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입력하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딸에게 "우리 딸 뭐 좋은 일 있나 봐?" 하고 물으니 "응. 친구 칭찬의 글 올리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슬쩍 딸 옆에 다가앉아 무슨 칭찬을 하고 있는지 읽어보았다. "저는 친구 가빈이를 칭찬합니다. 가빈이는 제가 우유급식 당번 할 때 우유급식을 함께 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급식소에서 우리 반까지 올 때 별로 힘들지 않았습니다. 가빈아! 정말 고마워. 너 때문에 오늘 내 팔이 덜 아팠어. 다음에 네가 당번할 때 내가 꼭 같이 들어줄게." 학교에서 운영하는 '칭찬글방'에 글을 등록하고 무언가 내 할 일을 다했다는 듯 뿌듯해 하며 행복해 하는 딸을 지켜보며 누군가를 칭찬한다는 건 칭찬받는 것 못지않게 기분 좋은 일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상당구청에도 '청렴·친절 100도 만들기 칭찬릴레이'가 있다. 상당구의 청렴 정책 중 하나로 칭찬받은 직원이 그 다음 직원을 칭찬하며 이어나가는 청렴·친절 직원 온라인(on-line) 소통창구가 그것이다. 칭찬을 받을 때마다 청렴·친절의 온도는 2도씩 상승하며 100℃를 향해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월4일 청렴·친절의 온도를 보니…
난 가르치는 일이 즐겁다. 중등학교와 달리 시험 결과가 아이들의 인생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 초등학교 교사여서 더욱 행복하다. 시험이 학습에서 가지는 역할을 모르는 몽매한 교사여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인생을 옥죄는 시험 점수의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 놓고 상급학교 학습을 위한 다양하고 풍부한 배경지식이 되는 공부도 그리고 교과서 속 행복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 초등학교이기 때문이다. 배경지식은 어떤 일을 하거나 연구할 때 바탕이 되는 중요한 지식이며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다양하고 폭넓은 배경지식을 맘껏 배우고 익히는 활동은 초등교육의 DNA가 되어야 한다. 배경지식을 넓히는 가르침을 위해 난 늘 다양한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교과서 읽기로는 부족한 다양하고 깊은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책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기도하다. 그리고 교과서도 책만큼 꼼꼼하게 생각하며 읽는다. 요즘 나는 교과서를 통해 우리가 가르치고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한껏 실감한다.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콧잔등이 시큰해지고 끝내 눈물을 쏟아내게 하는 내용을 참 많이도 만났다. 감동 없이는 반성도 없고 반성 없이는 성장도
[충북일보]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이익 선생이 지은 '성호사설' 중 인사문에 노인의 10대 슬픔이 있다. 전에는 심드렁하던 것이 이제 환갑이 지나니 다시 눈에 들어온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나보다. 1.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는데 2. 정작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3. 울 때는 눈물이 안 나오고 4. 웃을 때는 눈물이 나며 5. 30년 전의 일은 기억하면서도 6. 눈앞의 일은 깜빡 잊어버리며 7. 고기를 먹으면 뱃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어도 8. 모두 잇 사이에 끼며 9. 흰 얼굴은 검어지고 10.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진다 하니,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여기에 다산 정약용 선생은 나이 71세 되던 해에 노인이 되어 유쾌한 일을 꼽았다. 1. 대머리가 되어 머리가 시원한 것 2. 이가 다 빠져 치통이 사라진 것 3. 눈이 어두워 잔글씨를 안 보게 된 것 4. 귀가 먹어 시비 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는 것 5. 조선인이라서 조선시를 쓰게 되는 즐거움 등으로 일견 쓴 웃음을 짓게 하지만 그 내용에는 역시 심오한 인생철학이 들어있다. 이번에는 공자님의 말씀으로 빗대어 보자. 나이 40에 불혹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고언에도 미혹되지 않는 고집이 생기는 것이
