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충북 괴산의 선유동계곡을 화양동계곡과 함께 '금강산 남쪽에서는 으뜸가는 산수'로 일컬을 만큼 극찬한 바 있다. 충북 괴산은 842 km² 중 70% 이상이 산지로 구성된 청풍명월의 고장이다. 산막이옛길을 비롯하여 군자산, 박달산, 성불산, 칠보산 등 35 명산이 있어 등산객들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림이 많다고 하여, 대도시에 비해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만 여겨졌던 생각이, 이제는 오히려 편견에 지나지 않음을 최근 세계유기농 축제를 통해 확인시켜주고 있다. 지난 9월 18일부터 충청북도와 괴산군 그리고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가 공동주최하는「2015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국제행사가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10월 11일까지 24일간 괴산군 유기농엑스포농원(동진천변)일원에서 치러진다. 이 엑스포에 66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한다는 게 엑스포조직위원회의 목표지만 지난 18일 개막 이후 엿새 만에 이미 목표의 절반을 채웠다. 주말과 휴일, 추석명절은 물론 평일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이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마디로 유기농 콘셉트 하나로 세계를 흥분시키고 있는 셈이다. 행사장
1971년 음성군 생극면 무수동 마을에서 사라진 황새가 백곡천에 나타났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복원사업으로 탄생한 황새 '미호'는 청람 황새공원을 뛰쳐나가 경남하동, 서산 천수만, 초평천을 거쳐 백곡천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미호천의 지류하천인 초평천과 백곡천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83년 서원대학교 손영목교수는 청주 팔결교 인근(엣 청원군 오창면) 미호천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를 발견하고 이듬해 전북대 김익수교수와 공동명의로 신종어류를 발표하면서 이름을 '미호종개'라 명명했다. 미호종개는 황갈색을 띤 6~7㎝의 어종으로 수심이 얕고 유속이 완만하며 입자가 고운 모래톱이 형성된 곳에서 생활한다. 골재채취와 하천의 오염으로 팔결교 인근에서 사라진 미호종개는 상류로 올라가 백곡천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둑 높이기 사업으로 위기를 맞은 미호종개는 이번 대 가뭄으로 인해 아직까지 백곡천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규천, 청양천에서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금강의 최대 지류하천인 미호천에서 날아온 희소식이다.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와, 454호 미호종개가 미호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
28년간 나의 딸로 살았던 시간을 묶어 둔 채 아이가 떠났을 때는, 가슴에 구멍이 난 듯 허전하기가 그지없었다. 텅 빈 아이 방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옷가지 하나 흔적으로 남기지 않고 신혼집으로 모두 가져가 버린 것조차 서운했었다. 세월에 익혀지지 않는 것은 없는가보다. 딸과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들이 그리움이란 또 다른 술로 익어 갈 무렵, 딸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사내 아기를 안고 몸조리를 하러 내게 왔다. 조리원에서 야무지게도 싼 강보를 풀어헤쳤다. 분홍피부의 작디작은 인형 같은 아가가 꿈틀거리더니 그 작은 몸을 있는 대로 뒤틀면서 기지개를 켠다. 눈물이 난다. 아기가 아기를 낳다니…. 시집을 보냈어도 김치하나 담그지 못하는 영원한 나의 아기인줄 알았는데, 진통하는 모습 보이면 엄마 힘들다고 아기를 낳고서야 연락한 의젓한 엄마가 돼서 왔다. 발가락 정렬 모습까지 사위를 빼닮은 아기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양가 부모를 합쳐 직계가족 열 명이 아기 이름 짓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각자가 나름 고민해서 내놓으면 누군가가 토를 다는 거다. 온갖 이름들을 같다 대며 고민을 하고 하지만 결정을 하지 못한다. 이 글자는 이래서 마땅찮고, 저 글자는 저래서 마땅찮고 결정 못
