태로 바라보니 복마전도 이런 복마전이 없구나 싶다. 더구나 금감위에서는 수많은 예금인출자에게 영업정지는 없다고 안심시킨 후 영업정지 시켜서 인출을 못하게 해놓아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 시켰으며 일부는 야간에 몰래 인출을 해주는 특혜까지 줬다니 비리의 끝이 어디인 줄 모르겠다. 더구나 그런일 을 사전에 막아 줄 기관들이 그 책임을 놓고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힌다. 7조원대 금융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 부실 감사 논란에 대해 감사원과 금감원이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었다. 작년 1~4월 부산저축은행을 감사했던 감사원은 "감사 내용을 작년 8월과 올 3월 검찰에 통보했다"는 입장을 홈페이지에 올렸고 이 내용을 언론에 보도케 했고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제일저축은행의 예금 인출 사태는 검찰이 제일저축은행 임원 구속을 공개했기 때문에 빚어졌다고 비판 하기도 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검찰이 발칵 뒤집혔고 부산저축은행 비리를
겨우내 맹위를 떨쳤던 동장군이 물러갈 때가 됐는데도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는 듯 오기(傲氣)를 부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대자연의 섭리 앞에 힘없이 꼬리를 내리는 자신의 처지가 못내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봄의 전령들이 꽃망울을 터트릴 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그 꼴이 보기 싫었던지 아직은 아니라고 강하게 몽니를 부리고 있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때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입고 다녔던 속내의를 몇 일전 쏟아지는 봄 햇살을 받고 이때다 싶어 가까스로 벗어 버렸었다. 그런데 단 몇 일도 버티지 못하고는 장롱 속 깊이 넣어 두었던 내의를 다시 꺼내 입고 말았다. 지난겨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여느 해 겨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웠었다. 사람들은 물론이고 소 돼지를 포함한 생명이 붙어있는 세상 만물 모든 것들을 웅크리게 만들었다. 매서운 한파에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불어 닥친 구제역 쓰나미가 더해지면서 최악의 겨울이 되었던 것이다. 설령 추위는 두꺼운 털옷으로 몸을 감싸 어느 정도는 견뎌 낼 수는 있다손 치더라도, 구제역(口蹄疫)으로 인해 찢겨진 마음의 상처까지도 감싸 안을 수는 없었던 것 같
이웃나라 일본(日本)의 상처가 너무 크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슬픔이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상상할 수 없는 위험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믿어지지 않는다. unbelievable. 오래전이다. 초등학교 소풍은 봄에 한번 가을이 되면 한차례 더 간다. 봄바람 부는 꽃길을 따라가는 꽃구경이 봄 소풍이고, 곱게 물든 단풍놀이가 가을 소풍이다. 봄 소풍 가는 날이다. 소풍가기 전날 밤, 비가 오나 안 오나가 걱정되어 연실 창밖을 내다보면서 밤잠을 설친다. 머리맡에는 사과 두 개, 마른오징어 한 마리 그리고 사이다 한 병이 놓여있다. 요즈음에는 어디로 가든 자동차로 다니겠지만 당시에는 거의 걷는 일이 많았다. 걷는 소풍이다. 가까운 교외만 가더라도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었고 맑고 밝은 햇살에 눈이 부셨다. 길섶에 피어난 봄꽃들과의 눈 맞춤도 반가웠고 콧등에 와 닿는 꽃 내도 향기로웠다.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고 노래도 부른다. 보물찾기도 한다. 풀밭에 누워 떠다니는 흰 구름에 마음도 실어보고 파란 하늘도 본다. 지난날에 머물러 있는 봄 소풍을 되 살려 본다. 18세기 때 일구어낸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문명생활을 향유(享有)할 수는…
사는 집이 충주시 동량면으로 조석(朝夕)으로 충주댐을 끼고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최근에 잦아지고 있는 이웃 자치단체와의 분쟁을 볼 때 안타까운 심정이다. 충주호 명칭과 벚꽃 축제로 인한 분쟁이 바로 그 것이다.옛말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충주와 제천은 오랜 유대 속에서 끈끈하게 지내온 이웃사촌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두 지자체간 갈등이 시민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되고 더 늦기 전에 관계회복의 해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겉으론 봉합된 충주호 명칭과 벚꽃축제 분쟁은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데서 생긴 상처다. 아무리 경쟁이 불가피한 지방자치시대라지만 배려 없는 자기주장과 목소리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그리고 갈등은 갈등을 낳는 법이다. 최근 제천시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비 배분비율을 수몰면적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련의 내재된 갈등의 불씨가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식의 시비(是非)거리화 되는 것 같아서 그 귀추가 주목 된다.충주뿐만 아니라 제천, 단양 등 댐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댐 건설이후 늘어난 안개일수와 저온현상