누구나 두 어깨에 짐을 지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살다 지치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가끔씩 찾는 고향은 몇 년 전부터 낯설게 다가옵니다. 이곳이 시골인가 싶게 공장은 여기저기 들어섰고 거리엔 북적이는 얼굴색도 제각각입니다. 이미 어릴 적 살았던 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산이라고 해봤자 야트막한 동산 몇 개가 전부인 이곳은 대부분이 논이 펼쳐져 사철 먹을거리가 넘쳐났던 곳입니다. 봄부터 담배농사를 지어 마을엔 담배 건조장 우뚝 있었고, 고추, 고구마, 그리고 논농사로 일 년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알뜰함이 있던 마을입니다. 그러나 넉넉지 않았던 우리집은 담벼락을 빙 둘러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옥수수에 단물이 다 들기도 전 알이 조금이라도 맺히면 어느새 여지없이 우리 5남매로부터 수난을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입안에 퍼지던 그 달콤함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내 고향 음성군 대소면, 고향엔 부모님께서 계십니다. 찾아 뵐 때마다, 새 떠난 빈 둥지처럼 늙고 쇠약해져 예전만 못함에도, 일가를 이룬 자식을 아직도 걱정하시는 모습을 뵈면, 머릿속에서는 마른 장작 부딪치는 소리가 납니다. 어릴 적, 비가 내리는 날은 엄마가 모
강이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흐르기 시작했다. 강을 거슬러 낮게 속삭이던 바람도 제법 그 호흡이 가빠졌고, 오래 기다린 시간이 한꺼번에 몰려오듯 여름의 강물로 빗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얼마나 기다려온 비인지. 하지만 대지가 갈증을 채우기도 전에 이내 비는 그쳤다. 비는 더 이상의 기대와 만족을 허락지 않은 채 매정하게 퇴각했다. 이제 난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물들이 내뿜는 금속성의 열기 속으로 다시 걸어 나가야 할 것이다. 비 그친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비에 대한 간절한 갈망이 비에 대한 기다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정체불명의 막연한 느낌은 무엇일까. 그것은 비가 그친 후에 강에서 홀연 피어오르는 물안개처럼 아련한 추억이 불러오는 그리움 같은 거였고, 추억이라는 시간의 단층 속에 겹겹이 포개어진 사랑의 느낌이었다.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만히 읊조려 보니 갑자기 몰려오는 그리움으로 가슴이 메어왔다. 내 어릴 때의 여름 한 낮, 마루에 앉아 앞마당을 내려다보면 마당 한가운데 있는 우물 옆으로 고추며 가지며, 오이,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린 텃밭이 있었다. 텃밭 가장자리로 앙증맞게 피어있던 채송화며 봉숭아가 그 수줍은 색깔을 반짝이며 흐드러졌었다.
내가 청주시민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직지이다. 각종 교육이나 모임에서 다른 지역 사람들과 만나 직지를 자랑하면서 '1377년 청주 흥덕사 에서 인쇄된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쿠덴베르그의 성서보다 78년이 앞선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이란 한마디 외에는 직지가 무슨 뜻 인지, 직지의 본질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게 없는 나 자신이 답답하고 부끄러움을 느껴 시에서 지원하는 서원대학교 평생교육원 직지지도사 과정에 등록하여 3월부터 직지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다. 주 2회 한국의 인쇄문화, 직지의 잔존경위 등을 학습하고 관련기관 견학과 실습 등 다각적인 교육을 통해 직지를 알면 알수록 직지에 대한 인류문명사적인 가치와 우리민족의 우수성에 감탄을 하면서도 '도대체 직지를 왜 만들었을까?' 직지와 고려 말 역사적 상관관계는 없는 것인지, 백운화상과 비구니 묘덕과는 어떤 스토리가 있었는지 등의 궁금증을 풀어줄 자료가 전혀 없다는 것이 너무도 아쉬웠다. 특히 주목할 것은 1985년 흥덕사 터 발굴조사 때 흥덕사가 화재로 소실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탄층이 발견되었고 직지발간 이듬해인 1378년에 여주 취암사에서 목판본으로 직지 상·하권을 간행하였다는 것은 흥덕사