2015년 10월 9일 한글날이다. '유기아'는 아침 일찍 필수 장비를 챙겨 숙소를 나섰다. '2015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행사현장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괴산행 시외버스를 탔다. 좌석 번호는 9번. 행운의 숫자이다. 출발 직전 옆 자리에 남한 청년이 앉았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실감케하는 외모다. 가벼이 목례를 했다. 그는 '자기를 아느냐'고 묻는다. '그냥 옆자리에 앉아가게 돼서 예의상 인사하는 거예요' "특이한 분이군요. 어디 가십니까." '유기농산업엑스포을 관람하러 갑니다.' 그 남한 청년도 나의 범상치 않은 미모에 반했는지 묻지도 않는데 자기소개를 한다. "제 이름은 유기농이며 저도 유기농엑스포를 관람하러 갑니다". '저와 항렬이 같은 가봅니다. 저는 유기아입니다.' 우리는 친척을 만난 듯 금세 친해졌다. 괴산까지 가면서 많은 얘기를 조심스럽게 했다. 유기아는 유기농산업엑스포 현장을 상세히 관찰 보고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체험학습장은 크게 6개소이다. '유기농 의·미(醫·美)관' '충북무형문화재관' '유기식품가공''체험학습장' '염전,우렁이·민물고기 전시장' '동물농장'등이다. 엑스포행사장엔 가건물을 여러 개 웅장하게 지어놓았다. 가건물…
지난 10월 9일은 한글창제 569돌이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우리 한글은 분명 우리민족의 보배요, 자랑거리다. 우리의 자랑거리인 한글이 지나칠 정도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이제 총리가 나설 정도로 그 훼손 정도가 위험수위를 맞고 있다. 그나마 총리까지 나서고 있으니 민초들은 마음이 놓인다고 하겠다. 우리글을 다양하게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건 내심 우리 한글이 그만큼 우수하다는 반증이기에 그리 마음 쓸 이유야 없겠으나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분마저도 하지 못한 채 하루가 멀다고 외국어가 범람하고 있음은 국민 모두가 함께 경계하여야 할 문제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우리말도 있는데 굳이 외국어를 사용한다는 점은 자칫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은 글도 언어도 없는 국가로 오인될 확률이 높다는 점이 못내 부끄러울 뿐더러 자칫 우리글 우리말이 도외시 되거나 혹여 무용지물로 전락되는 경우는 없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필자 역시 어느 새 자신도 모르는 부지부식 간에 외국어를 자주 인용하고 있음에 때로 이래서는 안 된다는 자성을 하는 적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사회에 영향력을 많이 끼치기 쉬운 지도자급이라거나 언론이 하루 빨리 우리말…
개인이 지닌 영재성은 분야별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떤 한 분야에서 발현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수학영재, 과학영재에서 필요한 재능만으로는 해양영재가 되지 못한다. 해양영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해양에 대한 친밀성 이 필요하며, 동기를 바탕으로 하는 지속적인 탐구심 배양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영재성을 해양 분야에서 발현시킬 수 있는 연계 고리를 만들어 주면 해양영재라 불릴만한 영재가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충북의 경우 해양을 체험할 기회가 적어 내재된 해양분야에서의 재능이 발현되기 어려우므로 해양 분야에 관심, 흥미, 동기 유발을 통해 학습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해양의 특성상 해양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높은 영재들을 해양에 특화된 영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바다를 알고, 바다를 이해하고, 바다에 친숙하기 위한 교육환경 기반 조성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해양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은 적으며 해양과 관련된 교과내용도 대부분이 지식과 암기 위주의 고학년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해양을 접할 기회가 매우 적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해양에 대한