언어를 배우는 방법으로 언어 습득과 언어 학습의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언어 습득이란 하나의 언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언어 학습은 언어를 학습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그 언어를 배우게 되는 것을 말한다. 언어 습득이 더 좋은지, 언어 학습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니면,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언어 습득은 하나의 언어에 노출이 되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사용하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아이가 태어나서 언어에 노출되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5세쯤 되는 일반적인 의사소통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게 된다. 1일 10시간 언어에 노출된다고 하면, 1년에 3,650시간 언어에 노출되게 된다. 5세가 되면, 18,250시간 동안 언어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 정도가 노출이 되어야만 실제로 언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노출되는 것이다. 학원에 1주일에 2번씩 가서 3시간씩 외국인과 수업을 한다고 하면, 1주 노출 시간이 6시간이고, 1달 노출 시간은 24시간이다. 1년이면 288시간이다. 이런 과정으로 학습을 하면, 5세의 언
나에게도 애인이 있다.잘 생긴 남자 한 사람. 이 쓸쓸한 시대에 그래도 애인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애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가 이뻐하고 좋아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의 기쁨이고 활력이다. 내게 기쁨과 활격을 주는 애인, 그 사람의 이름은 "힘찬"이다. 성은 이씨 이름은 힘찬, 이 힘찬이다. 우린 너무 좋고 반가워서 가끔 쪽 소리나게 뽀뽀도 한다.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의 어린이 놀이터를 지나던 어느날이었다. 힘찬이는 거기서 혼자 울고 있었다. 이제 겨우 유치원에 입학했을까 싶을 정도의 대여섯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였다. 힘찬이는 들고 있던 풍선을 놓쳐 하늘 위로 날아가는 제 풍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울고 있었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무엇을 잃어버렸을 때의 안타까움과 절망을 울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보자마자 아무런 생각없이 아이를 달래기 시작했다. 거의 본능적으로. "아이구 풍선을 놓쳤구나, 아가 울지마라 내가 풍선 또 사줄께."나는 우는 아이를 거의 강제적으로 끌고 길 건너 문방구로 가서 그만한 풍선을 사 주었다. 그리고 거기 하나 더 보태어 길죽하게 생긴 풍선도 덤으로 사 주면서 간신히 아이를 달랬다. 흡족하진…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다. 먼거리에 살고있는 가족보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 훨씬 더 가까운 관계라는 의미이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던 시절, 시인 지그프리트 서순은 10마일 이내의 거리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큰소리로 불렀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전자미디어 혁명은 거리를 없애고 아무리 멀리 떨어진 사람들도 실시간으로 한자리에 모아주면서 삶을 시간화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화, 라디오, 텔레비전은 사회관계를 만들어가는데 지리적 장소가 더 이상 걸림돌이 될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한 통신기기들을 통해 오히려 멀리 있는 사람들의 속마음까지도 심층적으로 알게 되었다.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가족이란 혈연관계뿐만 아니라 온라인 동아리의 회원들, 사이월드의 일촌, 트위터의 팔로워들까지도 포함한다. 이처럼 전자미디어는 근본적으로 우리의 역사적 지리 감각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와 같이 사이버 스페이스는 이 말이 딱 들어맞는 세계이다. 그곳에서는 어떤 지리적 준거점도 없는 상태에서 점점 많은 시간을 관계의 뒤얽힘 속에서 보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오늘날 지리적 주소는 이메일 주소에 의해 빠른 속도로 밀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