내 조카는 삼십년이 넘도록 침묵의 늪 속에 갇혀 살았다. 겉모습은 성인이나 지능은 초등학교 육학년 수준인지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화내거나 슬퍼서 눈물 흘리며 울 줄을 모른다. 이런 정신적인 약점으로 장가들이는 일은 생각지도 못했다. 몇 년 전 나는, 다문화가족 정착도우미케어를 하던 중 중국인 이주여성과 교제하게 됐다. 한국으로 시집오고 싶어 하는 그녀고향 후배여성이 있다는 소리를 듣자 조카가 생각났다. 우린 중매에 나섰고, 그쪽에서 상태를 알면서도 시집오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 결혼을 하여 국적도 취득하고 딸도 낳았다. 어느 별에서부터 이어져온 인연인가. 이역만리서 각각 태어났지만 서로에게 다가와 마침내 부부 연을 맺은 두 사람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그녀는 제 남편의 부족한 점을 이해하고 아끼면서 사랑한다. 사랑은 치료하는가 보다. 아내가 생기면서 조카의 지능상태가 좋아지고 있다. 짧은 대답 외엔 언어구사를 하지 않더니 말수가 늘고 어법도 다양하게 구사한다. 단순노동을 하는 작은 회사에 다니는 조카에게 일이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본인은 아내와 아기가 있는 가장이니 열심히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극히 정상인의 사고로…
부모는 내 자식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 특히 자신의 성장기에 부모로부터 제대로 사랑과 관심을 못 받고 자란 경우 무관심했던 부모가 상처가 되어 자신은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다는 경우도 많다. 때로는 그 관심이 과하여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의존적인 자녀를 만들기도 한다. 대학생인 자녀의 수강 신청을 엄마가 대신 해주고 시험 성적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 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교수를 만나고 군대 보낸 아들이 걱정되어 군부대 근처로 아예 이사를 간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저런 요즘 세태를 나타내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이를 두고 헬리콥터맘이니 캥거루족이니 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였다. 실제 필자가 근무하는 상담소에서도 이러한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30대 후반의 남성이 이미 결혼하여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의 역할을 해야 함에도 여전히 부모로부터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하고 매달 생활비를 부모로부터 받고 있으며 아이들 교육과 양육까지도 부모에게 의존한 채 살고 있어 결국 그의 아내는 그런 남편을 도저히 믿고 의지하며 살 아 갈 수가 없다며 부부 상담을 받고 싶다고 상담소를 내방한 경우가…
지금 온 나라가 야단법석(野壇法席)이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시킬 수 있겠지만 서로의 불신과 생각들이 소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소통이란 서로 이해하고, 서로 통하는 것이다.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 봐야 한다. 타인의 입장에 서게 되면 소통하게 된다. 나의 마음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볼 때, 해결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편견이다. 우리 사회에는 여러 가지 편견이 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 특정 지역 출신에 대한 편견,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 장애인에 대한 편견들…. 이 편견이 무서운 것은 어떤 이유가 없이 그냥 싫어하거나 안 좋은 감정을 품게 된다는 것이다. 이유 없이 싫어하기 때문에 어떤 좋은 이유를 대도 그 마음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냥 그 사람이 싫다는데, 그냥 얼굴만 보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불쾌해진다는데 이것만큼 난감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이 편견을 깨지 않으면 절대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가 없고 진솔한