어느 날 호랑이가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 옆을 지나던 개가 호랑이의 꼬리를 밟았다. 깜짝 놀란 호랑이가 벌떡 일어나 개를 후리쳤다. "어느 놈이 감히 나의 꼬리를 밟는거냐?" 개가 비명을 지르며 저만치 나 뒹굴며 대답했다. "가다가 보지 못해 모르고 밟았습니다." 호랑이가 말했다. "정말이야· 앞으로 조심해" 개가 돌아서서 투덜거렸다. "내가 일부러 밟은거야· 그렇다고 때리다니, 호랑이면 다야?" 개는 호랑이에게 골탕이라도 먹여야 얻어맞은 분이 풀릴 것 같았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그때 어디선가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고양이가 먹잇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방울 소리에 놀란 먹잇감들이 잽싸게 도망치는 바람에 잡을 수가 없었다. 곧바로 개는 고양이를 쫓아가 만났다. "누가 너에게 방울을 달아 준거니?" 고양이가 대답했다. "방울을 떼어주면 말할게" 개가 방울을 떼어 주었다. "이젠 말해봐" 고양이가 대답했다. "나도 처음엔 쥐가 한 짓인 줄 알았는데, 여우가 한 짓 이더라구" 개가 말했다. "여우가 왜?" 고양이가 대답했다. "내 걸 차지하려고 그러지" 다음 날 개는 여우를 찾아갔다. "왜 왔니?" 개가 말했다. "호랑이 목에 방울을…
10월 28일에는 증평군 의원 재선거가 치러진다. 세 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표 대결을 벌이게 된다. 그런데 이들 3명이 이상한 합의문을 기자회견이라는 방법으로 발표해서 지역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세 후보들은 선거과열과 혼탁 선거를 막고 차분하고 조용한 선거문화 정착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한다. 이들이 합의한 3불이라는 것을 보면 기가 막힌다. 1. 돈 안 쓰는 선거2. 상대 비방과 흑색선전 안하기3. 각종 토론회 안하기 증평지역에 각종 사회단체가 있지만 증평포럼은 지역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로써 지역의 리더를 선출하는데 있어서 후보자들에 대한 객관적 인식제고 및 지방자치를 위한 각종 토론회 및 강연회를 진행해 오고 있다. 수차례 군의원 선거의 후보자들을 초청하여 토론회를 통해 자기소개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지역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과 생각을 들어보며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역케이블 방송을 통해 후보자들에 대한 기대감과 눈높이가 상승하고 있는 즈음에 후보들의 부담감이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토론회를 부정적인 것으로 합의 했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이들이 과연 지역의 리더역할을 기대하
선선한 바람을 앞세우고 가을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 산 중턱까지 울긋불긋 물이 들었고 산책길 느티나무와 단풍나무도 제 본연의 색깔을 찾고 있다. 산사나무 열매가 유난히 빨갛다. 옷깃에 스미는 아침저녁의 서늘한 바람과 한낮의 따뜻한 햇볕의 은총으로 들판은 온통 황금물결이다. 넉넉하고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절에 가을을 느끼고 만끽하기보다 나는 나의 몸을 걱정 하고 있다. 가을을 닮아 나의 몸은 점점 더 풍성하고 넉넉해지고 있다. 어느 시점인지 모르지만 조금씩 살이 오르더니 이제는 제법 배가 불룩하다. 옷장을 열고 아끼던 옷을 입어보니 허리가 끼이고 단추가 잠가지지 않는다. 늘 편한 옷에 길들여져 차려입지 않고 다녀서 살찌는 줄도 몰랐던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살이 찌면 각종 성인병이 고개를 들것이고 건강에 이상이 올 것이며 삶의 질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리라는 다짐을 하고 며칠 동안은 열심히 걸었다. "살이 빠지려면 돈을 들여야지! 살이라는 애가 얼마나 영악한데 그렇게 만만하게 너를 떠나가지 않을 거야? 요즈음 살들도 함께 살아준 위자료로 비용을 들여야 살이 빠진단다. 그러니 돈을 들여서 빼야 한단다." 나보다 먼저 살과의 전쟁을…
요즈음 충북문화재단으로부터 받은 문예진흥기금을 활용해 그동안 발표한 콩트를 모아 작품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필자가 각종 신문이며 잡지, 사보의 청탁을 받아 이들 지면에 콩트를 게재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당시만 해도 정부 관계부처로부터 각 언론사에 문예진흥기금이 지원되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한 원고료가 지급되는 특별 기획 지면이 많았습니다. 특히, 신문의 경우, 주말을 맞으면 콩트나 동화, 수필을 릴레이로 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동안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으니 40여 편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찬찬히 살피니 많은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급격히 변모한 사회상 탓에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배경의 작품이 상당수 섞여 있었던 것입니다. 전보(電報)로 인한 해프닝을 다룬 작품의 경우에는 이미 전보가 축하전보를 제외하고는 우리의 주변에서 모두 사라져 마뜩치 않았고, 집단 장학지도를 받는 날의 어느 학교의 어수선한 풍경을 그린 작품은 장학지도가 컨설팅장학으로 그 형태가 바뀌어 요즘의 학교풍경과 괴리감이 있었고, 대부분의 도로가 비포장도로였던 나라 형편 때문에 발생한 어느 사건을 다룬 작품은 이미 거의 모든 도로가 말끔하게 포장되었기 때문에 현실
2015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가 지난 9월18일 개막되어 10월7일 현재 방문객이 93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당초 방문객을 66만명으로 예상하였으나 10월11일 폐막할 때까지의 방문객은 100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추석연휴와 10월3일 주말에는 하루에 무려 10만명의 방문객이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동안 조직위원회 직원들과 괴산군수를 비롯한 괴산군청 직원들, 괴산군의회 의원님들, 그리고 사회단체의 임원과 마을의 이장님들까지 괴산군민 모두가 약 4년여 동안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015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생태적 삶 · 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라고 하는 주제에서 말해 주듯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첫 번째로 10대 주제관에서 건강한 토양, 깨끗한 물, 맑은 공기를 전제로 유기농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인 삶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유기농 소비자들에게 유기농이 왜 좋은가에 대하여 유기농산물의 생산과정과 다양한 제품, 건강한 생태적 의·식·주를 보여 주었으며 특히 어린이와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어항의 물고기가 죽어서 속상하다"는 어머니의 탄식어린 소리에 기상을 한 적이 있었다. 며칠 후, 또 어머니의 한숨에 잠을 깼다. 어항을 곰곰이 살펴보고 나서 깨달았다. 물고기 마리 수가 홀수이면 한 물고기를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이러한 일은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덩치가 큰 물고기가 힘없는 물고기를 괴롭히는 현상 등이 자주 목격되곤 한다. 물고기들은 나에게 과연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까· 물고기도 저러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왕따, 지속적 괴롭힘, 집단폭력 등 학교폭력도 과연 저런 현상 아닐까 하는 자조섞인 생각으로 출근을 한다. 나는 학교전담경찰관(스쿨 폴리스)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이 발생하게 되면 사안처리에서부터 상담, 예방교육 등 언제 어디서 튈지 모르는 학생들의 사안을 마치 럭비공을 따라 이동하는 럭비선수 같은 마음을 갖고 근무하고 있다.하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다. 바로 학교밖청소년을 발굴하여 학교 또는 가정으로 복귀시켜 마치 철로를 이탈한 기차가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게 하는 철도 선로반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학교밖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작년에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되고 있고, 학교폭력 또는 가출로 학
이티재는 청주시 내수읍 초정리와 미원면 대신리를 이어주는 해발 360m의 나지막한 고개다. 옛날에는 이 고개를 넘을 때 이틀에 걸쳐서 넘는다고 '이틀재'라고 불렀던 것이 '이티'로 변음되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고갯길의 경사가 심하고 험난하다. 그런데 그 이름이 영화의 외계인 ET와 소리가 같아서 고유의 우리말이라기보다는 왠지 영어에서 온 외래어인 것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6.25전쟁때 중공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베티고지는 영어로 Betty로 기록되면서 전쟁 중에 외국인들이 이름 붙인 것처럼 베티고지라고 굳어져 버렸지만 원래 지명은 우리말의 '배티'인 것이다.