청주기상대가 이달 중순 청주기상지청으로 개편된다. 1966년 '중앙관상대 청주측후소'로 출발해 1992년 지금의 '청주기상대'가 되었고, 위험기상 대응역량과 기후변화에 대한 기상기후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청주기상지청'으로 조직이 확대된다. 지난 1월 도내 충주기상대와 추풍령기상대가 '기상서비스센터'로 전환한 1차 조직개편에 이은 마무리 단계이다. 최근 기상청은 지역 맞춤형 기상정보 활용서비스를 한층 강화하여 기후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35개 기상대를 3개 지청(청주·대구·전주)과 7개 기상대로 재편하여 광역시·도별 1개 기상관서 체제를 갖추고, 예보 기능을 지방청과 지청으로 집중시켜 광역화한다. 이에 따라 기상대 인력을 지방청과 지청 등에 재배치하고, 기상기후서비스 분야를 보강하여 지역별 기후특성을 고려한 서비스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이번 개편으로 그동안 갈증을 느끼고 있던 충북지역의 기상기후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적절한 조직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현재 청주기상대는 도내 전역의 예보 업무를 담당하고 급변하는 기후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정보를 발굴 및 생산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청주시 수곡동은 원래 '숫골방죽'이 있던 산비탈 마을이었다. 지금은 산기슭의 과수원과 방죽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아파트가 들어서서 도심지로 변했지만 20여 년전까지만 해도 황량한 산골짜기였다. '수곡'이라는 지명의 유래를 보면 '산이 불쑥 나온 골짜기'라는 뜻인 '숙골(쑥골)'이 변형된 것이라는 설과 '물이 많은 골짜기'라는 뜻인 '수(水)골'이 변형된 것이라는 설이 있다. 그러나 '수곡(秀谷)'이 생겨난 어원을 살펴보면 수골'이라는 전통적인 자연마을 이름을 한자로 표기할 때 '골'은 '곡(谷)'으로 적었지만 '수'는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으므로 그냥 음만 표기하였는데 '골짜기(谷)'를 수식하는 말이어야 하므로 '수(水)'보다는 '수(秀)'로 적어서 '빼어나게 아름다운 마을'의 의미를 지명에 담아내면서 처음에 수곡동(秀谷洞)으로 명명한 사람은 나름대로 매우 흡족해 하였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러면 원래 '숫골'의 '수'은 무슨 의미일까? 흔히 '숫골'은 '숯골'과 음이 같으므로 '숯'을 연상하기도 하지만 '방죽'과 '숯'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벼라는 곡식이 열리는 풀'이라는 의미를 지닌 고어에 '쉬'라는 말이 있는데 지명에서는 단모음화되어 '수'로 나
스멀스멀 기어드는 햇살이 정겨워 잠시 눈을 붙이려는데 인기척이 난다. 화들짝 놀라 눈을 떠보니 어미 고양이가 꽤 커다란 무엇인가를 입에 물고 숨을 헐떡이며 걸어오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기 고양이었다. 얼마 전에 낳은 그의 새끼중 하나인 모양이다. 언제부터 저들을 데려오기 시작했는지 장작더미 틈새로 들락날락하는 놈들이 네다섯 마리쯤 돼 보인다. 아기 고양이들은 어미의 모습을 보자마자 모두 달려 나와 어미의 품으로 달려든다. 제 새끼들을 본 어미는 입에 물고 있던 놈을 내려놓고 벌렁 드러눕는다. 새끼들을 보듬기 위해서다. 어미의 품으로 달려든 아기 고양이들은 어미의 젖을 빠느라 여념이 없다.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어떻게 저들을 이곳까지 데리고 올 수 있었을까. 길 건너 한참을 올라가야하는 빈집에서 이곳까지 오려면 개울도 건너야하고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그것도 총 여섯 마리나 되니 새끼를 입에 문채 그 길을 여섯 번이나 오고 갔을 게 아닌가. 바람이라도 났는가. 집을 나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어미 고양이가 무거운 배를 하고 돌아 온지 한 달 여쯤 지났을 때였다. 산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였는지 여러 날을 두고 축 늘어진 배를 땅에 대고 누워있기만 하던…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고, 확진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메르스의 발병 원인이나 감염 경로 등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메르스가 두려운 이유는 모르는 병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로 인해 잘 알지 못하는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대중의 막연한 불안에 근거해 유언비어가 널리 확산하는 현상은 역사적으로 자주 반복돼왔다.