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노고산 아래 위치한 진천 배티 성지(聖地)는 많은 순교자의 정신을 기리고 기도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동네어귀에 배나무가 많아 배나무고개, 즉 이티(梨峙)라는 말이 생겨났고 이것이 순수한 우리말로 '배티'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조선 영조 때 이인좌가 난을 일으켰을 때 백곡을 지나다 이 마을 노인 이순곤이 이끄는 주민에게 패한 뒤 다시 안성 쪽으로 향하다가 오명항이 이끄는 관군에게 패하였다는 데서 '패치'라 불리다가 '배티'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배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로스트는 20세기 최대의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전염병 예방의학의 권위자인 아버지와 부유한 유대계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랐다. 하지만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은 과보호가 되었고 아홉 살에 천식 발작을 시작으로 천식 때문에 태양광선조차도 그리고 향수의 냄새도 견디지 못해 코르크로 밀폐된 내실에서 글을 써야만 하는 불행한 시절을 보냈다. 평생 몸마저 건강하지 못했고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 홀로서기도 제대로 하지 못한 프루스트는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자신의 삶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30대가 훌쩍 넘어서야 전문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후로 수년이 더 걸려 작가로서의 명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지병인 천식으로 평생을 우울하게 보내며 가정적으로도 그리 행복하지 못 했던 삶을 살았던 프로스트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를 늘 괴롭혔던 그의 불행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생산적 불행이라고 이름 지었다. 생산적 불행이란 무엇일까? 다음은 알랭 드 보통의 생산적 불행에 대한 정의이
초등학교 시절 도덕 시간이나 중학교 역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떠 올려보자.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해 뜨는 동방의 예의로운 나라(東方禮儀之國) 또는 군자의 나라(君子國)로 일컬어 왔단다. 그래서 중국의 대성현 공자도 자기의 평생소원이 뗏목이라도 타고 조선에 가서 예의를 배우는 것이라고 하였다는 내용이다. 그 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따르면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도둑질을 하지 않아 문도 잠그지 않고 살았다는 칭찬의 글이 기재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의 진위나 그러한 말이 나오게 된 당시대의 역사나 정치적 상황을 논하자는 말이 아니다. 당시 중국인의 눈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이 매우 인의롭고 예의를 아는 듯 보였던 것은 여러 역사기록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그런데 이리 동경받던 우리나라에서 요즘 뉴스 사회면을 보면 살이 벌벌 떨리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아들이 음주운전을 말리는 자기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하지를 않나, 부부싸움 끝에 태어난 지 53일 밖에 안 되는 핏덩이를 자기 손으로 살해하는 잔혹한 에미까지 별의별 끔찍한 사건들이 많이 보도된다. 그래서 뉴스 보기가 겁날 지경이다. 근묵자흑이라 했던가, 자주 접하는 사건에는 둔감해진다고 했던가, 이런…
2015 보은대추축제가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보은 뱃들공원 일원에서 열린다.3만여명의 소도읍에서 90여만명이 찾아오는 가장 큰 행사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보은의 풍광, 맛과 인심을 느낄수 있는 큰마당이라서 보은경찰도 축제를 기대하고 또한 긴장하지 않을수 없다.축제란 어떤 대상이나 분야를 주제로 벌이는 대대적인 행사로 보은의 청정 농축산물을 홍보하고 지역의 문화와 사람사는 정을 더불어 알리는 장이 되기도 하다. 출향인사가 찾고 떠들썩함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난장이 펼처지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파와 차량이 몰리는 곳은 의례 크고 작은 사고가 따른다. 이들을 노리는 범죄꾼과 불량농산물이 유통되는 유혹의 장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안전한 대추축제경찰에게 주민이란 3만여명의 보은군민 뿐만아니라 대추축제를 찾는 관광객까지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보은경찰은 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즐겁고 유쾌한 축제가 되도록 무질서로부터 보호하고 범죄를 예방하며 부정 불량식품이 자리하지 못하도록 무한의 지원을 할 것이다.교통, 수사, 정보경찰과 지역경찰 모두는 축제의 장 곳곳에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를 위하고 방해세력을 없애기 위해 눈에 보이
가을의 중심을 향해 내 몸이 말려 들어가는 것만 같다. 가장자리의 막을 뚫고 가을 깊숙이 잠입해 들어가는 느낌이 가을바람처럼 은밀하고 짜릿하다. 가을은 전면적으로 지천에 널려있다. 하늘도, 들판도, 강물도, 바람도 가을로 가득 채워졌다.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면서 야호 소리를 지르고 싶어 안달이 났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내 가슴은 뜨거워졌다. 가을의 중심부를 향해 내달리면서 자연은 참으로 심오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자연에는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버릴 줄 아는 순리가 있고, 살아있는 모든 것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야 하는 자명함이 있다. 며칠사이 해는 점점 짧아지고 밤은 또 길어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탈색된 나뭇잎들은 그 허허로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뚝뚝 떨어져 내렸다. 들판은 점점 비어가고 낙엽은 속절없이 해지고 스러진다. 새벽녘 잠자리에서 느끼는 방바닥의 냉기가 코끝을 시리게 하는 때이다. 코끝에 냉기를 느끼며 코를 실룩거릴 때가 되면 나는 늘 생각이 많아졌다. 아마 그건 지난 계절의 번잡한 깊이를 털어낸 가을의 투명함 때문일 것이고, 소멸되어가는 그 쓸쓸한 여운 탓일 것이다. 떨어지고 소멸하는 것들은 모두 아픔을 지니고 있는…
홍시의 계절입니다. 학교 담장을 따라 가을이 내려와, 운동장 화단에 감이 익어갑니다. 햇살 받아 빨갛게 물든 감은 아이들 함성소리에 주렁주렁 열려 가을이 한발 더 앞으로 다가왔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 시절 외가에 가면 곶감과 홍시를 내어 주셨던 할머님이 계셨습니다. 감을 무척 좋아하시던 할머니는 집 주위에 감나무를 많이 심으셨지요. 돌담을 따라 사방에 감나무를 심어 놓으셨는데 가을이 되면 집 주위가 빨간 꽃으로 물들어 은행나무와 어울려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감이 익기 시작하면 할머니는 항아리를 깨끗이 씻어 건넌방에 들여 놓습니다. 감을 항아리에 차곡차곡 넣고는 소금물을 부으면, 따뜻한 아랫목에서 며칠 지난 감에는 떫은맛이 사라지고 먹기 좋게 달콤해 집니다. 할아버지는 대청마루에 앉아 감을 깎으십니다. 두툼한 손으로 얇게 껍질을 까서 대청마루 지붕 처마 밑에 매달아 놓으면 아무도 그 곶감에 손대는 이들이 없었습니다. 그 곶감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겠지요. 우리 5남매는 외가에 자주 갔습니다. 갈 때면 동구 밖에서 손주를 기다리시는 할아버지를 만납니다. 그러면 할아버지께서는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주머니에서 곶감을 꺼내셨는데,…
이념의 시대가 지나갔다고 하지만 정치인들은 여전히 자신의 깃발에 무언가의 이념을 써 넣는다. 최근 신당창당을 선언한 천정배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한 개혁정당을 만들겠다. 중용의 가치 아래 합리적 보수와 온건한 진보를 모으겠다. 중용은 어정쩡한 중도와는 다르다." 자타가 공인하는 개혁정치인이며 수재인 천의원의 이야기는 탈이념의 시대에 정치이념을 정립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력한 개혁을 지향하되 포용적이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기회주의적이어선 안 된다. 이런 까다로운 요구를 다 충족시키려다보니 현대 한국정치에선 거의 등장한 적이 없는 중용이란 개념까지 등장한 것이다. '개혁적 보수'로 상징되는 유승민 의원과 함께 할 수 있다고 해온 천의원은 이번에도 개혁적인 여권성향인사들을 잠재적 협력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안보보수주의자이다. 새누리당 인사 가운데 천의원이 비판하는 새정련의 소속 의원들보다 더 개혁적인 인사가 누구인지에 들어가면 문제는 한결 복잡해지지만 적어도 '중도'가 주는 기회주의적 어감을 벗어나기 위해 '중용'을 제기하는 고뇌만큼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강력한 야당 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