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Black Death)이 창궐하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약 2천5백만 명이 희생되었다. 페스트균을 가진 쥐나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옮기는 이 전염병은 원래 아시아 지역에서 유럽으로 전파됐다고 한다. 흑사병은 몸이 새카맣게 변하면서 죽는 병이라는 뜻이다. 이 병에 걸리면 불에 데었을 때처럼 수포처럼 생긴 종기가 몸에 생기면서 고열과 발작이 일어난다. 종기가 커지면 극심한 고통과 함께 피를 토하고 사나흘째 되면 온몸이 곪아서 죽게 된다. 최초의 흑사병 확산 이후 1700년대까지 100여 차례의 흑사병 발생이 전 유럽을 휩쓸었다. 흑사병이 크게 유행한 당시에는 이 질병의 원인을
제자의 혼례식에 참석하여 아주 특별한 예식을 객석에서 구경하며 감동을 받았다. 삼성장군 출신인 안충준(전,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교수님이 주례를 하였다. 신랑의 부친과는 초등학교부터 사범학교까지 함께 공부한 친구사이라고 하였다. 색다른 주례를 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충주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장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올곧게 걸어 오신분이다. 월남전도 참전하였고 사단장을 거쳐 세계평화를 담당하는 평화유지군의 사령관으로 활약한 청렴하고 충직한 장군으로 알려진 분이다.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까지 받으신 분으로 퇴임 후에는 긍정의 에너지를 가지고 강연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교수님이다. 장군 출신답게 야무진 체구로 예식의 시작부터 남달랐다. 의례의 시작은 화면의 영상을 바라보며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하였다. 어리둥절 하는 하객도 있었다. 나라가 있기에 행복한 혼인을 할 수 있다는 감사의 마음으로 경건하게 의식이 시작되었다. 깨끗한 마음으로 성스러운 혼례를 한다는 뜻으로 준비한 대야의 물에 손을 씻는 의식도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전통혼례에는 사당에 고유(告由)를 하였고, 혼인하는 날 아침에 신랑
충청북도와 괴산군은 2015년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24일간 괴산 유기농 엑스포농원 일원에서 '생태적 삶 - 유기농이 서민을 만나다'란 주제로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개최한다.지난해 11월29일 충청북도는 '유기농특화도'를 선포, 충북의 농정을 유기농 중심으로 전환하여 고부가가치 미래 농업을 선점·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를 통해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의 유기농산물의 소비 판을 키우는 축제의 장을 마련코자 하는 것이다.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청정지역인 괴산에서 개최하는 유기농분야 세계 최초의 국제 엑스포 개막을 100여일 앞 둔 요즘, 도의회 의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 도민으로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무엇보다도 요즘 나라전체를 혼란에 빠지게 하고 전 국민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으로 인한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힐링(healing)의 중심에 선 유기농산업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특히 '음식은 하늘과 같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양생(養生)의 먹거리를 추구하는 이웃나라 중국은 14억 인구 중에 유기농식품 소비군이 3억명, 전세
'6월이 찾아오자 햇빛은 사나워졌다'. 얼마나 오랜 가뭄이었으면 햇빛을 사나워졌다고 했을까. 존스타인벡은 「분노의 포도」에서 햇빛을 그렇게 표현했다. 지금 내 눈 앞에도 내려쬐는 햇빛이 얼마나 사나운지 밭작물들이 아사직전이다. 벌써 며칠 째인가. 마늘, 고추 모종도 가뭄으로 생육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공기가 희박해졌고 하늘과 땅 색깔은 더욱 엷어졌다. 무엇이든 움직일 때마다 허공으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한참이 지나서야 가라앉는다.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겨울부터 가뭄을 의심했지만 '아직은' 했었다. 5월 초 곡우(穀雨)에 비가 내려서 흡족은 아닐지라도 최악의 가뭄은 면했기에 '그럼 그렇지' 했다. 그리고 몇 번의 동족방뇨(凍足放尿) 수준의 찔끔비가 내려도 '또 오겠지' 했다. 그런데 '또 오겠지'가 영 기미가 보이지 않는 6월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5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51.5mm 적게 내렸으며 6월도 평년과 같거나 다소 비슷할 것이라 한다. 논과 밭만 타들어 가는 게 아니라 마음도 타들어가는 요즘이다. 대청댐 전망대에 올랐다. 바닥이 훤히 보이고 댐 주변 기슭도 민낯으로 드러나 있다. 오늘은 올해 들어 저수율이 가장 낮게
생각해보니 한국인만큼 문자문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민족도 없는 것 같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되고, 국립한글박물관이 문을 열었으며, 국립 세계문자박물관을 짓기 위한 공모사업까지 들어갔으니 말이다. 훈민정음과 직지 등 11개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있다. 전국에는 교과서, 딱지본, 잡지, 시집, 소설집 등 오래된 책을 애지중지 모으는 사람이 얼마나 많던가. 곳곳에 문학관이 있고, 북카페가 성업 중이며, 디지털도서관까지 융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주가 단연 으뜸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인쇄한 고장이며 세종대왕이 초정약수에 행궁을 짓고 두 차례에 걸쳐 121일간 요양하며 한글창제를 마무리하는 등 조선의 르네상스를 펼친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세종대왕은 이곳에서 노인들을 초청해 양로연을 베풀고, 박연에게는 편경을 만들게 하였으며, 청주향교에 책을 하사하고, 우리나라 최초로 국민투표를 통해 조세법을 개정키로 한 뒤 시범 도입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조선의 베스트셀러 명심보감을 청주에서 인쇄했고, 청주향교를 비롯한 수많은 교육기관에서는 책읽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인근 괴산 출신의 조선후기 시인 김득신은 자신의 서재를 억
청년 취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제안이 있다. 제발 불필요한 스펙 좀 없애 달라고 하는 요청이 그것이다. 소위 "느그 아부자 뭐하시노?"로 불리우는 5대 스펙, 7대 스펙을 넘어 '성형도 스펙이다'라는 9대 스펙까지….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취업 현장에서 구인을 하는 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을 하는 청년 사이에는 스펙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 즉, 같은 현상을 놓고 인사담당자는 '꼭 필요한 직무능력' 이라 말하고 구직 청년은 '불필요한 스펙' 이라 말하는 극과 극의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이다. 과연 스펙은 불가사리고 학력은 지워지지 않는 낙인일까. '스펙(spec)'이라는 말의 원래 의미는 바로 '사용설명서'다. 자동차를 구입하면 주는 사용설명서를 영어로 'spec'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 자신은 스펙을 초월할 것인가, 아니면 사용설명서에 나를 가두어 둘 것인가. 스펙은 일종의 '필터링' 도구이다.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스펙이 없으면 회사는 선택의 기준이 없어지고,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 올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취업준비생에게는 무척이나 야속하게 들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월이다. 87년 유월은 이 땅의 민주화의 열망으로 뜨거웠다. 독재타도 호헌철폐, 전 국민이 하나 된 함성으로 이 땅의 민주화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타는 목마름으로 부르짖었던 민주화는 우리의 이기심에 우리들이 스스로 열광했던 것만큼 등을 돌렸다. 한때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청춘들은 어느새 부끄럼 모르는 나태한 보수가 되어있다. 절박함이 없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는 부패에 대해 사악한 용서를 하고 있다. 가뭄이 심하다. 때 이른 폭염과 가뭄에 온 나라가 절망하고 있다. 더군다나 정체모를 전염병이 횡횡한다. 총체적 난국이다. 지금 바다와 육지에 온통 주검의 그림자가 깔려있다. 