지난 2013년 12월 5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여성복지시설 종사자 및 이용시민들과 함께 '원순씨와 함께 하는 정책' 토론이 열렸었다. 여성복지시설은 대표적으로 가정폭력·성폭력 상담소 및 피해자 보호시설, 한부모 지원시설 등으로 현재 여성가족부 산하의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되어있다. 이날 '원순씨와 함께 하는 정책'토론 에서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는 여성복지시설 종사자들의 근무현장의 어려움을 알리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사실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은 비단 서울시에 있는 여성복지시설 종사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가정폭력상담소(전국201개소), 전국성폭력상담소(전국172개소), 전국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전국29개소) 및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전국69개소) 등 여성폭력관련 시설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충북에도 현재 가정폭력상담소 7개소, 성폭력상담소 6개소, 성매매피해자 지원상담소 1개소 등이 있다. 이곳에 종사하고 있는 종사자들은 현 정부출범이후 4대 사회악 척결이 국정과제가 되면서 피해자 지원과 관련된 업무가 더욱 가중되었고 경찰서를 비롯하여 관련 유관기관들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가면서 무
교육 현장에서 "인물이 되려면 인물을 만나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그 말은 "인물은 길러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물이 되는 데는 역할 모델(Role Model)이 필요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그런데 본받을 만한 실제 인물을 만나 역할 모델(Role Model)로 삼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 어떤 모델을 찾아주는 게 좋을까? 청소년들에게 존경하는 인물을 물으면 운동선수나 연예인이라고 대답한다. 위인을 꼽더라도 나폴레옹, 알렉산더 대왕, 슈바이처, 퀴리 부인, 빌 게이츠 등 외국 인물을 대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한국 위인에 대해 관심이 적은데다, 청소년들이 읽는 도서 대부분이 해외 인물을 다룬 위인전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와 있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나폴레옹이나 퀴리 부인을 자신과 동일시하기는 쉽지 않다. 정서적, 문화적인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역사 속의 훌륭한 인문들이나 동시대에 살아가는 훌륭한 인물들을 역할모델로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 역할 모델이란 미래상을 그릴 때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을 말한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닮고 싶은 이상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삶에 지대한…
한가위 명절날 보름달이 떠올랐다. 달의 크기는 언제나 동일하지만 달이 가장 지구 가까이에 왔을 바로 그때에 보름달이 떠오르면 달이 상대적으로 크게 보인다. 그럴 경우 사람들은 그 달을 수퍼 (Super Moon)문이라 부른다. 지구 주위를 타원으로 공전하는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게 되는 시점이 올해엔 마침 추석날이었다. 18년 만에 떠오른 보름달은 늘 상 보던 보름달보다 14% 정도 크고 밝기는 30%정도 밝다고 한다. 달은 과연 서정을 불러내기에 충분할 만큼 커다랗고 맑았다. 올해도 나는 명절 음식준비를 마친 추석전날 밤에 시댁 동네를 걸으면서 달구경을 했다. 하지만 낭만도 잠시, 크고 둥근 달을 마냥 서정에 잠겨 즐기기엔 몸이 지나치게 피곤했다. 며칠정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 어김없이 차올라 떠오른 보름달처럼 가도 아주 가는 것은 아닌, 때가 돼 다시 나올 수 있다면 좋겠다. 명절 연휴 동안 가방을 싸들고 홀연히 여행을 떠나는 일은, 내겐 정녕 꿈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죽지 않을 만큼 아파 입원이라도 해보고 싶다 주문처럼 말한 적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하지만 흔한 맹장염 한 번 걸리지 않고 꼬박꼬박 팔남매 맏며느리 역할을 32년째