많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메르스를 향해 '제2의 세월호'참사라 말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런 지경에 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사람들은 국민들의 안위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국민들은 목숨을 건 싸움을 하는데 우왕좌왕, 상대방 헐뜯기, 남의 탓하기 등 지난 해 세월호의 반성을 까마득히 잊었는가 보다. 지난 해 봄, 가장 찬란했던 순간에 제 빛을 내지도 못한 채 어둔 슬픔의 꽃들이 바다에 수장되었다. 작년 온 국민들은 검은 진도 앞 바다를 보며 그토록 애타게 울었고 온 나라가 아팠다
작약이 비로소 말끔해졌다. 엊그제 내린 비로 허옇게 붙어 있던 꽃잎이 떨어지고 다시금 푸르러졌다. 생각하니 열흘도 넘게 붙어 있었다. 시들다 못해 배배 틀어진 꽃술과 찌글찌글 퇴색해 버린 꽃잎은 작약이었던가 싶을 정도다. 질 때 예쁜 꽃이 있을까마는 비가 한번쯤 왔더라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는 않았을 거다. 처음에는 유달리 산뜻하게 피어서 그런 줄 알았다. 백합과 능소화 동백이 질 때는 별반 곱지 않게 느껴진 것도 예쁘게 피는 꽃일수록 그런 거라고 생각한 결과다. 압화를 만들 때도 빛깔이 연한 풀꽃은 마르면서 선명해지고 모란이나 동백은 너무 진해서 아기자기한 느낌이 덜한 것 같은데 최근 가뭄으로 말라 버린 풀꽃을 보면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자운영이나 제비꽃은 봄꽃의 특징대로 금방 져버려서 그런 기억이 없는데 하늬바람에 시드는 찔레꽃과 여타 풀꽃은 묘한 느낌이었다. 작약같이 송이째 붙어 있는 것보다는 덜하되 다닥다닥 말라 있는 게 여느 때 이미지가 아니다. 따스한 날씨 때문에 성큼 떨어지지 못하는 게 꽃으로서는 얼마나 불명예스러운지 모르겠다. 꽃도 꽃이지만 어떻게 지느냐가 문제라면 마무리는 그만치 중요했다. 어떤 꽃이든 필 즈음에 더 눈길이 가고 질 때까지…
고용보험법은 "고용보험의 시행을 통하여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의 개발과 향상을 꾀하고, 국가의 직업지도와 직업소개 기능을 강화하며,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직장에 근무하다가 회사의 사정으로 직장이 없어지거나 정리해고 당하는 등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된 경우에 최소한의 실업급여 및 취업촉진 수당을 고용보험에서 지급받으며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제도만 놓고 보면 현대사회에서 약자인 근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하여 최소한의 기간만 근무하고 고의적으로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받거나 해고되는 것이다. 그리고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편안하게 일자리를 찾지 않고 놀고먹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고용보험법은 어떠한 형태로 수입이 발생한 경우 이를 부정수급으로 판단하여 회수해 가기 때문에 힘들여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수급기간동안 편하게 놀고먹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악성(樂聖)베토벤은 평생을 총각으로 살다가 갔다. 스스로가 독신을 주장해서 평생 혼자 살다 간 것이 아니고 사랑에는 지독하게 운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 되었다. 어쩌면 신이 이 거장의 능력을 시샘하여 평생 혼자 살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독일 본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생을 마감한 베토벤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그야말로 유명 인사였다. 그의 장례식에 무려 2만명의 비엔나 시민들이 모여들어 그의 죽음을 애도한 것만 봐도 그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베토벤이 평생 혼자 독수공방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 베토벤은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핸섬하게 생긴 인물은 못되었다. 험상한 얼굴에 괴팍한 성격은 여자들에게 그렇게 호감을 주지 못하였다. 베토벤의 오랜 친구이자 음악가로서 베토벤의 비서 역할을 했던 안톤 쉰들러(1795-1864)가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의 서재에서 '나의 천사, 나의 전부, 나의 분신이여'로 시작되는 세 통의 편지를 발견하였다. 이 편지는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오로지 알 수 있는 것은 7월 6일, 7월 7일 양일 아침에 쓰여 졌다는 것뿐이었다. 고독한 귀머거리 천재에게 '나의 분신'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연
우리는 흔히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고는 한다. 연극은 배우가 무대장치·조명·음악 등의 도움을 받아, 연출자의 지도 아래 각본에 의해 연기를 하여 관객에게 기쁨도 주고 슬픔도 주는 인간의 삶과 가장 닮아 있는 종합예술이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연극의 역사도 시작되었고, 인류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연극은 존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연극은 인간이 인간의 행위를 모방하면서 희노애락을 펼쳐내는 예술행위이기 때문이다. 현대적 개념의 충북의 연극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명확히는 모르지만, 1970년도에 극단 '시민극장'이 연극의 불모지였던 충북에서 '햄릿'을 공연하면서 충북연극의 지평을 열었고 대한민국연극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전국 소인극 경연대회'가 처음 열렸고, 전국의 연극인들은 자신의 지역연극이 최고의 연극을 추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안고 출전했으나 충북에서 출전한 시민극장이 최우수상인 금상을 받았다. 1976년도에 또다시 시민극장이 금상을 받으면서 충북연극의 저력을 대한민국 전역에 떨치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전국연극제에서 2006년에 극단 청사가 '그것은 목탁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로 단체부문 금상을 받았고,
6월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직지와 관련되어 더더욱 의미 있는 날이다. 2008년 6월 16일은 파키스탄 카라코럼히말라야(Karakoram Himalaya) 차라쿠사(Charakusa)지역의 미답·무명봉우리를 세계초등하고 그 봉우리 이름을 '직지봉(JIKJI Peak)'이라 명명 하였으며, 지난 3일은 네팔 신두팔촉(Sindhupalchok)지역 두스쿤(duskun) VDC(Village Development Committee) 카지룽(khajilung)마을의 칼린촉 초등학교((KALINCHOK PRIMARY SCHOOL) 이름을 칼린촉직지초등학교((KALINCHOK JIKJI PRIMARY SCHOOL)로 변경하자고 마을 주민들과 의지를 모은 날이다. 파키스탄과 네팔에 직지이름을 새긴 거대한 산봉우리와 초등학교가 탄생한 달이다. 세계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는 이렇게 새롭게 태어났다. 직지원정대는 세계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창조성을 기리고자 2007년 파키스탄의 미답·무명봉에 도전장을 내 밀었다. 6천m에 나타난 거대한 벽에 부딪쳐 돌아선 직지원정대는 피나는 훈련 끝에 2008년 6월16일 16시50분(현지시간)에 히말라
우리 정치권과 재계 간의 범법과 비리가 온 나라 안을 혼란케 하고 있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비리 척결을 대통령이 천명했겠나? 범법과 비리는 허욕과 과욕이 부른 결과로서 진실이 결여된 극소수의 그릇된 언행이 순진무구한 민초들에게 물적 심적 피해만 안겨주고 있다. 세상 어느 미물일지라도 나름 생존을 위한 보이지 않는 생명체 나름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이 아무리 드센 권력이나 재력에 농락당하는 걸 그저 받아들이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그에 상응한 앙갚음이나 되갚음은 기필코 간과하지 않는 게 생명체의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선 미물들도 인간이 모르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집 베란다에 즐비하게 놓인 화분에 늘 새들이 찾아들고 있다. 요즈음 긴 가뭄 탓에 물 한모금도 먹기가 힘든지 연꽃 그릇에 고인 물을 먹기도 하고 목욕까지 한다. 겨울에 눈이 쌓이기라도 하면 먹이 구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 낱알을 간혹 뿌려주기도 해왔다. 그런데 새들과 자주 마주치기도 자연 잦을 수밖에 없는데 처음에는 호들갑스레 날아 내빼던 녀석들이었는데 점차 좀처럼 날아가지 않는 경우가 늘어가고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