영동군 상촌에서 전북 무주로 넘어가는 높은 고갯길이 바로 도마령이다. 물한계곡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길을 지나 굽이굽이 돌아서 도마령 고갯마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상용정이라는 정자가 있으며 도마령 고갯마루에 해발 800미터 표지판이 서 있다. 여기에서 길이 고개 양쪽으로 나누어져 꾸불꾸불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도마령은 '말을 키우던 마을', '혹은 칼 찬 장수가 말을 타고 넘던 고개'라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전해지며 도마령을 중심으로 주변에 천만산, 각호산, 민주지산 등이 있다. 이들 모두 1000미터 안팎의 높이다. 그 사이를 비집고 산을 넘는 길이 바로 '도마령'이다. 대전광역시 서구에 갈마동이 있는데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의 명당이라 하여 갈마울, 갈마리라 하였으며, 갈마동이란 지명도 이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목마를 갈(渴)자를 썼을 것이나, 후에 칡 갈(葛)자로 변하였다. 인근에 도마동이 있는데 산 모양이 도마뱀처럼 생겼다 하여 도마달 또는 마마다리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여기에서 '도마'라는 지명의 어원을 찾을 수 있는 귀중한 힌트를 얻을 수가 있다. 즉 '갈마'라는 지명
그들 어미의 진한 사랑이 난도질당했다. 자식을 기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한 것들이 버려야 할 짐 덩어리가 되어 길바닥에 내 동당이 처졌다. 굽은 허리를 두드리며 빚어낸 것들이 무참하게 버려져 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쓰레기 하차장으로 가기 위해 포크레인의 코에 찢긴 봉투 속에서 쏟아져 나온 송편이며 전들이 나 뒹굴며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오매불망 자식 걱정으로 애끓는 어미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가슴 아픈 일이다.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고속도로 휴게소 근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금번 추석도 마찬가지란다. 넘쳐나는 쓰레기 중 버리고 간 명절 음식이 한 몫을 단단히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모의 정성 가득한 먹을거리가 길에다 버리고 가야 할 만큼 하찮은 것들이란 말인가. 추석날 아침이다. 며느리와 동서가 전을 부치느라 분주하다.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까 생각하다 전은 바로 부처서 따끈따끈 할 때 먹는 것이 제일이라 싶어 준비는 미리 해 놓고 아침에 부치기로 한 것이다. 동서가 조카며느리와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며 손발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그런데 전을 다 부친 두 사람이 할 말이 있단다. 량이 많
우리는 노인에 대한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 노인복지관에서 강의할 때 노인들에게 질문을 했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보고 뭐라고 하나요· 쓸모없는 사람, 고집불통, 힘없는 사람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마구 쏟아졌다. 그런데 마지막에 한 분이 말은 충격적이었다. "사람들이 우리 보고 노인(NO 人)이래요,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지요."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알고 있었지만 노인은 사람이 아니라니…. 그것도 당사자의 입에서 직접 들으니 참담한 심경이었다. 과연 노인은 쓸모가 없기에 사람이 아닌 것인가? 반면 노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아프리카 격언 중에 '노인 한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프랑스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지은 '황혼의 반란'이라는 소설에도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덴마크 속담에는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옆집에서 빌려와라'는 말도 있다. 중국의 고서 한비자에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이지만 '경험을 갖춘 사람의 지혜'라는 뜻으로도 풀이를 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어르신들은 삶은 어떠한가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